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성찰하다 (중산층 붕괴, 포퓰리즘, 내셔널리즘……유럽중심주의 몰락 이후의 세계)

유럽을 성찰하다 (중산층 붕괴, 포퓰리즘, 내셔널리즘……유럽중심주의 몰락 이후의 세계)

$15.29
Description
포퓰리즘과 극우주의 등 극단의 문화 속에서
어떻게 글로벌한 합리성을 만들어나갈 것인가
팬데믹과 포스트휴먼의 혼동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휴머니즘을 찾아낼 것인가

68혁명으로 세상을 바꿨다고 믿었던 우리는 이제 다시
세상은 변했다고 명확하게 말해야 한다.
우리를 옥죄고 있는 환상들에서 벗어나!
저자

다니엘코엔

DanielCohen
오늘날프랑스지성을대표하는학자.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수학했으며현재파리1대학,파리경제대학,파리고등사범학교경제학교수로재직중이다.
다양한저서를통해경제현상에대한대중의이해를높이고바람직한경제정책에대한사회적발언도활발히하고있다.경제학자로서개발도상국경제에중심관심을두고특히개발도상국의부채및성장문제에관해많은연구를수행해왔다.시장방임주의적담론에비판적이며스스로를실용적경제학자로규정하는코엔은프랑스정부와국제기구의정책수립에도적극관여해왔다.『악의번영』은2009년초출간되어프랑스아마존종합베스트셀러3위에올랐다.프랑스총리지원기관인경제분석위원회위원과OECD개발센터자문위원으로활동했고,『르몽드』편집위원이다.
대표적인저서로『화폐,부,부채』『세계화와그적들』『악의번영』『호모이코노미쿠스』『출구없는세계』등이있다.

목차

서문

제1부떠나다,돌아오다

1장현대의신화들
1.싫증내는청년?
2.마르크스혹은프로이트

2장잃어버린환상1
1.행복추구
2.위험한일탈

3장보수혁명
1.계몽주의의배신
2.콘드라티에프,내사랑(잃어버린환상2)

제2부타락한시대

4장프롤레타리아여안녕
1.끔찍한해,2016년
2.역사는돌고돈다
3.고독한50년(잃어버린환상3)

5장이주민공포증
1.야만의극치(울티미바르바로룸UltimiBarnarorum)
2.포스트모더니즘의폭력
3.폭력의세번째시대

제3부미래로돌아가기

6장21세기의큰희망
1.나의로봇이나를사랑하게될날
2.호모디지털리스
3.로봇과악마
4.가능한두세계

7장아이폰세대
1.알고리즘세계
2.우리앞의생

결론:딜런에서딥마인드까지

출판사 서평

“1964년에밥딜런은‘시대가변했다’라는노래를불렀다.‘시대는변했다.’하지만시대는예상했던방향으로변하지는않았다.”_서문

프랑스의대표적지성으로꼽히는경제학자다니엘코엔이『유럽을성찰하다』를펴냈다.원제가‘세상이변했다고말해야한다IlFautDireQueLesTempsOntChang?’인이책은68혁명이후이세계의변화에대해총체적으로성찰한진중한인문에세이다.특히오랜시간세계질서를주도했던유럽적이성이어떤과정을거쳐변질되고쇠락했는지,바뀐세계속에서지식인은무엇을해야하는지에대한길찾기질문을여러방면으로담아놓았다.유럽에대한총체적반성이자,포퓰리즘과극우주의등극단의문화속에서어떻게글로벌한합리성을만들어나갈것인가에대한모색이라고할만하다.

첫번째트라우마:68혁명세대의좌절

서문에나오는코엔의시대진단은좌파와우파라는두이념세력의공통된실패를주시하는데서출발한다.

이상한변화가일어나면서우리는한세상에서앞선시대와도완전히낯선다른세상으로건너왔다.눈부신미래를향한희망이있던자리에화려했던과거에대한향수가자리를잡았다.과거의좌파가행하던비판의메가폰역할을포퓰리즘이이어받았다.영원한현재의공간에갇혀서앞날을생각하기가너무나어렵게된오늘날청년세대의상황이야말로지난반세기동안쌓여온정신적외상의증상이라할수있다.(서문)

코엔이보기에50년전1968년5월혁명은,앙시앵레짐을무너뜨린프랑스대혁명처럼사람들의상상력에불을붙였다.당시대학가인라탱구를행진하던젊은세대들에게는부르주아를무너뜨리는것만이문제였다.하지만68년5월혁명에서는어떤이도처형되지않았으며마치즐거운파티와같았다.프랑스대혁명에서는빵을요구했지만,이제는부를차별없이‘거리낌없이즐기는것’이문제였다.샌프란시스코,파리,베를린의신세대들은단조롭게되풀이되는노동과물질의문제에서벗어나사랑과로큰롤로이뤄진새로운세상을만들수있다고생각했다.
하지만안타깝게도,1970년대중반부터경제성장이중단되고기나긴경기침체가시작되면서1960년대의열망은물거품이되었다.프롤레타리아혁명을준비하며공장에잠입했던좌파청년들에게는경악스럽게도,당시산업은섬유,야금,조선소의위기로인해내리막길을걷기시작했다.성경에서말하는일의저주에서벗어날수있으리라믿었던이세대의열정은이렇게무너졌는데,이것이지난50년동안에있었던첫번째트라우마일것이다.

두번째트라우마:보수혁명의배신

경제위기는68혁명의반대자들에게역습의기회를제공했다.아일랜드의토머스버크는프랑스대혁명이‘무절제와악덕’의사슬을풀어놓아젊은세대들이‘지혜와미덕’을가질수없게되었다고비판했다.1980년대초반에등장한신보수주의자들도같은실수를범했다.68혁명세대들이‘금지를금하기를’원했지만,잘못생각한게있었다.모든사회는규칙과금지를통해유지되기때문이다.그들은또‘불가능을요구하기’를원했지만,인간조건이비극적이라는것을깜빡잊고있었다.68혁명에대한비판은‘무력감과쾌락주의와도덕적혼란에빠지는것’을한시바삐막아야한다는것이었다.
레이건의대통령당선은그의지지자들에게는쾌락원칙에대한현실원칙의설욕으로보였다.레이건은경제가아닌도덕적혁명의기수였다.하지만레이건은68혁명세대만큼이나순진한환상을통해지지를이끌어내는데,도덕성회복을통해서자본주의는자동조절되리라는게그것이다.그러나그의당선이후실제로실현된것은,아무런절제도없는가운데터져나온부의불평등과탐욕의승리였을뿐이다.보수주의혁명의이배반은우리시대가겪은두번째로큰헛된기대와착각이었다.

포퓰리즘,이시대의또다른환상

1960년대에서1980년대로이처럼급격하게변화한것은인간욕망의양극단사이에서이뤄진진부한왕복운동이었던것으로보인다.인간욕망의양극단은보들레르가‘이세상밖어디든지’라고불렀던,‘스스로에게서해방되어멀리떠나고자하는마음’과,이역시우리가자주경험하는‘자기자신으로되돌아가고자하는마음’으로되어있다.2지난반세기동안의변화는이처럼깊이왜곡된대립의형식으로진행되었다.전통에대한찬사는타인기피와외국인혐오증으로변했고,기존질서에대한즐거운이의제기는경쟁적인개인주의속에쓰러져있다.해방과전통이대립하는이현장에서우리는승자와패자의커다란분열을목격했다.관습에서해방되어자율적인존재가된승자와,전통이제공해주지않는보호책을전통에서찾고있는패자가그것이다.
지금의포퓰리즘은바로이런위기가겉으로드러난것이다.산업사회가제공해주던지표를잃어버리고끝없는모험을펼친끝에민중은,지나친도덕적관용주의라며좌파를비난하는한편,부자가될생각만한다고우파를비난하면서저항하고있다.“좌파는서민을받아들인다는인상을주었지만위기에서서민을보호하는데는실패했으며,도덕회복정책으로선출된우파는서민들을탐욕의제단에갖다바쳤다.”(104쪽)마침내민중은문화적이고경제적인것뿐아니라모든형태의자유주의의종말을주장하기에이른다.노동계급이포퓰리즘정당으로넘어간것은68세대의희망에조종을울리고있다.
유럽포퓰리즘은그들이사회적혼란의원인이라주장하는두계층,즉위로는사회엘리트와아래로는이민자집단에대한증오를응집시킨다.이탈리아포퓰리즘운동에는엘리트혐오라는위를향한증오,즉첫번째요구를만족시키는급진좌파성향은있었지만,외국인혐오라는두번째아이템이없었기때문에실제선거결과는우파에뒤졌다.스웨덴의‘민주당’,덴마크의‘인민당’,핀란드의‘진짜핀란드당’,오스트리아‘자유당FPO’,그리스의‘금빛새벽당’,이탈리아의‘북부리그당’은모두외국인혐오에기반을두고있다.르펜이이끄는프랑스의‘민족전선’도마찬가지다.좌파보다더급진적인경제정책과우파보다더급진적인도덕정책으로세계화에서낙오되고이민자들에게일자리를“빼앗긴”서민들로부터지지를얻는다.하지만그러한지지가파국이외에무엇을이뤄낼것인가.코엔은“포퓰리즘부상이빚은두번째로끔찍한사건은2016년10월트럼프의미국대통령당선이다”(110쪽)라고한탄한다.“이것이우리시대가인정할수밖에없는세번째환상”이다.

후기산업사회의마지막모색도결국실패

그렇다면연속으로나타나는이런위기와단절을어떻게이해해야할까?이시대가소리없이보여주는현상들은과연어떤병일까?그대답은산업세계라는문명의붕괴와더이상후계자를찾기힘든진보사회의커다란어려움과관련되어있다.오늘날의시대를부르는‘후기산업사회’라는명칭이많은오해를낳는것같다.후기산업사회를두고좌파는자본주의를벗어나는것으로,우파는노동가치라는기본가치로복귀하는것으로해석했다.하지만이두시각모두틀렸다.후기산업사회의참된의미를가리고있던장막이최근들어걷히고있기때문일것이다.
코엔은산업사회를지나오면서생겨났던환상,거기서벗어나는과정을이해하기위해서는1949년에발간된장푸라스티에의중요한저서『20세기의큰희망』을음미할필요가있다고말한다.이경제학자에따르면,농경사회에서는땅을,산업사회에서는물질을가공했다.그런데이제많은시간을물건보다는건강이나교육,여가와같이사람에게쏟는이새로운사회의희망은인간이인간자신에게몰두하는것이었다.인간화의길을걷던경제학의이런염원은그러나배반당하고만다.
푸라스티에는오늘날사회의불굴의성장욕구를과소평가했다.그런데어떤사람이다른사람을돌보는서비스사회에서는경제성장이있을수없다.전자의소득이후자의소득에의해제한되기때문이다.유치원교사나간병인같은인적서비스는새로운세상의깃발이라기보다는아주낮은임금의영역에맡겨져있던것들일뿐이다.사르코지대통령이선동했듯이‘더많이일하면더많이벌’수있다.하지만그렇다고이제는1950~1960년대산업사회에서처럼더이상15년마다소득이2배로오를수는없게되었다.구매력상승이가능하려면연극무대에서텔레비전으로옮겨감으로써관객의숫자를대폭증가시키는연극배우처럼더많은고객을확보할수있는‘규모의효율성’을확보해야한다.

디지털사회는산업사회상처의치료약인가?

탈산업사회는숱한시행착오끝에적절한명칭인‘디지털사회’라는제대로된길을이제는찾은것같다.규모의효율성을갖기위해서는다른정보가취급할수있는정보가되기위해
모든것이강제로거대한사이버공간에들어가야한다.사전에모든것이디지털화되어있으면소프트웨어와인공지능은무한대의고객을돌보고배려하고충고하고즐겁게할수있는능력을갖추게될것이다.미래를예고하는영화「그녀Her」에는‘감정소프트웨어’가등장하는데거기에나오는여배우스칼렛요한슨의매력적인목소리는한꺼번에수백만명의사랑을독차지했다.이런것이바로인체의한계를뛰어넘는세상,즉호모디지털리스가예고하는세상의모습이다.
이때우리의의문은치료약이병보다나쁘지않으리라고어떻게장담하냐는것이다.로봇이인간을대신하면서근심거리가늘어나지않을까?페이스북과넷플릭스를거치면서새로운플랫폼위에서이뤄지는컨베이어벨트식의연쇄노동이사람에대한테일러주의시스템관리로변하지는않을까?산업사회의해묵은문제가이를대체한사회한가운데에서시간의엄청난굴절로인해다시제기되는중이다.도덕붕괴나금융위기와같은그모든단계를다시밟아야할까?우리는그때보다잘할수있을까?그의미를잘못알지않았다면역사는지금쓰이는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