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크로스 페미니즘 (세계 여성 지성과의 대화)

어크로스 페미니즘 (세계 여성 지성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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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계 여성 지성과의 대화’로 기획된 『어크로스 페미니즘』은 영화배우부터 법철학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세계적 명성과 권위를 성취한 여성들의 언어로 쓰였다. 삶, 정의, 건강과 불평등, 사랑, 혐오, 정치, 환경에 관한 일곱 가지 이야기다. 그러나 독자는 ‘세계’와 ‘지성’ 사이에 낀. ‘여성’이라는 기획의 조건에서 그 언어들을 만날 것이다. 바로 그 조건이 이들의 언어를 단지 탁월하고 위대한 지성의 가르침이 아닌, 변화를 만들어온 개인들의 증언으로 읽히게끔 한다. 그들의 삶과 시대는 그렇게 젠더와 계급, 장애와 인종을 교차하며 모두의 언어가 되고, 모두에게 연결된다.
저자

안희경

저자안희경은대학에서불어불문학을,대학원에서불교미술을공부했다.8년동안불교방송국PD로일하면서시사,교양,음악등의프로그램을제작했고1998년,2000년한국방송대상우수작품상을받았다.2002년미국으로이주한후서구에부는성찰적기운과대안활동을소개하는글을써왔다.2012년부터치열해지는생존경쟁과불안에휩싸이는삶의조건들을조명하고그속에서개인은어떤선택을해야하는가를모색해왔다.우리문명의좌표를조망하기위해4년여에걸쳐놈촘스키,재러드다이아몬드,장지글러,스티븐핑커,지그문트바우만등세계지성들을직접만나『하나의생각이세상을바꾼다』(2013)『문명,그길을묻다』(2015)『사피엔스의마음』(2017)3부작기획인터뷰집을완성했다.이외에예술을통해세상에질문을던진현대미술가들과의대화를담은『여기,아티스트가있다』(2014)를펴냈고,샬럿조코백의『가만히앉다』(2014),틱낫한의『우리가머무는세상』(2010),사콩미팜의『내가누구인가라는가장깊고오랜질문에관하여』(2008)등을옮겼다.2016년11월부터2017년6월까지‘세계여성지성과의대화’라는기획으로미국,유럽,아시아를오가며쥘리에트비노슈,리베카솔닛,케이트피킷,에바일루즈,마사누스바움,심상정,반다나시바등을만나만연한혐오와반지성주의,양극화와생태를여성의목소리로이야기한『어크로스페미니즘』(2017)을펴냈다.

목차

서문

1장쥘리에트비노슈
혁명의재구성,개인의경험들
세계에참여하기
인간다움-우리가살아가는순간
실천하는몸짓

2장리베카솔닛
우리가이긴다는사실
싸움의기억
분노를넘어서기
단순화로부터거리두기
트럼프이후의세계에서희망을말하기
싸울가치가있는일

3장케이트피킷
사회속의사회역학자
몸이말해주는몸밖의세계
여성의몸에관하여
불평등은최상위계층에게도해롭다
더많은이에게더다양한가치를
여성의위치를돌보는일

4장에바일루즈
자본주의와사랑의불안
남성(성)의세계
사랑할역량을키운다는것
사랑의새로운가능성

5장마사누스바움
혐오의양상들
내재된두려움
평등에서부터시작하기
실재하는혐오의맥락들
전방위적으로싸워나가기
모두를위한법적정의

6장심상정
실존적페미니스트
정치에서유리천장깨기
민주주의와여성의목소리
정치-가능성의예술
정당정치의비전
구체적으로상상하기
더조밀한연대의결

7장반다나시바
끝나지않은전쟁
임대경제와잠식되는시장
올바른행동은실패하지않는다
에코페미니즘-온생명과연결된우리
유기농이보여주는오래된미래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계속발언하는겁니다.더우아하게,더복합적으로!”
생각하고말하고행동하며벼려진여성의언어들

“차별속에있으면제일먼저무너지는것이바로‘존엄’입니다.”
_쥘리에트비노슈·영화배우

“최고의특권층이라할수있는아프리카계미국인조차하찮은존재로,
폭력의대상으로여겨집니다.흑인이라는이유로.
마찬가지로최고의특권층에속한백인여성도끔찍한대우를받습니다.
여성이기때문에.”
_리베카솔닛·작가,역사가

“생활에대한불안이깊을수록,타인이자신을어떻게볼지를더많이걱정합니다.
스스로의사회적위치와처지에대해더걱정하게되죠.”
_케이트피킷·사회역학자

“'우리에게사랑을발견하고유지할문화적자원이있는가.'저는없다고생각해요.
평등이남자와여자의관계를훨씬더복잡하게만들었습니다.
관계의안정성은그만큼줄어들죠.”
_에바일루즈·사회학자

“미국의남성성은힘세고,지배적으로군림하는데대한엄청난강박이있어요.
용감하고자립적인상태에집착하죠.(…)사실연약함이란모든인간이가지고있는
보편적인특성임에도,헤테로남성들은이를인정하려들지않습니다.”
_마사누스바움·법철학자

“정치에서여성성을이야기할때성주류화개념이중요하다고봅니다.
그러니까여성이기때문에차별받아서는안된다는거죠.
우리정치에서는‘여성성’이라는것이1차적으로는차별로다가옵니다.
여성이갖고있는특수성이나여성의존재론적조건이
남성의그것과동등하게배려받고있지못하다는의미죠.”
_심상정·정치가

“에코페미니즘은여성이냐남성이냐의문제가아니에요.
에코페미니즘은우리가가진마음의종류입니다.”
_반다나시바·물리학자,환경운동가


오늘날한국사회에서‘포기되는것’들은무엇일까?『어크로스페미니즘』은어쩌면이질문에서부터시작된대담이다.그포기되는것들을다시조명하고,우리로하여금부지불식간에무언가를포기하게만드는이세계의구조를정치,사회,보건(사회역학),법학,환경등여러분야에서활동하는여성들과함께들여다보고자했다.‘진정한우리자신’‘정의의가능성’‘건강과안녕’‘사랑과신뢰’‘존엄과품격’‘어연번듯한정치’‘자연과의조화’.이처럼중요해보이는것들은어떻게공동체차원에서어렵지않게포기되고,개개인의삶의중심으로부터밀려나게되었을까?그가운데서특히‘여성’이라는젠더적조건은여성개인의삶에서어떻게더주변화되고대상화되어왔으며,바로그맥락에서여성이할수있는말은무엇일까?쥘리에트비노슈,리베카솔닛,케이트피킷,에바일루즈,마사누스바움,심상정,반다나시바등각자의분야에서오랫동안활동하며경험을세밀하게구성하고,그로부터언어를교연?然하게벼려온일곱명의여성과우리의삶과시대를이야기한다.

×쥘리에트비노슈-진정한자신‘들’의공존
첫대담자인영화배우쥘리에트비노슈와의인터뷰가있었던건2016년11월.한국에서는극에달한정권의부정과비리를규탄하는시민이한창광장을가득채웠을무렵이다.비노슈는68혁명의기억을더듬으며성찰되지못한혁명의불완전성과반동성에대해이야기한다.왕을단죄하고,그자리에더한절대권력인황제를앉힌프랑스혁명의아이러니는제도및체제의정비는존재론적성찰이동반될때올바른방향으로나아갈수있음을보여준다.같은맥락으로,시민사회에서얼마간미화되어온‘분노’에대해서도비노슈는선을긋는다.“우리가분노에갇혀버리면,이때분노는파괴적으로작동합니다.다른무언가로승화시켜야죠.”분노를이용해반지성주의를내세우며역사를되돌리려는세력에대한비판도이어진다.“다들위대한국가가되려고하죠.넌센스라고생각해요.위대해본적없는우리가위대함을‘되찾는’데집착하다니요.”이들‘위대한’국가들은식민지개척에앞장서며아프리카대륙을조각냈다.비노슈는지금의이민자문제가제국주의의과거와연결되어있으며,지금도강대국에의해수탈이자행되고있음을지적한다.그러면서이민자들이전쟁과재해가반복되는삶터를떠날수밖에없게된현실에대해책임감을가질것,이민사회에관심을보일것을촉구한다.인류역사에서중대한의미를지니게될이민문제를생각할때,다문화사회를맞이하며우리에게는관용이필요하다고그는강조한다.그리고관용을가능케하는‘존재의근원’이우리에게있음을상기시킨다.거기에다가설방법으로서제시되는것이‘사랑’이다.비록모두서로다른모습일지라도그각각의사랑을존중하면서우리는공존할수있다.또공존을위해서는과거사를정리하고,트라우마를휘두르지않은채한걸음씩겸손히나아가는과정도필요하다.그렇게“너무많은환상”을추구하기보다,살아가는매순간진실을추구함으로써우리는진정한우리자신을발견하고,타인의‘그들자신’을인정하면서공존을이룰수있게된다.

×리베카솔닛-싸움에임할때기억해야할것
“어떻게대통령을탄핵했나요?”인터뷰를위해테이블에마주앉자,리베카솔닛이저자에게건넨말이다.『남자들은자꾸나를가르치려든다』와『여자들은자꾸같은질문을받는다』로우리에게잘알려진리베카솔닛은누구보다사회참여적인인터뷰이였던만큼,현장에서의목소리로현실을단순화하지말고구체적으로직시할것을거듭강조했다.솔닛의말들이뛰어난현실감각에의해뒷받침되고,그로부터진실성을갖는것은그가강조한바가그의생활과언어에그대로반영되어있기때문이다.
선거기간내내트럼프저지에집중하던그는,“승리를예상하지않았다”고담담히밝히면서,선거인단제도의위법성을대중적으로환기한데서활동의의의를찾았다.사실많은사회운동이성공이냐실패냐,승리냐패배냐로분석될수없음을우리는잘알고있다.그렇기에시도는맥락속에서이루어지고,결과는확정적이지않다는사실을기억할필요가있다.단순화를경계/거부하고,불확실성을상기하는것이다.그러면유일한목표에매몰되고,그것이좌절되었을때실패를단정하며낙망하는일이얼마나게으르고안일한태도인지를알수있다.또“젠더가아니라계급이다”같은차원없는접근이얼마나무지하고-그럼에도숱하게반복된다는점에서-악하기까지한지도직면하게된다.
송유관사업을백지화하고,젠더에대한개념을정립하고,여성의권리를위해싸우며불합리한질서에균열을내온그간의결과들은그가“어둠속의희망hopeinthedark”이라고부른,이같은‘싸움의자세’덕분에가능했을지도모른다.솔닛이인용한아인슈타인과푸코의말은단순화를거부하고불확실성을인정하는이겸허한자세를대단히적절하게뒷받침한다.그들의말대로,“모든것은가능한한단순해야한다.그렇지만지나치게단순해서는안된다.”또한,우리는우리가“무엇을하는지안다.그러나”우리가“하는그일이무엇을하는지는모른다.”
희망에대한솔닛의견해는이런맥락속에서구체성을갖는다.“희망은모든것이좋아지리라는전망이아닙니다.우리가하는행동이‘차이를만든다’는사실을아는게바로희망이죠.그리고세상에는싸울가치가있는일이있습니다.”차이를만든다는것은결코추상적이거나뭉뚱그려진일일수없다.‘트럼프를대통령에당선시킨백인남성노동자의분노’같은프레이밍에서우리가주목해야할점은,그들의분노가아니라오로지백인남성-백인여성조차배제된-의분노에만귀를기울이도록만드는이사회의구조다.그럼으로써계급이라는산업화시대의철지난논의에서벗어나‘부유한배관공’과‘가난한시간강사’‘가정폭력에시달리는최고위층여성’같은이들을아우를수있게된다.

×케이트피킷-몸이사회에관해말해주는것
역학자인케이트피킷은생물학적존재인동시에어쩔수없는사회적존재인우리의몸,건강의문제를사회구조라는조건안에서들여다본다.문명화,산업화가어느정도이루어져기본적인현대식생활환경이갖춰진국가들에서는영양실조나병원균에의한감염보다사회구조적요인,불평등이나불안정성등이개인의건강에더큰영향을미친다.우리가처한사회적위치,우리가연결되고소속된사회적관계는우리몸의면역체계,회복력등에결정적인영향을미치고질병의직접적인원인이되기도한다.뿐만아니라의료보험을제공받지못해질병의고통과경제적위기로동시에내몰리는이들도많다.영국지하철노선인주빌리선지역들의경제격차에따라그지역주민의기대수명을관측한‘주빌리선기대수명지도’는동쪽으로한정거장씩갈수록수명이줄어든다는결과를보여준다.그러나이는단지주거환경이나영양상태,규칙적으로운동을할수있는생활여건등의차원에서결정되는것이아니다.피킷은우리가맺는‘관계’에서결정적요인을찾는다.사람들과함께할때느끼는지지,안정감,우정같은것들은우리의사회적기분에작용하고,건강에관여한다.불평등은소외감과우울감,열등의식,혐오감등을낳는다.회사생활에서는막중한책임과고된업무에도불구하고확실한보상과생활에대한통제력,안정감등을가진‘사장님’이보통의사원들보다더건강하다.결혼생활에서는보살핌을받고,사랑을받는쪽에속하는‘남성’이,결혼과동시에사회생활에제약이생기고,가사노동과육아의부담까지떠안는여성에비해더건강하다.싱글맘과그아이들은싱글맘에대한사회적시선에서비교적자유롭고,지원책이비교적확실한북유럽복지국가들에서더건강하다.
피킷은이런관계적요인들을분석하면서,오랜연구를통해내린결론은“소득불평등이줄어들면,모두에게이익이된다”는사실이라고강조한다.우리는모두연결되어있고,사회적조건은우리가늙었건젊었건,남성이건여성이건,백인이건소수인종이건,부자이건가난하건간에모두에게적용된다.평등한사회는모든이의건강에더이롭다.“우리가어떤자리에있든,우리의젠더가무엇이고,나이,인종또는사회계급,배경,부모의교육수준이어떠하든”같은기회를누리는사회.보건을연구하는역학자가말하는정의로운사회다.

×에바일루즈-사랑의가능성
사회학자에바일루즈는그동안주로심리학의영역에서분석되어온‘사랑’의문제를자본주의와소비주의라는현대사회의조건위에서이야기한다.“사랑을믿을수있을까?”라는질문은그에게가서“우리에게사랑을발견하고유지할문화적자원이있는가”가된다.그의대답은회의적이다.성적선택의기회가많아지고,평등이중요한가치로자리잡으면서오늘날한사람에게집중하는우리의역량은오히려약해졌다.젠더역할이견고하게유지되었던과거의연인관계에서는평등이필요하지않았다.역할분배는확실했고,한쪽젠더는다른쪽젠더에게보살핌을받으면서이익을누렸다.그러나평등한관계에서는더많은양보와조율이필요하다.언제든관계를끝낼수있다는가능성은관계의안정성을그만큼줄어들게만들고,파트너십을일종의계약관계로여기도록구조화한다.여기에더해이성애관계에서여성의지위상승은노동시장에서허물어지는젠더규범과여전히견고한결혼시장에서의젠더규범사이에서긴장감을유발하고,혼란을가중시킨다.
일루즈는이런사회에서사랑을해나갈방법으로기업과국가가바뀌어야함을강조한다.가정의유지와안정을위해서는기업내가부장적질서를바로잡아야하고,더많은보육시설등양육을위한공공대책이마련되어야한다.동시에개인들에게는“참을성”을가질것,그리고“함께묶여있다는감각”을기억할것,“지루함,성가심,귀찮음을지탱할수있는성격을만들어갈것”을제안한다.현대사회에서사랑의가능성은기업,국가등사회적차원에서또개인의삶속에서‘함께한다는것’의의미를기억할때비로소기약될수있을것이다.

×마사누스바움-혐오를직시하고,전방위적으로싸우기
불안정성이커진현대사회에서혐오는어디에나있고누구나그대상이될수있다.여성,소수인종,장애인,무슬림,성소수자에대한혐오부터‘나이듦’에대한혐오까지,여러양상으로나타나는혐오에관해마사누스바움은오랜연구를통해분석한사실들을이야기한다.특히그는인터뷰에서인간심리가반영된문화적차원의혐오로서‘투사혐오’에주목한다.인간의동물성을부정하고,약한집단을종속시키기위해악용되는투사혐오의양상은아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