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50개국에서600명의동성애자취재기
프랑스의저널리스트프레데리크마르텔은오늘날가장핵심적인이슈를조명하면서,세계50개국이상에서중심인물들을인터뷰하는방식으로책을집필해왔다.이번에그가집중적으로만난이들은‘동성애자’다.지난8년동안한국,일본,중국,미국,유럽,러시아,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이란,쿠바,브라질,인도,사하라이남아프리카지역등50여개국을찾아600여명의게이,레즈비언,트랜스젠더,정치인,사회운동가를인터뷰했다.
시대의기류는어느덧변해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성소수자들은언더그라운드에서벗어나점점주류문화가되어가는추세다.각나라의진보세력덕분에웬만한수준의인식,현실제도상의변화를끌어내긴했지만,일부국가에서는완강한전통문화와종교로인해동성애가질병으로취급받는건물론사형을면하지못한다.가령이란에선2015년한해에만977명의동성애자가사형을선고받아희생되었고,중국에서는동성애인권운동가들이정부의탄압을받고있다.
이책은세계곳곳에서벌어지고있는동성애자차별을걱정하면서도,낙관적인미래를전망하고자오늘날의세계화를분석한일종의역사보고서다.동성애이슈는이시대의정신과각나라의민주주의발전정도,그나라국민의의식수준을가늠하는바로미터가된다.
네덜란드와같이언제나진보이슈에서앞서왔던곳은제쳐두고,프랑스나미국과같은민주주의국가에서도동성애자결혼이합법화된지는얼마안됐다.하지만이들은변화의기폭제가되고있어,세계의나머지국가들이가속도로변화의흐름에합류할것으로전망된다.대한민국은어떤상황인가?2008년UN에서동성애자차별법폐지선언문을발표할당시,처음에는찬성표를고려하다가마지막에기권표로돌아섰다.선언문발표이후에도순차적으로몇몇나라는동성애자들의인권을보호하기위해찬성쪽으로합류했지만,한국은아직제자리걸음이다.이문제가앞으로어떤흐름을타게될지는LGBT뿐만아니라이성애자들의인권의식에달려있다.동성애자인권은결국그나라의수준과향방을결정하게될것이므로.
버락오바마의투쟁:“미국에서게이로살수있도록”
동성애에관한한전세계의눈은미국을향해있다.1969년6월게이의성적자유를외친스톤월항쟁의본거지일뿐만아니라,게이의라이프스타일(패션,채식주의,건강한근육질의몸매,클럽문화등)을선도하고있어서다.게다가라틴아메리카등에서망명한동성애자를수용하고있으며,2015년마침내동성애자결혼을합법화했다.그래서이책의저자역시미국을가장먼저,광범위하게취재했다.
미국의35개주,약100여개의도시를대상으로조사하자,게이들(이책은특히게이를중점적으로다루는데,이는남성동성애자만을지칭하는건아니다)에게가장우호적인주는휴스턴,댈러스,오스틴이었다.과거에텍사스에서는동성애혐오가짙었다.그땐샌안토니오나휴스턴에서커밍아웃을하는게왕따를자처하는일이었다.그래서게이커뮤니티도조심스레활동했고,게이끼리모이는공간도드물었다.그러나이제는달라졌다.게이바가생겨나고,게이프라이드,LGBT영화제가열린다.현지의어떤교회는동성애자신자도받는다.
변화는물론어떤한사람에의해일어난게아니지만,LGBT인권과관련해서단연주목할인물은버락오바마전대통령이다.오바마는대통령직에오르자마자정부내각에동성애자인권개선을위한정책들을주문했다.동성애혐오자들이일으키는범죄,일터에서의차별,동성애자들의의료혜택등모든이슈에서적극적행보를이어갔다.2010년‘묻지도말하지도말라Don’task,don’ttell(미국성소수자의군복무와관련해자신이동성애자임을밝히지말라는제도)’의규율을과감히깨부수며클린턴정권의위선적인정책에종지부를찍었다.국제무대에서도오바마는2011년12월모든장관과연맹단체가외국에서일어나는동성애자인권유린사태에적극개입해문제를해결하도록회람문을발송했다.당시국무부장관이었던힐러리클린턴과함께오바마는에이즈바이러스보균자입국을금한기존미국법을철폐하고동성애자에게형벌을가하는사건에미국정부가우선적으로개입할거라고전세계에공표했다.이로써자연스레서양국가에서동성애자인권을개선하기위한화두로동성결혼합법화가떠올랐다.
이런오바마조차동성애를인정한다해도동성애자결혼까지법제화할필요가있느냐는게처음생각이었다.하지만인권감수성은주변사람과상황에의해점점예민해지는것이고,마침내주변동성애자들과그들을지지하는사람들로인해오바마의생각은바뀌기시작한다.
동성애자결혼합법화,뒷걸음질할수없는미국의역사
2013년6월,동성애자결혼법안이미국연방대법원심리에처음통과된후,투표결과동성애자결혼무효화가헌법에위배된다는판결이나왔다.LGBT운동의역사적인순간이었다.하지만모든주에서동시에합헌결정을인정한것은아니었다.심지어진보적인대법원판사루스긴즈버그조차“천천히신중하게인정해나가자”는입장이었다.그녀자신은동성애를찬성하지만너무급격한변화는역효과를일으킬수있다는우려에서였다(낙태합법화때유사한문제가발생했다).게다가이사안은혁명적인변화이니더욱신중해야했다.
2013~2015년이법안통과를둘러싸고,연방의회에서일반투표를실시하겠다고결정하자상황은복잡한양상을띠었다.찬성파와반대파의긴장관계로대규모국민집회가이어졌고,주마다인식격차는더벌어졌다.어떤주에서는동성애자결혼을인정한반면,다른주에선동거관계허용이상한선이었다.미국연방주50곳에서모두인정을받으려던이이슈는오히려미국을분열시키고말았다.
하지만해가지날수록동성애자결혼을반대하던보수당지지자들에게국민은등을돌리기시작했다.결국게이의역사는변화의길에올라섰고,오바마가재선에성공했을때동성애역사는한발더내딛게되었다.미국대법원은당사자가누구든모든형태의결혼을차별하지않고합법화하는여러판례를내놓으며동성애자결혼금지가위헌이라는것을다시한번입증해나갔다.2014년10월6일,미국대법원은동성애자의결혼이헌법에위반된다는판결을일단유보하다가세번의항소(제4순회법원,제7순회법원,제10순회법원)를거쳐동성애자의결혼을합헌으로인정했다.그결과오클라호마,우타,버지니아,인디애나,위스콘신주는동성애자의결혼을합법화했다.주연방의회의투표또는일반투표를거쳐이법이통과된주가하나둘계속늘어났다.2012년에는9개주였다가2013년에는13개주,2015년4월에는36개주로늘어났다.마침내2015년6월26일금요일,대법원의동성애자결혼합법화결정에따라인류역사는돌이킬수없는길로걸음을내딛게되었다.
‘우리가네덜란드보다뒤처져선안돼’
2008년5월17일,프랑스의동성애문제를담당하던라마야데장관은동성애혐오에반대하는세계의날을맞이하여LGBT단체들이모인자리에서중대발표를했다.“프랑스가동성애자차별법을폐지하는일에앞장서겠다”고선언한것이다.2008년5월말,해외주재프랑스외교관일동은긴급공문을받았다.‘LGBT관련자들을상대로한현지법조항과상황을보고하라!’각대사는마감일인6월13일이전까지장관에게보고서를제출하려고발빠르게움직였다.그들은형식적인내용이아닌운동가로서의면모를제대로보여주기위해애썼다.동성애자인권보호는당시프랑스의외교활동에있어서절대적인사안이었기때문이다.
파리가시발점이되어,2008년여름이후국제적으로동성애차별법폐지운동이가속화되었다.이어서브뤼셀에서는유럽국가들사이에협상이잇달아이뤄졌다.결국뉴욕에있는유엔본부에서도법적인효력을인정했다.6월10일,파리에서중대회의가열렸다.주재자는바로라마야데장관이었다.그자리에는프랑스대사들과외국의주요관계자들이함께했으며,그중네덜란드외무부장관도있었다.사실네덜란드가프랑스보다한발앞서게이의인권문제를해결해왔는데,어느새프랑스가빠른속도로그들을뒤쫓아오자,네덜란드는꽤나속이타들어갔다.네덜란드는유럽국가중에서도게이문제를해결하는데가장솔선수범한모범국가였기때문이다.
동성애자혐오발언을하는사람이오히려혐오대상이된세상
전세계적으로동성애자인권활동가중상당수는이성애자들이다.왜그들은이일에매진하는가?바로동성애자들이이성애자들과똑같이기본권리를갖는것이민주주의이념에부합하기때문이다.유럽과아메리카대륙에서그옛날자신이동성애자임을밝히는게불리했던시절이있었다면,이제는자신이동성애혐오자임을밝히는게불리한시대로접어들었다.즉얼마전만해도커밍아웃하는데위험부담이따랐다면,지금은대놓고동성애자를싫어한다고말하기어려워진세상이다.
“싱가포르에서게이의인권이개선되고있는건사실이에요.동성애자의인권이나아지는속도가동성애혐오보다훨씬더빠르게진행되고있어요.그이유는간단합니다.동성애혐오자들은한마디로시대착오주의자이기때문입니다!”싱가포르의‘플레이’라는게이클럽사장의이와같은발언은전지구적으로돌이킬수없는인권감수성을보여준다.
저자는특히아시아나이슬람국가및아프리카에서독재정권에맞서자기신념을굽히지않는운동가들의용기를보고이책을쓰게되었다.그들은체포,처형,협박,참수형까지도감당했다.지금도일부이슬람국가에서는동성애자임을인정하는게희생양을자처하는일이나다름없다.이런상황에서전지구적으로제시할수있는답변은바로‘근대화’와‘민주화’다.같은선상에서남아프리카공화국판사최초로게이임을커밍아웃한에드윈캐머런의발언은주목할만하다.캐머런은이책의인터뷰에서다음과같은발언으로마무리지었다.“LGBT의인권을개선하기위해어떻게접근하고해결책을찾는지가곧이나라의미래를결정하는중요한척도가될겁니다.”
동성애합법화:찬성,기권,반대국가
2008년여름,프랑스를필두로동성애자차별법철폐에대한유엔선언문을작성·발표할때최종8개국이함께했다.그주역은바로아르헨티나,크로아티아,프랑스,가봉,일본,노르웨이,네덜란드,브라질이다.선언문낭독은아르헨티나가맡았다.
이에맞서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이란은이슬람회의기구아래모여즉각반대활동을펼쳤다.1990년‘이슬람국가의인권선언문’을공표한이기구는코란에근거해선악을구분짓는데서벗어나개혁주의성향을띠었지만,동성애문제반대만큼은이들이강력하게표방하는이데올로기였다.이들은마침내유엔의선언문에맞서시리아를대표삼아반선언문을낭독했다.
한편68개국은찬성과반대어느쪽에도표를던지지않고기권함으로써중립을유지했다.중국,싱가포르,터키,인도,타이,베트남,러시아,대한민국,우크라이나가여기에속하며,동성애인권문제에앞서왔던남아프리카공화국도결국엔기권표를던졌다.서울,키예프,프리토리아는원래처음선언문이발표됐을때는동참의사를밝혔지만,나중에반선언문이발표된다는소식에초심을잃고말았다.
그러나2008년제네바선언문에서는15개국이추가로찬성입장으로돌아섰고(총85개국이지지한선언문으로여기엔르완다,몽골,바누아투가새로합류했다.하지만가봉은마지막에탈퇴하면서서명에불참했다),미국또한이후전면적으로동성애를인정함에따라동성애자차별법철폐는점점더힘을얻어가는추세다.
즉동성애인권에있어관건은법안통과다.법으로동성애자의결혼까지인정되어야만그들은인간으로서의기본권리를누릴수있게된다.하지만한발더나가보자.동성애가전면합법화된플로리다주올랜도의펄스클럽에서2016년6월,또다시동성애혐오자가총기를난사해49명이사망하고53명이부상을입었다.오늘날전세계의8개국에서는동성애자라는이유로사형을선고할수있으며,72개국은아직도동성애자차별법을바꾸지않은채로툭하면꼬투리를잡아그들을교도소로보낸다.가령인도에서도법이달라졌지만,혐오문화가바뀌진않았다.동양문화는여전히동성애를터부로여긴다.사회적가치,카스트제도,정략결혼,커밍아웃을했을때박탈당하는유산이나상속등여러요소가복잡하게얽혀있다.동성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