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보다 진하고 그윽한 (서산류건집유고집)

차보다 진하고 그윽한 (서산류건집유고집)

$25.00
Description
차의 향기와 덕을 닮은 사람,
서산 류건집 선생의 육필 원고 모음
한중일의 고전 다서들을 오늘에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온 우리 차의 선구자 고 류건집 교수의 유고집 《차보다 진하고 그윽한》이 출간되었다. 류건집 교수 1주기를 기념한 이 책은 류건집 교수가 직접 정리해둔 원고와 육필 유고 중 일부를 새로 합한 것이다. 류건집 교수의 뜻과 가르침이 풍겨나는 제목의《차보다 진하고 그윽한》은 〈차 한잔의 수상(隨想)〉, 〈그림 속 다선(茶仙)이 되어〉, 〈옛글의 향기〉, 〈우리 사는 세상〉, 〈스승의 마음으로〉, 〈내가 머무를 자리〉, 그리고 〈고졸(古拙)한 사화(詞華)〉 등 일곱 장(章)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여기에는 류건집 교수가 강조한 차학에 대한 생각과 주장(主張)을 학술적 표현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조금은 무겁게 논(論)한 내용, 상대적으로 가벼운 논조의 차와 관련된 경험과 생각들, 국립중앙박물관회에 활동하시며 접한 답사(踏査) 유적(遺蹟)과 유물(遺物) 그리고 예술 일반에 대한 심미적(審美的) 경험들, 고전(古典)으로부터 전하는 불멸의 진리(眞理)와 인간본성(人間本性)에 대한 감상들, 류건집 교수가 살았던 사회(社會)를 보는 넓고 깊은 시야와 한 인간으로서 경험하는 나이 듦과 이를 현명하게 승화(昇華)시키는 사고(思考)에 대한 기술(記述)들, 평생 배우고 가르쳤던 학자이자 스승으로서의 통찰(通察)들, 그리고 류건집 교수의 유소년기에서 시작하여 중장년, 노년기를 거치며 별세 직전까지의 다양한 시심(詩心)을 담은 내용들이 담겨 있다.

차(茶)는 군자불기(君子不器)요 조물주의 걸작품이다. 천이나 만의 얼굴로 대상에 알맞은 눈높이에 맞추어준다. 상대가 아는 만큼만 보여준다. 차가 처음 등장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그 현허(玄虛)한 세계의 끝에까지 이른 사람은 없었다. 막다른 곳인가 싶어 눈을 돌리면 또 다른 아름다운 새 세상이 옆에 이어져 있는 것이 차의 세계다. 그러니 누가 이제는 차에 관한 한 더 알 것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바다를 보지 않고서 물을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본문 중에서

현대인들은 급변하는 물결에 휩쓸려 자신을 지탱하기 힘들어 한다. 문밖엔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지하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으며, 황금의 위력이 모든 것을 밟고 서 있다. 안에서는 가족 모두가 제 일에 밀려 옆도 돌아볼 틈이 없고, 피곤에 지쳐 정겨운 대화는 끊어진 지 오래다. 그래서 우리 마음속에는 영혼이 살아 있는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鄕愁)와 소박한 개성이 돋보이는 자연스런 리듬에 젖은 시간과 공간을 희원(希願)하고 있다. 이런 전통을 이어가고 내가 남과 다름을 알 수 있는 길을 인문학에서 찾아서 차를 마시는 일이다. 촉박함 속에 여유가, 기계적 사유(思惟) 속에 인간미(人間味)를, 조직의 일원이 아닌 나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금 우리가 지향하는 힐링이 바로 차에서 쉽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권력과 자본 그리고 조직에 빼앗긴 나의 삶을 찾으려는 노력이 인문학이고, 거기에 중요한 촉매제가 차생활인 것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

류건집

(柳建楫)

자는중용(仲用),호는서산(曙山)이며1937년경북안동에서출생했다.유년시절부터부조(父祖)에게서한학을수학하고서울대학교사범대학과고려대학교대학원에서고전문학을전공했다.1960~70년대여러고등학교와대학에서후진양성에몰두하였으며,1980년대초부터차에매료되어독학으로다서(茶書)연구를시작하였다.
1980년대말부터국내여러대학과대학원차학전공학과및국문학과초빙교수로활동하고고전다서와차문화사를강의하고다서고증에열중했다.또한,이시기심수연학회,서산포럼지도교수및원광디지털대학교석좌교수로활동했다.
2022년10월오랜투병끝에영면하였다.
2014년에(사)다산연구소의다산다인상과,(사)한국차인연합회명예차인상,2017년(재)명원문화재단의명원차문화학술상,2019년(사)한국차인연합회유공자상(차학부문),2020년한재종친회한재다부상을수상했다.
차관련저서에《세심여담》(2000),《한국차문화사(상·하)》(2007),《다부주해》(2009),《동다송주해》(2009),《다경주해》(2010),《끽다양생기주해》(2011),《송대다서의주해(상·하)》(2012),《다소주해》(2015),《다록주해》(2015),《차한잔의인문학》(2015)등이있다.

목차

[발간사]책을펴내며
유고집발간에붙여


1.차한잔의수상(隨想)

햇차를마시며
내안에서나를
차앞에서교만하지마라
극언(極言)은차인의말이아니다
연륜(年輪)
왜하필차(茶)인가?
왜우리차는안될까?
한국차문화의현주소
우리차문화와일본다도
우리차정신(茶精神)에관한인문학적접근
예절과차교육
차에대한기본을알려면다서(茶書)를읽어야한다
《이원결사문집》에붙여
청도재다회기(聽濤齋茶會記)
심여(心餘)김병국론(金炳國論)
고인(古人)들의멋
차의명가이약(李約)의차사랑
무의자의다시(茶詩)한수
정섭(鄭燮)의기이한차인연
한재(寒齋)이목(李穆)선생의생애와사상
차문화유적의발굴과복원에대하여
한재다부상수상에붙여
다산다인상수상에붙여
명예차인상수상에붙여
다도대학원강의를그치며


2.그림속다선(茶仙)이되어

산수화속으로의여정(旅情),그중하루
붓끝에서피어난국화
《운외몽중첩(雲外夢中帖)》
다선(茶仙)이되어먼산자락을보다
어느그림한폭
사신도(四神圖)
외규장각의궤전시를보고
그영원한미소
그아름다운미소(微笑)속에사무치는한(恨)이
명사산(鳴沙山)위를나는막고굴(莫高窟)의비천(飛天)들
상원사(上院寺)의보물(寶物)동종(銅鐘)을보고
기명(器皿)에담긴고려인의마음
일탈(逸脫)의명품(名品)
달항아리[圓]
돈이야기
잡지《박물관사람들》10년을돌아보며
문화순혈주의(文化純血主義)
예술작품에서완전미를추구하려는헛된꿈
시중유화(詩中有畵)화중유의(畵中有意)
화가의마음따라


3.옛글의향기

장유의〈서비해당묵묘신상권후(書匪懈堂墨妙神賞卷後)〉
권근의〈기우설(騎牛說)〉
신흠의〈야언(野言)
권필의〈옛돌솥에새긴명[古石鐺銘]〉
이규보의〈도앵부(陶溺賦)〉
변계량의〈주자발(鑄字跋)〉
유득공의〈발해고서(渤海考序)〉
송익필의〈유거(幽居)〉
김만중의〈검산승천우걸구제증(劍山僧天祐乞句題贈)〉
매화(梅花)를노래한한시들
매화시(梅花詩)한수
인문학에서본조선시대여인들의정한(情恨)
육사의〈청포도〉에담겨있는예(禮)

4.우리사는세상

수집벽
추회막급(追悔莫及)
약속의본질은‘지키는것’이아니다
나한번안아주고가세요
어느노년의사랑
사람이기를포기한사람들
전과18범?
말말말
미국에서맞은어느아침의생각들
앙코르와트행비행기안의단상
아닌줄알면서


5.스승의마음으로

학자의자질
말하고글쓸때
가르친다는일
스승되는길
우리교육의무너진성(城)
지금우리세대가간과하고있는것들
제대로대접받지못하는것들에대하여
완전인(完全人)은없다
상대를대하는마음가짐


6.내가머무를자리

내가머무를자리
원(願)을그리다
가빈월영재기[佳濱月映齋記]
솔잎에맺힌이슬
선주시음기(仙酒試飮記)
아름다운목소리
멋있게늙는다는것
낙화의계절
낙엽
계절의느낌
겨울공원에서죽음의생각을
혼자라는것
오랜친구(親舊)에게
잘가게친구야!
죽음!그무한(無限)해방공간(解放空間)이여!
〈유청량산(遊淸凉山)〉에붙여
수제비김치죽의추억

7.고졸(古拙)한사화(詞華)

1)동시(童詩)
2)인생(人生)
3)고향(故鄕)
4)여정(旅情)
5)사랑
6)시조(時調)
7)한시(漢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