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으로 읽는 유럽사

법으로 읽는 유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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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유럽법의 기원은 한국법의 기원 『법으로 읽는 유럽사』. 서양사는 종교권력과 세속권력(정치권력)이 밀고 당기는 긴장관계 속에서 그 역사를 써왔다. 그리고 그들의 세력 다툼은 법의 언어로 말해져 권력의 토대를 닦고 사회를 유지하거나 혹은 변화시켜나갔다. 이 책은 역사를 ‘법’의 시선으로 읽는다. 또한 역사 속에서 법 사유의 거대한 흐름과 굴절을 읽는다. 고대, 중세, 근대의 역사는 로마법, 교회법, 보통법의 원리로 되새길 수 있다. 우리가 살펴보게 될 것은 비록 서양의 법이지만 이것이 중요한 까닭은 우리 법이 조선시대와는 단절을 겪으면서 그 기원을 유럽법에 두고 있고, 유럽법은 바로 로마법과 교회법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법이 어떤 역사와 정신 속에서 유래하게 되었는지 그 연결고리를 밝혀나갈 작업이 될 것이다. 특히 국내 법학 연구에선 로마법과 초기 교회법에 대한 연구가 공백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 책은 그 기본이 되는 사상과 원리를 밝혀줄 것이다. 법이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함은 “가장 현명한 사람은 법에서 출발하는 것을 선호한다”라는 키케로의 언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독자에게 법적 사고력을 기르게 해줄 뿐 아니라 역사를 바라보는 또 다른 통찰력을 갖게 해줄 것이다.
저자

한동일

지은이:한동일
한국인최초,동아시아최초의바티칸대법원로타로마나변호사.로타로마나가설립된이래700년역사상930번째로선서한변호인이다.2001년로마유학길에올라교황청립라테라노대학에서2003년교회법학석사학위를최우등으로수료했으며,2004년동대학원에서교회법학박사학위를받았다.한국과로마를오가며이탈리아법무법인에서일했고서강대에서라틴어강의를맡아진행했다.그의라틴어강의는입소문을타고다른학교학생과교수,일반수강생들까지청강하러찾아오는등,서강대최고의명강의중하나로선정되었다.
로타로마나의변호사가되려면유럽의역사만큼이나오랜역사를지닌교회법을깊이있게이해해야할뿐만아니라,라틴어외여러유럽어를구사해야하며,라틴어로진행되는사법연수원3년과정을수료해야한다.이모든과정을마친이들중에서도변호사자격시험에합격하는비율은5~6퍼센트에불과하다.
현재연세대법무대학원및법학대학원에서‘유럽법의기원’‘로마법수업’을강의하고있으며,번역및집필활동을이어가고있다.지은책으로『카르페라틴어(종합편)』『라틴어수업』『교회의재산법』등이있다.『라틴어수업』은2017년수많은매체에서‘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다.그외옮긴책으로는『동방가톨릭교회』『교부들의성경주해로마서』『교회법률용어사전』이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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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증보판을펴내며
머리말

제1장유럽의법전통
Ⅰ.유럽연합,서양법제사를꺼내들다
Ⅱ.학문으로서법학에대한의문
Ⅲ.서구의법전통을논하는데선행되는쟁점들
Ⅳ.법과종교의분리
Ⅴ.고리타분하고어렵지만여전히중요한자연법과자연법학파

제2장서구의법전통의원천
Ⅰ.로마법
Ⅱ.로마인들의자랑:12표법
Ⅲ.로마법의소송법발전사
Ⅳ.만민법과법학자의출현
Ⅴ.로마제국과법
Ⅵ.고전기의법학자들
Ⅶ.법률의정리
Ⅷ.로마법의특징

제3장교회법
Ⅰ.1천년기준비
Ⅱ.독립학문으로서의교회법
Ⅲ.교회법이일반시민법에미친영향
Ⅳ.교회법의법률격언:『보니파시오8세법령집』에수록된88개의법률격언

제4장보통법(공통법)
Ⅰ.유스코무네란무엇인가?
Ⅱ.보통법의원천:유스티니아누스와그의법전
Ⅲ.유스티니아누스법전의전파:서로마와중세
Ⅳ.중세의교육체계안에서의법학
Ⅴ.중세의사회구조
Ⅵ.보통법과특별법
Ⅶ.법학의진화
Ⅷ.보통법과유럽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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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역사에는법의흔적이새겨져있다
거대한로마는그토대가‘로마법’에있었고
중세를풍미했던가톨릭은‘교회법’에근원을두었다
그리고근대시민사회는‘보통법’으로인해발전해나갔다

유럽법의기원은한국법의기원


서양사는종교권력과세속권력(정치권력)이밀고당기는긴장관계속에서그역사를써왔다.그리고그들의세력다툼은법의언어로말해져권력의토대를닦고사회를유지하거나혹은변화시켜나갔다.이책은역사를‘법’의시선으로읽는다.또한역사속에서법사유의거대한흐름과굴절을읽는다.고대,중세,근대의역사는로마법,교회법,보통법의원리로되새길수있다.우리가살펴보게될것은비록서양의법이지만이것이중요한까닭은우리법이조선시대와는단절을겪으면서그기원을유럽법에두고있고,유럽법은바로로마법과교회법에서비롯되었기때문이다.따라서이책은오늘날대한민국의법이어떤역사와정신속에서유래하게되었는지그연결고리를밝혀나갈작업이될것이다.특히국내법학연구에선로마법과초기교회법에대한연구가공백으로남아있었는데,이책은그기본이되는사상과원리를밝혀줄것이다.법이역사의중요한부분을차지함은“가장현명한사람은법에서출발하는것을선호한다”라는키케로의언명에서도엿볼수있다.이책은독자에게법적사고력을기르게해줄뿐아니라역사를바라보는또다른통찰력을갖게해줄것이다.

▲유대인의고리대금업독점에교회법이미친영향
역사적사례를하나들어보자.유대인과관련된이야기다.중세의이자율이론은고리대금을금하는교회법의예외를용인하려는노력에서정립되어갔다.이러한노력의일환으로고안된것이토마스아퀴나스의‘대출이자금지’법안이다.이는중세시대전체에걸쳐교회문헌에정의되어나갔다.1234년로마가톨릭교회의『그레고리오9세법령집』에서그리스도교인의이자수령을금지하고,유대인들에게만예외적으로이자수령을용인한데서잘드러난다.이때문에가톨릭신자는대부업에종사하는것이금지되었고,고리대금업은공직사회진출이전적으로제한된유대인몫으로만남게되었다.그래서“돈냄새가나는곳에유대인이있다”라는말이나오는데,후대에나치의만행도이와관련있다.나치의유대인학살은제1차세계대전패망이후전비처리과정에서유대인의금전적비협조에의한민중의불만을히틀러가정치적으로교묘히이용함으로써발생한인류의비극이었다.


로마법,하나로의회귀

오늘날우리가로마역사를외면한다면,이것은그저먼과거에눈을감아버리는일이아니라우리가세계를이해하고자신에관해생각하는방식까지차단하는일과같다.그만큼로마의영향력은역사적으로지대했고,현대에도그제도적토대는굳건하다.흔히로마는정복전쟁과정치암투등으로생성된무력으로일으킨제국의이미지가강하지만,사실그들은‘법’으로세계를지배했다.왜로마는법을필요로했을까?
로마는자신들의지배가신적인의지에서기인하는것임을입증하고자필연적으로‘하나의법’을정립해야했다.이하나의법이란당연히황제의법이었고,그것이바로로마법이되었다.동로마황제유스티니아누스대제는정치,법률,종교적으로통일된로마제국을이루고자했다.그는동서로마의분리이후야만족에게함락된서로마(이탈리아)의회복을염원했으며,재탈환한뒤에는게르만민족보다로마문명의우월성을입증하기위해서법전편찬에박차를가했다.
한편서로마지역은비잔틴문화로대표되는동로마의유스티니아누스의법을받아들이는것을문화적굴복으로여겼을것이다.그러나이미고트족과롬바르드족이이탈리아를점령해차지하게됐고,이들정복민은역설적이게도로마의법률전통과유스티니아누스황제의법률전통을수용했으며,나아가동방의법률문화도보존하게된다.다시말해로마의법률과문화,언어는이민족의침입을통해유럽전역으로퍼져나가게됐으며,동시에게르만법의전통도이를기반으로하여형성된다.

▲로마법-상징과중언부언허용않는간단명료함
그렇다면로마의어떠한법전통이서구의법전통을형성하는원천이되었을까?우선로마법은명료하고간단했다.그들은상징을허용하지않았으며중언부언도없었다.또한로마법은잔혹하지않았다.모든것은필요한한도내에서절차없이집행됐고,심지어사형도마찬가지였다.자유민에게는고문을가할수없다는원칙이로마법의출발점이었는데,다른민족들은이원칙을확립하는데이후2000여년의세월이걸렸다.더욱이로마법은소름끼칠만큼준엄했다.그이유는로마법은인민이법률을제정하고스스로이를지켜나갔기때문이다.이처럼로마법에는자유와복종,사유재산과법률적제한이라는오늘날에도변함없는원칙이있었다.그렇기에서구의법전통형성에원천이될수있었다.

▲개인의자유보장이법의생명도보장
특히로마사법과로마민법은개인의자유와이익을보장하면서역사의계속성을유지해왔고,로마법은인류보편의이상을향해발전해나갔기때문에시공을초월한법문화로남을수있었다.이처럼세련된원칙들은근대이후독일,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의법제도로채택돼오늘날까지적용된다.제국은몰락했지만그들이일군법은2000년넘게대부분의나라에깊은흔적을남긴것이다.우리나라도일제강점기에일본에의해대륙법계인독일의법률제도와스위스의민법제도등에의해채택된로마법의원칙들을계수했다.그래서우리법률제도에포함된여러법원칙을근원에서부터이해하려면로마법을연구해야한다.이는한국법제사의입장에서본다면경국대전을위시한주옥같은우리법제사와의단절을의미하지만,동시에그단절을통해새롭게시작하는한국법제사를의미하기도한다.

“교회는로마법으로산다”

▲일부일처제,별거등의외로친근한교회법
오늘날가톨릭교회관계자들은자신들의교회법을소홀히여기고,일반인들역시교회법을교회내부의종교규율쯤으로치부한다.하지만교회법의전통을모르고는서양법제사를논할수없을만큼교회법은로마법,게르만법과함께서구법전통의거대한축이며,교회법이일반시민법에끼친영향은그범위나강도면에서방대하다.교회법이일반시민법에미친영향중가장큰것을꼽으라면아마도혼인법과유언일것이다.일반시민법의혼인장애와무효,혼인거행의형식,일부일처제,비밀혼의금지,근친혼금지,별거,촌수계산등은모두교회법의영향을그대로수용한것이다.
그리스도교는그리스·로마정신을받아들였고,그리하여그리스도교저술가들은로마의법률개념을통해생각했을뿐아니라교회의규율도로마의법률·행정용어로말했다.“교회는로마법으로산다”고할만큼가톨릭교회는로마제국의지역편제와통치체제를따라교구를확립했고,교회를통치하는데도로마법의진정한계승자를자처했다.가령니케아공의회와칼케돈공의회의조항및4세기말부터제정된교황들의법령은로마법의‘이성’개념에바탕을두었으며,로마법을집대성한이들의체험과학문으로부터영향을받았다.교회법발전의역사에서유독눈길을끄는,주목할만한인물은두사람이다.

▲이르네리우스,그라치아노의활약
교회법이독립학문으로탄생하게된계기는1070년경이르네리우스라는인물이유스티니아누스의학설휘찬을이탈리아에알리면서다.그는500년전에쓰인라틴어를당대에사용하는라틴어로유스티니아누스법전행간에적기시작했는데,이것이바로중세유럽법학의시발점이되었다.뒤이어유스티니아누스법전의행간에이해를돕고자대체할만한다른단어들을적어넣은이들을‘주석학파’라고불렀으며,이들이볼로냐대학에서법학의탄생을이끌었다.학설휘찬은11세기볼로냐대학을시작으로중세의모든대학에서법학연구의기본으로삼았다.이로써세계에대한이성적관점의성장과학문사상의급속한발전은11~12세기사회진보를총체적으로이끌었는데,특히법학의진보에는전기스콜라신학과시민법주석가들의기여가컸다.
이후교회법이독립학문으로정착하는것은1140년그라치아노에의해『그라치아노법령집』이출간되고서다.이것은총3945개조의방대한법령집으로,교회법학을신학으로부터독립시키면서현대국가들의법전에도지대한영향을끼치게된다.
한편서방교회에서교회법학이이처럼뒤늦게독립한이유는시민법학자들이교회법을독립학문으로인정하려하지않았기때문인데,1160년시민법에상응하는과목으로인정받고13세기경부터둘은동등한지위를누리게된다.그러나종교개혁이후프로테스탄트대학에서‘교황들의법령’에대한강의는완전히사라졌다.사실마르틴루터가비텐베르크주교좌성당앞마당에서책들을불태울때가장먼저태운것이교회법과관련된서적들이었다.(불태워진책가운데교회법의역사에서관심을가질만한책들은『교회법대전』과『안젤로의양심문제에관한전집』이다.)이로써프로테스탄트대학에서교회법학은사라지고,그로인해교회법이일반시민법에끼친광범위한영향도잊혔다.이는단순히개신교대학에서교회법학이사라지는데그치지않고,개신교단내에서교회법이라는존재가사라지도록했으며,‘법’이라는제도자체가없어졌으니오늘날한국개신교에서일어나는수많은법률적어려움이태동한시초도여기서찾을수있다.

▲삼권분립론과헌법,국가조직에흔적을새긴교회법
바티칸을중심으로거대한‘종교제국’을구축했던가톨릭의교회법은이후삼권분립론등현대의헌법과국가조직에그흔적을새기게된다.특히그중‘원상회복’‘의심스러울때에는피고인의이익’으로한다는무죄추정의원칙,기득권보호,다수결의원리,고리대금업의금지,계약충실의원칙,소송대리인제도,입법사상의형성,불법행위의금지,긴급피난등은오늘날의법형성에영향을미쳤다.실제로한국의민사소송절차도로마법을계수해발전시킨교회의소송절차법에서유래한다.교회법은또한현행공법과사법,국제법분야의법제형성과발전에지대한영향을미쳤다.교회법은또한국가법과국제법학발전에기여하면서당시윤리신학의영역이었던수많은경제및사회문제에대한해결책을제시했다.교회법은전시국제법이생성되는데영향을주었으며,교회재판은국제재판의기원이되었다.따라서대륙의민법및우리민법의역사를이해하는데교회법연구는필수다.그럼에도불구하고교회법은그동안서양법제사안에서종교개혁과더불어프로테스탄트학자들에의해정당한평가를받지못해공백으로남겨졌고,이연결고리를이어주는것이이책의가장핵심부분이기도하다.

키케로의입법론으로되돌아온보통법

첫1000년동안권위와정의에서정점을누렸던교회법은일반시민법보다더상위에위치해있었다.이로인해성경이법률적차원의공동유산이자공통규범으로자리잡고,점차모든것의근원으로분류되었지만,시간이흐르면서현실문제를해결하는데성경이모든것의원천이될수없었다.1234년그레고리오9세에의해『별권LiberExtra』이반포되는데,이는처음으로교황의뜻을보편적가치로제시한문헌일뿐아니라,법령집을만드는과정에서유스티니아누스의방법론을사용했다는점에서의의가있다.이후발간된『보니파시오8세법령집』에서88개항의‘법의원칙’은훗날유럽의보통법으로발전하게된다.

▲교회법+일반시민법=교회법
보통법은교회법과일반시민법의공통분모를수용해발전시킨것이다.근대초기의학자들은중세라틴어를거부하고키케로등의고전라틴어연구에몰입했는데,특히키케로의『입법론』을읽어보면이성에대한그의정의는놀라울정도로탁월하다.“따라서가장현명한사람들은법에서출발하는것을선호했으며(…)법은자연에서받아들여진최고의이성이다.그와같은이성이인간의정신안에서확증되고완전할때법이된다.”나아가키케로는“우리는최상의법에서참다운법의원천이형성된다는것을알수있으며,그것은모든인류에게공통적이고어떠한성문법이나모든도시국가에서제정한법보다먼저태동했다.(…)따라서어떠한것도이성보다나은것이없는것으로미루어(…)그것이법이되며우리는법으로인간을신과함께결합한것으로생각해야한다”고말했다.바로이러한감흥과찬탄이중세의로마가톨릭교회의교조적인학문풍토에서벗어나법과그외의학문들이인문주의자들에게넘어가도록만든것이다.
14세기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