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고시대를 걸어 나오며 (중국 고대 문명의 기원에 대한 탐색 | 양장본 Hardcover)

의고시대를 걸어 나오며 (중국 고대 문명의 기원에 대한 탐색 | 양장본 Hardcover)

$39.18
Description
‘의고擬古’를 넘어 ‘석고釋古’로
중국 고대 문명에 대한 리쉐친 학문의 집대성
하·상·주 단대공정을 총 지휘한 중국 석학의 광대무변의 학술 세계
리쉐친은 어떤 학자인가

이 책은 1992년 베이징대학에서 개최된 한 학술좌담회에서 시작된다. 저자 리쉐친 선생은 이 좌담회에서 의고시대를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리링李零과 웨이츠魏赤가 이를 정리하여 『중국문화』 1992년 제2기에 「‘의고시대’를 걸어 나오며」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는 당시 학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같은 이름의 저서를 발간하기에 이른다. 이 책은 중국 고고학과 고문자학의 대가 리쉐친 교수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집필한 논문 50편으로 구성되었다. 크게 중국 고대 문명의 기원, 상고 시기의 우주론cosmology, 도철문의 변천, 중원과 변경 지역의 문화 교류, 초기 중국과 외국의 관계로 나눠 상나라 이전 중국 고대사의 실체를 탐구하고 있다.
저자

리쉐친

1933년중국베이징에서태어나칭화대철학과를다녔다.1952년중국과학원고고연구소(현중국사회과학원고고연구소)를거쳐1954년중국과학원역사연구소(현중국사회과학원고대사연구소)로옮겼다.이후연구보조원,연구원등을거쳐1985~1988년역사연구소부소장,1991~1998년역사연구소장을역임했다.리선생은주로중국문명초기부터한대까지의역사문화연구에힘을쏟았으며문헌과고고학,출토문헌연구성과를상호비교해서정리하고후세에전하는일을과업으로삼았다.문헌학,문자학,고고학등여러영역하나소홀히대하지않고종합적으로초석을다져나갔다.1996년하·상·주단대공정총책임자를맡아현장을지휘했다.2004년부터칭화대역사학과교수로재직하면서국제한학연구소소장도지냈다.중국사회과학원학술위원회위원,전국정협위원,국무원학위위원회위원,영국케임브리지대객원교수,미국UC버클리객원교수등을역임했다.
지은책으로『은대지리간론殷代地理簡論』『고문자학초계古文字學初階』『중국청동기개설中國靑銅器槪說』『비교고고학수필比較考古學隨筆』『간백일적과학술사簡帛佚籍與學術史』『의고시대를걸어나오다走出疑古時代』『고문헌총론古文獻叢論』『사해심진四海尋珍』『동주와진대문명東周與秦代文明』『다시쓰는학술사重寫學術史』『중국고대문명10강中國古代文明十講』등이있다.
제1회한어인문학술공로상을받았고,2014년세계중국인국학상공로상을받았으며2019년2월향년86세의나이로별세했다.

목차

자서
1994년판후기
1997년수정판발문
최신판출간이후

도론의고시대를걸어나오며?학술좌담회기조연설문
1.고고와사상문화연구
2.두고고학적증거
3.학술사의재인식
4.고서의새로운증명:갑골금문
5.고서의새로운증명:간독백서
6.결어:의고시대를걸어나오며

제1장고대문명을논하다
1.중국고대문명의기원
2.고사,고고학및염제와황제
3.고본『죽서기년』과하대사
4.상대사와갑골학연구전망
5.하·상·주는우리에게서얼마나멀까?
6.천하의중심
7.『주역』에관한몇가지문제
8.서양의중국고대연구새경향

제2장신비한고옥
1.량주문화옥기와도철문의변화
2.량주문화옥기부호
3.지슬러옥종의신비
4.한산링자탄옥귀·옥판
5.홍콩다완에서새로발견된아장과이를둘러싼문제
6.태보옥과와강한의개발

제3장새로운고고발견
1.시수이포용호묘龍虎墓와사상四像의기원
2.얼리터우문화의도철문동식
3.상말주초의다천과
4.극뢰·극화의몇가지문제
5.훙퉁팡두이촌에서발견된갑골문에대해다시이야기하다
6.싱타이에서새로발견된서주갑골문
7.사밀궤명문에기록된서주의중요한역사적사실
8.싼먼샤괵묘의발견과괵국사
9.이먼촌의금기·옥기문식연구

제4장중원이외의고문화
1.다채로운고대지역문화
2.중원이외지역청동기연구의몇가지문제
3.싼싱두이와촉국고사전설
4.「제계」전설과촉문화
5.우禹가석뉴에서태어났다는전설의역사적배경
6.상문화가어떻게쓰촨에전래되었는가
7.싼싱두이도철문의분석
8.신간다양저우상묘商墓와관련된몇가지문제
9.풍부하고다채로운오문화
10.의후오궤의사람과땅
11.안후이남부의청동문화
12.레이구둔에서출토된준과반의성

제5장국외문물정리
1.침각문삼각원과및기타
2.선궤鮮?에대한초보적연구
3.초왕웅심잔과그관련문제
4.고경의인연
5.아프가니스탄시바르간에서출토된한나라동경
6.한국김해에서출토된전한동정
7.역力·뇌?와외날따비踏鋤
8.일본이사와성유적지에서출토된『고문효경』에관한논의

제6장계속해서보이는새로운지식
1.량주문화와문명의정의
2.상주청동기와문화권
3.양현판바에서출토된동아장등의문제를논하다
4.이방을재차논하다
5.진봉니와진인
6.상대이방의명호와유력족씨
7.청구에서출토된두뇌?의명문연구
8.루이타이칭궁대묘의묘주에관한추측
9.초백서중의여와를해석하다
10.?양솽바오산한묘묘주에관한추측
11.신고·의고·석고를말하다
12.『의고시대를걸어나오며』에대한몇가지설명


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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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책에서말하는‘의고시대’는19세기청말부터시작되어20세기초구제강을필두로하는이른바‘의고파’의역사적인식이풍미하던시기로,당시사람들은서양의지식을구하면서중국고대역사를포함한전통관념에의심을품고비판하는태도를취했다.이러한의고사조는중국뿐만아니라중국을연구하는외국학계에도큰영향을끼쳤다.외국학계일각에서중국의‘하夏’를부정하고,갑골문이본격적으로나타나기시작하는상나라말기인쉬殷墟시대부터역사시대로인식하는것이바로그대표적인영향이라할수있다.리쉐친선생은의고사조가사상사적관점에서봉건적사상의그물을찢어버리는데는공을세웠으나,중국의고대사와고대문화를심하게부정하여고대역사문화의공백을초래한한계가있다고평가했다.그러나그‘장벽’을극복하기란쉽지않았다.
그러던중,1992년어느날저자리쉐친은의고사조라는장벽에선전포고를날리고말았다.어떻게보면갑작스러운행보로비쳐질수도있지만,당시시대적·학술적배경을통해봤을때예상가능했던시나리오라할수있다.
먼저,시대적으로보면‘중화민족주의’가강조되던시기였다.중국의‘인민’을통합하는이데올로기로작용했던사회주의가개혁개방을맞아그힘을잃어가고있던시기,중국은이를대체하여‘인민’을통합할새로운이데올로기가필요했고,이를‘중화민족주의’에서찾은것이다.이는페이샤오퉁費孝通을거치면서‘중화민족다원일체화격국中華民族多元一體化格局’이라는구호로제창되었는데,공교롭게도의고사조에대한리선생의선전포고는바로그구호와내용적으로밀접한관련이있었다.
학술적으로보면,중국은1928년인쉬발굴부터당시까지60여년을거치면서수많은고고학자료를축적해왔다.또이러한학문적축적을통해중원중심의일원론적문명발생론을지양하고,각지방의문화가서로영향을주고받으며공동으로발전해나갔다는쑤빙치蘇秉琦의‘구계유형론區系類型論’은중화문명의다원일체적발생론을주장할수있는이론적토대가되었다.이책을천천히읽다보면이러한시대적·학술적배경에서결코자유롭지못하다는것을알수있다.이는특히제4장「중원이외의고문화」에잘드러나있다.
이책을번역한역자이유표는이와관련하여저자리쉐친과짧게토론한일이있다.서주금문에보면‘촉蜀’이라는지명이나타나는데,역자는석사논문을쓰면서이를현재쓰촨지방을가리키는‘촉’이아닌,현산둥성지역에있었던것으로추정되는‘촉’땅으로해석했다.당시리쉐친선생은그석사논문의평가위원이었는데,역자에게평가서를주면서당신이생각했을때촉은쓰촨의‘촉’이고,그에대한증거는충분하다고했다.그때역자는‘촉도난蜀道難’을언급하며중원과촉의교류가쉽지않았을것을강조했고,리선생은당신이쓴몇편의논문을소개해주며천천히읽어보라고했다.그중몇편이바로이책에수록되어있다.이부분에서리선생은“중국고대의전설이역사적사실을바탕으로이뤄졌다는것을설명할수있다고생각한다”고했다.그러면서또“물론전설을연구할때에는반드시신중해야한다.그래야견강부회를피할수있다.전설을자의적으로인용해고고문화와대조하는것은아주위험한일이다”라고강조했다(361~362쪽).
하지만자가당착적인면도있다.세계적으로인정을받지못하고있는‘하’는물론심지어순임금의나라라고알려진‘우虞’까지포함시켜‘우하상주’라일컬은부분이눈에띤다.또전설속의‘우禹’가지금의쓰촨성원촨에있었던석뉴에서태어났다는것을증명하기위해수많은사료를인용했지만,사료자체에대한신뢰성비판은결여되어있다.마찬가지로고대촉과중원이밀접한관련을맺고있었다는전설을해석하기위해,검증되지않은또다른전설과문학작품을가져다쓰고,그것이싼싱두이와관련이있는것처럼해석하는것또한리쉐친선생스스로강조했던‘의론’과다소모순이있어보인다.이는독자들이신중히검토하고비판해야할부분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이러한모순이그의학문적위상에결코영향을주는것은아니다.오히려중국내적으로는이를계승발전시킨측면이있다.리선생의‘의고시대’에대한선전포고는‘하상주단대공정’(1996~2000)및‘중화문명탐원공정’(2001~2015)이라는중국중앙정부가추진한프로젝트로계승되었다는점이이를설명해준다.
저자리선생은‘하·상·주단대공정’을진두지휘했다.이는정확한중국사연표의기점이되는‘공화원년(기원전841)’이전의연표를세우기위해시작된프로젝트로,당시축적된역사학,고고학,문자학은물론천문학과화학적지식까지동원하면그리어렵지않을거라고여겼을것이다.그과정에서기존과비할수없이많은자료가나왔다.그러나모래사장만한모자이크판에,모래알몇줌을더할뿐으로,오히려연구자들을혼란에빠뜨리고말았다.학제간연구또한방법론은좋았으나그응용은쉽지않았다.예컨대기원전1500년부터105년까지의월삭과윤년등을정확히복원한장페이위선생의『중국선진사역표』는연구자들이반드시갖춰야할공구서이지만,이를서주금문및전래문헌에보이는천문현상이장페이위의『중국선진사역표』에맞출수있을정도로정확한기록인지는알수없다.따라서단대공정에서는한달정도오차범위를두어서주금문에보이는월상을장페이위의『중국선진사역표』에맞추어정리하기도했다.이는대부분의60갑자가오차범위안에들어오면서사실상과학적인조각맞추기가아닌주관에의해조각을맞추는꼴이되어버렸다.
이처럼야심차게시작한‘단대공정’은기원전2070년부터시작되는하·상·주연표를새롭게반포했으나,외국학계는물론심지어중국내부학자들의신랄한비판을피할수없었다.결국정식보고서출간은계속미뤄지면서‘용두사미’로끝을맺고말았다.이러한‘단대공정’의실패는“우리는아직‘의고시대’에살고있다”는비판으로이어졌고,리쉐친의좌절로비춰지기도했다.
그러나리쉐친은그이후로도활발한학술활동을펼치며꾸준히논문을발표하고,또이를묶어책으로발간했다.그리고학계의여러비판을수용하면서,학문적으로끊임없이도전했다.그도전의화룡정점이바로이른바‘청화간淸華簡(정식명칭은칭화대학소장전국시대죽간淸華大學藏戰國竹簡)’의정리라할수있다.
‘청화간’은2008년7월칭화대가입고한전국시대죽간으로,수량면에서약2400매에달한다.그때부터지금까지모두8책이출판되었는데,아직도출판을기다리는죽간이수두룩하다.리선생은이책에서『주역』과관련된자료,『상서』『죽서기년』류의새로운자료의출현을기대하는모습이역력했는데,바로이‘청화간’속에리선생이출현을고대하던자료들이모두다들어있었다.죽간을하나하나직접눈으로보고,손으로정리하면서,리선생이느꼈을학문적희열은가히짐작하고도남는다.
그러나애석하게도리선생은청화간의완간을보지못한채우리곁을떠났다.리선생은상대의비판을겸허히받아들일줄알았다.비록관점이다르더라도그논점과방법론에설득력이있으면,먼저그점을인정하고동등한입장에서토론을진행했다.학계에대한자신의공과또한너무도잘알고있었고,그틈을메우기위해항상연구에매진했다.이는범상한연구자로서는결코범접할수없는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