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젝, 비판적 독해

지젝, 비판적 독해

$20.62
Description
이 책은 철학자로서 국제적 명성을 얻으며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있는 지젝에 대해 8명의 학자가 비평하고 마지막으로 지젝이 그에 답하는 것으로 기획되었다. 거장이지만 동시에 당대의 가장 위험한 철학자로 꼽히는 그를 조롱하는 사람들도 있고, 매년 발표되는 그의 저작들은 반복되는 데다 체계성이 뚜렷하지 않으며 서로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고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예컨대 애스트라 테일러는 지젝의 관점이 너무 자주 바뀐다고 지적한다. 지젝은 “이 세상을 사랑해야 한다”고 했다가 몇 분 만에 “이 세상을 미워해야 한다”고 말하는 식이다. 또한 지젝은 마르크스주의 종교 비판에 맞대응할 때, 텍스트를 굉장히 선별해서 읽고, 미묘하게 바꿔치기하며, 영리하게 뒤집는 행위를 섞는다.
저자

이언파커

디스코스유닛DiscourseUnit의공동창립자이자에리카버만과함께공동책임자로일하고있다.지은책으로『심리학의혁신:소외에서해방까지』『라캉주의정신분석:주체성에서일어난혁신들』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여전히혹은아직도지젝,이데올로기비판과존재의무-자밀카더

1부
1장지젝에게는어떤대상이숭고한가?-이언파커

2부
2장마르크스주의자헤겔:지젝의독일관념론수정-토드맥고원
3장지젝과기독교:마르크스와프로이트이후의종교비판-브루노보스틸스
4장예식처럼거행되는우연성과양가적자유의례-조슈아러메이

3부
5장자연경제학비판:지젝과함께양자역학을-에이드리언존스턴
6장지젝은에코시크-베리나앤더맷콘리
7장지젝과파농:자기를해치는폭력-에릭포크트
8장지젝은누구를배신했는가?:레닌과민족문제,그리고혁명적국제주의가남긴탈식민주의유산-자밀카더

4부
9장왕과천민,섹스그리고전쟁-슬라보예지젝

지젝저서목록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지젝은우리시대를위한사상가다,그자신이틀렸을때조차!”
9명의학자와지젝이펼치는논쟁
지젝은지금어디로가고있는가?

지젝을시대정신의한가운데놓는비평들

이책은철학자로서국제적명성을얻으며카리스마를발휘하고있는지젝에대해8명의학자가비평하고마지막으로지젝이그에답하는것으로기획되었다.거장이지만동시에당대의가장위험한철학자로꼽히는그를조롱하는사람들도있고,매년발표되는그의저작들은반복되는데다체계성이뚜렷하지않으며서로어긋나는부분이있다고우려하는이들도있다.예컨대애스트라테일러는지젝의관점이너무자주바뀐다고지적한다.지젝은“이세상을사랑해야한다”고했다가몇분만에“이세상을미워해야한다”고말하는식이다.또한지젝은마르크스주의종교비판에맞대응할때,텍스트를굉장히선별해서읽고,미묘하게바꿔치기하며,영리하게뒤집는행위를섞는다.
이런식의저술은반발을사기도하지만,이책의필진은지젝에대한이런비판이핵심을놓치고있다고본다.라캉을전유하여마르크스주의를통해헤겔을재장전하고있는지젝자신이이런이론작업은‘열려있고,부정적이며,결정되어있지않아야한다’고주장하기때문이다.
이책의필진은지젝이영향력있고그의텍스트는활발하게인용됨에도불구하고인문학과자연과학을두루고려한시각에서그가치를평가한저서는아직나오지않아,지젝의사상이다양한분과학문에어떤의미를발휘하는지재평가하고자한다.즉양자물리학,절대적이고유물론적인헤겔식기독교,탈식민주의적폭력,생태정치학,의례행동등지젝의저작이포괄하는궤적을쫓는다.그러는가운데그의사상이왜여전히혁신적인지를지젝의이론틀을활용하면서평가하거나,주요사상과들과의대화속에지젝을위치시킨다.다시말해지젝의사상을포스트모던한시대정신의주도적흐름에개입시키면서문화연구의보편화된역사주의와인지과학의진화지상주의,문학이론이추구하는의심의해석학이그의저작과교전하도록만드는것이다.

심리학과기독교는유용한가

지젝주의비평가이언파커는마르크스주의와라캉주의정신분석,헤겔주의변증법을이론의자원으로삼으면서각자원에내재된모순을이용해다른자원을비판하는지젝을여전히‘우리시대의사상가’로높이평가한다.방금말한세이론중지젝에게하나만꼽으라고한다면단연코헤겔이다.사유와삶을추동하는영구기관인‘부정’의변증법을갖고있기때문이다(지젝이이해한헤겔은늘‘아니오’라고말한다).파커는오늘날전세계적으로심리학이득세하는까닭에지젝의개입이유용하다고본다.우리는자기자신을어떻게관리할지에열렬한관심을쏟으면서저마다감정노동에내몰리고,자신을치료적자아강화술과관리및적응가능한실체로바꾼다.하지만지젝은자아란통합가능하지않다고말한다.헤겔로돌아가부정의변증법을적용하는지젝에게는결코‘종합’을이룰방법이없다.심리학은우리의고통을달랜다지만,그상황에서벗어나려할수록우리는거기에더단단히얽히고만다.
토드맥고원과브루노보스틸스,조시러메이는지젝의비판적인변증법적유물론을이해하는토대를제시한다.즉라캉을전유하여독일관념론과마르크스주의,기독교를재활성화하는지젝을비판적으로검토하고,철학과종교·정치에대해그의사상이지니는혁명적잠재력및한계들을평가하는출발점을제공한다.맥고원은지젝이헤겔을마르크스의비판자로서이해하는전복적해석을검토한다.헤겔을사유하는지젝에게정치투쟁에서‘적대관계의불가피함’은매우중요하다(칸트처럼세계의사물을지나치게다정하게다루다가는오류에빠지고말것이다).적대가사회를구성하고있다는것을파악하지못할때,우리문제는스스로정치에서벗어날수있다고믿는것이다.우리는돈을많이벌면적대를넘어설수있을거라믿는다.진짜사랑을추구하는배우자를만나면,완벽한직업을구하면,건강에맞는생활방식을취하면적대를초월할수있으리라믿는것이다.지젝의철학은‘적대없는존재는없다’는명제를중핵으로삼는다.따라서우리는우리자신을호되게비판하는데서출발해야세계적자본주의를심문하는길을열수있다.맥고원은이렇게결론내린다.헤겔덕분에“지젝은폭력과적대를자신의정치학에담아낼수있었다.”
보스틸스는지젝이기독교의도착적인무신론적중핵을유물론의관점에서방어하려는하자한계가뻔히보인다고비판한다.‘지젝은왜이런때에굳이기독교유산을지키자고과감하게목소리를높이는가?’지젝의응답은이렇다.“나는골수유물론자다.유물론자는기독교의전복적핵심에접근할수있다는것도내주장이다.(…)그리고사실오직유물론자만이이핵심에접근할수있다.”유물론자임을자처하고마르크스·프로이트를성실히독해하는이로서그의입장에는논리적으로도착성이개입될수밖에없다.이에보스틸스는지젝이기독교를유물론적으로방어하려고할때헤겔과라캉을기독교로경유하는삼각구도에갇힌게문제라고본다.거기에는계보학적이거나역사적유물론적조사가빠져있기때문이다.보스틸스는지젝안의이런공백을메우고자지젝의기독교해석이마르크스와프로이트의종교비판을수정하면서뒤집는방식을검토한다.

지젝은과녁을제대로겨냥하고있는가

에이드리언존스턴과베리나콘리,에릭포크트,자밀카더는지젝의저작에등장하는도발적인주장들을조명한다.최근지젝은양자역학과미디어연구,생태학적연구,탈식민주의연구에서벌어지는논쟁을탐구했다.먼저존스턴은지젝이양자역학을전유한것은중요하긴하나,완벽히유물론적인설명을제공하려는시도는실패했다고평가한다.존스턴은지젝이양자역학을대타자가상정하는하나이자전부로변형시키는데,이자체가지젝의존재론을정면으로위반하는것이라고지적한다.존스턴의결론은이렇다.“비물질적공백인‘무’에서물질적대상인‘어떤것’이발생한사건은이렇게발생한현실에서주체가등장하는것과차원이전혀다르다.”이에지젝이반박하자존스턴은지젝이‘과녁을놓쳤다’며,그자신은유물론철학으로과학에개입하는것에반대하는경향을지젝과함께넘어서고자한다고밝힌다.
콘리는지젝의‘에코시크eco-chic’가급진적이면서동시에보수적인차원을띤다고비판한다.생태학은인류전체가매달리는시급한이슈이기에지젝은‘배제된자를해방시키자’는맥락에서생태학을사유해야한다고말한다.다만생태학을신비화하는것은강력히비판한다.가령뉴에이지신봉자나정원을가꾸는부르주아들,혹은환경을보호하겠노라는기업들이균형잡힌,조화로운자연이주는교훈을가르치려하지만이들은도덕적으로행동한다는기분좋은감정을느낄뿐근본부터사고하는힘을지니지못했다.지젝은‘적대’의관점에서빈민촌이‘진정한사건이일어날만한장소’이며,‘자기몫이없는’배제된이들,즉적대에주목하지않은채환경과싸운다면‘우리는진짜보편성에이르지못한채사적관심사에만머물게될것’이라고강조한다.콘리는생태학과배제된자를하나로모은다는점에서지젝의혁명적평등주의를인정하지만,그렇더라도“지젝처럼사태를철학적수준에서논의하면생태학적실천을강구할때곤란해진다”고지적한다.
포크트와카더는지젝의사상이탈식민주의연구에유용한지묻는다.지젝은이분야를직접적으로언급하진않지만,그의사상속에서탈식민주의와관련된지적탐구를끌어낼수있다.포크트는지젝과프란츠파농의저작에나타난해방적이고도보편적인정치학개념들이대면하는장을만든다.포크트가보기에,파농과지젝은이론틀이다르더라도가장배제된자가서있는위치그리고그들과동일시하는몸짓에서접점을형성한다.파농이말한‘어디서나비참한자들’과지젝의‘자기몫이없는자들’은같은부류로,이들에게서진짜정치의보편화가일어날것이다.
카더는,레닌을반복하자는지젝의요청이정치와경제가융합되는지점에서여전히중요하다고본다.지젝은“(공산주의적)마르크스주의가제거된마르크스주의”의태도를보인다.하지만정말이상하게도지젝은세계차원에서혁명을북돋우려고레닌이제안한연합은놓치고있다는것이카더의주장이다.다시말해지젝은탈식민주의주체에내재된혁명잠재성을지나치는데,가령탈식민주의를티베트와빈민가로축소·환원하면서그들주체가배설물같이버려지도록두는것이한계다.

***

마지막장에서는지젝의응답이제시된다.그는8명의학자가제기한주요주제와우려에대해넌지시대답한다.지젝은“찌꺼기인간은배제되고자신이있을자리마저인정받지못하지만보편그자체다”라고강조한다.이는헤겔이명백히결론내리지않은것을지젝이마르크스를전유하여되살린것으로,프롤레타리아,즉자기몫이없는이들을가리킨다.지젝에따르면,찌꺼기인간들의‘권리없는권리’는실제로상위권리이며반성적권리다.이들은자유로운삶이라는보편적영역에서배제되었으므로그런삶을보장해달라는그들의요구는‘보편적’이다.“헤겔이올바로판단했듯이,찌꺼기인간으로서부자는개별자이지만,찌꺼기인간으로서빈자는헤겔의판결과반대로잠재적,보편차원을포함한다.”지젝은반복을통해조금씩새로운가능성들을드러낸다.따라서8명의필진은지젝의저작이우리에게밝혀놓은가능성과불가능성의장안에서‘여전히혹은아직도지젝인가’를되물으며지젝주의적계기를붙잡아야한다고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