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는 생각한다 (개미에서 로봇까지, 복잡계 과학의 최전선)

무리는 생각한다 (개미에서 로봇까지, 복잡계 과학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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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개미, 병정게, 정어리, 찌르레기, 로봇에서
우리 뇌의 신경세포까지……
살아 있는 ‘무리’에는 의식이 있는가?

‘무리’를 통해 개체의 자유와 집단의 질서,
인간사회의 원초적 구조와 뇌의 원형을 파헤치다


‘무리에 의식이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무리를 신경세포의 무리로 치환해보자. 신경세포의 무리란 곧 뇌다. 의식은 뇌의 산물이라고 누구나 생각하겠지만, 단독으로 배양되는 신경세포는 의식이나 마음의 편린조차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천수백억 개의 신경세포가 집단이 될 때, 거기에서는 단순한 집단을 넘어서는 ‘의식’이 출현한다. (…) 각 개체가 다른 시간에 사는, 철저히 흩어진 집단에 의해 집단의 일관성을 만들어내는 역학에 내재하는 모순―수동과 능동의 비대칭성―은 드러나게 됨과 동시에 약해진다. 그 결과로 무리는 개체의 분방하고 제멋대로인 운동을 유지하면서 전체로서 명확한 조화를 이룬 채 진행한다. _본문
저자

군지페기오유키오

1959년생.도호쿠대이학부를졸업해같은대학교대학원이학연구과이학박사로있다.고베대대학원이학연구과지구혹성과학비선형과학전공교수를지냈고,현재와세다대이공학술원표현공학전공교수로있다.바이오컴퓨팅,인공지능,인지과학등폭넓은분야에서‘관측자와관측대상간의상호작용’‘수동적능동성과능동적수동성’이라는문제의식을바탕으로독자적인이론및모델을제안했다.지은책으로『무리는생각한다』『생명이론』외에『원생계산과존재론적관측原生計算と存在論的觀測』『산것과날것의철학いきものとなまものの哲學』『살아있는것의과학生きていることの科學』『시간의정체時間の正體』『생명일호生命壹號』등이있다.

목차

제1부의식과무리:‘사물’과‘것’의미분화성
1장찌르레기무리와뇌
2장개미가영어를알수있을까?
3장신체도식과신체이미지
4장스웜인텔리전스:무리의지능을다시생각하다

제2부동물의무리:개체의시점에서보는‘사물’과‘것’
5장버드안드로이드
6장자기추진입자
7장개량형보이드는무리를어디까지설명할수있는가
8장개체는무엇을보는가
9장스케일프리상관

제3부남병정게무리는고통을느끼는가
10장이리오모테섬에서시작하다
11장타조클럽모델
12장‘사물’과‘것’을공존시키는상호예기
13장남병정게는고통을참고물에들어가는가

제4부무리가만드는시계·신체·계산기
14장남병정게무리를해석하다
15장남병정게의상호예기
16장무리로제작한시계
17장무리의신체
18장남병정게계산기

제5부무리의의식:조건에서경험으로

후기
참고문헌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인공지능시대,무리를통해보는의식의최전선

의식이있다는것은무엇일까?그것의상태나구조를설명할수없다면인간은어떻게좀비와구분될수있을까?인간의형상을하고,흡사의식을가진듯이행동하며,감정을느끼고그것을표현한다고해서인간이라고할수있을까?누군가우리를두고“눈으로들어오는정보나귀로듣는음성이기계적으로처리되고조건반사적으로입술의근육이나성대를움직여서발성하고있는데지나지않는다”고말하며,의미도모른채“의미를알고분노를표명하고있다는음성을내도록만들어져있을뿐”인“의식이없는단순한세포의무리”일뿐이라고한다면,다시말해우리를좀비로정의한다면우리는우리의식의존재를어떻게증명하고이에반박할것인가?인간을인간이게끔하는고유한의식은어떻게규명해낼수있을까?
한국에소개되는군지페기오유키오의두번째저작인『무리는생각한다:개미에서로봇까지,복잡계과학의최전선』은의식의문제를복잡계과학으로다룬다.단독으로배양되었을때는의식이나마음의편린조차보여주지못하는신경세포가수천억개의신경세포집단이될때,바로거기서단순한집단을넘어서는의식이출현한다.바이오컴퓨팅,인공지능,인지과학등폭넓은분야에서독자적인이론과모델을제시해온군지페기오유키오는‘무리’라는개념을통해연구실의개미에서바닷가의병정게,컴퓨터그래픽과로봇에이르기까지다양한연구사례를소개하며의식의문제를파헤친다.


무리의지능을다시생각하다
-의식의기원이란무엇인가에답하며

무리에서의식을발견할수있는가?이질문의열쇠는동물무리에서사물과것의분화및융합과정을발견하는데있다.떼를지어나는찌르레기를보며전체로서의그들‘무리’에의식이있다고생각하기는쉽지않다.그러나신경세포의무리인뇌에의식이있다는데는의심의여지가없다.저자는이러한양쪽의판단이모두집단적의식의존재에대한소박한신념에의해서생겨난안이한판단이라고지적한다.의식의상태와구조에관한근거가없다면,의식의있고없음에대한판단도그만큼부주의하고자의적으로이루어질위험에노출되기쉽다.이러한의식문제를설명하기위해군지페기오유키오는‘사물’과‘것’의개념을소환한다.우선사물은외부에서조작이가능하다.것은내부에서경험될수밖에없다.사물은양적이다.것은강도剛度로서이해된다.사물은삼인칭적·객관적개념이며것은일인칭적·주관적개념이다.사물은대상화할수있지만,것은대상화가불가능하다.이렇게보면의식이나마음은사물이기도하고,것이기도한양의성을지니게된다.그렇다고할때사물화의폭력성이라는독단은막을수있는것일까혹은필요악인것일까?저자는의식을정의하는문제의근간을파악하기위해동물개체무리를들여다본다.
찌르레기나개미등동물무리를보면의식과같은의사결정메커니즘이있는듯하다.인간과같다고는할수없으나기계라고도할수없는.바닷속을헤엄치는정어리무리를촬영한방송다큐멘터리를예로들자.무리의움직임과개체의행동을보면,무리의구성요소인개체는전체와분리되어있지않다는것을알수있다.무리에서떨어져나온약한개체를몇마리의정어리가밑에서떠받치며헤엄을돕는다.약한개체와나란히헤엄치던정어리들은일정깊이에이르러서는함께헤엄치기를멈추고다시무리에합류한다.그렇다면개개의정어리에게는모종의사회성(원생적사회성)이존재한다고할수있을까?저자는곰개미나아르헨티나개미,고동털개미를가지고그들의응집패턴을실험한뒤,전술한‘사물과것이괴리된다’는관점을수정한다.의식의생성과기원은답할수없는불가사의한문제가아니라,사물과것의양의성이서서히발전되고형성된것이라고말이다.여기서독자는이책의중요한질문이자군지페기오유키오가줄곧관심을가져온‘수동적능동성’과‘능동적수동성’의문제를마주하게된다.즉,개성을가진개인으로서우리의마음은기능적전체의일원으로서우리의마음은공립하고,끊임없이상호작용하며뒤섞이고혼효한다.


개체의자유와집단의질서
-수동적능동성과능동적수동성

“어서오십시오”나“도와드릴까요?”처럼우리가흔히쓰고듣는말가운데도능동적수동성의단적인예가있다.이말들에담긴마음은수동적이면서도적극적이다.자신이먼저능동적으로행위하지는않으나,시켜주기를상대에게요청한다.다른사람의행동을능동적으로재촉해결과적으로스스로를수동자로만드는것이다.
‘타조클럽’이라는일본의유명한콩트는이러한상황을잘보여준다.가쓰히로,지몬,류헤이세사람은열탕앞에서있다.세사람중열탕에들어가고싶은사람은아무도없지만,누군가한사람은들어가야한다.우선리더인가쓰히로가손을들고나선다.그러자이인자인지몬도‘네가하면나도한다’라는기세로손을든다.이렇게되면혼자남은류헤이도손을들지않을수없다.즉,손을들도록강요받은류헤이는떨떠름하게손을든다.이때가쓰히로가손을내리며말한다.“그럼,들어가시죠.”이렇게류헤이를탕에들어가게끔추동한가쓰히로와지몬은능동적수동자가되고,억지로탕에들어간류헤이는수동적능동자가된다.즉능동과수동은양자택일의문제가아니며,개체의자유는이처럼집단의질서와상호작용함으로써수동적능동성과능동적수동성을연쇄적으로계승한다.이로부터상호예기모델을도출가능하다.다시말해,무리내부의개체는“서로상대의움직임을사전에예기하고,주위소집단의운동경향을파악해서로양보하여충돌하지않도록다른장소를선택해이동한다.”이때모든개체는분포에따라리더인가쓰히로가될수도,이인자인류헤이가될수도,혼자남은류헤이가될수도있다.
사물과것을엄격히구별하면서동시에양자를혼동하는것도가능한상태를상정할때무리의의식은개체의자유와하나의전체성이혼효하는상태를더잘보여준다.즉,무리속에서보이는다양한개체의자유로운움직임과그들사이의격렬한난류,그리고집합적전체와는다른하나의‘기능적’전체로서의무리를발견할수있다.2008년11월군지페기오유키오는남병정게무리를만날수있는이리오모테섬으로향한다.물가를따라이동하며,서로밀어내고흩어졌다다시모이기를반복하고무리가되어수로를건너는渡河남병정게를관찰하며그는“하나의생물처럼전체로서의기능을갖고운동”하는무리를발견하게된다.그는계속되는상호예기네트워크모델설계와미분화성관측,시간발전과속도동조,상전이실험을보이드,소라게등다양한피실험체를통해진행하며그구체적인양상을탐구한다.
이책의절반이상은각각의실험들이어떻게설계되었는가,그에내포되고상정된개념과의미는무엇인가,실제실험에서나타난양상은어떠한가,그로부터도출할수있는결론은무엇인가,또한그결론을통해과거의모델을어떻게재검토할수있는가를설명하는데할애돼있다.자칫복잡하게느껴질수있는이러한과정을상세히기술한까닭은,그하나하나의단계들이의식의기원과구조를설명하는각각의요소이자단계가되기때문이다.또한여기서저자가상정한무리모델구상의전제는“무리가하나로모여운동하기위해서는모든개체가진행속도를맞춰개체의다양성을희생할수밖에없다”는가정이다.이같은개체의자유와집단의질서의관계는인간사회에서도확인된다.
“통상개체의자유와사회로서내리는하나의의사결정을양립시키기는어렵다.이것은딱히동물무리에만한정된이야기는아니다.인간사회에서도,한사람한사람의개성을모두인정하는것과사회를하나의조직으로서정리하는것을양립시키기는어렵다.‘다양성이중요하다’고주장하기는쉽지만많은경우의견집약을위한허용범위,상정범위가설정되고그이외의것은배제된다.제각기다른개성을인정한다음,전체로서수미일관된의사가실현되는합의방법이인간사회에서는거의발견되지않는다.멸사봉공을강조하는전체주의와전체가의사를결정하는능력을최소화하려는아나키스트사이를어떻게든중재해서조정하는민주주의가계속유지되고있다(164-165).”

또한저자가설계한상호예기모델과여러실험을통해우리가확인할수있는바는,의식이‘경험되는사물’이라는사실이다.무리란‘경험되는현상’인동시에역으로‘경험될수밖에없는의식’이기도함을발견하는것이다.
“일반적으로개체의자유와개성은사회의규범이나질서와단적으로모순되는듯여겨진다.그러나실은모종의일관성을만들려는역학속에이미어떤종류의모순이내포되어있는것은아닐까.오히려이역학에서끊임없이일탈하려고하는개체의자유,개성이야말로결과적으로사회성을실현하는것은아닐까.최종적으로우리는그러한이미지를생물의무리속에서발견한다(240).”
개체의분방하고제멋대로인운동을유지하면서도,전체로서명확한조화를이룬채진행하는무리는인간의의식,인간사회의구조와도닮아있다.요컨대‘무리는생각한다’―혹은이책의원제인‘무리는의식을갖는다群れは意識を持つ―라는명제는인공지능이담지하는과학적으로정의가능한의식세계에서우리자신으로하여금의식의기저라고할수있는뇌의신경세포무리에대해서뿐아니라,자아와타자의끊임없는상호예기를통해형성되는무리라는현상,사회를이루는개체로서우리자신과우리가속한사회의전개양상까지도생각해보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