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뒤에서 울고 있는 나에게

문 뒤에서 울고 있는 나에게

$13.00
Description
견딜 수 없는 현실의 고통이 덮쳐온 순간
나는 기억의 저 먼 곳까지 헤엄쳐갔다
그 언덕에 오르자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었다
저자

김미희

친모와헤어져태어난장소와시간을모른다.지금은남양주에서호기심많은아들과살고있다.밥에무관심하다가,엄마가된후매일밥을한다.상상을그리고쓴다.여기생활과저너머상상을오간다.걷기와포옹을좋아한다.그린책으로『오늘은좀매울지도몰라』『옆에있어줘서고마워』등이있다.

목차

여는글

1장박현수기억하기
01끝날때까지끝이아니다
02어둠속의빛
03김밥을들고뛰어갔던날
04도망치고싶었지
05죽기보름전에찍은가족사진
06마지막여행
07수목장편지

2장가까이있는죽음
08죽음을대하는태도는결정할수있다
09같은병을겪는사람들
10거대한상실감은잘게부순다
11남편어머니로부터온편지
12나를멀리내다놓는다
13죽음을그린그림책

3장나를낳아주고길러주고울게한부모님들
14두명의엄마
15고립된섬,우리가족
1630년넘게미싱을돌린다는건
17정을줘야살수있어
18미워할수도좋아할수도없는사람,아빠

4장사랑,결혼그리고꿈
19오늘남편의컴퓨터를켜고
20가족이된우리
21임신해서다행이야
22아메바피쉬의꿈
23가면소년그림

5장엄마가되어가
24아이가사라진날
25내불안이아이에게옮겨간다
26고함쟁이엄마
27마음을주고받는다는건뭘까
28체력이곧정신력
29생애첫김치담그기

6장마흔넘어다시꾸는꿈
30그림책을만들고싶어
31나는몸이다
32나를걱정하시는두어머니
33천막밖으로

7장남편의수술부터사별후1년까지쓴일기

맺는말

출판사 서평

“이건현실이아닌데울면현실이돼버릴것같았다.”남편의장례식장면으로시작되는이책은40대에들어서기전커다란상실과불안을여러번맞닥뜨렸던저자의분투하는기록이다.소중한사람을잃는것은누구나겪을일이지만그일을어떻게소화해야하는지는경험하기전에아무도모른다.사랑하는이를잘애도하고앞으로나가려고저자는비틀거리면서한발짝씩걸음을뗀다.이책은그헤맴과전진의기록이다.저자가용감하게펼쳐보이는내밀하고생생한이야기는애도의길에따라붙는고통,슬픔그리고희망을엿볼기회를제공한다.

울음을삼키며밤마다써내려간기록

10년의연애끝에결혼해아이를낳은지1년.남편이신장암3기진단을받는다.항암치료를거듭했지만결국남편은네살배기아들을남겨놓고세상을뜬다.그림을그리는동료이자애인이며가족이었던사람을잃고저자는이렇게쓴다.“그에게기댄15년의시간동안내몸이기울어졌다.이제그가없으니바로서야하는데,자꾸몸이기울고비틀거린다.”이후저자의홀로서기과정이시작되는데,그것은남편과의기억을되새김질하고두명의엄마에대한기억을불러내야가능한일이었다.날버렸던친엄마,열살이후날길러준새엄마,그리고폭력적이었던아버지…….이야기는유년기의그늘속으로깊숙이들어갔다가그곳을돌아나와생에빛이란게있다는걸일깨워준남편에게로이어진다.그어둠과빛에관한글들이모여이책이되었다.글쓰기는남편의죽음을거리를두고바라보게해주었고,현실을견딜수있게만들어주었다.그리고책을마무리할즈음에는“일기를울지않고읽을수있게되었다”.

유년의기억을딛고일어서다

엄마로서어떤삶을살아야할까,잘해낼수있을까?남편이떠나고혼자아이를키우게되자저자는자신의어린시절을돌아본다.친엄마는곁을떠났고,새엄마가그자리를채워남매를먹고입혔지만사랑은잘모르고자랐다.게다가새엄마와의연결점인아버지는경제적으로무능력한데다술에만점점의존해갔다.그러던어느날,아버지가엄마에게폭력을휘둘렀다.그폭력이엄마가유일하게정을주던강아지에게까지이어지자,새엄마는아버지와연을끊고얼마안있어아버지는쓸쓸한죽음을맞는다.가족으로부터안정감보다는불안을느낀시간이더많았던유년기.그불안이나와내아이에게로옮아가지않도록저자는온힘을다한다.그렇게이어진가족,인간관계에대한고민의끝자락에저자가발견하는것은30년간미싱을돌려자기를먹여살린새엄마의힘이다.마음놓고응석부리거나사랑받지는못했지만,대학에까지진학하도록도운사람도,지금처럼그림을그리는삶을지지하는사람도결국은새엄마였다.“나는두엄마와는다른삶을살고싶다”고말하지만동시에“나는엄마의미싱으로컸다”고말하는그는,새엄마의‘미싱’이가족을지키는힘이었다는사실을깨닫는다.

담담한필치로그려내는날것의삶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한저자는자신의이야기에직접그림작업을더했다.색을쓰지않고오로지잿빛선으로이뤄진그의그림은소박하고다정하다.그림처럼문장또한담백하다.슬픔을과장하지않고,자기연민에빠지지도않는다.스스로를속이지도않는다.“나도당신처럼죽게될테니,지금의삶이두렵지않아.언젠가모든것이끝날테니까.아니사실두려워.삶에질질끌려다니다죽게될까봐.”이런문장을읽을때면살벌하게따라붙는삶의공포가내어깨에도턱하니손을올리는것같다.그두려움을모른척하지않고똑바로바라보려는저자의결연함은글전체에깔려있다.직시하는힘은간병생활로부터도망치고싶었던스스로의부끄러운감정을꿰뚫고,미움과원망을꿰뚫고,죽음과죽음이후의삶을향한다.그리고“이젠이해할수없는일중에어떤것은그대로놔둔다”라며불가해한것들은흘려보낸다.

헤어짐뒤에다다른풍경

어린아들과단둘이남은저자는“감상적인생각은현실에도움이되지않는다”며무너지는마음을여러번다잡는다.하지만그것이곧생계에만집중하는생활로귀결되지는않는다.오히려저자는미뤄두었던꿈을지금으로가지고온다.그용기는어디서온것일까?도무지버텨낼수없을것만같은날,고인에게편지를쓰며저자는고인의목소리를듣는다.“미희야,너는네가생각하는것보다더강한사람이야.”15년간곁에서함께했던사람이마음속깊이새겨넣은믿음과사랑이다.그목소리에힘입어저자는“밖으로나가야한다”며홀로서기에다다른다.이책의미덕은저자가홀로서기에다다랐다는사실이아니라자기안에서믿음을발견했고,그것을짚고일어섰다는데있다.그는“체력이좋아야아이와뛸수있고세상의편견에도굴하지않을수있다”며아이와김치를만들어먹고,가족과친구가지어준보약을들이켜고발걸음을내딛는다.“즐거운장례식을위해서라도”세상으로나가야한다고스스로를다독이며이제는“사람사이에섞여흐름이되고싶다”고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