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춤을

아빠와 함께 춤을

$12.00
Description
왜 어린이들은 슬프면 안 될까
『아빠와 함께 춤을』은 소설가이자 동화 작가인 이종은의 장편 동화다. 아주 오래 전 이종은 작가가 쓴 『할머니 뱃속의 크레파스』를 두고 유영진 문학평론가는‘마치 아무 맛도 없는 것 같지만, 씹을수록 단물이 나는 하얀 쌀밥 같은 작품’을 쓰는 작가라고 평했다. 이종은 작가의 작품은 떠들썩한 사건도 수다스러운 말잔치도 별로 없는 편이라 변화무쌍한 것에 길들여진 요즘 아이들에게 자칫 밋밋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인공 시점의 화자가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마주앉은 누군가에게 쉼 없이 들려주는 작가 특유의 내밀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하얀 쌀밥에서 우러나는 듯한 깊은 맛과 울림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아빠와 함께 춤을』에서도 이종은 작가는 특유의 글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긴 호흡으로 읽는 사람을 끝까지 끌고 간다. 왜 이종은 작가를 두고‘호흡이 긴 몇 안 되는 작가’라는 평을 하는지 알 것 같다. 더 눈여겨 볼 일은 가장 슬픈 주제인 ‘죽음’을 그것도 사랑하는 아빠의 죽음을 견뎌내는 초등 2학년짜리 여자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를 과감하게 썼다는 사실이다. 요즘 대부분의 동화를 보면 눈물 대신에 냉소, 의분, 미움에 가득 젖은 어린이들의 환상과 도전만이 그려져 있다. 어려서는 절대 슬픔을 알게 해서는 안 된다는 철칙이라도 있는 듯 슬픔을 다루는 책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니까 슬픔이라는 감정을 아예 알지도 못하게 차단시키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아이들의 내면에는 화가 많다. 화는 밖으로 표출하는 감정이다. 대신 슬픔은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조용한 속삭임이다. 그러니까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내면으로 향하는 조용한 속삭임에 귀 기울이지 말고 ‘화’로 똘똘 뭉친 채 성장해야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슬픔은 남을 포옹할 수 있는 힘을 지녔지만, 화는 남을 미워하고 원망하는 힘이 강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솔지와 발걸음을 나란히 한 채 자분자분 걸어가게 된다. 그러면서 애절한 상황을 맞닥뜨리면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며 견뎌낸다. 절대 주저앉지 않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이 작품의 무대는 산업화가 마악 시작되던 70년대의 농촌 풍경이다. 이제는 기억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 그 무렵의 이야기라는 것도 새롭지만, 한 편의 어린이 시를 읽는 듯한 서정적인 표현과 한국적인 정서가 물씬 풍기는 내용은 읽는 내내 색다른 느낌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리라 본다.
저자

이종은

작가는「현대소설」에서소설로등단한뒤장편소설『누드화가있는풍경(전3권)』『공감』『스웨터짜는남자』등의책을냈다.「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수상하며동화를쓰기시작해『할머니뱃속의크레파스』『아빠아빠아빠』『내친구바보소나무』『깊은산속운동회』『고양이가물어간엄마』등을발표하고『초콜릿이맛없던날』로‘MBC창작동화대상’을수상했다.『가을을파는마법사』『할머니의특별한여행』『멋지다!얀별가족』『시끌벅적청소전쟁』『생일선물로받은동생』『친구사귀기대작전』외에청소년소설『청소년을위한문재인의운명』등많은글을발표했다.

목차

◈참희한한꿈을꾸었어
◈가슴이왜쿵쿵뛸까?
◈흔적도없이사라진껌
◈신발주머니속으로들어간토끼
◈뱀이얼굴에오줌을쌌어
◈털이반쯤뽑힌채달아난닭
◈늑대뱃속을탈출한아이들
◈아빠와함께춤을

출판사 서평

◈『아빠와함께춤을』은어떻게읽어야할까◈
이책은전체적으로참슬픈데전혀슬프지않다.주인공인솔지의끊임없는움직임을따라다니다보면오히려유쾌한기분에빠지게도된다.솔지는‘죄’가무슨뜻인지도모르는천진무구한아이다.그런아이가죽음을,그것도가장사랑하는아빠의죽음과맞서고있다.솔지는아빠의죽음이뭘뜻하는지도아직모른다.그저상여타고떠나는정도로만인식한다.그런데도두려움에떨고있다.너무두렵고무서우니까울음보가터질것같은데우는대신심술보를터뜨린다.아빠가아프기전까지친하게어울려놀았던동수,성호,경주를끊임없이괴롭히는것이다.하지만솔지는자신이그애들을괴롭히는것은‘그애들이안놀아주기때문’이라고말한다.그것은아빠가안죽고영원히옆에있었으면좋겠는데죽는다니까,자신의능력으로는어찌해볼도리가없는세상에대한분노를뜻한다.하지만어느날부터솔지는그친구들곁으로서서히다가간다.대신아빠의죽음도서서히현실로받아들인다.죽음을앞둔아빠곁에서차츰벗어나친구들,그러니까앞으로살아가야할세상으로서서히옮겨간다.
이동화에는많은장치가있다.날개를다친까치,그까치를호시탐탐엿보는도둑고양이,담장너머성호집에서들려오는음악소리,아빠가오빠에게선물한드라이버,솔지를그림자처럼따라다니는해피등등.날개를다친까치를살리려고애쓰는솔지의행동은바로아버지를살리고싶다는욕망이고,담장을넘나들며까치를넘보는도둑고양이는솔지가잡고싶지만절대잡을수없는아빠의생명을암시한다.또한아빠가선물한드라이버는자식들이세상을스스로조여가면서잘견뎌주기를바라는아빠의마음이기도하고,아빠없는세상에서남은가족이잘헤쳐나갈수있다는예언이기도하다.
강아지해피는항상솔지곁을맴돈다.심지어아빠가하늘로떠난날,솔지가아빠와마지막인사를할때에도해피는솔지곁으로다가온다.해피는곧행복이라는뜻인만큼작가는솔지가제아무리슬퍼도행복의끈을놓지않기를바란듯싶다.
비록꿈이었지만솔지는아빠와신나게춤을춘다.솔지와아빠의춤은앞으로솔지가아빠를슬프게만기억하지않을거라는짐작일수있다.솔지는그꿈을기억하면서아빠가저세상에서할아버지,할머니,그리도친했던사람들과매일매일행복하게지낼거라고믿을것이다.또한그춤은솔지가하루하루를즐겁게,그리고행복하게살아가리라는기대이기도하다.
『아빠와함께춤을』의주인공인솔지는슬퍼서우는일은없다.화나고심술이터졌을때만운다.아직뭘몰라서일수도있고,슬퍼서울음을터뜨린다면영원히울음을못그칠지모른다는두려움때문에끝내울지않는것같은느낌을안겨준다.오히려솔지는글을읽는동안금방이라도울음을터뜨릴것같은우리를다독이며이렇게말하는것같다.
“괜찮아,다괜찮아지니까.금방지나갈일이니까너무슬퍼하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