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와 주역 (가장 오래된 서사적 상상력)

이야기와 주역 (가장 오래된 서사적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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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대표적인 의리역 연구자 심의용 숭실대 교수의
『주역』에 대한 새로운 인문학적 접근!
‘이야기’와 ‘서사적 상상력’으로 읽는 주역
그간 저술과 번역으로 대표적인 『주역』 연구자로 자리매김한 심의용 숭실대 교수가 『주역』에 대한 새로운 인문학적 접근을 내놓았다. 신간 『이야기와 주역: 가장 오래된 서사적 상상력』이다. 저자는 『주역』에 숨어 있는 ‘이야기’ 구조를 발견하고 ‘서사적 상상력’을 동원해 이를 해석했는데, 유방과 한우를 비롯해 『사기』에 등장하는 여러 역사인물의 흥망성쇠가 우리가 전혀 몰랐던 또 다른 해석의 렌즈를 통해 입체적으로 살펴지고 있다. 평소 『주역』은 시적 상상력, 서사적 상상력, 상징적 상상력, 회화적 상상력, 수數적 상상력 등으로 다채롭게 해석될 여지가 많다고 말해온 저자는 지난 2016년 『시적 상상력으로 주역을 읽다』 이후 이번에 서사적 상상력으로 『주역』을 읽은 『이야기와 주역』을 펴냄으로써 주역에 대한 심층적인 인문학적 탐색을 이어가고 있어 상당한 주목을 요한다.
저자

심의용

숭실대에서철학을전공하고정이천의『주역』해석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중국고전을현대적으로해석하여지금,여기에서어떻게활용할수있는지에관심을두고있다.고전번역연수원연수과정을수료했고,충북대인문연구원을지냈다.국사편찬위원회에서『비변사등록』번역프로젝트에참여했고,성신여대연구교수를역임했고현재숭실대HK+연구교수로재직중이다.
지은책으로『시적상상력으로주역을읽다』『마흔의단어들』『주역,마음속에마르지않는우물을파라』『주역과운명』『귀곡자교양강의』『세상과소통하는힘』등이있고,공저로『못말리는아인슈타인에게말걸기』『문화,세상을콜라주하다』등이있다.정이천의『주역』,성이심의『인역人易』,『성리대전』(공역),『주역절중』(공역),피터K.볼의『중국지식인들과정체성』,카린라이의『케임브리지중국철학입문』,푸페이룽의『장자교양강의』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머리말
1.프롤로그
2.이야기와『주역』
3.왜유방劉邦은장례를공표했을까-둔屯괘
4.왜항우項羽는오강을건너지않았을까-대장大壯괘
5.왜전횡田橫은항복하지않고자결했을까-비比괘
6.왜장량張良은적송자赤松子를따르려했을까-이履괘
7.왜한신韓信은괴통?通의말을듣지않았을까-점漸괘
8.왜소하蕭何는한신을천거했을까-대과大過괘
9.왜진평陳平은주색에빠졌을까-감坎괘
10.왜주발周勃은잠시시간을내달라고했을까-소과小過괘
11.왜조참曹參은법률을바꾸지않았을까-고蠱괘
12.왜조조晁錯는목이베였을까-혁革괘
13.왜두영竇?은소송을멈추지않았을까-송訟괘
14.왜가의賈誼는기다리지못했을까-비賁괘
15.왜급암汲?은창고의곡식을함부로꺼냈을까-익益괘
16.왜공손홍公孫弘은베이불을덮었을까-절節괘
17.왜장석지張釋之는도필리를싫어했을까-간艮괘
18.왜오왕吳王비?는반란에실패했을까-익益괘
19.왜역기?寄는친구를팔았을까-점漸괘
20.왜장이張耳는진여陳餘와멀어졌을까-비比괘
21.처세와의리義理

주|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사기』의인물들『주역』괘효사로해석

『주역』은넓고도크다.말그대로“천지사이에모든것이완비되어있다以言乎天地之間則備矣.”그래서인지중국문화의모든영역에걸쳐활용되었다.역학을논하는많은사람은『주역』의괘효사에담긴구체적인의미를얘기하지않는다.음양오행론과관련하여『주역』을빌려추상적인헛소리를하고있다.저자는과연이런논의들이현대적학문과어떻게연결될수있는지에대해서는회의적이라고밝힌다.
그러나『주역』의괘효사에담긴의미를해석하려고했던의리역학은현대적의미를충분히가지고있다.인간과삶의이야기를하고있기때문이다.그것이경전의본질이다.『주역』에는서사구조혹은이야기구조가담겨있다.의미맥락구조다.이러한측면은현대의다양한방면과관련해서연구될수있다.정치학,사회학,행동경제학,행동윤리학,문화과학,서사담론분석,심리학,윤리학,미학등등현대학문과만나다양한담론을만들어낼수있다.이책은서사적상상력으로『주역』의괘효사를읽으려는시도다.『사기』의인물들을『주역』의괘효사와연결해서해석했다.

‘이사징역以史徵易’이드러내는풍부한삶의이야기

『주역』은전혀구체적이지않다.오직상징과기호,모호한말이있을뿐이다.그것을어떻게해석할수있을까.수학공식이있다고치자.함수공식이다.그함수공식에구체적인수를넣으면답이나온다.마찬가지다.『주역』의텅빈기호에구체적인이야기를넣고독해하는것이다.
상상력이필요하다.이를서사적상상력narrativeimagination이라고부를수있다.서사적상상력을통해모호한뼈대에살을붙여구체적인형체를드러나게하는것과도같다.『주역』의상징과기호가담긴괘와효를독해하는방식이다.『주역』은모호한상징으로말한다.그것을독해하는사람은각자의인생을투사하여이해한다.각자의머릿속에서는각자의인생이야기와의미가이해되고해석된다.우물효과다.
역사적사실과인물로『역』을해설하는것을‘이사징역以史徵易’이라한다.역사적사건으로역을증험한다는뜻이다.대표적인인물은남송시대학자인양만리다.양만리의『성재역전誠齋易傳』은역사적인물과삶의이야기를통해괘와효를설명한다.은밀하게감춰진구조를가지고상상력을발휘한다면풍부한삶의이야기와만날수있다.『주역』에는서사적구조가감춰져있다.

음陰과양陽은한인간의자질才과능력德보여줘

서사학에서는시공간적배경과사건,인물의성격과행위,인물의정신상태등을분석하면서서사물을독해한다.『주역』에도이러한데이터의요소들이있다.『주역』64괘의각괘는단절적이지않다.하나의흐름으로연결되어있다.시간적인흐름이며형세변화의흐름이다.시세時勢의변화라고할만하다.
『주역』은흥망성쇠의연속이다.다시건과곤으로돌아가새로운창조와실천으로끊임없이혁신해야한다.완성과종말은없다.끊임없이생성하고다시살아내려는역동적인과정만이있을뿐이다.역사는끝없이이어지고사건은끊임없이일어난다.거기서인간은살아내야한다.
이러한과정속에서각각의괘는하나의상황과사건즉때時를상징한다.이각각의괘가상징하는상황속에한개인이처해있다.음陰?과양陽-은이개인을상징한다.음과양이섞여서괘를구성하면
서다른위치에처해있다.
각각의음과양은한인간이가진인간의자질才과능력德을보여준다.음은수동적이며소극적이고양은능동적이며적극적이다.강직하거나유약하며강퍅하거나유연하다.영리하거나우둔하며순종적이거나지배적이다.사람마다자질과능력에서차이가있다.
이런다양한개인들이각기다른위치와지위에처해있다.권력관계다.어떤사람은높은지위에어떤사람은낮은지위에어떤사람은지배적인위치에어떤사람은복종하는위치에처해있다.능동적이고적극적인사람이복종하는위치에올수도있고수동적이며소극적인사람이지배적인위치에올수도있다.각기다른사람들이각기다른상황에처해있다.

음효와양효가관계맺는방식,권력

이러한개인들은고립되어있지않다.얽혀있는것이다.권력관계속에있다.각각음효와양효들은여러가지방식으로관계를맺고있다.그것을응應과비比라고한다.호응과접촉이다.강직한윗사람이강직한아랫사람과관계할수있고유연한윗사람이강직한아랫사람과관계할수도있다.현명한자가윗자리에있고어리석은자가아래에있을수도있고어리석은자가윗자리에있을수도있고현명한자가아랫자리에있을수도있다.어떻게대처할것인가?
어떤상황과위치에처한어떤자질과능력을가진사람이어떤위치에있는어떤자질과능력을가진사람과호응하고관계하면서어떤일에대처한다.이러할때전체상황변화를파악하고변화의낌새를파악한다.또한마음의변화와기미幾를포착하면서시의적절한타이밍時에올바른원칙에맞게행동한다.
정이천은『주역』의핵심을‘지시식세知時識勢’와‘지기知幾’라는말로요약했다.‘시세時勢’를알고‘기미幾’를파악하는일이다.시세는지속적인흐름과변화다.전체적형세변화를파악하는일이다.기미는시그널signal이다.변화의낌새와마음의낌새다.
이러한흐름과낌새속에는수많은갈림길이있고역동성들이잠재해있다.따라서시세를파악하고순간의기미와기회를포착하는일,자신이어떤상황과위치에있고자신에게적절하고가장좋은방향이무엇인지를아는일,어떻게실천하는것이의미있는지를아는일,이런것들이담긴매뉴얼과같은것이『주역』이다.

결국『주역』이란진퇴와거취의문제

결국『주역』이란진퇴에관한문제이고거취에관한문제다.처신과처세의문제이다.스탠스를어떻게취할지를결정하는문제이기도하다.애티튜드attitude의문제다.여기서핵심은타이밍이다.시중時中이라고한다.변화의흐름속에서타이밍에맞는처신이다.
『주역』에는이야기구조와인물에대한평가방식이담겨있다.역사적사건과개별인간에대한품평이담긴문헌으로읽을수있다.이런사고방식은서양과는다른시각을제공하여우리삶의이야기를볼수있는관점을제공해줄수있다.
벤야민은두가지의이야기꾼을말한다.하나는이곳저곳을여행하면서많은경험을가진이야기꾼과하나는한곳에오래정착하면서그곳의많은지혜를가진이야기꾼이다.하나는폭넓은경험에서나온새로운이야기이고하나는오랜시간을농축한깊은지혜를말한다.전자는풍문만을얘기하고후자는깊은지혜를말한다.벤야민의구분법을빌린다면『주역』은오랜시간을농축한깊은지혜를말하는이야기꾼들이만들어낸문헌이다.벤야민에따르면이제이런이야기꾼은사라졌다.

항우는왜오강을건너지않았을까

본문에서저자는총18명의인물을다루고있다.모두『사기』에나오는인물들이며유방劉邦,항우項羽,전횡田橫,장량張良,한신韓信,소하蕭何,진평陳平,주발周勃,조참曹參,조조晁錯,두영竇?,가의賈誼,급암汲?,공손홍公孫弘,장석지張釋之,오왕吳王비?,역기?寄,장이張耳의순이다.‘왜유방은장례를공표했을까’‘왜항우는오강을건너지않았을까’등모든챕터가‘왜~그랬을까’라는행위에초점을맞춘의문문으로되어있다는것이특색이다.이는그인물에해당하는괘사와관련해그인물의행위를문제삼고있기때문이다.
가령두번째로다뤄진항우의경우를보자.왜항우는막판에몰려오강에이르렀을때강을건너도망하지않고그자리에서자결했을까.항우가오강을건너지않고자결한이유에대해여러가지견해가있다.첫째는우희虞姬때문이라는설이있다.우희는미모가빼어났기때문에우미인虞美人이라고도불린다.항우는우희가자결하는것을볼수없었다는게이유다.둘째는항우의고결한품성에서이유를찾기도한다.자신의실패와백성의고통때문에전쟁을빨리끝내려는생각이었다는것이다.자신의희생으로전쟁을빨리종결시켜천하를안정시키려는생각때문에스스로목숨을끊었다고보는견해는항우를도덕적성인으로과장하고있다.지나친미화다.저자는항우가오강을건널수있었는데도건너지않았던것은강동으로갔을때의이해관계를따져보고나서그보다더좋은선택을한것이아니라,오직그것만을할수밖에없는그필연성을따랐을뿐이다라고말한다.
항우의삶에유비시켜볼『주역』의괘는34번째의대장大壯?괘다.33번째괘는돈遯?괘다.돈괘는은둔을상징한다.은둔이란세상에서물러나는것이다.그러나어떤것도끝까지물러나지만은않는다.다시세상으로나온다.대장大壯괘에서‘대大’는강함,즉양陽이다.대장이란강함이장성하게자라나는괘다.은둔을상징하는돈괘뒤에강함의성장을상징하는대장괘가이어지는것이다.항우의삶과도유사하다.강함이꺾이지않고강하게전진하는모습이다.그러나대장괘의마지막여섯번째효는무모한돌진을경계하고있다.그풀이는“숫양이울타리를들이받아물러날수도없고나아갈수도없다.이로울것이없다.어려움을알고신중하면길하다上六,?羊觸藩,不能退,不能遂,无攸利,艱則吉”는것이다.
항우가왕성한힘을펼치며파죽지세로나가다가사면초가를당한형세와유사한상황을상징하고있다.물러날수도없다.수치심과죄책감을가지고있었지만하늘을찌를듯한자존감이허락지않는다.오히려자신의능력을과장되게과시하는태도를보이게된다.물론나아갈수도없다.형세는기울어졌고하늘도도와주지않는어찌할수없는궁지에빠졌다.
상육효의「상전象傳」에서는“물러가지도못하고,나아가지도못하는것은신중하게헤아리지못했기때문不能退,不能遂,不詳也”이라고했다.진퇴양난에몰렸을경우자신의허물을인정하고물러서야한다.상육효가말하듯이항우도진퇴양난속에서어려운현실을냉정하게알고신중하게처신했더라면더좋은결과를맺었을지도모른다.자신의패배와잘못을인정하고오강을건너스스로자초한추악한결과에대한응분의대가를치르고다시후일을신중하게도모하는것.두목이말하고자했던것이다.그러나왜신중하게헤아리지못했을까.냉정하고강한의지가없었기때문이다.
스스로서초패왕이라고생각했던항우의오만은그렇게자신의나약함에무의식적으로직면했던것이다.자신의나약함을의식한주체는자신이나약하다는것자체를부정하려는과장된행위를하게된다.시혜를베풀듯이자신의시체를유방에게팔라고소리치며스스로목을찔러죽었던것은드러내고싶지않았던자신의나약함을감추려는과장된행위라는게저자의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