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새 관찰기 (호사비오리의 고향을 찾아서 | 양장본 Hardcover)

백두산 새 관찰기 (호사비오리의 고향을 찾아서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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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30년간의 새 관찰, 그리고 6년간의 호사비오리 기록!
천연 기념물 제448호, 멸종위기동물 2급, 지구상에서 천만 년 이상을 살아온 산화석종. 그 첫 만남에서 번식, 이소까지 야생의 경이로움을 담다. 호사비오리라는 이름의 ‘호사豪奢’는 호사비오리의 화려한 생김새에서 비롯되었다. 머리의 긴 댕기와 선명한 붉은색의 부리, 옆구리의 용을 닮은 비늘 무늬는 호사비오리만의 특징이다. 제3기의 빙하 기후에서 살아남은 화석종인 호사비오리는 현재 지구상에 1000마리도 채 남지 않았다. 지구상에서 천만 년 이상을 살아왔으나 지금은 인간에게 밀려 멸종위기종이 되어버린 호사비오리를 찾아 한 사진가가 백두산을 올랐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에 걸쳐 솟아 있는 백두산 영봉은 중국을 경유해서만 오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호사비오리는 봄이 되면 번식을 위해 백두산으로 돌아간다. 다큐멘터리 작가 박웅은 분단된 남북을 자유로이 넘나들고 백두산을 고향 삼는다는 점에 이끌려 호사비오리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연길공항으로, 연길에서 다시 백두산까지 수 시간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사람의 길과는 달리 호사비오리는 한반도를 가로질러 백두산을 자유롭게 오갔다. 이것은 호사비오리의 매력에 홀린 한 사진가가, 인간이 개입할 수 없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담기 위해 6년간 백두산에 올랐던 기록이다.
저자

박웅

저자박웅은건축사로30여년간건축설계사무소를운영했다.이때건축모형도를촬영하던카메라를들고설악산,덕유산,지리산,한라산,백두산을다녔다.이들산사진과그소회를담아『우중입산』(2004)을펴냈다.
한창산사진에몰두하던1998년지리산하산길에우연히만난잣까마귀의아름다운노랫소리에이끌려야생조류촬영에관심을갖게되었고,18년째새사진을본격적으로찍고있다.그동안수많은새의역동적인몸짓과둥지에서자라나는앙증맞은새끼들을촬영하면서야생의거친환경속에살아가는새들의권리를존중하는마음을갖게되었다.그리하여중구난방으로새를쫓으며촬영하기보다특정한새의일생을들여다보는관찰자로서의기록을중시하게되었다.
이러한기록물로8년여간참매의일생을기록한『참매순간을날다』(2013)를펴냈다.때마침참매를관찰하던중눈에잡힌것이호사비오리다.천연기념물제448호이며,우리나라에서월동하고봄이되면백두산으로이동해번식하는데,이를집중적으로촬영하기시작했다.그렇게관심의대상이된가장첫째이유는백두산에서번식한다는점때문이었다.지난20여년간백두산을다니면서풍경사진을찍은경험으로새사진에도접근하고싶었을뿐만아니라분단된남북을호사비오리가자유롭게넘나든다는사실이마음을움직였기때문이다.그리하여매년봄백두산을찾았고호사비오리의번식과정을관찰,기록해『백두산새관찰기』를펴냈다.
언젠가이들기록이야생의생태공원을조성하는데초석이되리라생각한다.나아가새들의둥지짓는과정을건축전문가로서세밀히관찰하려는계획을갖고있는데,특히백두산정상에서번식하는바위종다리와칼새의둥지짓는과정을면밀히기록할예정이다.

목차

머리말

중국호사비오리의생태에관하여
_박인주둥베이임업대학야생동물대학교수

1.호사비오리와의첫만남
2.백두산으로의여정
3.둥지를사수하라
4.호사비오리의모성애
5.인연
6.백두산에서만난새들
-새매
-수리부엉이
-물까치
-꾀꼬리
-노랑때까치
-후투티
-알락할미새
-딱새
-휘파람새
-잿빛개구리
-물때까치
-검은딱새

7.새들의버릇을알아가는즐거움
8.호사비오리의번식
9.호사비오리와더불어사는새들
-한국동박새와쇠솔딱새
-멧새
-큰유리새와물까마귀

10.백두산정상으로
11.호사비오리새끼들,세상으로나오다

출판사 서평

백두산정상에서천번의기다림끝에만나다
호사비오리새끼가첫발을내딛다
북쪽에서백두산을오를때백두산에서가장가까운마을인이도백하.이곳에는댐을막아작은호수를만들어호사비오리의번식을돕는호사비오리자연보호지구가있다.파괴되지않은서식지를찾아이곳으로날아든호사비오리는높은나무의수공에알을낳고,사람들은둥지가있는나무그루주변에천적이다가오지못하도록담장을치고24시간감시를하며보호한다.저자는호사비오리의새끼들이알에서깨고,둥지밖으로나오는순간을포착하기위해이곳백두산이도백하를찾았다.
하지만이게웬일인가.호사비오리의어미가꽥꽥대는소리에놀라쳐다보니길이가2미터는될법한구렁이가호사비오리의둥지를향해기어올라가고있는것이아닌가.위장텐트에서대기하던저자와보호지구직원들이황급히구렁이를내쫓았지만,멀리내던져진구렁이는몇시간이안되어또호사비오리의알을노리고돌아왔다.저자일행은결국구렁이를포획하여가두기로한다.아직새끼들이알에서깨지도않았는데구렁이라는위험천만한난관에맞닥뜨렸다.
호사비오리새끼를만나기까지도사리던난관은이뿐만이아니었다.알이부화하기를기다리던며칠사이장대비가쏟아져강물이불어나다리가잠기고,그사이강건너의둥지에있던알들은이미부화해새끼들의울음소리가들리기시작했다!보트를타고건너려해도물살이거세위험천만하기짝이없다.새끼가둥지에서뛰어내리기전까지강물이잦아들기를기다리는심정은초조하기만하다.6년이나기다려온호사비오리새끼의이소모습을놓칠수는없었다.
마침내호사비오리둥지근처까지다가가은신텐트에몸을숨기고관찰할수있게되었을때,어미는텐트속의사람을의식한듯몹시경계하며푸드덕거렸다.그런어미의뒤로는둥지에서나올준비를하고있는새끼가보인다.테니스공만한작은새끼는너무작고,날개도다자라지않았으며,솜털이보송보송하기만해사랑스럽기그지없는모습이다.그런새끼앞에서어미는마치뛰어내리는시범을보이듯땅바닥을향해곧장떨어져내린다.땅바닥에내려선어미는새끼를부르듯목청을높여꽥꽥거린다.어미를향해대답이라도하듯삑삑소리를내던새끼는,어느순간둥지밖으로훌쩍몸을내던진다.호사비오리새끼가세상에첫발을내딛는순간이다!

호사비오리를최초로관찰하다
호사비오리는주로유라시아북부에서번식하며,중국의동부와중부지역에서월동하는새다.우리나라에는월동을위해찾아오는것이드물게관찰되는데,경기북부의한강유역과북한강상류,한탄강과섬진강등에서발견되었고최근에는대전갑천과전남화순에서도서식하는것이확인되었다.
물오리인호사비오리는큰저수지나강하구등물이가까운곳에서식한다.특이한점은여느물오리와달리물가가아니라물이가까운곳의산림에서번식한다는점이다.호사비오리는지상으로부터10미터이상높이에있는나무의수공에둥지를틀고알을낳는다.따라서새끼들은부화한직후하루이내에10미터이상의높이에서뛰어내려물가를향해이소移所하게된다.
성격이몹시예민한호사비오리는천적이근처에있다고판단되면재빨리몸을숨기기때문에관찰하기가매우어렵다.우리나라에서는2005년‘천연기념물제448호’로지정되었으며,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2009년멸종위기종으로지정했고,중국에서는국가1급보호동물로규정되어절대적인보호를받고있다.용을좋아하는중국인들은호사비오리의옆구리에난비늘무늬가용을닮았다하여선호하는데,특히이도백하근처에는호사비오리보호지구가조성돼그번식을도모하고있다.
관찰이어렵고개체수가적은데다최근에는서식지훼손으로점점살곳을잃어가는호사비오리는아직국내에서면밀하게연구된기록물이없었다.또한북쪽에서만번식하기때문에우리나라에서는번식활동을관찰할수없었는데,<백두산새관찰기>는그런호사비오리의번식을기록한국내최초의기록물이다.호사비오리의짝짓기,번식활동,먹이활동과육아에이르기까지호사비오리의다양한모습을이책에서만날수있다.

백두산에서의20년간의다큐멘터리기록
호사비오리가국내에서처음발견된것은1993년철원에서이다.저자는호사비오리가관찰되었다는보도를듣고서호사비오리가전세계적멸종위기종이라는사실보다도호사비오리가월동을위해우리나라를찾았다가봄이되면다시백두산으로돌아간다는점에관심을갖기시작했다.비록지금은분단의아픔을겪고있다지만백두산은우리민족의혼이서린산이다.저자는겨울이면남쪽을찾고봄이면북쪽을찾는호사비오리에게서우리민족과통하는어떤운명적인것을느꼈다.
그로부터머지않은1995년,저자는처음백두산을오른다.원래풍경사진을찍던저자는백두산천지의풍경을찍기위해매년백두산을찾기시작했다.그렇게꼬박꼬박백두산을올랐지만호사비오리가백두산의어디에언제번식하는지에대해서는아는사람을찾을수없어가슴속에품은채로시간만흘렀다.
결국저자가호사비오리를처음만난것은2006년1월이다.한겨울칼바람을맞으며여러시간위장텐트속에서기다린저자는인내끝에물살을헤치고다가오는호사비오리를처음만나게되었다.휘날리는갈기와붉은부리,선명한비늘무늬에홀딱반해버린저자는결국호사비오리의둥지를찾아2010년,다시금백두산에오른다.호사비오리를가슴속에품은지10여년만이었다.풍경사진을찍기위해백두산에오르며인연을맺었던한족사사장(사준해)이호사비오리보호지구를만들어호사비오리를관찰·보호하고있다는소식이운명처럼그에게찾아든것이다.
백두산아래첫번째동네인이도백하는한족과중국인이어우러져살아가는곳이다.본래한국인관광객의통역과안내를했던사사장은지금은백두산에찾아오는관광객을상대로영업하는어엿한사장님이되어,사비로호사비오리보호지구를만들었다고한다.사사장은이도백하인근의댐에물을막아작은호수를만들고호사비오리가둥지를트는나무그루근처에천적이접근하지못하도록24시간감시를하고있었다.호사비오리의사진을찍겠다고결심하기도훨씬더전부터사사장과연을맺어온저자에게는이야말로운명적인연인셈이었다.
호사비오리는매년4~5월경이도백하로찾아와번식을한다.5월중순에서말경,호사비오리새끼들이알에서부화해둥지를떠나기까지는채이틀이되지않는아주짧은순간이다.저자는일년중그단한순간을포착하기위해2010년부터매년백두산을찾았지만매번너무늦게도착하는바람에이미둥지를떠난새끼들만을만나야했다.강한모성애를가진호사비오리는어미를잃고다른둥지에서온새끼라하더라도자기새끼처럼거두어함께기른다.십수마리의새끼를데리고강을헤엄치며물고기를잡는호사비오리를찍으며몇번이나아쉬움을달래야했던저자는햇수로꼬박6년째,다시백두산자락이도백하를찾았다.매년통역을책임져주던영춘씨가없어급하게새사람을소개받고,갑자기쏟아지는빗줄기를뚫고백두산을오르며,강물은불어나호사비오리가있는건너편까지가지도못하는상황에서도저자는호사비오리의새끼를만날수있을거란희망을버리지않는다.알에서깨자마자거센빗줄기를만나야했던호사비오리새끼들은과연7미터높이의둥지에서무사히세상밖으로나올수있을까?

백두산과더불어살아가는새들
저자는호사비오리를찾아백두산을찾을때마다틈나는대로호사비오리뿐만아니라다른새들의생태또한관찰해왔다.그중에는물론백두산에서처음보는새도있었지만,대부분은우리나라에서도볼수있는친숙한새들이었다.수리부엉이나노랑때까치,후투티와파랑새,새호리기등은모두저자가한국의새를관찰하며만났던새들이다.
그러나이미습성을잘알고있는새라하더라도사는지역이달라지면살아가는모습에도차이가있기마련이다.그가발견한수리부엉이는이도백하에사는사사장의집이있는절벽바로아래둥지를틀고밤마다부엉부엉울어댔지만수년째주민누구도발견하지못했다.나무의수공에둥지를트는후투티는적당한수공을찾지못해이도백하폐허의잔재사이에둥지를만들었다.무너진콘크리트사이바닥에둥지를틀고알을낳았으나용케도천적에게들키지않고무사히새끼를기르고있었던것이다.물까치역시원래는10미터이상의높은나무에둥지를틀지만,어쩐일인지이도백하인근에서는바닥에서두뼘높이밖에되지않는곳에둥지를만들어놓았다.새끼를공격할들개나고양이가없다는추측을하게끔하는대목이다.
호사비오리와습성이궤를같이하는새들도여럿소개된다.호사비오리와비슷한시기에번식을하는파랑새는호사비오리처럼수공에둥지를틀기때문에,서로둥지를차기하기위해시끄럽게울며쟁탈전을벌인다.마찬가지로호사비오리와비슷한시기에번식하여새끼를기르는청둥오리도새끼들을데리고물가로먹이를잡으러나올때면호사비오리와새끼가섞이지않도록서로일정한거리를유지하며어미가단속을한다.갓부화한새끼를사냥하기도하는새호리기는호사비오리의천적인데,원래는우리나라에여름철새로찾아오는새지만백두산자락까지올라와번식을하는모습을볼수있었다.
야생의새를관찰하기위해서는새의습성을아는것이중요하다.습성을모르는낯선새를관찰하려면새를뒤따라다니면서관찰해야하는데,날개가있는데다순식간에사라져버리는새를두발로쫓아가며관찰하기란결코쉽지않은일이다.
그럼에도저자는그토록힘들게야생의새들을찾아다니고,그들의생태와야생그대로의모습을방해하지않도록조심스럽게배려하고,단한순간의사진을찍기위해몇시간이고심지어는몇달몇년이고기다리는것이오히려즐겁다고말한다.원하는한순간의사진을얻기위해서는무한한기다림말고는수가없다.저자는새를찾아자연을누비는과정에서인간역시자연과더불어살아가는가족일뿐이라는겸손함을배웠고,이제는우리에게그소중한깨달음을나누어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