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 문학사는 해방 공간에 활발히 전개되었던 운동 중심의 것들은 되도록 배제 했다. 대신 각 시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정신사적 흐름을 해방 이전의 사유와 결부시켜 그 변모랄까, 해방 공간에서 이루어졌던 현실 적응력이라는 부분에 그 초점을 맞추어 이해해보려고 했다. 그 연장선에서 이들이 표명했던 민족주의가 어떤 함의를 갖는 것이고, 어떤 배경 하에서 표출되었는가 하는 점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이 과정에서 문제되었던 것이 일부 친일 작가들이다. 이들이 분명 단죄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강요에 의해 더러운 곳에 발길을 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설 필요도 있다고 본다. 노천명의 말대로 남들보다 좀 더 알려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은 불가피한 고통을 받았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친일에 대한 냉정한 비판보다는 해방 이후 이들이 조국에 대해 가졌던 기대치를 희열로 표명한 것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응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전제하에서 친일 행위로 가치평가되지 못했던 시인들에 대해서도 그 나름 정당한 평가를 하고자 했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통합에 대한 모색일 수도 있겠다. 어떻든 그러한 모색을 통해서 향후 다가올 통합의 문학사가 어떤 것이 되어야 비로소 올바른 방향이 되는 것일까에 대해서 이해하고자 했다. 그런 방향성이야말로 민족주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 그것을 이해한 것이 이 문학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해방 공간의 한국 시사 (양장본 Hardcover)
$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