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사회 (팬데믹의 경험과 달라진 세계)

포스트 코로나 사회 (팬데믹의 경험과 달라진 세계)

$15.40
Description
당연하던 일상, 저절로 가능했던 미래
그 모든 것을 바꾸어놓은 체제 수준의 감염병 코로나19
우리는 아직 그것을 모르며, 뉴 노멀은 그냥 오지 않는다
처음 경험하는 21세기 팬데믹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이해와 체화, 성찰과 축적의 제안들

일곱 번째 코로나바이러스의 출현이다. 그러나 이번엔 차원이 다르다. 우리는 처음으로 ‘팬데믹’, 세계적 대유행의 실체적 의미를 우리 자신의 것으로서 경험하는 중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해서. 그리고 세계화, 자본주의, 동아시아, 첨단기술, 기후위기, 국가재난이라는 맥락 안에서.

이 책이 본격적으로 기획된 것은 2020년 3월 셋째 주. 3월 25일을 기준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누적 통계상 4만1680명의 감염자, 1만8573명의 사망자가 나온 시점이었다. 국내 첫 감염자가 나온 이후 약 두 달의 시간, 두 숫자가 각각 520만6614와 33만7736(5월 27일 기준)으로 늘어나는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드러낸 이 사회와 인류의 문제는 어느 한 분야만을 진단하기에 그 양상과 여파가 전 사회적인 동시에, 전 지구적이었다. 21세기 이후 처음 경험하는 규모의 팬데믹, 사회-정치-경제-문화-과학-환경을 아우르는 체제 수준의 감염병은 과거의 일상을 낯설게 만든 것은 물론 가깝고 먼 미래에 대한 전망까지도 바꾸어놓으며 그 사이에 끼인 현재의 무수한 경험을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갈라지게 만들었다. 가능했던 것들은 가능성을 기약하기 어려워졌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가능성은 기나긴 의심의 터널을 지나 증명의 시험대에 올랐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코로나19가 불러일으킨 논의는 의료현장과 방역기술, 질병의 은유라는 차원을 넘어 의료현장, 보건, 인권, 트라우마, 국제정치, 종교, 소수자, 노동자, 여성, 돌봄, 불평등, 인종주의,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는가 하면, 인류가 경험한 역사적 감염병들의 기억을 소환했다. 이 논의들을 딛고 수많은 사람이 포스트 코로나와 뉴 노멀을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아직 과정의 복판에 있으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떤 다짐과 전략을 요구하는지 알지 못한다. ‘K-방역’의 성과에 우쭐해하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조심스레 이야기하는 이 순간에도 떨쳐지지 않는 불안과 공포는, 우리가 아직 코로나19라는 사건을 이해하지도 지나오지도 못했다는 현실인식의 반영이다. 이 책은 전 방위에서 우리 앞으로 밀어닥치는 코로나19의 여파들을 이해하고 체화해 유의미한 축적을 이루어야 한다는 지금의 과제에 대한 현장과 학문의 응답이자 모두가 함께해야 하는 성찰로의 초대다.
저자

김수련

신촌세브란스병원CAICU(암병원중환자실)5년차간호사.행동하는간호사회소속이다.이번코로나19사태때대구의한병원중환자실에파견되어근무했다.

목차

머리글우리에게코로나19는무엇인가

어떤하루─김수련
2020년,대구의기억:그래도함께하는우리─김동은
사요나라,니폰─박철현
고립과싸우는우리각자의심리─김민아
바이러스가남긴트라우마─심민영
‘사회적인것’으로서코로나:과학과정치사이에서─김창엽
불평등한세계에서팬데믹을응시하다─우석균
전염병과종교─백소영
코로나와젠더:정의로운돌봄을향하여─조한진희
‘코로나!’,아시아인의경험:바이러스가드러낸인종차별문제─강성운
하나의건강,하나의세계:기후변화와인수공통감염병─정석찬
감염의연대기─박한선

참고문헌
이책을쓴사람들

출판사 서평

포스트코로나를말하기위한현실의직시
-무엇을끊어내고무엇에연결될것인가?

팬데믹이현실화되던2020년2월부터코로나19는전세계에서새로운출판장르를형성하기시작했다.저널리스트,문학가,사상가,의료인등이펴낸수많은코로나관련책이쏟아져나왔고코로나19와직접관련이없는책도‘코로나시대’라는키워드를붙여팔려나갔다.특히경제학과미래학분야는벌써부터코로나이후세계에관한전망을쏟아낸다.하지만미래에대한대비는어디까지나현재진행형의일이라는점에서,또한그현재는과거의연장이라는점에서우리는포스트코로나를말할수있을만큼충분한축적을이루었는가?감염자수의분포와곡선은누적이단순한합이아니라는사실을알려주었고,드러나지않았던타인의삶은연대가상상력이기도함을다시금환기했다.무엇이든사고팔수있고,어디든갈수있고,자연앞에두려울것이없었던당연한세계는자본주의와세계화,인류세가펼쳐놓은장을준비된불행이라는현실로서직시하게했고,체제와이데올로기를재정의하고모든사람이따로또같이실천주체가되어야만기약할수있는‘새로운세계’와‘뉴노멀’의조건을제시했다.머리글에서밝히는대로,“우리는코로나19유행을통해체제수준의감염병을처음으로경험하는지도모른다.그지속의시간은타자로서의감염병을우리자신의것으로받아들이는과정이아닐까싶다.즉,역사적과정.이과정을이해하고축적하지못하면훗날에도,그때다른신종감염병이유행해도타자화를극복하기는어렵지않을까?그래서코로나19유행과그경험을기억하고해석하는일은집단적체화다.그의미를찾고성찰하는작업을통해서사를구성하며또한전승하는것이다(7).”그래서이책『포스트코로나사회:팬데믹의경험과달라진세계』는지금까지쌓인우리의타임라인을정독하고현재를기록하는일에서코로나이후세계에대비할근거와질문,전략과다짐을발견하고자한다.의료현장에서부터인류학에이르기까지,코로나19가드러낸우리사회의열두가지면면과그로부터파생한키워드는기억의공동체로서우리가,자꾸만새로운국면에접어드는팬데믹이라는사건을그저흘려보내지않고성찰하고체화하면서미래로딛고나아갈마디가되어줄것이다.

코로나19를성찰하는열두개의키워드

첫감염자가발생한후4개월간코로나‘사태’를가장혹독하게경험한곳은3월의대구였다.이책은그복판의복판,중환자실에서부터시작된다.「어떤하루」는신촌세브란스병원중환자실에서차출되어대구의중환자실환자곁을지킨어느간호사의분투를그린다.이만큼의방어가가능했던것은의료진,특히다른누구보다24시간방호복속에서환자곁을지킨간호사들의혹사와헌신덕분이었음을,그러나인력을보강하고처우를개선하고제도를정비하지않는한그러한희생만으로는다시올감염병에대비할수없음을현장의기록으로일깨운다.「2020년,대구의기억:그래도함께하는우리」는하루가멀다하고톱뉴스에거론되었던바로그대구동산병원의상황을전한다.‘남의일’보듯하던코로나19가현실이되고,악몽이되는과정에서선별진료소를꾸리고온갖필요를채우던현장의료진의노고,대구를향한무지와낙인을이겨내게한시민의연대를증언하는기록이다.「사요나라,니폰」은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의위험천만한코호트격리와이후각지역에서발생한집단감염,‘아베노마스크’로대표되는방역대책의거듭된실패,도쿄올림픽·패럴림픽취소와긴급사태선포,수십명이진료조차받지못하고병원밖에서죽어가야했던의료붕괴,현실을반영하지못하는지원제도까지이웃나라일본의총체적위기를생생하게전한다.그러나이긴급하고도암울한현실은결코자만과안도의근거가되어서는안된다는것을,우리는세월호와메르스의기억을통해안다.「고립과싸우는우리각자의심리」는방역이슈에가려져표면화되지못했던일상의불쾌와석연찮음을날카로운인권감수성으로감각한다.수어통역조차없었던초기방역당국의브리핑,사회적거리두기의피로와비교할수없을만큼오랜시간을갇힌채로보내야했던장애인의삶,젊고건강한사람들의불편에밀려나는늙고아픈사람들의고통,전례없는팬데믹으로엉겁결에국민의지지와협조를획득한국가감시권력의면면을드러낸다.「바이러스가남긴트라우마」에서는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세월호참사와메르스사태,가습기살균제피해와헝가리유람선침몰등여러사회적재난의심리지원을맡았던코로나19통합심리지원단장이감염병이라는재난의트라우마에관해이야기한다.감염자와유가족등코로나19의직접피해자부터일상의불안과우울을호소하는시민들까지모두가기억해야할심리적조언은트라우마로부터우리모두를지킬신뢰와연결감,회복탄력성을강조한다.「‘사회적인것’으로서코로나:과학과정치사이에서」는책전체의주제를아우르며생물학적·보건의료적‘사건’인동시에사회적·정치적·경제적‘현상’으로서코로나19를다룬다.감염병이라는레짐은이장에서비로소시공을초월한세계체체의결과이자현실로서조명되며그토대와모순,다양성의메커니즘과정치적동학을드러낸다.「불평등한세계에서팬데믹을응시하다」는국내첫사망자가나온청도대남병원의정신장애인에서부터요양시설의노인,이태원클럽의성소수자,구로콜센터와택배회사의노동자를비롯해기울어진세계를살아가는이들에게코로나바이러스가어떤현실로들이닥치는지를,또그들의삶과죽음이전인류의운명과어떻게연결되어있는지를첨예하게포착해낸다.「전염병과종교」는‘사탄의모략’‘믿으면낫는다’운운하던신천지교회를비롯한일부교회의비이성적존재방식을비판하는기존의논의를넘어“사람과신,사람과사람,사람과자연을‘다시연결’”하는종교의힘,자발적나눔과연결감의회복에주목한다.사이-공간으로서영적거리에서관계성을돌아보고서로를돕는종교인,나아가시민의자세를역설한다.「코로나와젠더:정의로운돌봄을향하여」는코로나시대에반드시물어야할질문을던진다.‘아플때쉴수있는가,그쉼은제대로된쉼인가,그쉼을돌보는이는누구인가.’오랫동안저평가되었던돌봄노동의가치를되묻고,분배의부정의를해체하는일,돌봄을모든시민의기본책무이자권리로서재설정하는일은어쩌면지금우리에게주어진가장시급한과제중하나일지모른다.「‘코로나!’,아시아인의경험:바이러스가드러낸인종차별문제」는코로나19라는강력한구실을발견한서구사회의인종주의를고발한다.바이러스의유행을계기로온갖차별과낙인,모욕과테러의표적이된아시아계시민의현실은아프리카계·유대계·아랍계와는또다른양상으로나타나는무지의부조리를적나라하게펼쳐놓는다.그런가운데한국의방역성과는오리엔탈리즘의오래된논리와만나‘최악의감시국가+순종적인국민성’이라는예상치못한결합으로소비되기도한다.「하나의건강,하나의세계:기후변화와인수공통감염병」은코로나19를단발적사건이아닌기후위기의일환으로서분석하며바이러스와인류의지독한관계를폭로한다.사람-동물-환경을하나로잇는새로운지구적차원의대응체제가구축되지않는한,서식지파괴,대량사육,교역증가와탄소경제등무수한요인은이제까지알려진250여종의인수공통감염병과새로운감염병의출현·재출현을끊임없이유발할것이다.그래서우리에게는기억의전승이필요하다.「감염의연대기」는선사시대부터인류가경험한역병의기억을하나씩되살리며코로나19를성찰하는우리의시야를어제오늘이아닌1만1700년인류사의시간으로넓혀준다.흑사병과콜레라,스페인독감과신종플루에이은감염병연대기의한장으로서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그리고우리는어떤역사를써나가고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