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차의 향기와 덕을 닮은 사람,
서산 류건집 선생의 육필 원고 모음
서산 류건집 선생의 육필 원고 모음
한중일의 고전 다서들을 오늘에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온 우리 차의 선구자 고 류건집 교수의 유고집 《차보다 진하고 그윽한》이 출간되었다. 류건집 교수 1주기를 기념한 이 책은 류건집 교수가 직접 정리해둔 원고와 육필 유고 중 일부를 새로 합한 것이다. 류건집 교수의 뜻과 가르침이 풍겨나는 제목의《차보다 진하고 그윽한》은 〈차 한잔의 수상(隨想)〉, 〈그림 속 다선(茶仙)이 되어〉, 〈옛글의 향기〉, 〈우리 사는 세상〉, 〈스승의 마음으로〉, 〈내가 머무를 자리〉, 그리고 〈고졸(古拙)한 사화(詞華)〉 등 일곱 장(章)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여기에는 류건집 교수가 강조한 차학에 대한 생각과 주장(主張)을 학술적 표현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조금은 무겁게 논(論)한 내용, 상대적으로 가벼운 논조의 차와 관련된 경험과 생각들, 국립중앙박물관회에 활동하시며 접한 답사(踏査) 유적(遺蹟)과 유물(遺物) 그리고 예술 일반에 대한 심미적(審美的) 경험들, 고전(古典)으로부터 전하는 불멸의 진리(眞理)와 인간본성(人間本性)에 대한 감상들, 류건집 교수가 살았던 사회(社會)를 보는 넓고 깊은 시야와 한 인간으로서 경험하는 나이 듦과 이를 현명하게 승화(昇華)시키는 사고(思考)에 대한 기술(記述)들, 평생 배우고 가르쳤던 학자이자 스승으로서의 통찰(通察)들, 그리고 류건집 교수의 유소년기에서 시작하여 중장년, 노년기를 거치며 별세 직전까지의 다양한 시심(詩心)을 담은 내용들이 담겨 있다.
차(茶)는 군자불기(君子不器)요 조물주의 걸작품이다. 천이나 만의 얼굴로 대상에 알맞은 눈높이에 맞추어준다. 상대가 아는 만큼만 보여준다. 차가 처음 등장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그 현허(玄虛)한 세계의 끝에까지 이른 사람은 없었다. 막다른 곳인가 싶어 눈을 돌리면 또 다른 아름다운 새 세상이 옆에 이어져 있는 것이 차의 세계다. 그러니 누가 이제는 차에 관한 한 더 알 것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바다를 보지 않고서 물을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본문 중에서
현대인들은 급변하는 물결에 휩쓸려 자신을 지탱하기 힘들어 한다. 문밖엔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지하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으며, 황금의 위력이 모든 것을 밟고 서 있다. 안에서는 가족 모두가 제 일에 밀려 옆도 돌아볼 틈이 없고, 피곤에 지쳐 정겨운 대화는 끊어진 지 오래다. 그래서 우리 마음속에는 영혼이 살아 있는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鄕愁)와 소박한 개성이 돋보이는 자연스런 리듬에 젖은 시간과 공간을 희원(希願)하고 있다. 이런 전통을 이어가고 내가 남과 다름을 알 수 있는 길을 인문학에서 찾아서 차를 마시는 일이다. 촉박함 속에 여유가, 기계적 사유(思惟) 속에 인간미(人間味)를, 조직의 일원이 아닌 나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금 우리가 지향하는 힐링이 바로 차에서 쉽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권력과 자본 그리고 조직에 빼앗긴 나의 삶을 찾으려는 노력이 인문학이고, 거기에 중요한 촉매제가 차생활인 것이다.
-본문 중에서
차(茶)는 군자불기(君子不器)요 조물주의 걸작품이다. 천이나 만의 얼굴로 대상에 알맞은 눈높이에 맞추어준다. 상대가 아는 만큼만 보여준다. 차가 처음 등장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그 현허(玄虛)한 세계의 끝에까지 이른 사람은 없었다. 막다른 곳인가 싶어 눈을 돌리면 또 다른 아름다운 새 세상이 옆에 이어져 있는 것이 차의 세계다. 그러니 누가 이제는 차에 관한 한 더 알 것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바다를 보지 않고서 물을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본문 중에서
현대인들은 급변하는 물결에 휩쓸려 자신을 지탱하기 힘들어 한다. 문밖엔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지하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으며, 황금의 위력이 모든 것을 밟고 서 있다. 안에서는 가족 모두가 제 일에 밀려 옆도 돌아볼 틈이 없고, 피곤에 지쳐 정겨운 대화는 끊어진 지 오래다. 그래서 우리 마음속에는 영혼이 살아 있는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鄕愁)와 소박한 개성이 돋보이는 자연스런 리듬에 젖은 시간과 공간을 희원(希願)하고 있다. 이런 전통을 이어가고 내가 남과 다름을 알 수 있는 길을 인문학에서 찾아서 차를 마시는 일이다. 촉박함 속에 여유가, 기계적 사유(思惟) 속에 인간미(人間味)를, 조직의 일원이 아닌 나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금 우리가 지향하는 힐링이 바로 차에서 쉽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권력과 자본 그리고 조직에 빼앗긴 나의 삶을 찾으려는 노력이 인문학이고, 거기에 중요한 촉매제가 차생활인 것이다.
-본문 중에서
차보다 진하고 그윽한 (서산류건집유고집)
$2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