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굴레 : 헤이안 시대에서 아베 정권까지, 타인의 눈으로 안에서 통찰해낸 일본의 빛과 그늘

일본의 굴레 : 헤이안 시대에서 아베 정권까지, 타인의 눈으로 안에서 통찰해낸 일본의 빛과 그늘

$33.63
Description
일본이라는 복잡한 나라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놀라운 통찰력
“지난 20년간 외국인 저자가 일본에 대해 쓴 가장 중요한 책!”
오늘날 일본만큼 우리 국민에게 피로감을 안겨주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2019년의 “노 재팬” 이후 어느 정도 격앙된 감정은 가라앉았다 해도 그 어느 때보다 일본에 대한 비호감도가 올라가 있는 지금이다. 당분간 이 분위기는 나아지리란 보장이 없다. 최악이었던 아베 내각이 물러났다지만 그 연장선에서 스가 내각이 들어서 있고,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우익 분위기, 과거사 부정, 국제무대에서의 한국에 대한 공격, 은근한 무시 등이 적대적 감정의 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 또한 일본에 대해서는 전혀 전향적이지 않다. 일본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흥미 위주의 문화적 접근 외에 자신 있게 잘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양국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진지하게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피상적·적대적으로 상대방을 손가락질하는 상태에 멈춰 있다. 그런 상황에서 출판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그 적대감정을 부추겨야 할 것인가, 아니면 곪아 있는 상태를 외면한 채 문화적·실용적 교류에만 충실할 것인가. 이번에 출간된 『일본의 굴레』에는 이도저도 못 하는 답답한 상황을 풀어보고자 하는 복잡한 심리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여기 태가트 머피라는 미국인이 쓴 『일본의 굴레』라는 두툼한 인문서가 있다. 부제가 독특하다. “타인의 눈으로 안에서 통찰해낸 일본의 빛과 그늘”이란 말은 이 책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준다. 이 책의 저자는 국제정치경제 전문가인 미국인으로 열다섯 살에 처음 일본 땅에 발을 내디딘 이후로 40년 이상 일본에서 생활해온 일본통이다. 그는 서양인으로서 일본의 낯설고 이질적이며 표면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모습에 흠뻑 빠졌다가 이내 거리두기를 하면서 내부자이자 동시에 외부자로서 이 사회의 모순적인 측면들을 하나둘씩 파악해간다. 그가 보기에 일본 사람들은 이상했다. 굴욕적일 만큼 친절한 서비스에, 뭔가 불평할 만한 일이 생겨도 침묵으로 일관할 때가 많았고, 권력에 도전하는 일은 좀체 하지 않는 체념적 모습을 일상적으로 보였다. 다른 한편 그들의 섹스 산업은 서양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방식으로 꽃을 피웠다. 또 일본인들은 작은 일에서 쾌락을 찾는다. 일본인들의 가장 독특한 면모는 모순을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자신이 일본을 좋아하면 할수록 그들의 삶에는 어떤 비극적 요소가 덧입혀져 있음을 깨닫는다. 일본 근대사의 대부분은 비극인데, 이 비극은 내외부적 요인이 결합해 일어났다기보단 일본인들 내부의 ‘무언가’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이 책을 통해 통찰해낸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수없이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는 태가트 씨가 평생 일본에서 살며 일본에 대해 보고 배운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나라와 교토의 설립부터 시작해서, 전국시대의 혼란, 에도 시대 사회의 얼개, 쇄국 정책과 메이지 유신, 제2차 세계대전의 광기, 전후의 경제 기적과 샐러리맨 문화, 1980년대 버블의 형성과 붕괴, 최근의 아베 정권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경제와 정치와 문화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일본 사회에 대한 저자의 전방위적인 통찰을 보여줍니다.”

일본에서 직장을 다니며 오래 생활하고 있는 역자들은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 이보다 좋은 책은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 책을 번역했다. 역사의 긴 흐름 위에서 일본의 정치, 경제, 문화를 하나로 꿰어서 일목요연하게 이해하고 종합적인 교양과 통찰력을 제시한 책이 그리 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

태가트머피

쓰쿠바대학도쿄캠퍼스에서국제비즈니스MBA프로그램의국제정치경제학교수로재임했고,퇴직후에는일본과미국을오가며저술활동을하고있다.현대일본에관해저술한책들로여러상을받았고『뉴리퍼블릭』『내셔널인터레스트』『뉴레프트리뷰』등에기고하고있다.교수가되기전에는투자은행가,브루킹스연구소객원연구원이었던경력이있고,『아시아태평양저널:일본포커스』의코디네이터이기도하다.

목차

추천서문
들어가는말
서문

1부굴레의기원

1장에도시대이전의일본
천황제도|후지와라가문과헤이안쿄의설립|헤이안시대의유산|여성에의해쓰인문학|『마쿠라노소시』와『겐지이야기』|헤이안질서의붕괴와봉건주의의등장|쇼군|몽골의침략,가마쿠라의멸망,아시카가막부|일본의‘봉건주의’|봉건시대의문화와종교|유럽인의도래|일본의재통일

2장근대국가로서의일본의탄생
도쿠가와시대의쇄국|질서와안정에대한도쿠가와막부의집착|경제와사회의변화|대중문화|47명의로닌이야기|페리제독의‘흑선’과도쿠가와막부의몰락|1868년의‘혁명’?|막부의종말

3장메이지유신에서미군정기까지
이와사키야타로와근대일본산업조직의탄생|자본의축적과입헌정부라는겉모습|1895년의청일전쟁|1904~1905년의러일전쟁|메이지시절에뿌리내린근대일본의비극|나쓰메소세키의『마음』과메이지의유산|야마가타아리토모와정치적통제를뛰어넘은관료주의|전쟁의재앙|루거우차오사건과노몬한전투|진주만,항복,전쟁의유산

4장경제기적
전후10년간의이례적인상황|고도성장의정치적·문화적기반

5장고도성장의제도적기틀
일본의기업들|산업협회들과경쟁의통제|고용관행|교육제도|금융시스템|관료제도|‘현실의관리’

6장성장으로얻은것과잃은것
성장의대가|야구와샐러리맨문화의등장|고도성장기일본의여성|마쓰다세이코|고도성장의제도와글로벌경제프레임워크

2부오늘의일본을구속하고있는어제의굴레

7장경제와금융
대차대조표불황|일본의차이|공황의회피:일본금융기관의구제|잘못된전제,그리고활짝열린재정적자의문|아시아금융위기의단초|일본정부의재정지출

8장비즈니스
서비스분야|바뀌어가는고용관행|세계화의어려움|글로벌브랜드와해외직접투자|매몰비용의포기|한국으로부터의도전|일본비즈니스의미래와자본주의의세계적위기

9장사회문화적변화
세계로뻗어나간일본문화|갸루|오바타리안,소다이고미,황혼이혼|초식남|일본의남성성|변화하는일본남성집단|계급의부활|일본지도층의쇠퇴

10장정치
1955년체제|다나카가쿠에이|‘닉슨쇼크’와다나카의총리시절|록히드스캔들|야미쇼군다나카|측근들:다케시타노보루와가네마루신|오자와이치로|정치질서의수호자들|1994년의선거제도개혁|고이즈미준이치로|야스쿠니신사와고이즈미정권의외교관계|고이즈미이후의자민당

11장일본과세계
‘신일본통’|오키나와와후텐마해병기지|하토야마정권의붕괴|‘영향력의대리인’|3·11과간나오토정권의운명|노다정권의자멸|센카쿠열도와일본의영토분쟁|아베신조의귀환|경제회복?|TPP,특정비밀보호법,아베정권의우선순위|중국과의관계정립|지속가능할수없는미일‘동맹’|다시아시아의일원으로|아베의과욕과미래

부록1:메이지의지도자들
부록2:전후일본의유력한정치가·관료

더읽을거리
한국어판저자후기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일본에처음왔을때이책을읽었더라면얼마나좋았을까수없이생각했습니다.이책에는태가트씨가평생일본에서살며일본에대해보고배운그야말로모든것이담겨있습니다.나라와교토의설립부터시작해서,전국시대의혼란,에도시대사회의얼개,쇄국정책과메이지유신,제2차세계대전의광기,전후의경제기적과샐러리맨문화,1980년대버블의형성과붕괴,최근의아베정권에이르기까지역사와경제와정치와문화를종횡무진넘나들며일본사회에대한저자의전방위적인통찰을보여줍니다.”

일본에서직장을다니며오래생활하고있는역자들은“일본을이해하기위해이보다좋은책은없다”는확신을가지고이책을번역했다.역사의긴흐름위에서일본의정치,경제,문화를하나로꿰어서일목요연하게이해하고종합적인교양과통찰력을제시한책이그리흔한것은아니기때문이다.

일본의정치와경제에관한생각을역사및문화와결합

옥스퍼드대학출판사의제안을받았을때태가트머피교수는“일본의정치와경제에관한생각을역사및문화와결합시켜다른종류의글쓰기를통해서는불가능한작업을해보리라”결심했다.
잘알려져있진않지만,지금의세계금융시장의틀을형성하는데일본의여신與信창조가수행해온중심적인역할같은것을곰곰이생각해보면“이슈들을하나하나떼어놓고서는일본을이해하기어렵다”는게저자의기본적인입장이다.일본경험의총합을다루지않고서는일본현실의그어느측면도이해하기어렵다는것.달리말해,일본은행의통화정책,일본기업의인사관행,도쿄의기묘한스트리트패션,일본정치의끊임없는의자뺏기놀이,수세기에걸친일본의쇄국,이런문제들이어떤식으로든서로연결되어있다는뜻이다.여기까지생각이미친저자는“내가열다섯살때낡고북적이는하네다공항에내려서,장거리버스를타고한번도본적없는회색의약동하는도시의풍경을봤을때부터나를사로잡았던주제들을정리하고,내평생의사유에질서를부여할기회를줄것이었다.그렇게나는책을쓰기로결심했다”라고밝힌다.
『일본의굴레』는일본의정치,경제,사회,문화,역사를모두다루고있다.책서문에서말했듯이일본의정치와경제에대해갖고있는머피교수의생각을역사및문화에대한그의생각과결합시킨것이다.외부자적인시각과내부자적인이해를겸비한저자가제공하는다면적인일본사회분석은그어디서도보지못한통찰을제공한다.

책임감으로가득한나라,무책임의극치를달리는나라

일본인대부분은본인들의책임을매우진지하게받아들인다.서양에서는할만한가치가있는일이라면잘해내야한다고들말한다.일본에서는할만한가치가없는일이라도(그리고모두그렇다는사실을안다)잘해내야한다.일본에서마주치는예의바름과서비스의수준은아주하찮거나사실은지저분한일에서조차다른곳에서는상상할수없을정도로아주높아서,가끔이세상이나의쾌락을위해존재하는것은아닌가하는환상에빠져들게할정도다.조금만무언가를하면‘오쓰카레사마데시타!お疲れ樣でした!’(과장된감사의톤으로당신의커다란희생에대해수고하셨습니다라고하는것)라는외침이되돌아온다.누군가에게차한잔과디저트를대접하면진수성찬을대접했다는감사를받는다(고치소사마데시타御馳走さまでした).반대로,성대한식사자리에초대받아갔는데너무차린게없어서부끄럽다는인사를받는다.물론이모든것은형식이다.하지만이것이형식이고모두그사실을알고있다고해도,그형식에자발적인감정이가득한것처럼행동해야만한다.모두가그런기대에부응해행동하고있고그게또공공연한비밀이기때문에,가장공허하고형식적인행위들이오히려의미를갖게되는지도모른다.
이런형식성은대인관계에도적용된다.상대방을별로좋아하지않거나,당신의노력에걸맞은금전적인보상을할의사가눈곱만큼도없는까다롭고형편없는고객을상대해야하는지루한일을하고있더라도,절친한벗이나열정적인동료를대하듯한다.하지만타인의안위를진심으로걱정하는것처럼,최고의동료를가진것처럼,누가됐든지금상대하는고객의요구사항을들어주는것이가장중요한일인양행동하다보면,애정이나존경그리고주어진일을최대한으로잘해내려는의지같은감정을실제로내면화하게된다.그러다보면어느새주변은내가깊이아끼는사람들로둘러싸이고,또그들이나를아껴주고있다는느낌을갖게된다.
이렇게모든사람이한번약속한일은꼭할것이라고,그것도잘해낼것이라고안심하고믿을수있는사회에는어마어마한장점이있음을쉽게깨달을수있다.
한편실제로는그렇지않은데도모든일이제대로돌아가고있다고믿으면서모순을애써부정하려는이러한태도에는치명적인정치적차원의문제가있다는점은흔히간과된다.그런태도가일본을매력적이고성공적으로만드는원천일지도모른다.그러나이것은또한일본근대사의비극을설명해주기도한다.대중을착취하기좋은이상적인환경을만들어주기때문이다.
매사를있는그대로받아들이는태도를성숙함이라여기고,어쩌면가치없는목표라는것을알면서도그것을추구하는데서삶의의미를찾는마음가짐을대중이내면화하는것만의얘기가아니다.일본에깊이각인되어있는이런유동적가치관의영향이사회지도층레벨로가면,권력자들이자신이하는일과그동기에대해스스로를기만하는이중적사고를하도록만든다.

일본인들의피해자의식과체념의사고습관

일본은더이상자국과이웃나라들을불바다로만들만큼위협이되는나라가아니다.그러나딱히원인도없고설명할수도없는이유로이런저런일이발생하는세상에서살아간다는의식,그안에서개인은자기본분을다하며최선을다해적응하는수밖에없다는의식은여전히만연해있다.일본인들이이런의식을부르는단어가있다.바로피해자의식(히가이샤이시키被害者意識)이다.
피해자의식이현실세계에서초래할수있는상황은여러가지로,다음과같은예들이있다.가령일본은무시무시한재정딜레마를해결하기위해한때전국민의경제적안정을거의달성토록했던사회적규약을내다버렸다.또세금과물가를올려서가계의구매력을망가뜨리고,국민연금이지켜야할약속을파기하기도했다.과거기업들이직원들삶의질을보장하던세계는안정과미래라고는없는저소득계약직의세계로대체되었다.
이런정책을추진하는사람들은회사의자산을망가뜨리고직원들을해고하는월가의은행가들처럼자신들이한일을생각하며기분좋아낄낄거리지않는다.대신그들은침울한얼굴로고개를숙이고는,자신들도선택의여지없이희생의대열에참여한다고생각한다.그희생을통해본인들이개인적인이득을챙기는경우에도별문제가되지않는다.수백만의일본국민이어깨를으쓱하며한숨을쉬고는“시카타가나이仕方がない(할수없군)”라고한마디하고는말것이기때문이다.다른대안이있다는사실(강한노조,노동자를대변하는건강한정당,확실한사회안전망,일본산업의부활을위해가계의실질소득을늘려서내수를진작시키는각종정책)은고려대상이되지않는다.고려한다고해도성숙하지못한포퓰리즘으로비난받는다.어찌어찌해서그런대안에시동을건다해도,‘일본적이지않다’는이유로공격받고는,기득권세력을위협하는사람들을묵살하도록발전되어온시스템에의해폄하될것이다.
책에서저자는헤이안시대부터에도를거쳐근현대로올라오며이런시스템의일부를살펴보고있다.특히마지막두장은최근수십년간일본을딜레마로부터구해낼더나은대안을제시할수있었던최선의세력이,미국의직접적인공모와개입으로인해붕괴되었던과정을다루고있다.
저자는국민에게사람답고안전한삶을제공하는데존재목적이있는기업,은행,정부,군대,경찰과같은조직이,그조직을이용해자신의배를채우는사람들,가상의위협으로부터나라를지킨다는명목으로전국민에대한통제와감시를시도하는사람들에의해어떻게오염되고장악되어왔는지이해하는데서출발해야한다고강조한다.이런사람들은조직을그런식으로운영하기위해필요한일을해나가면서도,실제의동기는스스로에게감추는묘한심리상태를필요로하는데조지오웰은이런관념적곡예에‘이중사고doublethink’라는유명한이름을붙였다.일본의권력자들은모순에대한관용이비단허락되었을뿐아니라필수적이었던정치적·문화적전통에익숙한사람들이었다.

일본정치구조의기원:메이지이후100년이라는굴레

이책은기본적으로일본의역사를다루고있다.그중에서도에도시대가막부의강력한권위를기반으로수백년간평화를유지해서상상이상의눈부신사회경제적발전을이뤘다는부분은되새겨볼만하다.부의축적은맨아래계층인상인들을중심으로이뤄졌으나사무라이가지배하는신분제도가집요하리만큼철저하게유지되면서생겨난거대한모순의에너지는오늘날까지도일본사회의여러현상을설명하는데유용하기때문이다.메이지유신이후아시아에서벗어나서구열강의대열에합류하려던불과한세대의압축적인노력이어떻게일본인의정신세계를바꿔놓았고어떻게여전히일본이미래로나아가는데굴레로작용하고있는가하는분석은뛰어나다.그리고메이지유신이천황제도와의회제도라는두가지‘허구’를앞에내세웠지만실제로는그뒤에서유신의주역들이과두정치를펼쳤다는지적,그들이나이가들어죽으면서남긴커다란권력의공백으로인해최종책임이없는관료에게휘둘리는현재일본정치의구조가탄생했으며,일본의조직에서근본적인개혁이그토록어려운이유는바로이최종책임의소재가없는문화때문이라는분석도통찰력있다.
저자는또한국제정치경제학연구자답게제2차세계대전이후정치와경제에대한이야기에도책의많은부분을할애한다.저자는분명기존미일관계의수호를위해행동하는미국의‘신일본통’들과는결을달리한다.책제목이암시하듯일본이가진고질적인문제들에대해칼을들이대는것은물론,현재일본의문제들에원죄를갖고있는미국에대해서도거침없이비판한다.일본의과거사청산이그토록어려운것에는,미군정이전후처리과정에서일본인들이스스로과오를돌아볼기회를원천봉쇄해버린데큰책임이있다는지적은미국인이라면아프게들어야할내용이다.1990년대부터미일관계의뜨거운감자가돼버린오키나와의후텐마해군기지문제도미국내관료조직간의경쟁과이기주의로인해불필요하게장기화되고복잡해졌다는지적또한그렇다.
환율정책이나버블에관한이야기는상당히깊이들어가일본경제가그려온극적인궤적이머릿속에정리되는경험을할수있다.일본이패전이후미국에국방과외교를맡긴대신미국을지렛대삼아경제를일으키고,나중에는거꾸로미국이일본의경제력에의존하여달러중심의세계경제를유지한다는얘기는이책에서다루고있는중요한주제중하나다.
이책을읽으면읽을수록놀라게되는것은한국사회의수많은면모가전후일본의모습과닮았기때문이다.우리나라의경제성장모델이일본의그것을그대로들여온것이니비슷할수밖에없다해도,주어만일본에서한국으로바꿔도전혀어색하지않을것같은문장이가득하다.그렇게일본을따라가던한국은20세기말을분기로점점궤적을달리하고있지만,일본이고민하고있는만성적저성장이나언론의독립성,사법개혁,저출산고령화사회등이우리에게도숙제인까닭은그래서이지않을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