마르케스의 서재에서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마르케스의 서재에서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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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타이완 최고의 독서가와 마르케스, 책읽기를 사유하다.
『마르케스의 서재에서』는 대만의 문학평론가이자 출판인, 독서가가 직업이라고 밝히는 저자 탕누어가 곧 이순의 나이에 이르러 반세기에 걸친 집중적인 책읽기로 얻은 지혜와 소회, 질의와 한탄, 유머, 그 밖의 모든 것을 옛날이야기 하듯 들려주고 있다. 마르케스의 소설 《미로 속의 장군》을 줄거리로 진행되는 책과 책읽기에 대한 저자의 사유는 오랜 실천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재미있지만 뇌를 지치게 만들 수도 있을 만큼의 촘촘한 사유는 저자의 높은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자신을 ‘전문 독자professional reader’라고 밝히고 있는 저자가 하는 일은 주로 책읽기이다. 책을 읽고 이를 바탕으로 사유하는 것, 그 사유를 바탕으로 꼭 써야 하는 글을 쓰는 것이 그의 일이다. 그는 ‘지식을 위한 지식’을 복제하는 직업 교수들과 달리 대중을 향한 완전하게 열린 지식과 사유를 소통한다. 즉, 이 책은 책 읽는 방법을 가르치는 기술의영역이 아닌 심지의 영역으로 독서론에 대한 새로운 영역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전과 달리 낯선 글쓰기에 자신을 몰아넣고자 《미로 속의 장군》을 불러내어 글쓰기를 시도한다. 이 책의 시작부분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아름다운 글을 배치하여 그 글이 희미한 사유의 길을 가리켜주기도 하고 때로는 무정하게 먼 곳으로 달아나 포위를 풀고 길을 찾아 자신과 합류하도록 유인하기도 한다. 마르케스의 《미로 속의 장군》은 저자의 의지처이자 글쓰기가 풀려나오게 물꼬를 터주는 마중물이였다. 이렇듯 저자는 마르케스의 교감속에서 독서의 미개척지를 밝히고 있다.
저자

탕누어

저자탕누어唐諾의본명은셰차이쥔謝材俊으로1956년타이완이란宜蘭에서출생했다.국립타이완대역사학과를졸업한후줄곧‘직업독자’를자처하면서독서와독서관련글쓰기에전념하고있다.
전방위인문학자이자작가인그는‘평생문자에관한일에전념하다작고한’원로소설가주시닝朱西寗의영향으로모든사물과현상,이름과사조를독서와연관시켜사유함으로써새로운인문학적콘텐츠를만들어내고있다.문화비평가이기도한그는주시닝의딸이자타이완대역사학과동창이며‘타이완의프랑수아즈사강’으로불리는소설가주톈신朱天心의남편인동시에허우샤오셴감독영화의시나리오를전부쓰다시피한주톈원朱天文의제부이고,중국소설가이자영화평론가인중아청鍾阿城과시인이자출판인인추안민初安民의친구로서이들과의순수한지적소통을통해타이완문화계에서타의추종을불허하는중요한위치를차지하고있다.
권력이나공리에연연하지않는그는네명의작가가한집에살고있음에도불구하고자기책상이없어매일아침단골카페로출근해커피향기속에서오후다섯시까지책읽기와글쓰기로하루를보낸다.
주요저작으로는『문자이야기文字的故事』(한국어판『한자의탄생』)를비롯하여『세간의이름들世間的名子』『커피숍에서14인의작가를만나다』『독자시대』『끝盡頭』『좌전左傳』등이있으며모든저작이중국대륙에서도출간되어큰반향을일으키고있다.

목차

머리말
0.서書와책冊-벤야민적인,정리되지않은방
1.좋은책은갈수록줄어드는걸까?-독서의지속문제
2.의미의바다,가능성의세계-독서의전체적인이미지
3.책을읽고도이해가되지않으면어떻게할까?-독서의곤혹
4.첫번째책은어디에?-독서의시작과그대가
5.바빠서책읽을시간이없다면?-독서의시간
6.외워야할까?-독서의기억
7.어떻게읽을것인가?-독서의방법과자세
8.왜이류의책을읽어야하는가?-독서의전문성
9.반딧불이불빛속을홀로걷다-유년의독서
10.인생의반환점을지나서-마흔이후의독서
11.독서하는자의무정부우주-독서의한계와꿈
12.7882개의별을헤아린사람-소설읽기
13.독자로서의생각
부록1수렵에서농경까지-나의간략한독서진화사
부록2책의거리,나의무정부주의서점형식
부록3세상전체보다더큰길이있다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우리의타성을깨는‘도끼의독서론’

타이완최고의독서가가
마르케스와의내밀한교감속에서
안개자욱한독서의미개척지를밝히다


묵직하고아름다운독서론『마르케스의서재에서』가출간되었다.대만의문화평론가이자출판인이기도하고직업이독서가라고서슴없이밝히는탕누어가저자이고중국문학을앞장서소개해온김태성선생이책임번역을맡았다.책읽는방법을가르치겠다고쓴책은아주많다.하지만이책은그런부류가아니다.곧이순耳順의나이에이르는저자가반세기에걸친집중적인책읽기로부터얻은지혜와소회,질의와한탄,유머그리고그밖의모든것을옛날이야기하듯들려주는일종의토로다.
마르케스의소설『미로속의장군』을줄거리로하여진행되는책과책읽기에관한탕누어의모든사유및이야기는상상의산물이아니라오랜시간에걸친실천의결과라고할수있다.아주특별하고재미있지만다소뇌를지치게만들수도있을만큼촘촘한사유를보여준다.타이완지식인의높은수준을유감없이보여주는책이다.
이책의대표번역자인김태성선생은옮긴이의글에서“개인적으로이책이지금까지번역한100권남짓되는책들가운데가장작업하기힘들었지만다른어떤책보다더황홀하고아름다우며배울것이많았다고단언한다”라고말할정도다.

‘전문독자professionalreader’탕누어는누구인가?

이책의저자에대해좀더얘기할필요가있다.망고빙수와딩타이펑鼎泰?음식점으로잘알려져종일한국과일본의관광객들이몰리는타이베이용캉제永康街입구에들어서면바로오른쪽에2층카페가하나있다.이책의저자탕누어가자신의아내이자타이완에서최고의명성을누리고있는소설가주톈신과함께매일출근하는공간이다.탕누어가카페에서일하는건맞지만카페직원은아니다.좁은집에서온가족이다작가인여섯식구가함께살다보니두사람에게는고정된책상이없어,대신이런공간을작업실삼아주5일아침열시부터오후다섯시까지‘출근’하여일을하는것이다.
그가주로하는일은책읽기다.직업이독자이기때문이다.애당초명함도없지만누군가가직업이뭐냐고물으면그는서슴없이‘전문독자professionalreader’라고대답한다.책을읽고이를바탕으로사유하는것,그사유를바탕으로꼭써야하는글을쓰는것이그의일이다.이른바‘학자’가할일이바로이런것이아닐까?
탕누어의책읽기와사유,실천의무대는대중이라공간의제한이없다.책읽기와사유는다분히개인적인행위이지만이런개인적행위는사회적으로소통될때만의미를갖는다.지식과사유의담지체인책이갖는의미와다르지않다.요컨대지식과사유는시공의제한이없어야한다.지식과사유는흐르는물과같아서어딘가에갇히고고이면썩기시작한다.썩어서쓸모없는지식과사유가지배하는사회는어떤곳일까?지금우리가살고있는사회와비슷하지않을까?
탕누어가책을쓰는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그는대학의울타리안에갇혀아주좁은범주안에서‘지식을위한지식’을복제하고그다음단계는전혀생각하지못하는직업교수들과달리대중을향해완전하게열린지식과사유의소통을지향한다.그럼에도그는타이완을비롯한중화권전체를통틀어가장뛰어난공공지식인의한명으로평가되고있다.국제적인문학상과영화제의심사위원석에서종종그를만날수있는이유다.

『마르케스의서재에서』는어떤책인가

애초에저자는사람들이책을읽으면서부딪치는여러문제에도움을주기위해이책을쓰기시작했다.‘독서와시간’‘독서와기억’‘독서의방법과자세’‘독서의전문성’‘마흔이후의독서’‘독서의곤혹스러움’‘소설읽기’등이그러한문제들이다.그런데결과적으로애초의계획대로되지않았다.책을쓰는과정에서저자는“독서를관통하고있는거대하고본질적인곤경을피할수는없다”는걸깨달았기때문이다.그러고는몇년동안써온글을모두버렸다.
이책은그이후에다시쓴것이다.이전과완전히다른형식을찾아,자신을낯선글쓰기의형식안에몰아넣고이런방식을통해과거에는불러낼수없었던어떤것을불러내고자시도했다.이것이바로마르케스의소설『미로속의장군Elgeneralensulaberinto』이이책에대해갖는의미이자이책에서담당하는역할이다.이책은총14개의장으로이뤄져있는데저자는장이시작부분에가브리엘가르시아마르케스의아름다운(그러나극도로절제된)글을배치했다.그것이자신을이끌어가게하려고시도했다.마르케스의글이때로는줄처럼손을뻗어보일듯말듯희미한사유의길을가리켜주기도했고,때로는무정하게어느먼곳으로달아나반짝반짝빛을뿌리면서내가포위를풀고길을찾아자신과합류하도록유인하기도했다.때로는아무것도하지않고그저따스하고선한마음만던져주었다.하나의‘세계’를제시해주었다.수풀이우거진길위에서앞을향해나아가는저자에게카리브해의자유로운해풍을불어넣어주고마그달레나강이가져다주는죽음의신선한비린내와콸콸흘러가버린시간을계산하는소리를듣게해주기도했다.『미로속의장군』은저자가의지하는의지처였고동시에글쓰기가술술풀려나오게물꼬를터주는마중물이었다.

“나는직감적으로‘독서’라는행위와거리가아주가까운양서,예컨대문학이론이나논설같은책은선택하지않는다.내가직감적으로희망하는것은소설이다.내게는어떤공간이필요하다는것을느낀다.그리고뭔가구체적이고독특한것,경험의재료와디테일이필요하다는것을느낀다.결국나는어느정도상상에의지하고호소하는수밖에없었다.이를통해독서라는행위의근본적인곤경에대한사유의공백에대항해야했다.그리고상상은실체의세계안에살아있었다.”_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