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아내 만들기 (피그말리온 신화부터 계몽주의 교육에 이르는 여성 혐오의 연대기)

완벽한 아내 만들기 (피그말리온 신화부터 계몽주의 교육에 이르는 여성 혐오의 연대기)

$23.14
Description
소설 같지만, 계몽주의 시대의 극단주의와 모순이 집약된 역사서!
신붓감을 고르고 고르다가 마땅치 않자 소녀 둘을 입양해 자기 취향에 맞게 키운 한 남자를 치밀하게 추적해가는 논픽션 『완벽한 아내 만들기』. 18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반노예제 운동가, 아동 도서 작가, 급진주의적 사상가 토머스 데이는 결혼하고 싶은 여성상이 명확했다. 순진한 시골 처녀일 것, 때로는 스파르타의 여인처럼 강인할 것,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오두막에서 검소하게 살 것, 자신의 변덕에 고분고분하게 맞출 것.

이런 조건에 딱 맞는 여성을 찾기는 쉽지 않았고, 어렵게 찾아내면 여성 쪽에서 데이를 퇴짜 놓았다. 거절만 당하던 데이는 수치심을 느끼면서, 그렇다면 자신이 직접 그런 여성을 길러내겠다고 결심했고 이내 고아 소녀 두 명을 비밀리에 입양해 완벽한 아내를 만드는 실험에 돌입했다. 데려온 두 고아 중 한 명은 상대평가에서 탈락했다. 외모는 그럴듯했지만, 데이가 필수 과목으로 둔 학과목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데이는 이제 살아남은 후보인 사브리나에게 집중해서 공을 들였다. ‘고귀한’ 자신에게 걸맞도록 소녀의 신체와 정신을 단련시키면서 고통을 참아내도록 시험했고, 결국 여자아이는 노예 같은 자기 처지에 의구심을 느끼면서 스승이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는 데 반발했다. 비밀스럽게 이뤄진 데이의 아내 교육 실험은 주변의 동조와 침묵 없이는 불가능했다. 데이와 그의 실험 대상인 사브리나의 주변에 있는 이들 모두 아내 교육 실험에 관해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결국 이 책은 사회의 가장 밑바닥 층이었던 고아 출신의 여성, 사브리나의 이야기이다. 저자 웬디 무어는 고아원 명부, 교구 세례 장부, 학교 회계 문서 등 기초적인 서류부터 시작해 주변 인물들의 자서전에서 언급된 작은 단초 하나 놓치지 않았고, 나아가 그들의 사적인 편지까지 탐색해 이 여성의 삶과 죽음의 궤적을 따라가고, 이렇게 발견해낸 사료와 증거 사이를 연결하고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해 18세기 영국 여성의 삶을 재현해냈다.
저자

웬디무어

영국의저널리스트,영국귀족과의학의역사를다루는작가다.전국기자협회와작가회의의구성원이자왕립문학기금의구성원이다.글을쓸때기자정신으로꼼꼼하게취재하고자료조사를하면서동시에방대한역사적기록을참고한다.대표적인저서로는『완벽한아내만들기』『혼인:스트래스모백작부인의불행한결혼과놀라운이혼실화』『칼을든남자:근대외과의아버지,존헌터의별난삶과시대』가있다.『혼인』은영국채널4의TV북클럽에서선정되었고,베스트셀러목록에서1위를차지하기도했다.『칼을든남자』로의학저널협회의소비자도서상을수상했다.현재런던에거주하고있다.

목차

1장마거릿-1769년봄,런던
2장로라-1735년즈음,런던근교스톡뉴잉턴
3장소피-1766년여름,스태포드셔
4장앤과도카스?1769년8월,런던
5장사브리나와루크레티아?1769년11월,파리
6장애나와호노라?1770년봄,리치필드
7장엘리자베스?1771년봄,서턴콜드필드
8장사브리나?1773년7월,런던
9장에스더?1775년,요크셔웨이크필드
10장버지니아,벨린다그리고메리?1783년5월,버밍엄파이브웨이즈
11장갈라테이아?1805년1월,그리니치

작가후기-나의고아찾기

출판사 서평

원하는아내를찾지못하겠다면
만들어내면되는것아닌가!

자신이원하는대로여성을개조하려했던영국작가
여성혐오의역사를적나라하게파헤친실화

이책은신붓감을고르고고르다가마땅치않자소녀둘을입양해자기취향에맞게키운한남자를치밀하게추적해가는논픽션이다.때는계몽주의가싹튼18세기로거슬러올라가지만,당시남자가소녀들을입양했던고아원은지금도건재하며,2013년이책을펴낸작가는고아원의서류들을뒤쫓는데서집필작업을시작했다.
이책저변에흐르는감정은‘여성혐오’다.남성보다지적능력이떨어질뿐아니라외모를가꿀줄만알지검소함의미덕은알지못한다는게주인공남자가여성에대해가진생각이었다.당시는자유와인권에대한진보적사고방식이출현하던시기이고,주인공역시사회사상적측면에서는진보적행보를보이지만,여성관만큼은18세기시대규범에비춰봐도어이없을정도로낡았었다.
당시사회를뒤흔들만큼시대착오적·반인륜적행각을벌인인물은바로토머스데이(1748~1789)다.그는대단한재산을상속받은영국상류층출신이지만,자신이속한계층의속물(?)들과달리법학을전공하지않고철학에관심을가졌으며,차림새는수수함의극치를보이다못해머리빗질도잘하지않았다.돈은많았지만작은오두막에살아야한다고생각했고,재산은빈자들에게나눠주기도했다.그는당대루소와도교류했고노예해방에도기여했으며저명한문학작품을남기기도했지만,여성에대한그의관념은위험으로치달았다.
토머스데이에게입양돼그의사고관에맞춰길러지는여성중한명은사브리나다.이책은데이의삶을뒤쫓는한편,사브리나의파란만장한일대기를담아낸다.그리고그주변에는장자크루소,이래즈머스다윈,애나수어드등당시사회사상과과학,문학등을주도한이들이이너서클멤버들로등장한다.따라서이책은여성혐오의연대기를추적하는역사서이면서동시에계몽주의의시행착오,뼈저린실패담을밝힘으로써진보사상의낭비를들춰내며,관념적사상이현실을얼마나왜곡시키고피폐하게만드는지를되돌아보게할것이다.

신붓감으로입양한두소녀
최후의생존자사브리나

18세기영국의시인이자반노예제운동가,아동도서작가,급진주의적사상가토머스데이는결혼하고싶은여성상이명확했다.순진한시골처녀일것,때로는스파르타의여인처럼강인할것,세상과거리를둔채오두막에서검소하게살것,자신의변덕에고분고분하게맞출것.이런조건에딱맞는여성을찾기는쉽지않았고,어렵게찾아내면여성쪽에서데이를퇴짜놓았다.거절만당하던데이는수치심을느끼면서,그렇다면자신이직접그런여성을길러내겠다고결심한다.이내고아소녀두명을비밀리에입양하고,완벽한아내를만드는실험에돌입한다.데이는계몽주의자인데다장자크루소의열렬한신봉자였는데,특히루소의『에밀』에감화되어이를아내교육과정의지침서로삼는다.
루소의혁신적인교육서인『에밀』에는학교나제도에얽매이지않고자연주의적방식으로길러지는소년에밀이등장한다.에밀의짝으로정해진소피는지혜롭고지적이되,남성에게순종적이어야하고가정에충실할것을요구받는다.토머스데이역시자기만의소피를찾아나섰고,후보감을계몽시킨뒤아내로삼으려했다.데려온두고아중한명은상대평가에서탈락했다.외모는그럴듯했지만,데이가필수과목으로둔학과목에서기대에못미치는성적을냈기때문이다.데이는이제살아남은후보인사브리나에게집중해서공을들인다.‘고귀한’자신에게걸맞도록소녀의신체와정신을단련시키면서고통을참아내도록시험한다.결국여자아이는노예같은자기처지에의구심을느끼면서스승이극단적으로밀어붙이는데반발한다.『완벽한아내만들기』는마치소설같지만,계몽주의시대의극단주의와모순이집약된역사서다.

여성혐오의서구적기원과뒤틀린역사

이책에는역사적인물이여럿등장한다.주인공토머스데이와더불어장자크루소,이래즈머스다윈,조지프라이트등당시사회사상과철학,과학,문학등여러부문에서공헌을한사람들이주변인물로나온다.18세기에이름을떨쳤던이들로구성된영국과프랑스지식계를배경으로하고있다.이책에서는토머스데이의아내실험뿐만아니라주변인물들의업적이나평가등의겉모습에감춰진개인의내밀한,그리고사람들이궁금해하는연애사와결혼생활이펼쳐진다.그들의연애방식과삶의군상은제각기다르지만,공통적으로등장하는구조는존재한다.아버지에게속했던여성은결혼을통해남편으로소속이옮겨가고,나중에는아들의피보호자가된다.영국판삼종지도三從之道인셈이다.
비밀스럽게이뤄진데이의아내교육실험은주변의동조와침묵없이는불가능했다.데이와그의실험대상인사브리나의주변에있는이들모두아내교육실험에관해알고있었지만,아무도그녀에게진실을이야기하지않는다.그들은법적자문을맡거나대리인으로서데이의실험에동조했고,그과정에직접적으로참여하지않더라도침묵하거나방조함으로써이기상천외한실험을도왔다.당시미국(아메리카)의독립과노예해방에는앞장섰던남성지식인들이여성의자유와인권에는둔감했던것이다.하물며동물의고통에까지공감했던급진주의자토머스데이는시대적한계를감안하더라도뒤떨어진여성관을가지고있었다.

피실험자가일구어낸역사

결국이책은사회의가장밑바닥층이었던고아출신의여성,사브리나의이야기다.부잣집딸도아니었고,유명인의아내나어머니도아니었던여성의이름이역사에한줄을남기기란어렵다.저자웬디무어는고아원명부,교구세례장부,학교회계문서등기초적인서류부터시작해주변인물들의자서전에서언급된작은단초하나놓치지않았다.나아가그들의사적인편지까지탐색해이여성의삶과죽음의궤적을따라간다.기록되지못한여성을밝혀내기위해고군분투하며엄청난양의자료를조사하고꼼꼼한취재로뒷받침한다.그리고이렇게발견해낸사료와증거사이를연결하고역사적상상력을발휘해18세기영국여성의삶을재현해낸다.
가부장적인문화와법률적인강제를통해남성에게복종하는여성상을권하고있었음에도18세기영국의과학계와예술계는빛나는여성들을배출해냈다.마리아에지워스는아버지와주변의반대에도불구하고여성작가의길을걸었고,동시대인으로서사브리나시드니의이야기를기록해두었다.아내실험의대상이었던사브리나는살면서이름이세번이나바뀌었고,그녀를보호하는남성에따라삶의거처와사회적지위가바뀌었다.그녀인생의가장극적인순간은토머스데이의피실험자가되었던것이지만,저자는외설적이고충격적인사건을포착하는데그치지않고사브리나시드니의삶을끝까지추적한다.그녀의삶은아내실험이후에도이어졌으며완벽한여성상으로박제되지않은채스스로살아내고자했다.
토머스데이의아내교육은한남성의기상천외한실험,한여성의불행한경험이라치부할수없다.그와같이물리적인폭력을동반하거나강압적인방식은아니더라도현실에는여전히수많은데이와사브리나가존재하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