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 거절당한 정부

임정, 거절당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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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국제사회로부터 정부로서 승인받지 못했는가?
열강, 특히 미국과 조선 민중 사이의 현격한 인식 격차에 대한 연구 내용을 담은 『임정, 거절당한 정부』. 1919년 3.1혁명으로 ‘전 국민의 위임을 받아 조직’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고 귀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도 불승인된 정부였고, 귀국해서도 임정은 민중의 열렬한 승인의 갈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적으로 정부가 아닌 독립운동 지도자들 중 유력한 인물들로만 간주되었을 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왜 임정은 승인받지 못한, 처음부터 끝까지 ‘거절당한 정부’였는가에 대해 살펴본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을 중심으로 임정 승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유럽 8개국의 런던 망명정부와 ‘자유프랑스’ 사례를 2장에서 살펴본다. 3장에서는 미국의 전후 질서 구상과 기획을 따로 정리했다. 특히 미국만 별도로 살펴보는 이유는 다른 열강과 비교해 제2차 세계대전 참전 때부터 미국은 전후 세계 질서를 기획해왔고, 또 이미 그 당시부터 실질적인 글로벌 초강국으로 등장했던 터라 전후 구상에 있어 미국의 규정력은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4장에서는 미국, 영국, 중국, 소련, 프랑스의 임정 정책을 국사편찬위원회가 편찬한 《대한민국임시정부자료집》(2005~2011)에 수록된 각종 외교 기밀문서를 통해 살펴본다. 5장은 현대 국제법상에서 승인에 대한 이론을 일반론적으로 다룬 뒤 임정 불승인으로 인한 우리의 외교적 이해 대변상의 실패를 짚어봤다.
저자

이해영

서울대외교학과및동대학원을졸업한뒤독일마르부르크대학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서울대지역종합연구소특별연구원을거쳐한신대국제관계학부교수로재직하고있다.
서양정치사상과국제정치경제전공자로서마키아벨리,그람시,슈미트,하버마스등에대한강의를하며,국제통상,특히한미관계를주연구분야로삼고있다.최근에는오리엔탈리즘과지정학연구에힘을쏟고있다.박사학위논문으로『그람시와하버마스:시민사회,생활세계그리고정치』를출간했고,저서로『독일은통일되지않았다:독일통합10년의정치경제학』『낯선식민지,한미FTA』가있다.그외에『한미FTA,하나의협정엇갈린‘진실’』『1980년대혁명의시대』『한미FTA국민보고서』『한미FTA는우리의미래가아닙니다』등에공저자나편저자로참여했다.주요논문으로「칼슈미트의정치사상:‘정치적인것’의개념을중심으로」「역사문제와‘동맹의논리’:‘아미티지-나이보고서’를중심으로」등이있다.
한신대국제평화인권대학원원장,21세기정치학회이사를역임했고,한국안보통상학회,국제지역학회부회장을맡고있다.산업통상부,국회상임위,국회입법조사처등에서도오랫동안자문을해왔으며,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스크린쿼터지키기영화인대책위,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투기자본감시센터,참여연대,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KNCC,국제통상연구소등여러시민단체에서활동했다.

목차

책머리에

1장서장
2장제2차세계대전중런던망명정부와‘자유프랑스’승인문제
3장미국의전후구상과임정
4장열강과임시정부승인문제
4.1.중국국민당정부와임정승인
4.2.미국과임정승인
4.3.영국과임정승인
4.4.자유프랑스와임정승인
4.5.소련과임정승인
5장임정승인,국제법대국제정치
맺는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스스로자신을대변할수없어
다른누군가에의해대변되어야만했던임정

강대국파워폴리틱스powerpolitics라는‘악마의맷돌’
한복판에던져진대한민국임시정부!
이책은미국과조선민중사이의현격한격차에대한연구다

“임정의기나긴항쟁사는강대국의권력정치라는
‘악마의맷돌’에갈아뭉개져이제그흔적을
찾아보기힘든지경이되었다.”

가슴아프고원통한하나의에피소드를보자.1945년11월19일대한민국임시정부김구주석은웨더마이어주중미군사령관에게편지를보냈다.그편지는“나와최근까지충칭에주재했던대한민국임시정부요원들이항공편으로입국하는것과관련하여나와동료들이공인자격이아니라엄격하게개인자격으로입국이허락되었다는것을충분히이해하고,그것을확인하는바입니다”라고말하고있다.1919년대한민국임시정부가수립되고26년이라는세월이흘렀지만,패전국일본을쫓아낸그자리로돌아올때임시정부요원들은‘공인’이아니라‘개인’자격으로입국이허용되었다.이것이의미하는바는‘대한민국임시정부’가국제사회로부터하나의정부로서인정을받지못했다는다소충격적인사실이다.
이해영한신대교수가펴낸『임정臨政,거절당한정부』는왜대한민국임시정부가국제사회로부터정부로서승인받지못했는지를각국의내부문건을통해철저히파헤치고있다.알다시피대한민국임시정부는3.1운동의직접적인결과다.집회횟수1542회,집회인수202만3098인,사망자수7509인,부상자수1만5961인,투옥자수4만6948인…….임정은그러므로실로거족적반일항쟁에서표출된전인민적의사의위임을받아수립된것이다.하지만1919년3.1혁명으로‘전국민의위임을받아조직’된대한민국임시정부는제2차세계대전마지막순간까지그리고귀국행비행기에오를때까지도불승인된정부였고,귀국해서도임정은민중의열렬한승인의갈채에도불구하고국내외적으로정부가아닌독립운동지도자들중유력한인물들로만간주되었을뿐이다.이책은따라서열강,특히미국과조선민중사이의현격한인식격차에대한연구라할수있다.간단히말해왜임정은승인받지못한,처음부터끝까지‘거절당한정부’였는가에대한책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의성격

임정은대한제국의황제혹은핵심권력자가일제군대의불법적인‘위협이나무력사용’을피해중국으로망명해새롭게정부를구성한것이분명아니다.단지정치적으로유력한망명인사들이3.1운동의성과를계승한새로운차원의독립운동을위해집결했고,국호를대한민국으로정하고임시헌법등정부의요건을마련해대외적으로정부수립을선포한것이다.외적의침략이나내부의혁명등급변사태로인해정당성을갖춘적법한정부가일시적으로권력행사의장소를이전하는것과는분명차이가있다.

임정이국제법적승인에매달린이유

이때문에라도국제법적승인recognition은임정계독립운동노선의핵심중하나로자리잡았다.이를위해임정은상하이시기는물론이고특히나충칭시기에거의모든역량을투입했다.여기에는열강의승인을통해부족한대표성을보완하고자하는의도도있었지만,특히열강의재정및군사적지원을절실히필요로했다는점도있었다.지금까지임정승인문제를다룬선행작업들이없지않으며다들언급하고있는주제임은분명하다.하지만이책에서는연구대상을좁혀본격적으로승인문제에만집중한다.
저자는제2차세계대전기간을중심으로임정승인문제를다루고있다.이를위해우선유럽8개국의런던망명정부와‘자유프랑스’사례를2장에서살펴본다.3장에서는미국의전후질서구상과기획을따로정리했다.특히미국만별도로살펴보는이유는다른열강과비교해제2차세계대전참전때부터미국은전후세계질서를기획해왔고,또이미그당시부터실질적인글로벌초강국으로등장했던터라전후구상에있어미국의규정력은압도적이었기때문이다.4장에서는미국,영국,중국,소련,프랑스의임정정책을국사편찬위원회가편찬한『대한민국임시정부자료집』(2005~2011)에수록된각종외교기밀문서를통해살펴본다.5장은현대국제법상에서승인에대한이론을일반론적으로다룬뒤임정불승인으로인한우리의외교적이해대변상의실패를짚어봤다.

미국의전후구상에서‘임정’의자리는없었다

결론부터말하자면눈물겨운임정의국제인정투쟁은결국좌절되고말았다.상하이임정수립으로부터26년,1910년병합으로부터35년,외교권을상실하고사실상식민지화된을사조약으로부터따지면40년이다.이쯤되면‘해방될줄몰랐다’는변명이아주틀린말은아닐지도모른다.임정의독립투쟁노선,특히그승인에목매는외교노선에대해서는비판이있을수있다.그청원請願주의적인방식말이다.결국열쇠는미국이쥐고있었다.미국은독립을승인했지만그독립도즉각적인것이아니라일정한국제공동관리하의군정을거친후에어쨌든독립을시켜주겠다는것이었다.심지어미·영은프랑스에대해서조차군정을구상하고있었다.그럼에도임정은끊임없이승인을간청했다.그러나미국은아무리계산해도임정을승인해줌으로써얻을실익이눈앞에보이지않았다.특히임정승인을통한‘군사적’실익,대륙의반일전선에서균형추를움직일만한실력이임정에겐없었다.그것이핵심이었다.
임정승인문제는국제‘법’적이라기보다,국제‘정치’적인것이었다.그나마그시대의국제법은철저히국가중심적인것이었다.미·영이드골의프랑스임시정부를정식으로승인했던이유는파리에입성한드골이실력,곧힘을획득하여승인말고는더이상다른방법이없었기때문이다.

중국의역할과그한계

이런상황에서‘동아의영수’를자처하던중국은일찌감치미국에주도권을내주고눈치만살피는형세였다.미·영보다먼저임정을승인하겠다는구상이없었던것은아니다.그러나연합국의지원없이중일전쟁을끌어가기도벅찬현실에서미·영보다먼저임정을승인하는것은무모한일이었다.특히소련의남진이무엇보다두려운현실이었다.중일전쟁도벅차고심지어세력을확장해가고있는중국공산군과의국공내전까지염두에둔다면운신할공간이별로없었다.임정에‘공동작전단체’,즉국제법상으로‘교전국’의지위를부여할구상이제기되었고,임정을조선‘민족해방위원회’로개조할구상도없었던것은아니지만이미국민당정부가이를관철할힘은없는상황이었다.

인민자결권으로본임정의국제법적위상

만약2차대전후국제법의본질적원칙이된‘인민자결권self-determinationofpeoples’등으로살펴보면망명정부에더높은지위를부여하는것이가능해진다.자결권원칙에의거하여모든인민은외부의간섭없이자신들의정치적지위를자유롭게결정할권리를갖는다.그래서민족해방단체에의한독립주권국가선언은당연히인민자결권의유효한행사로간주된다.
현대국제법의확립된법리이자강행규범으로서인민자결권원칙을임정에소급적용하는것은다툼의여지가있을지모른다.그러나일종의사유실험thoughtexperiment은전적으로우리의선택이다.임정혹은임정을포함한민족해방단체를유엔혹은그에상응하는국제기구가‘인민의정당한유일대표’로승인하는것은어려운일이아닐터이다.그리고당시조선인민들의‘자유롭고진정한의지’를확인하기위한국민투표를일제가폭력적으로저지할것이명백하다면이해방단체는해외에서조선의주권적독립국가를선언할수있고,이때이선언은인민자결권의정당한행사로간주된다.그리고여기에동의하는국가들이이민족해방단체를조선인민의정당한망명정부로법적·사실적으로승인하는것은문제가되지않는다.예외없는강행규범으로서의인민자결권이라는현대국제법의법리만으로도임정은‘조숙早熟한’민족해방단체였다.

‘법’이아니라‘정치’였다

임정에대한미·영·중·소등의국제법적불승인은정치적측면이주요인이다.물론그내적요인만을보자면가장기본적인원인은임정의실력,특히군사적실력에서찾는게맞을것이다.그러나그보다본질적인것은미국의전후구상,곧신탁통치안이었다.물론여기에당대의철저한국가중심적국제관계와더불어보수적이고경직된국제법해석이라는외피도어느정도작용했다.현대국제법의시각에서보면미국의신탁통치안은‘인민자결권’이라는국제법적‘강행규범’을현저히위반한것이었다.
하지만불승인이임정을폄하할근거가되지는않는다.이를근거로‘1945년건국설’을주장하는것은더더구나과도한것이다.왜냐하면‘건국’의본질은‘법적인것’이아니라‘정치적인것’으로,그것은인민의집단적자유의지의표출에달린것이기에해외의승인은단지하나의,물론중요한필요조건이상은되지않는다.임정은합법성Legalit?t이아니라정당성Legitimit?t이라는코드로읽혀야한다.3.1혁명의정당한계승자로서임정은그래서무능한왕정을대체할새로운공화정을통한인민의집단의지실현에커다란장애가되는제국주의의극복,곧민족해방을선도적으로영도했다는것에가장큰의의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