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시대의 사람들 (류전윈 장편소설)

방관시대의 사람들 (류전윈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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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강 건너 불구경하는 삶……
류전윈, 중국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하다
서로 다른 계급과 성별의 주인공 4명의 삶이
서로 착종되어 만들어내는 류전윈 식의 부조리 유머!
글항아리가 소개하는 중화권 소설 ‘묘보설림’ 시리즈 제10권으로 류전윈의 『방관시대의 사람들』이 출간되었다. 1958년 5월 중국 허난성 옌진延津에서 태어나 베이징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현재 중국 런민대 문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소설가·영화제작자·연극인 등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류전윈은 국내에 『닭털 같은 나날들』 『나는 유약진이다』 등으로 잘 알려진 중견 작가다. 이번의 『방관시대의 사람들』은 원제가 “수박 먹는 시대의 아이들吃瓜時代的兒女們”인데 이는 인터넷 용어로 과즈를 먹으면서 구경한다는 뜻, 즉 ‘방관傍觀’의 의미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요약될 수 있는 지난 40년 중국사회의 변화가 가져온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방관이다. 타인의 일을 자신의 일로 체감하지 못하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선을 긋는 극단적 타자화, 유대감의 극단적 상실이 이 소설의 제목이 갖고 있는 함의인지 모른다.
저자

류전윈

1958년5월중국허난성옌진延津에서태어나베이징대중문과를졸업했다.현재중국런민대문학원교수로재직중이며소설가이자영화제작자,연극인등으로왕성하게활동하고있다.주요작품으로장편소설『핸드폰手機』『나는유약진이다我叫劉躍進』『나는남편을죽이지않았어요我不是潘金蓮』『말한마디가만마디를대신한다一句頂一萬句』등이있고,소설집『타푸塔鋪』『닭털같은나날들一地?毛』등이있다.여러작품이영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체코어,스웨덴어,네덜란드어,헝가리어,세르비아어,아랍어,한국어,일본어,베트남어,타이어등으로번역,출판되었다.중국내에
서루쉰문학상을비롯하여여러문학상을수상했으며주중프랑스정부로부터문학기사작위를수여받았다.대부분의장편소설이영화로제작되어국내외에서선풍적인반응을일으켰으며이작품도곧영화로제작될예정이다.

목차

제1부서로잘알지못하는몇몇사람들
제1장뉴샤오리牛小麗
제2장리안방李安邦
제3장우리는모두서로를알고있다
제4장양카이퉈楊開拓
제5장뉴샤오리
부록1
부록2

제2부우리는모두서로를알고있다

제3부발마사지업소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4명의주인공,그얽히고설킨이야기

이책은주인공네사람의이야기가따로따로전개되면서궁극적으로는하나로묶이는액자소설이다.첫에피소드에서여자주인공뉴샤오리는늙은이혼남인자신의오빠를재혼시키기위해서동분서주한다.이윽고큰돈을들여먼타지에서신붓감을들여왔는데이여자가사흘만에도망을가버린다.빚을내서결혼을치렀기때문에뉴샤오리는혼백이빠져서그녀를소개해준같은마을의중매인을찾아가서따지고,중매인여성과그녀의어린아들까지동행해서총3명이도망간여자의집으로기차와버스를타고허위허위찾아간다.그런데기차역에내리자마자동행했던중매인과아들은온데간데없이사라져버리고,여행경비마저그여자에게있었던터라뉴샤오리는빈털터리가되어먼타향에홀로던져진다.분노가끝까지치민그녀는집에전화를해서3000위안을송금받고그돈으로오토바이를대절해서꼬박보름동안현내의모든마을을뒤지며‘두웬수’를찾아다닌다.밥도아껴서먹고,기차역담벼락에서숙식하며개고생을하던중,마음은점점암담해졌다.
그때어떤깔끔한차림의여자가의류상이라며그녀에게접근해왔다.의류상은뉴샤오리에게처녀인지를물어봤는데,뉴샤오리는고향에남자친구가있고처녀는아니라고대답하자,의류상은괜찮다며처녀인척하면된다고큰돈을벌게해주겠다고한다.결국그녀가매춘업을하는포주임을알게된뉴샤오리는펄쩍뛰며화를냈지만포주여성의현실적인충고에점점주눅이든다.그녀의말인즉,돈을떼먹고달아난여자는필시집이찢어지게가난할것이며,그집을찾아낸들보상할돈이어디있을것이며등등.결국고민을하던뉴샤오리는몸을팔기로결심하는데딱10회로스스로제한을둔다.첫상대는중년의남성이었다.일을마친후남성은뉴샤오리에게이름이뭐냐고물어봤지만그녀는절반은신분을감추기위해절반은복수하는심정으로돈을떼먹고도망간여자의이름을댔다.그러나그이름이애초에가짜이름인바에야…….
여기까지가첫번째에피소드,뉴샤오리의이야기다.두번째에피소드의주인공은그녀의성을산남자리안방의이야기다.그는탄탄대로를걸어온시장市長이자고위관료인데개인적고충이있었다.돌파구를찾다가사이비점술가같은사람을만나서“처녀를사면”늪에서헤어나올수있다는조언을듣고찾아가서만난것이바로뉴샤오리다.두사람의이야기는어떻게전개될까.
한편,세번째에피소드는시골마을에다리를놓는건설국장이며,현의중간간부쯤되는남자다.그는청렴하게살려고무진애를쓰는사람인데그만자신이건설한다리가무너져내리는사고가발생했다.언론에대서특필되며책임자로서현장에불려나온그는열심히사죄했지만무심코배시시웃는장면이인터넷에일파만파퍼지면서전국적으로죽일놈이되어버린다.
네번째에피소드의주인공은참운이따라주지않는남자였는데,어느날승진을했다.이를축하하기위해서가족과함께여행을떠났다가갑자기회사에일이생겨그만홀로올라오게됐다.기차시간이맞지않아역에서몇시간을기다리던중삐끼가와서마사지를받으라고그를유혹한다.그는마사지만받을요량으로따라갔는데늙수그레한여자가접근해와서오럴서비스를제안한다.어,어하는사이에끌려서간그가일을치르던중공안이들이닥친다.끌려간그는지금까지쌓아온사회적지위를몽땅날릴처지에몰린다.그런데절망에빠져있던그에게어떤이가알려준사실이있었다.자신이돈주고산여자가두번째에피소드에서매춘을했다가걸려서온집안이풍비박산나버린리안방의부인이라는사실이다.그부인은시장인남편보다더호가호위하던여자였는데집안이쫄딱망한이후엔먼성의감옥에갇혀있는아들의뒷바라지를하기위해이곳에왔다가,몸을팔아서아들의뒷바라지를하고있다는이야기였다.즉,너는고귀한여자랑그것을했으니그걸로위로로삼으라는말이었다.실제로그는그사실에서위안을얻는다.
그렇다면리안방은어떻게하다가매춘이적발됐을까.이는뉴샤오리의후반부이야기와연관된다.매춘으로꽤많은돈을번뉴샤오리는고향으로돌아와결혼도하고공장앞에식당을차린다.식당이잘되자한여성이자신을고용해달라고찾아온다.그여성은과거뉴샤오리가돈을떼먹고달아난이를쫓던중알게된길거리간식장수였는데솜씨가싹싹해서도움이됐고둘은잘지내는사이가되었다.그런데어느날이여성은식당을그만두고공장후문에뉴샤오리의것과똑같은식당을개업하고,그과정에서그여성이뉴샤오리의남편과오래전부터잘지내던사이라는사실이밝혀진다.그런데비극은끝나지않았다.뉴샤오리에게매춘업을알선해준포주가공안에검거되면서그녀가과거여관의숙박부에썼던실명이추적됐고,그이후의일이발각된것이다.이과정에서시장리안방과의일이발각됐고뉴샤오리또한체포되고만다.

중국소시민들이체감하고있는삶과죽음의고단함

이렇듯여러명의인물이얽히고설킨극도로치밀하고복잡한구도와대조적으로대단히간단하고소박한언어가특징인류전윈의소설에는항상반복되는몇개의문장이있다.소설전체가무수한문장의도미노라면그몇마디반복되는문장들은그도미노의연쇄사슬속에서특별한색깔을지니면서서사의진행을이끄는역할을한다.
이작품에서는“쾅하고폭발음이울렸다”와“무슨뜻이야?”가바로그도미노다.‘쾅하고울리는폭발음’은사건의발생혹은반전을암시한다.정확히말하자면암시暗示가아니라명시明示다.우리소시민들의삶은무수한사건의발생과진행,반전으로이루어진다.사건의발생과해결과정이곧삶이다.이소설에서는뉴샤오리와리안방,양카이퉈,마충청이라는각기다른신분을가진네사람의이야기가무수한사건을발생시키고그진행과반전의과정에서서로얽히고착종되어하나의커다란삶의풍경을만들어낸다.서로알지도못하고만난적도없는네사람이삶의도미노사슬에올라타수많은사건의원인을만들어내고사건의발생과반전을통해중국소시민들이체감하고있는삶과죽음의고단함을서글픈풍경으로보여주고있는것이다.이것이바로지금역사상가장빠른속도의사회변화를경험하고있는중국인들의초상이다.다양한계층의중국인들이극도로이질적공간인도시와농촌이하나로공존하는다분히부조리적인상황속에서삶의현실과배경,목적과지향을달리하여어디론가바쁜걸음을옮기면서고단하게살아가고있다.그런중국인들의삶에언어의논리성으로무장한류전윈의유머서사는사람들을절망속에서도웃게만드는치명적인마력을지니고있다.소설이끝날때쯤에는인물모두가더없이사랑스럽고친근한이웃이자친구로느껴지는기이한마술이류전윈의소설이다.

언어의효용과한계에주목

한편,『닭털같은나날들』에서시작하여『핸드폰』『말한마디가만마디를대신한다』를거쳐이작품에이르기까지류전윈의소설은시종언어의효용과한계에주목한다.한언어학자의연구에따르면사람들이하루에할수있는말은수천마디에이르지만그가운데꼭필요한말은열마디도되지않는다고한다.이소설의서사를진행하는도미노“무슨뜻이야?”역시이런언어의효용에대한작가의문제제기라고할수있다.누군가말을했지만상대방이그말의정확한함의를인지하지못하여“무슨뜻이야?”하고되물어야하는현실은구약성서에나오는바벨탑의상황을연상케한다.소통의기제들이점차무용지물이되어가고있는극단적타자화의시대,언어가언어로서의효용성을상실하여언어외적해석이필요한사회가지금우리가살고있는시대인지도모른다.그렇다면바벨탑이무너진것처럼오늘날의사회도언제든지붕괴될수있다.이와대척점에가정할수있는것이바로서로말을하지않아도정확한소통이이루어질수있는‘이심전심’의상황일것이다.그리고우리에겐분명히과거에이런세상에서살았던기억이있다.작가가언어의효용과한계에천착하는이유도어쩌면이러한‘이심전심’상황으로의회귀를기대하는것인지모른다.말이없이눈빛만으로도모두가서로에게충실한사람이될수있었던타자화되기이전의따스한세상이바로작가가그리는유토피아인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