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사생활 (수술대 위에서 기록한 신경외과 의사의 그림일기)

병원의 사생활 (수술대 위에서 기록한 신경외과 의사의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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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신경외과 레지던트 4년의 기록!
지난 4년간 신경외과 의사가 수술대 위에서 남긴 기록 『병원의 사생활』. 병원의 26개 과 중에서 가장 고되고 힘든 과로 꼽히는 신경외과를 선택한 저자는 틈틈이 환자를 마주하면서 들고 다니는 작은 노트에 인상 깊었던 부분을 기록하고, 그 노트를 바탕삼아 때로는 기숙사 방에서, 때로는 카페나 이동 중인 기차 안에서 드로잉 노트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그렇게 1000일이 넘는 날, 일흔 개 남짓의 기록으로 남은 저자의 이야기와 병원이란 세계에서 만난 모든 이의 삶을 만나볼 수 있다.

인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병은 환자뿐 아니라 환자를 둘러싼 많은 사람을 지치고 괴롭게 한다. 환자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의사는 자신의 몫과 과오에 대해 늘 질문한다. 혹시 내가 한 시술이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까? 내가 한 소독이 부실하진 않았을까? 내가 한 부정적인 설명이 의식 없는 환자의 귀에 들어간 것은 아닐까? 과연 의사의 몫은 어디까지일까? 아직 완벽하지 못한 의술, 숙련되지 못한 태도, 사람의 목숨 앞에서 무뎌지는 감정을 일상적으로 겪는 의사들은 불완전한 에고를 맞닥뜨리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저자로 하여금 글을 쓰게 하고 그림을 그리게 했다.

저자는 글과 그림을 통해 타인(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불안한 동공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되돌아보았다. 환자를 관찰하고, 상상하며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이와 같은 저자의 그림일기는 자아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그 시선은 환자와 보호자의 뇌 속을, 타인의 삶이라는 바깥을 향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죽음이 바짝 뒤쫓아오는 이들과 마주하며 적어 내려간 이야기가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저자

김정욱

저자김정욱은전공의.특정과에속해근무함과동시에전문의가되기위해수련과정을밟는이.병원에기거하기resident에붙여진또다른이름레지던트.
성균관대의과대학을졸업하고성균관대부속삼성창원병원에서인턴생활을한뒤현재동同병원신경외과전공의로수련중이다.병원의먼지취급받던인턴시절을우려했던것보다잘보냈기에‘신경외과가힘들면얼마나힘들겠어’라는생각에지원했다가4년간혹독한훈련을받았다.그렇지만숨넘어가는중환앞에서이제두려움없이환자를처치하게된스스로를보면신경외과지원하길잘했다는생각이든다.이것은수련에대한이야기다.
의사는아픈‘사람’을마주하는직업이다.수많은환자를만났지만병명을듣는그들이자신은꼭나을거라고굳게다짐하는모습을본적이거의없다.실패는실수의어머니라며시련을극복하는이는많지만,건강을잃었을때는아무도그것을시련이라생각하지않았다.운이닿아건강을되찾았을때도스스로더나아진사람이라생각하는환자는드물었다.병원에근무하는이로서이것은무척안타까운모습이다.그래서글과그림으로그들에게들려줄이야기를찾아가는중이다.아직명확한답을내지는못했지만언젠가는내이름으로치료받는환자들이웃으며퇴원하길바란다.이것은의사로서의근무에대한이야기다.
어릴적부터일기를써왔다.시간이흘러가는것에예민하게반응했기에뭔가기록으로남기면의미를붙잡을수있을것같아서였다.그습관은레지던트4년차인지금까지도계속된다.어릴적끄적이던낙서는의과대학재학시절본격적인그림그리기로바뀌었다.청각이나미각처럼다른사람의감각을직접적이고도자극적으로일깨울순없지만,그림은마음을울리는힘을지닌다고믿는다.그래서오늘도그림을그린다.물론펜이나붓을든순간에도콜이오면달려나가야한다.이것은병원에서먹고자는이의사생활에대한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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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_1000일의기록

제1부
벌거벗은자와살아남은자

당신이그런종양을갖고있습니다
우리엄마이제어떻게되나요?
감정을짊어지는의사
원래아픈사람은없어
뇌사판정을시행합니다
인공호흡기를떼고초콜릿을두다
퇴원하지않는정씨할머니
부모를등지고간아기
보호자가두고갔다네예,좀드이소
삶끝에서만나는타인의삶
너때문에나빠진거야
할머니의손
뇌와죽음
엄마,나축구계속할수있어?
의사의책임은어디까지일까
좋은의사가되겠습니다
AI시대에의사가할수있는일
아무것도하지않아도괜찮아
머리카락안집어넣어!
병원의명절풍경
다행히영구적인것은아닙니다
안녕하지못한사람에게안녕을묻는직업
의사만들어줘서감사합니다
하루에수술만세번
공포가엷어지는시간
의료행위의끝은어디인가
머리에구멍이날수도있습니다
내뺨좀긁어주겠어요?
신경외과의사는지금도이발사
환자를위한것이라는거짓말
중환자실에사는귀신
누군가에겐크리스마스의비극이
모월모일사망하셨습니다

제2부
신경외과,극한의직업

신경외과지원자,단한명
그들의나이가말하는것
내가크록스를신다니……
이길이맞는걸까?
불어지지않는꿈
극한의직업과혼술
이불좀갈자
달리면서일하는삶
그들만의세상
마음을만지는일vs뇌를만지는일
피곤하다는말만적을순없지
우린얼마만큼의건강을내놓고있는걸까
비닐봉다리만도못한의사
누구나칸트가되어가는곳
죽음을밥먹듯이야기하는사람들
라면끓이는교수님
뭐라도하고싶은데실은아무것도하기싫다
저많은불빛중나를위한자리가있을까
레지던트3년차를마쳤습니다
뇌안에있는것
수술은절대하지않을거야
그림을왜그리니?
잠깐만요,단거좀먹고가실게요
교보문고알바낙방기
마흔너머의세상
병원의먼지,인턴
기대지말것
인생의한장이넘어갑니다
혈관과신경의아름다움
엄마,나피곤해보여?
어둠이있어야안을수있어
나와꼭닮은사람
불끌까요?
대구촌놈의마산수련기
손위에올려진무게
인턴들의100일당직기

에필로그_항해의시작

출판사 서평

우리모두는언젠가환자이고보호자일것이다……당신은어떤의사가되고,어떤환자가될것인가?그의손때묻은노트를받아들고놀라지않을수없었다.그그림들은내가수없이보던병원의낯익은풍경을대상으로했지만,분명그만이바라보는시점에서정밀하게포착되고강조되어흡사다른광경을묘사한듯한기시감을주었기때문이다.우리는사람들이늘보거나겪는일을다른시선으로기록하는사람을작가라고부른다.그런의미에서그는신경외과의고된수련속에서이미작가로움트고있었다.그가덧붙인글은힘겨운수련생활을긍정적으로견디고환자를따뜻한마음씨로사유하는,그의작가적시선을이해할수있는덤이다.이책은기록하는의사의시점에서쓰인또한권의중요한책이될것이다._남궁인응급의학과의사,『만약은없다』저자

처음보게된이작가의드로잉은응급실침대에모로누워있는어떤환자의발그림이었다.나도모르게생각했다.‘언젠가내가병원에입원하게된다면,이런시선으로나를봐주는의사에게치료받고싶다.’지나치며본것을그리기는쉽지않다.그래서드로잉의시작은조금더다가앉는일이다.그런데재미있게도어떤것을오래들여다보고있으면정작그것의생김새보다내가그것을어떻게바라보고있는지를더느끼게된다.그래서드로잉은그린사람의시선을빌려서세상을바라보는즐거움을준다.나는이의사의드로잉실력에대해생각하기이전에그의시선에바로반해버렸다.이런그림을그리는의사니까.그가왕진을와준다면왕진가방안에는아마도다른의미의청진기와체온계가들어있겠지.그러니까그의책이나온다면마음이앓을때읽도록하자._이종범만화가,『닥터프로스트』저자

병원―각자의삶이모인거대한공간

병원은생사를다투는이들이실려와,단1분이라도,아니단몇초라도더빨리수술대에오르기위해사력을다하는공간이다.병원만큼초를다투는급박함과간절함이삶의리듬을지배하는곳이있을까?누군가는다행히살아남고,누군가는속절없이삶을끝내는곳.죽음은공기처럼스며들고,형이상학적사고는사치스러울만큼이곳을지배하는것은바로‘육체’다.정신은이육체를보존하거나붙잡거나지탱하기위해왜소해져서사투를벌인다.
감정은넘실거린다,병원이낯선환자와보호자들사이에서는.한번도삶을헤집어놓을만큼큰병을앓거나목격하지못했던이들은의사에게두손모아매달리거나,아니면의사를탓한다.의식을잃고실려온60대엄마를바라보는자식의불안과,중환자실에서뇌종양을앓는0살의아기를지켜보는부모의좌절은병원의공기를더없이무겁게만든다.
한편병원은루틴(routine)이지배하는곳이기도하다.인턴과레지던트들은퇴근이없는일상을이어가고,환자들은불편하고시끄럽고쾌적하지못한6인실에서하룻밤에5만원의비용을내며잠들고깬다.
환자,보호자,의사는병을매개로만나일상을함께하며이곳만의이야기를만들어간다.하지만이들은이곳에서다시보지않는게서로좋다는것을암묵적으로용인한다.통증은불현듯끼어들어삶을헝클어놓지만,그것이치유되는순간죽음과아픔에대한기억은엷어지며곧일상을되찾을것이기때문이다.그렇기에‘어서빨리나아서병원을찾는일이없기를……’이란바람을갖지않는환자혹은의사는없을것이다.

수술―신경외과의사라는극한의직업

널리알려진대로,의대6년과정을마친이들은일천한경험으로생사를가르는일에뛰어들순없어교육병원에서수련과정을거친다.한달에한과씩도는인턴생활1년과,그후특정과에서이어지는레지던트(전공의)과정4년.
그중신경외과는병원의26개과중에서가장고되고힘든과로꼽힌다.BBC에서극한의직업10군에포함시키기도한분야가바로신경외과다.복잡한뇌를다루고무엇보다수술이많기때문이다.이책의저자는의대생시절부터자신을찾아온낯선환경을기억한다.온도를한껏낮춘차가운방에서이어지는수술은그에게맞지않았고,입원중이던환자가갑자기경련을일으키거나중환자실환자가갑자기호흡곤란을겪어수술방에들어가게되는날이면몸과마음은너덜너덜해졌다.‘병원의먼지’라불릴만큼존재감이없던인턴시절,100일동안단한번의외출도없이당직을서야했고,레지던트가되어서는일주일에두번의‘오프’(퇴근하는날)로버텨왔다.즉전공의는스스로의육체와정신을연소시켜지식을얻고치병(治病)을연마하는과정이었다.
수술을하지않아도될뿐더러다른사람의정신(마음)이궁금해서오로지정신과의사만을목표로의대생시절을보냈건만,현재그는180도반대편에있는‘상(上)수술과’인신경외과의사가되었다.마취된환자의뇌와혈관을만지며종양을제거하고,수많은사망판정을내리며,응급수술이끝난뒤에는툭툭튄피가묻은자기얼굴을직면해야한다.
하지만농도짙은4년의전공의과정은그에게뇌를만지는신경외과와마음을만지는정신과가결국같은것임을알게해줬다.인간을인간이게만드는것이바로‘뇌’니까.

시선―감정을짊어지는의사

신장질환으로수십년을투석하며살도눈빛도푸석푸석하게변해버린노인환자에서부터헬스트레이너로이제막사회에발을들인20대후반의청년까지,심지어유치원에서뛰놀던다섯살아이에게까지찾아오는뇌출혈이라는사태는대상을가리지않기로유명하다.병에직면한환자는묻는다.‘내가뭘잘못했기에이렇게가혹한일이벌어졌나?’나약한보호자들은자책한다.자식인데진작엄마의높은혈압을조절해드리지못했고,얼마전부터머리아프다고말한남편을병원에데리고오지못했다고.진즉에건강검진을받게했다면이런일은일어나지않았을텐데…….
이순간의사는보호자들이자책하는일이없도록매우조심스럽게설명해야한다.‘뇌출혈은갑작스레발생하며,사전에발견하기어렵고,누구에게나나타날수있습니다.스스로를탓할게아닙니다.’
죽음을피부처럼맞대고사는것이의사다.가망없는환자의보호자에게‘낫는것을목표로하기보다는더나빠지지않는데서만족하자’고설득해야하며,자식의죽음으로인해슬픔에빠진부모에게다른사람을살릴기회라며장기를기증하라고설득해야한다.
어느평화로운일요일아침,응급실에실려온어린아이는수술을받았지만끝내의식을회복하지못했고,아이는회복불가능한상태가되었다.그는‘뇌사상태’임을부모에게알려야했지만,이말만큼의사를바닥없는무력감으로빠지게하는것도없었다.
“장기기증을알리는것은의사에게의무입니다…….”
“선생님께서우리아이가살아날가능성이없다고한다면정말그렇겠지요.장기기증을하겠습니다.”
환자가뇌사추정상태에이르면의사는의무적으로한국장기기증원에보고하고,의사와보호자그리고코디네이터는그기증절차에대해논의한다.장기기증동의가이뤄지면이환자가정말뇌사상태에처한게맞는지판정에들어가고,뇌사가확인되면사망선언후기증절차를밟을수있다.환자의건강한삶을연장하는게목적인의사에게누군가의삶이끝났다고이야기하는것은정말피하고싶은일이다.그렇지만중환자실을담당하는의사에게죽음은피할수없는일이고,죽음을설명하는것또한비껴갈수없다.
생-로-사가아니라생-로-병-사라고하듯,병은삶의한흐름이다.하지만인류역사와궤를같이하는병은환자뿐아니라환자를둘러싼많은사람을지치고괴롭게한다.환자상태가좋아지지않으면,의사는자신의몫과과오에대해늘질문한다.혹시내가한시술이영향을주지는않았을까?내가한소독이부실하진않았을까?내가한부정적인설명이의식없는환자의귀에들어간것은아닐까?보호자들도마찬가지다.내가이병원을선택했는데,내가수술동의서에서명했는데,아프다고할때좀더일찍올걸,엄마가그병으로돌아가셨는데우리형도미리건강검진을해볼걸하는후회와함께치료는시작된다.
각자가떠안은짐은때론너무무거워분노,포기,짜증과같은감정들을실어나른다.과연의사의몫은어디까지일까?그감정들까지하나하나어루만지는게의사가해야할일이아닐까?환자나보호자가병원을하나의‘정비소’쯤으로여길때그정비소를병원으로자리매김하도록하는것은바로환자의짐을나눠갖는의사들에게서비롯되기때문이다.

기록―그림을그리고글을쓰는이유

글쓰기는자신이약자임을인정하는데서시작된다.글쓰기는자아(ego)의허물을되돌아보는일이기도하기때문이다.아직완벽하지못한의술,숙련되지못한태도,사람의목숨앞에서무뎌지는감정을일상적으로겪는의사들은불완전한에고를맞닥뜨리지않을수없다.그것이저자로하여금글을쓰게하고그림을그리게했다.
이책은신경외과의사가비범한그림솜씨로병원속사람들을그린기록이다.“우리엄마왜이렇게부었죠,선생님?”하고아이가의사에게묻는다.의사는생각한다.‘아,이환자원래이얼굴이아니었겠구나.’저자는수술이끝나거나잠깐의틈이날때이런대화를반추하면서자신에게극(劇)적으로다가온삶의표정을기록으로남겼다.1000일의레지던트생활동안고작70컷을그렸으니그기록곳곳엔구멍이많다.하지만기록으로써시간을붙잡지않으면지난삶이손가락사이로빠져나갈것만같았다.더구나이제전문의라는또다른단계를앞둔이로서는하나의과정에대한매듭을지을필요가있었다.
글쓰기는단순한기록만이아니다.의학적지식과경험에대한숙달과정에서글쓰기로매듭짓는것은하나의새로운사유를발생시킨다.타인(환자와보호자)의마음을읽고그들의불안한동공에비친자기모습을보는일은스스로를되돌아보게한다.환자를관찰하고,상상했던일은조금이라도그들의마음을들여다보도록만든다.
‘일기’는자아의기록이기도하지만,그시선은환자와보호자의뇌속을,타인의삶이라는바깥을향하게만든다.수술이라는고도의테크닉은단지봉합으로만마무리되지않고새로운삶을열어젖힌다.그리고이모든일은바로‘병원’이라는거대한공간에서탄생한다.

풍경들-병원이란곳에서의

#1.
“우리엄마왜이렇게부었죠,선생님?”
‘아,이환자원래이얼굴이아니었겠구나.’
저자가일하는곳은환자가걸어들어와누워나가는일이비일비재한신경외과다.의사들은쏟아지는중환자들을치료하며뇌출혈,뇌종양같은험악한질병에,그질병에따라붙는수술과후유증에익숙해진다.병이생활속에자리잡고아픈사람들도아픈모습그대로일상의풍경이된다.저자가본격적으로이그림일기를그리게된것은응급실에서이동식침대에누워있는한두통환자의벌거벗은발을본후라한다.그는이모습을보고,환자가수치심을잊을만큼고통스러워한그심경을단박에간파해내지못하도록무뎌진자신을끔찍하게여겼다.그런자신을잊지않기위해그장면을그림으로남긴것이기록의시작이다.

#2
“선생님,다른방법이없을까요?
정말가망이없나요?”
나는대답대신고개를저었다.
그눈을마주볼수가없어고개를떨궜다.

이책의그림에는손이자주등장한다.그중에는수술을하는외과의사로서의손도있고,그림을그리는손도있다.또그앞에서공손히손을모았던보호자의손도있다.마치높은사람을대하듯,보호자들은의사앞에서공손하게두손을모으고그의말을경청한다.이것도모자라때로는두손을비비며매달린다.그의나이를훌쩍넘긴,누군가의배우자이고부모인보호자들이‘살려주이소’하며새파랗게어린의사에게사정한다.그는자신이의사라는이유로자신의앞에서모아진그들의두손을그림으로남겼다.그손에담긴마음을잊지않기위해서다.

#3.
“의사만들어줘서고맙습니다.잊지않을게요.”
의사가되어보니자신은<하얀거탑>의장준혁,<외과의사봉달희>의봉달희는커녕비닐봉다리만도못한의사더라고자조하는저자의하루하루일기에는의사로서가아니라한생활인으로서의소회도담겨있다.어디로가야할지모르겠는나날들과그저지쳐서누워있고싶은순간들에대한단상들이흰가운아래숨겨진한사람을드러낸다.
그러나그스스로가어떻게생각하든,우리가그의기록에서발견하는것은그의말마따나‘감정을짊어지는의사’혹은적어도‘감정을짊어지려는의사’다.고통에대한공감을무디게만들지않으려그가기록한글과그림에서,추석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