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하지 않다 (불평등한 세계를 넘어서는 인권 | 양장본 Hardcover)

충분하지 않다 (불평등한 세계를 넘어서는 인권 | 양장본 Hardcover)

$24.24
Description
이보다 더 래디컬할 수는 없다!

인권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연구
인권의 시대는 어떻게 세계적 불평등에 기여했는가
가장 영향력 있는 동시대 북미 지성사가의 기념비적 저서
ㆍ 독일연구협회 시벌핼펀밀턴메모리얼도서상
ㆍ 미국역사학회 모리스포코시상
ㆍ 미국학술단체협의회, 베르그루엔연구소, 구겐하임기념재단 펠로십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화가 모든 사람에게 보장되는 사회를 상상해보자. 누구든 세끼 밥을 먹고, 누구든 지붕 있는 거주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빈부격차는 여전해서, 극소수가 대부분의 부를 차지하고 있다. 이 사회는 과연 정의로운가?
사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자유주의라는 거대한 물결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고, 사람과 사람, 국가와 국가, 남반구와 북반구 사이에 분명 무시할 수 없는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다. 심지어 모두에게 충분한 재화가 지급되지도 않았다. 『충분하지 않다』는 이런 세계가 만들어지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를 해명하려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중심이 되는 개념은 인권, 그리고 평등과 충분성이다. 여기서 충분성은 삶의 좋은 것들의 ‘최저치’를 보장받는 정도를 뜻한다.
원래 인권 개념은, 특히 경제ㆍ사회권의 측면에서, 그 기원상 평등과 충분성을 동시에 추구해왔다. 이는 프랑스혁명의 정신과 자코뱅파의 청사진에 잘 드러나 있다. 그러나 국민복지국가 시대를 거쳐 신자유주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권은 오로지 충분성만을 보장하는 쪽으로 균형을 잃게 되었고, 이로써 신자유주의를 자기도 모르게 옹호하는 기수가 되어버렸다. 저자는 이 과정을 치밀하게 탐구한다. 그렇게 드러나는 것은 인권사ㆍ정치사 이면에서 벌어져온 평등과 충분성 사이의 각축전, 그리고 지고한 이상으로서 모호하게 가려져 있던 인권 개념의 좀더 뚜렷한 실루엣이다.
저자

새뮤얼모인

예일대로스쿨법학과교수겸예일대역사학교수다.버클리대에서유럽근대사박사학위를취득하고하버드대에서법학을공부했다.주로국제법,인권사,전쟁법,법률사상의역사와현재에관심을두고있으며,사상사에관해서는특히20세기유럽의도덕과정치이론을중심으로주체에관한넓은범위의연구를이어오고있다.유럽사상사와인권사분야에서『인권이란무엇인가』『기독교인권』『인간적인:미국은어떻게평화를버리고전쟁을재발명했는가』(근간)를포함한여러책을저술했으며,이외에도『민주주의의과거와미래』『혁신:1970년대의인권』『근대유럽사상사를다시생각하다』『권리를가질권리』『유토피아이후』『신자유주의공화국』『헤르만코엔』등을함께썼다.다년간『보스턴리뷰』『더네이션』『뉴리퍼블릭』『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등에글을써왔다.

목차

머리말
서론

1장자코뱅파의유산:사회정의의기원들
2장국민복지와세계인권선언
3장프랭클린루스벨트의제2권리장전
4장제국이후의복지세계화
5장기본욕구와인권
6장전지구적윤리,평등에서최저생활까지
7장신자유주의소용돌이속의인권

결론:크로이소스의세계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평등과충분성,자코뱅파의이상
인권과평등,충분성에대한논의는루소를포함한여러사상가와심지어성서에서도그흔적을찾아볼수있지만,실제정치의장에서구체적으로다루어지기시작한것은프랑스혁명과자코뱅파의정책들부터였다.프랑스혁명은‘필요를넘어서는세계’를약속하고평등주의적공동체를설정함으로써,인권이라는말을일찍이도입했을뿐만아니라‘사회복지’를위한논쟁을거의처음으로촉발시켰다.자코뱅파의국가는공정한분배,특히대강의물질적평등을염두에두면서도재화를충분한정도로지급해야한다는난제를가시화하는데이론적으로나실천적으로나큰역할을했다.그리고1793년인권선언에서빈곤구제와공공교육의중요성을강조함으로써최초의두사회권개념을탄생시키는등,자코뱅파는최초의복지국가라고할만한체제를만들어냈다.비록이를완전히실현해내지는못했지만,충분성과평등이라는두요구를조화시키려고애쓰면서공정한분배를약속했다.
이렇게충분성과평등은프랑스혁명에이르기까지는긴밀하게연결되어있었다.그러나19세기에서20세기로넘어오며국민복지국가가등장하자둘은분리되기시작한다.영국의사회학자T.H.마셜이이야기했듯이,근대복지국가는빈곤층의삶을문제시함으로써그들이더이상궁핍하지않게했으나부유층이얼마나높은곳에서빈곤층을내려다보는지는간과하고말았다.분명자코뱅파의이상을계승했으나그계승이완전하지는않았던것이다.저자는그증거로세계인권선언이발족당시에는큰효력을발휘하지못하다가최근몇십년사이에야전혀다른의미로주목받고있는것을지적한다.세계인권선언은국민복지국가의헌장이나본보기로서주로분배에관련된정의에대한것이었지,지금우리가알고있는것처럼사상,표현,신체의자유등개인적ㆍ정치적권리에대한것이아니었다.세계인권선언은경제권,사회권,건강권등복지주의의열망을담는데는성공했지만사회적최저치를넘어서는사회적평등에대한현시대의강한욕구를충분히담아내는데실패한것이다.이미복지를위한정책적고민이힘을잃기시작한시점에,너무나밋밋한방식으로,심지어늦게도착한선언이었다.훗날인권개념이신자유주의흐름에동참하게되는것을생각해봤을때이는상징적인실패였다.

전지구적평등을향한열망과실패
이렇게충분성과평등은세계차원으로격상되지못했다.제2차세계대전을거치면서,복지에대한고민도어디까지나국민복지,즉국가하나의규모에서멈췄지세계적인차원으로뻗어나가지못했다.그러나분배의세계적평등에대한열의는분명남아있었고,아이러니하게도그맹아가싹텄던서구ㆍ북반구국가들이아니라탈식민지국가들에서모습을드러냈다.식민통치에서벗어난국가들은이제국민을위해충분성과평등이라는짐을모두짊어졌고,특히사회정의와관련하여충분성이아니라평등을우선시했다.다양한이데올로기를가진탈식민지국가들은그들의복지체제를수립하며근대복지국가의국가주의적제약을지적했다.그리고복지를전지구화하는노력을기울이기시작했다.스웨덴의경제학자군나르뮈르달을비롯해이런흐름을지지하는목소리들도생겨났다.특히그는제2차세계대전이후국민국가가승리하면서국제주의적전망이패배했고,결국‘인권은보편성개념을수반한다’는중요한진실이방치되었다는점을강하게지적했다.
탈식민지개발도상국들이신국제경제질서NIEO를발족하여이흐름을주도했다.그들의목표는부국과빈국의세계적평등화였다.그러나이들은인권에대해서큰관심을갖지않았다.이를테면니에레레는부유층에게유리한전지구적구조로부터‘경제적해방’을이루려면국내인권의실제에대해서는신경을덜써야한다고주장했다.이런위선적인이중잣대때문이었을까?이후의국제경제질서로성장한신자유주의와완전히대조적인모습을보였던신국제경제질서는결국여러이유에서실패로끝났다.이제그빈자리에신자유주의가입성하게된다.

사소하고무력해진인권,신자유주의와공존하다
인권개념은1970년대에비약적으로발전했다.이는냉전후반기라는시대적상황속사회주의국가들에서일어나는폭력과맞물려있었으며,국제적평등을내세웠던여러탈식민지국가에서빈곤이해결되지않고있다는현실과도연관있었다.인간에게보장되어야할기본욕구라는패러다임이등장한것은그러므로자연스러웠다.경제학에서는기본욕구를정의하고이를정책에활용하기위해수량화했으며,인권의세부적인내용들이다듬어지기시작했다.세계인권선언은국민복지가아니라억압적국가로부터수호해내야할개인의정치적권리를위한것으로재정의되었다.이렇게기본욕구에대한고찰이인권혁명과교차하며충분성을강조하는운동과정책들이힘을얻었다.결국평등은폐기되고충분성이라는이상만살아남게된것이다.
사회주의의실패,혹은사회주의정책의폭력성에환멸을느낀사람들은인권을도덕적으로순수한가치로받아들였다.동유럽이나남아메리카에서는국가가생명권과사상ㆍ행동의자유를박탈하고있었고,국제적평등을핑계삼았던독재자들이활개를치고있었다.세계의빈곤층을지금당장돕기위해국제적인불균형을포기하는것은당연해보였다.특히카터행정부의정책은미국에서기본욕구개념을신국제경제질서에대항할전략으로강조하여,기본욕구와인권을광범위하고체계적인방식으로연결시켰다.기본욕구와인권은정책적보호의최저치를정의하는기준역할을했으며,미국은평등을제쳐두고충분성만을약속하는대표적인사례가되었다.기본욕구와인권개념은결국분배의평등을피하게해준좋은구실이되었다.
이는신자유주의질서가세계에본격적으로안착하는데큰힘으로작용했다.인권운동이형태를갖춘바로그시기에민영화,규제완화,국가의사회적지급철회등신자유주의적자본주의가급부상했다.이는우연이아니었으며,인권은자기도모르게신자유주의의공모자가되었다.폭력적인사회주의국가나독재국가에서인권운동은개인의정치적자유를수호했을뿐거시적인구조를지적하거나경제ㆍ사회권을보장하는새로운체제를상상하는데까지나아가지못했다.당연할수있지만아쉬운일이었다.‘사회주의’라는단어의사용감소와‘인권’이라는단어사용증가가같은시기에맞물렸다는것을보여주는데이터에서알수있듯,인권은단지기본적인권리를충분히보호하는데만급급했던것이다.인권운동이대항했던폭력이무너진자리에는자연스레신자유주의가들어왔다.그와중에도인권은물질적평등에참여하지못했고새로운정치경제의위계를방해하는데실패했으며,오히려이와공존했다.이렇게평등을도외시하는충분성,신자유주의의동반자가된인권의시대가도래했다.

이책은인권이나인권운동을‘탓하려는’것이아니다.저자가말하듯이“신자유주의는인권이아닌신자유주의의잘못”이며,인권이부적절하다고말해버리는것은“나사못을돌리는데쓸모가없다고망치를비난하는것이나마찬가지다”.요점은인권이어떻게자기도모르는사이신자유주의시대의교묘한기수가되었는지를이해하는것이다.인권이라는지고한이상이불평등이라는커다란악과양립할수있음을발견하는것이다.
저자는크로이소스왕이야기로끝을맺는다.크로이소스왕은모든것을가졌으며,사람들이굶주리길원하지않을만큼관대하고자비롭고일체의폭력과억압을미워한다.그는모두가빈곤에서벗어날수있도록충분한보호를주장하기도한다.대신모든것을그가분배하며,전체적인불평등은전혀바뀌지않는다.여기서우리는질문해야한다.우리가원하는세계는정말로이런세계인가?전지구적평등이라는유토피아는정말로유토피아일뿐인가?충분한것만으로도정말충분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