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바다, 프리다이버

깊은 바다, 프리다이버

$18.75
Description
인간의 한계를 확장하는 프리다이버와 바다 속 동물들이 함께하는 황홀하고 압도적인 생명의 춤!
장비 하나 없이 바다 한가운데 뛰어들어 심연 아래로 사라지는 사람들. 90미터 해저까지 내려갔다가 미소를 띠고 올라오는 그들은 맨몸으로 바다와 뭍을 거침없이 넘나드는 프리다이버들이다. 『깊은 바다, 프리다이빙』은 저널리스트 제임스 네스터가 몸소 프리다이버가 되어 전 세계 수많은 프리다이버와 과학자를 만나 바다와 그 안에 간직된 인간의 가능성을 탐사한 기록이다.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단지 수영을 할 줄 안다는 이유로 그리스 남부 칼라마타에 취재를 나가게 되었다. 세계 프리다이빙 챔피언십이 프리다이빙의 ‘프’ 자도 모르던 그에게 주어진 미션이었다. 숙소에 도착한 저자는 프리다이빙 규칙과 스타 선수들을 구글링하며 하루를 보냈다. 잘 모르는 경기지만, 어려울 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이튿날, 경기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것들로 가득했다.

대부분의 선수는 전신 마비가 오거나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보통 사람들이, 심지어 과학자들도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깊이까지 잠수를 시도한다. 죽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스포츠로 보일 지경이다. 그런데도 취재를 마치고 샌프란시스코의 집으로 돌아온 저자의 머릿속은 며칠이 지나도록 프리다이빙이라는 다섯 글자로 가득했다. 그길로 그는 프리다이빙에 대해 더 알아가고, 점점 더 그것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머리와 펜끝으로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알려지지 않은 프리다이빙의 세계를 파고들며 과학의 이단아 같은 연구자들과 익스트림 스포츠에 몸을 던진 선수들 틈으로 들어가 몸을 적신 저자는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엄청나게 정교한 의사소통을 주고받는 고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정확히 수직으로 헤엄치는 상어, 수심 730미터 아래에서 80분간 숨을 참으며 유영하는 바다표범, 초심해층에서 빛 한 점 없이 살아가는 심해 생물들의 신비로운 삶을 통해 바다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된 인간 진화의 자취를 보여준다.
바다는 육지와 상이한 규칙들이 지배하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그곳을 이해하려면 생각의 틀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인간의 몸이 생존할 수 있는 한계 수심인 700피트를 지나면 인간과 바다의 관계는 감각적이 된다. 심해 잠수 동물들에게서 우리는 이 감각들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 해수면에서 수심 2만8700피트까지 수심을 따라 내려가는 동안 저자와 그가 만난 심해 잠수 동물들은 물리적으로 될 수 있는 한 가장 깊은 바닷속까지 우리를 인도하고, 지구의 생명과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새로운 발견에 눈뜨게 한다.
저자

제임스네스터

저자:제임스네스터JamesNestor
작가,저널리스트.『뉴욕타임스』『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애틀랜틱』『사이언티픽아메리칸』『아웃사이드』『맨스저널』『드웰』『살롱』등다수의매체에글을기고했고,40개가넘는텔레비전및라디오프로그램에출연했다.2012년벤칼린이수륙양용차로10년간세계를일주한이야기를그린『하프세이프Half-Safe』를발표했고,2016년두프리다이버연구자가돌고래의언어를해독하는과정을담은VR다큐멘터리「클릭이펙트TheClickEffect」의각본을써에미상‘VR체험’부문수상후보작에이름을올렸다.다음작품으로인간의호흡과관련해알려지지않은놀라운과학적사실들을밝히는책을쓰고있다.

역자:김학영
번역한책한권이누군가에게는가치있는생각거리를던져주고또누군가의지친삶에작은기쁨이되어주길바란다.과학책을우리말로옮기면서가장큰희열과보람을느낀다.옮긴책으로『찰스다윈서간집기원』『찰스다윈서간집진화』『편집된과학의역사』『의도적눈감기』『나,소시오패스』『크리에이션』『원자,인간을완성하다』『과학은반역이다』『우주에서떨어진주소록』『멸종하거나,진화하거나』『스페이스미션』『프리먼다이슨의의도된실수』등이있다.

목차

해수면
수심60피트
수심300피트
수심650피트
수심800피트
수심1000피트
수심2500피트
수심1만피트
수심2만8700피트

상승│에필로그│감사의글│주│참고문헌│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저널리스트제임스네스터는우연한기회에단지수영을할줄안다는이유로그리스남부칼라마타에취재를나가게된다.그때까지도그는알지못했다.그날의취재가자신의인생을바꿀하나의‘사건’이될줄은.세계프리다이빙챔피언십이프리다이빙의‘프’자도모르던그에게주어진미션이었다.숙소에도착한네스터는프리다이빙규칙과스타선수들을구글링하며하루를보낸다.잘모르는경기지만,어려울건없어보였다.배드민턴이나댄스경연처럼별난취미쯤으로여겨질뿐이었으니까.그러나이튿날,경기시작을알리는카운트다운과함께그의눈앞에펼쳐진광경은두눈으로보고도믿을수없는것들로가득했다.
고개를동서로돌려보고,남북으로끄덕여봐도하늘과바다외에는아무것도보이지않는지중해한가운데서,스쿠버장비도,산소줄도,구명조끼도,하다못해오리발조차끼지않고수영복하나달랑걸친선수들이건물30층높이의수심까지잠수했다가올라왔다.심판이목청껏알리는수심외에는보이는것도,들리는것도없었다.물속으로자취를감추었다가,한동안의시간이흐르면선수들은아무일없었다는듯이잠잠하던수면위로올라왔다.“누구하나억지로물속으로들어가기는커녕아주천연덕스럽게,마치원래그곳에속했던존재인양.우리모두의고향이그곳이라고웅변하는듯.”그로부터나흘간네스터는이경기를취재나온전세계유일의기자로서(프리다이빙은지금보다더알려지지않은스포츠였다)몇명의선수가300피트가까이잠수를시도하는걸더지켜본다.선수들은코피가흘러피범벅이되거나의식을잃거나,심지어심장이마비된채로수면위로올라왔다.그러거나말거나경기는계속됐다.
선수들은보통사람들이(심지어과학자들도)불가능하다고여기는깊이까지잠수를시도한다.대부분의선수는전신마비가오거나목숨을잃는한이있더라도기꺼이도전한다.그래선지해마다수십에서수백명의다이빙선수가부상을입거나목숨을잃는다.죽기를간절히소망하는스포츠로보일지경이다.그런데도취재를마치고샌프란시스코의집으로돌아온네스터의머릿속은며칠이지나도록프리다이빙이라는다섯글자로가득했다.그길로그는프리다이빙에대해더알아가고,점점더그것에빠져들기시작한다.머리와펜끝으로만이아니라,온몸으로.
『깊은바다,프리다이빙』은저자가몸소프리다이버가되어전세계수많은프리다이버와과학자를만나바다와그안에간직된인간의가능성을탐사한기록이다.그는무려1년반동안푸에르토리코에서일본,스리랑카와온두라스등지구곳곳을떠돌며바다가들려주는인간의이야기를찾아헤맸다.수심100피트까지잠수해서식인상어등지느러미에위성수신기를부착하는사람들을만났고,위험하기짝이없는수제잠수정을타고수천피트물속으로내려가야광해파리들과교감을나누고아직이름도붙여지지않은온갖바다생물과조우했다.돌고래들에게말을걸고,고래의말도들었다.세상에서제일큰포식자와눈을마주보며헤엄도쳤다.지구상에있는줄도몰랐던수중벙커에서해양과학자들과함께질소에중독된채넋을잃은적도있었다.무중력상태로물위를떠다니기도했고,뱃멀미도숱하게했다.그러고서찾은답은?대다수의사람이상상하는것이상으로우리가바다와더깊이연루되어있다는사실이다.


바다,그곳의서식자들
그리고프리다이버

70억명이거주하는이세상의육지는이미센티미터단위까지정밀하게측정되어지도상에그려졌고상당부분이개발의물결에휘말려지나치게많이파괴된반면,바다는아직조사나개발의손이미치지않은미답의불모지인채로남아있다.행성지구에최후로남은거대한변방인셈이다.휴대전화도,이메일도,페이스북도,트위터도없는곳.그곳에서는자동차열쇠를잃어버릴일도,테러리스트의위협도,생일을까맣게잊을염려도,신용카드대금연체이자걱정도,면접보러가다가개똥을밟을일도없다.삶의모든스트레스와소음그리고우리를돌아버리게만드는잡무는모두수면위의일이다.바다는,지구에서진정한적막감을느낄수있는마지막장소다.프리다이빙은그적막을어떤거추장스러운장비도없이맨몸으로,가장자연스럽고진정한우리자신의모습으로만끽하는일이다.그리고동시에,문명안에서잃어버렸다고생각했던우리의진화적기억을다시만나는일이다.
수면아래에서보내는3분남짓한시간동안인간의몸은형태와기능면에서육상에있을때와크게달라진게없는것처럼보인다.하지만바다는우리를물리적으로,또정신적으로변화시킨다.프리다이빙선수들이이를몸소보여준다.가장놀라운변화는수심40피트에서찾아온다.그쯤내려가면부력과중력의힘이역전되면서,몸을위로떠미는물의부력은약해지고한없이아래로끌어당기는중력은세지기시작한다.이지점이바로‘심해의문’이며,이문은누구에게나열려있다.인간의몸에는수중과육상에동시적응이가능한반사신경이있다.그것은존재할뿐아니라버젓이이름도갖고있다.이름하여,‘포유동물잠수반사mammaliandivereflex’,조금시적으로표현하자면‘생명의마스터스위치MasterSwitchofLife’다.
생리학자퍼숄랜더가1963년이름붙인‘생명의마스터스위치’라는용어는1963년생리학자퍼숄랜더가지었다.구체적으로는우리얼굴이물에잠기자마자촉발되는다양한생리학적반사작용을일컫는데,여러기관중에서도뇌와폐,심장에서활발하게일어난다.더깊이잠수할수록반사작용도더강력하게일어나고,엄청난수압으로부터몸속기관들을보호하기위한물리적변화에도박차가가해진다.그리고결국에는우리몸을심해잠수에능한동물처럼바꾸어놓는다.프리다이버들은이스위치가켜질것을예상할수있고더깊이더오래잠수하기위해이스위치들을적극적으로활용할수도있다.
뭇고대문명역시이생명의마스터스위치를잘알고있었을뿐아니라이스위치를이용해수세기동안해면이나진주,산호를비롯해수백피트심해에존재하는해양식량을수확했다.17세기에이르러카리브해,중동,인도양,남태평양을찾은유럽인들은원주민들이숨한모금들이마시고서100피트이상깊은바다로내려가최장15분까지잠수하는걸목격했다고보고했다.그들에게까지갈것도없다.우리가까이에도아직껏맨몸으로바다에뛰어들어생활을영위해가는해녀들이있지않은가?
우리는바다의자식이다.우리는물에서왔고물로돌아간다.단지바닷물과성분이비슷한양수에서왔다는게아니라,초심해층의열수분출구에서시작돼유구한생명진화의역사를거쳐여기까지왔고,죽어서무언가에먹히고그것이배설을하고또먹히며헤아릴수없이많은유기체의분자가되어수천년이지나다시바다가장깊은곳에쌓인다.바다는수십억년전에지구가어떻게형성되었는지,이행성최초의생명은어디서시작되었는지,뭇생명이어떤과정으로진화해갔는지,또모든생명의종착지가어디인지까지를설명해줄미지의세계다.

바다의‘코스모스’를찾아서

바다는육지와상이한규칙들이지배하는전혀다른세상이다.그곳을이해하려면생각의틀자체를바꾸어야한다.물속으로깊이들어가면들어갈수록더욱기기묘묘한일들투성이다.일례로,산호는지구상에서가장거대한생체구조이고,바다밑세상의45만3200제곱킬로미터를덮고있으며,상상을초월할만큼정교한방식으로서로소통할수있다.동일한종種의산호들은매년같은날,같은시간,보통은분단위까지맞추어일제히산란한다.심지어수천킬로미터떨어진곳에서도완벽하게같은시점에갑자기산란을시작한다.해마다날짜와시간은다르지만,그이유도오직산호들만이알고있다.더욱더신기한점은한종의산호가한시간가량산란하는동안다른종은산란을하지않는다는것이다.
수면에서수심수백피트까지구간에서는바다와인간의관계가신체적으로드러난다.우리의짭짜름한혈액,임신8주차태아의턱부위에난아가미를닮은틈들,해양포유동물과인간이공유하고있는수륙양용반사신경은바다와인간의직접적인관계를보여주는것들이다.프리다이빙을하면서인간의몸이생존할수있는한계수심인700피트를지나면인간과바다의관계는감각적이된다.심해잠수동물들에게서우리는이감각들을간접적으로볼수있다.빛도없고싸늘한고압의환경에서생존해야하는상어와돌고래,고래같은동물들은헤엄치고소통하고보기위해제3의감각들을발달시켜왔다.
가령상어의전기수용감각은놀랍도록정확하다.포획된커다란백상아리를대상으로한실험에따르면,상어는100만분의125볼트정도의약한전기장도감지할수있다.갓태어난보닛헤드상어는10억분의1볼트보다약한전기장도감지한다.이게어느정도인지감이잘안잡힌다면,맨해튼의허드슨강물에떨어뜨린1.5볼트짜리배터리에서550킬로미터정도떨어진메인주포틀랜드까지전선을연결한다고상상해보자.별상어와보닛헤드상어는이전선주변에형성된희미한전기장을감지한다.지금까지지구상에서발견된가장정확하고예민한감각이다.그런가하면돌고래는머리안에내장된입술모양의두구조(콧구멍의흔적기관)를이용해소리를낸다.포닉립스phoniclips라고불리는이콧구멍을자유롭게수축하고구부려75헤르츠에서15만헤르츠사이의광범위한주파수대역에서다양한소리를만들어낸다.여러돌고래의소리중많은부분을찾아내지못한원인은인간의귀로는이소리들을들을수없기때문이었다.실제로이방법으로분석해보니,돌고래의휘슬음과클릭음의음파는원시적인상형문자의형태와비슷했다고한다.
바닷속에머물렀던우리역시이초감각적인능력을공유한다.이런감각과반사신경들은우리안에잠재되어있지만평소에는거의발현되지않는다.그러나완전히사라진것은아니라서절체절명의상황에빠졌을때는되살아나기도한다.이책에등장하는프리다이버들과저자제임스네스터는그능력을몸으로직접보여준다.그는고래와마주했던경험을“인생에서가장깊고강력한경험”으로회상한다.어마어마하게막강하고지적인존재와함께있다는사실이별안간인식되면서밀려오는말로는형언할수없는순간적인앎의감각.이책은이런감각을찾아서한장한장더깊어진다.해수면에서수심2만8700피트까지수심을따라내려가는동안저자와그가만난심해잠수동물들은물리적으로될수있는한가장깊은바닷속까지우리를인도한다.


책속으로

바다를연구하는사람들대부분이프리다이버인것은결코우연이아니다.나는프리다이빙을그저스포츠의일종으로만볼수없다는사실을일찌감치깨달았다.내가아는한,프리다이빙은바닷속가장신비로운동물들에게다가가고그들을연구할수있는빠르고효율적인방법이다.가령상어,돌고래,고래들은1000피트이상깊이잠수할수있지만,그런깊은바닷속에서그녀석들을연구할방법은없다.소수의과학자가이런심해잠수동물들이먹이를잡아먹고숨을쉬러수면으로올라올때까지기다렸다가‘나름의방식’으로접근하여좀더근거리에서녀석들에대한연구를시도한것도최근의일이다.스쿠버다이빙보다,로봇보다그리고어떤선원들보다더이들에게가까이다가갈수있는방법은프리다이빙이다._수심30피트

심해는놀랍고신기한생물들,낯선물고기들과젤리같은공모양의생물들을비롯해난생처음보는생명체들로가득했다.수심700피트에접근할즈음물은비브의생각과달리검은색이아니라아주탁한푸른색이었다.“지상에서라면한밤중에달빛아래서도황금색태양빛과눈에띄지않을만큼작은진홍색꽃들을상상이라도할수있다.하지만이곳에선탐조등이꺼지고나면노란색과주황색그리고빨간색은머릿속에서조차자취를감춰버린다.사방을가득메운푸른색에압도되어다른색깔들은생각할수도없다.”_수심650피트

하지만이런청각적의사소통방법외에,슈뇔러는고래목의동물들이시각적언어도사용한다고여긴다.일종의홀로그램의사소통이라고할수있는이비음성의사소통을통해서고래목의동물들은자기네끼리완전한3차원이미지를주고받을수있다는것이다.우리가스마트폰으로사진을찍어서친구에게전송하는것처럼말이다.슈뇔러는고래목의동물들이귀나눈을열지않고도각자의생각이나시각적정보를서로공유할수있다고믿는다.홀로그램의사소통이억측으로들릴수도있지만,지난5000만년동안고래목동물들이사용해온의사소통방법을감안하면마냥터무니없지만은않다.슈뇔러는고래목동물들이소리로부터초음파상像을구축할수있다면,3차원이미지를복사하고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