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를 걷는 여자 (시코쿠 순례길, 혼자이면서 함께하는 여행)

시코쿠를 걷는 여자 (시코쿠 순례길, 혼자이면서 함께하는 여행)

$15.68
Description
일본열도를 이루는 네 개의 주요 섬 중에서 가장 작은 섬 시코쿠에 1,200km의 아름다운 길, 88개의 사찰을 도는 1,200년 된 길 시코쿠 순례길을 여섯 번씩이나 걸은 여자 최상희의 순례여행기『시코쿠를 걷는 여자』. 시코쿠에서는 순례자에게 차나 음식, 잠자리까지 제공하는 전통 오셋다이가 있다. 길에서 만난 오헨로들은 동행이 되기도 하고, 숙소에 함께 머물기도 하며 우정을 나눈다. 혼자이면서 함께인 시코쿠 순례길을 여섯 번이나 걸으며 길의 일부가 된 저자는 긍정의 마음을 차츰 되찾아간다.
저자

최상희

저자최상희는뭐든지발을내디뎌보고몸으로부딪혀야배우는경험주의자.옷깃을스치듯단한번만난사람과도시절인연을믿는인연주의자.그러다보니매번사람에게상처받지만사람으로인해다시위로받는다.‘한사람의인생이야말로위대한한권의책’이라는생각으로직접만나이야기나누는‘사람책’을좋아한다.
2010년부터시코쿠를걷기시작하여88개소사찰을모두순례하는결원6회.번외사찰20개소4회,쇼도시마순례길1회결원하고,시마시코쿠를조금씩나눠서순례중인7년차오헨로상이다.순례길에서만난한국인과외국인,심지어는일본인에게까지도움의손길을내밀정도로순례의달인이되었다.도쿠시마의오래된옛길을복원하는작업에참여하고,고치현의츠키야마진자루트순례표지판설치작업에도참여했으며,2013년에는외국인여성최초로시코쿠88개소절의공인센다츠(순례길안내자)자격증을받게되었다.2014년에는89개의헨로코야(순례자쉼터)프로젝트를진행하고있는우타선생과함께한국인,일본인,영국인의기부금을모아70번절과71번절사이에한일우정의헨로코야를건설하기도했다.‘동행이인(http://cafe.daum.net/ShikokuOhenro)’이라는인터넷카페를운영하며시코쿠를방문하는순례자들을돕고있다.

목차

프롤로그|삶의늪에서빠져나와한걸음내딛다
제1장도쿠시마,처음의마음으로(발심의도장)
첫오셋다이,뜻밖의순간|애도의걸음들|내짐을대신지고가는사람|하룻밤이열흘같았던,가모노유|젠콘야도|악명높은위험천만,헨로고로가시|죽을각오,수의를미리준비하는삶|자신의호흡대로걷는다는것|‘에로9단’이노우에상과‘트러블메이커’최상|휴직계를내고걷는다카하시상|눈물젖은오셋다이와마중|“악!”“윽!”“와!”변화무쌍한순례길|노숙센세,슈상
제2장고치,걷고걷고또걷고(수행의도장)
해녀와순례자|고치가,무뚝뚝하지만속정깊은사람들|일생에단한번의만남|공동묘지에서의오싹한밤|이름도몰라요성도몰라,건배상|슈상과함께생애첫노숙|이러다공중부양할지도몰라!|노숙의달인,사케의재발견!|『남자한테차여서시코쿠라니』지영씨와의만남|니나가와상과지영씨한·일특별한우정|노부부오헨로상,그리고내힘의원천!|반가운이들이모인최남단,아시즈리곶|효녀심청,아키코상
제3장에히메,나에게로더가까이(보리의도장)
누군가를위해걷는순례자들|네덜란드오헨로상과타누키|열흘밤다리,하룻밤노숙|한밤중의SOS|울트라파워도보,걷기의달인|보리밭사잇길로|오헨로상들의마돈나|센과치히로를찾아서떠나는시간여행|오셋다이풍년,예술의경지,쇼진요리|친절을가장한성추행
제4장가가와,행복에이르는길(열반의도장)
순례길의빛과그림자|타코야끼집에서의목욕오셋다이|다음에는맛집투어,우동순례를|독단선생,스크루지슈상|42일간의1,200km순례끝에결원|스미다상부부와의마지막밤파티|고야산에서순례를마치며|결원의축하,눈물의편지|코보대사의선물|시간이흐른뒤,순례친구들
에필로그|아름다운세상을위하여
책을쓰는데도움을주신분들께
시코쿠에서만난인연들
부록|시코쿠순례길의역사,순례의방법과소요기간,순례의장비,절에서의참배법,용어정리,숙박시설
FAQ
숙박업소정보

출판사 서평

스페인에는산티아고순례길이있고,일본엔시코쿠순례길이있다
바다와산을끼고88개의절을순례하는1,200km의빼어난길

일본열도를이루는네개의주요섬중에서가장작은섬시코쿠에1,200km의아름다운길이있다.바다와산을끼고88개의사찰을도는1,200년된길이그것이다.이시코쿠순례길을여섯번씩이나걸은여자가있다.갑작스런사고로아버지를잃고,운영하던가게가망했다.전재산에가까운돈을빌려준지인은어느날사라졌고,지극정성을다했던남자친구에게는배신을당했다.연이은불행으로좋아하던운동도하지않고,허기진마음을음식으로채우느라체중은고도비만에가까워졌다.우울증이감당할수없는무게로자리잡을무렵우연히알게된시코쿠순례길.온몸으로부딪혀보자는심정으로20kg의배낭을메고45일동안걸었다.이순례여행이그녀의인생을바꿔놓는계기가되었다.

순례자에게차나음식,잠자리까지제공하는시코쿠의아름다운전통,오셋다이
진언종의창시자인코보대사의발자취를따라돌던불교순례길이요즘엔일반인여행자들도많이찾는곳이되었다.아름다운길때문이기도하지만,시코쿠에는오헨로(순례자)들에게베푸는오셋다이(접대)라는아름다운전통이전해내려오기때문이다.『시코쿠를걷는여자』최상희가받은것들은헤아릴수없이많았다.비구니스님으로부터순례자복장인흰옷을선물받기도하고,마을사람들에게음식과음료,숙소를제공받기도했다.저녁을먹으러들어간식당에서는목욕오셋다이를받고,차를태워주는사람도만났다.“내가어렸을때부터부모님은순례자를보면반드시오셋다이를드려야한다고가르치셨어.그건이섬의오랜전통이야.그러니기쁘게받아줬으면좋겠어.”길에서만난아주머니가천엔을건네며했던말이다.

동행이인,혼자이면서함께인시코쿠순례길을여섯번이나걸으며길의일부가된여자
길에서만난오헨로들은동행이되기도하고,숙소에함께머물기도하며우정을나눈다.길위의‘동행이인(同行二人)’표식처럼그길은혼자걷는길이아니었다.차츰그녀는우울증이치유되고,긍정의마음을되찾아간다.시코쿠88개소여섯번,시코쿠번외사찰20개소네번,쇼도시마88개소한번결원의이력을가지고있는7년차오헨로상최상희는순례길에서만난한국인과외국인,일본인에게까지도움의손길을내밀정도로순례의달인이되었다.그녀는걷는것에그치지않고활동가로변신했다.도쿠시마의오래된옛길을복원하는작업과고치현의츠키야마진자루트순례표지판설치작업에참여했으며,2013년에는외국인여성최초로공인센다츠(순례길안내자)자격증을받았다.2014년에는89개의헨로코야(순례자쉼터)프로젝트에동참하여한국,일본,영국의기부금을모아70번절과71번절사이에한일우정의헨로코야를건설하기도했다.아사히신문,요미우리신문,산케이신문,시코쿠신문,NHK등을통해일본에서더잘알려진최상희는국내에서도인터넷카페를운영하며시코쿠를방문하는순례자들을돕고있다.


책속으로추가
“이건마지막오셋다이야.희상은한국사람이라김치를먹어야힘이난다고했지?내가없더라도이거먹고힘내서걷길바라.”다카하시상은나몰래사두었던미니김치두개를선물로주었다.

뒤늦게양치질을하며주위를둘러보다가나는깜짝놀랐다.‘허걱,이게뭐야?’젠콘야도뒤편으로보이는것은공동묘지였다.내가공동묘지바로앞에서잠을잔것이다.그래서주인아저씨가커튼을쳐놓은것이었구나.어쩐지밤새도록누군가내이야기를하는것같더라니….

시코쿠를순례하면서처음에는무사히절에도착하는것이중요했지만,걸으면서차츰걷고있는길위에서의과정이더중요하다는생각이들었다.

눈을감을무렵,슈상이작은목소리로물었다.“나랑노숙하기로마음먹었을때불안하지는않았어?처음부터날믿었어?”“그럼요!믿지않았다면어떻게같이노숙을하겠어요?”나의대답에슈상이웃었다.

미끄러지지않기위해산길을조심조심걷고있는데,낙엽들사이로나보다더조심조심걷고있는작은생명체를발견했다.게였다.느리게걸으니주위의작은움직임들도잘보였다.빨리걸었다면자칫밟았을수도있었을텐데다행이었다.하천사이로활짝피어있는벚꽃들은거센폭우에도여전히살아남아내게손짓하고있었다.비바람에도살아남은것들의끈질긴생명력이느껴졌다.

그는머리까지깎고몸무게가10kg이나빠질정도로수행에집중하며허화백을응원하기위해시코쿠순례길을돌았다고한다.죽은여동생을위해걷는아가타상,편찮으신아버지를위해걷는아키코상처럼자기자신을위해서가아니라다른사람을위해기도하며걷는걸음은더깊고뭉클하다.

“왜,무슨일이야?불이라도났어?”“저기…나화장실가고싶어.그런데무서워서혼자못가겠어.”“아,알았어.같이가자.”손전등을들고나와슈상을대사당마당에앉아기다리게했다.“어디가지말고거기서꼭기다려야해.알겠지?어디가면절대안돼!”

산속에서길을잃어버리면어쩌지?혹시이상한사람을만난다면?갑자기멧돼지라도튀어나오면?머릿속이복잡해지면서겁이나기시작했다.언제올지도모르는오헨로상을마냥기다리고만있을수는없었다.스스로를믿고전진하는수밖에.그러다가점점생각이바뀌어갔다.안개가짙어서그렇지,이곳산길은어쩌면걷기에최고의산책로일지도몰라.

산길은부드러운흙길이라발에전혀부담이가지않았고,사람이없어자연속에온전히몸을맡길수있었다.산속에있는휴게소는그어느곳보다운치있고아늑했다.오헨로상으로지낸지28일째되는날,나는비로소낯선길도바라보고즐길수있게되었다.

한국에서는나자신을보잘것없는사람이라고여기며낙심하고지냈었는데,이곳에서는오헨로상들사이에서'마돈나'라고불린다니,큰변화가아닌가.잃어버린자신감도되찾고,마음은더없이여유로워졌다.상처받은마음들이이길위에서나도모르게조금씩치유되고있었던것이다.

슈상의제안에모두들재료비를나누어내고요리는슈상이했다.새우,소고기,숙주,피망등재료들이듬뿍들어간슈상표야끼소바는지금까지먹어본야끼소바중에최고로맛있었다.밖에는폭우가내리치는데,비걱정하지않고한달만에가져보는휴식의시간은아늑하고달콤하기만했다.

친구들과의우정이깊어가던오늘밤의만찬을잊지못할것이다.어쩌면코보대사는멀리있는것이아니라아가타상과슈상의모습으로내앞에나타난것인지도모른다는생각이들었다.보물처럼소중하고귀한나의인연들.

“내가어렸을때부터부모님은순례자를보면반드시오셋다이를드려야한다고가르치셨어.그건이섬의오랜전통이야.그러니기쁘게받아줬으면좋겠어.”

처음에순례를시작할때는헨로들이특별하게보였는데,여행막바지에이르면서는순례자들에게정성껏오셋다이를베푸는극진한마음들이더특별하고인상적이었다.

시코쿠에오기전몇년간나는어둠속에있었다.친구들도거의만나지않고,체중도급격하게늘어나고,무언가노력하기도전에포기하곤해서가슴이텅비어있었다.그간잃어버렸던빛하나가다시가슴속으로들어온느낌이었다.

“아가타상,아주아주나중에…아가타상이하늘나라로가게된다면…그때는아가타상이동생을위해걸었던것처럼내가아가타상의사진을들고돌아줄게요.이말이조금이상하게들릴지모르겠지만….내가무슨말하는지이해할수있죠?”

1,200km,45일,20kg배낭을메고걸었던순례길은걷기좋은산길만으로이루어져있지않았다.차가다니는아스팔트포장도로,어둠을품은좁은터널,뜨거운태양을고스란히맞아야하는들판,아찔한해안가절벽등다양한길을걸어야만했다.그길은굴곡진내삶과도닮아있었다.때로는노숙을하며배고픔과통증,추위에맞서야했지만나는해냈다.나는혼자출발했지만혼자가아니었다.길위에서만난사람들덕분에끝까지걸어낼수있었다.나이,국적,직업은중요하지않았다.아무런대가없이서로나누는마음만이길위에존재했다.

내가순례를통해달라진것이있다면긍정적인생각과손톱만큼의작은희망이라도그것을믿고나아가고있다는사실이다.어쩌면순례자들은이길을다걷고결원을한뒤소원을이루는것이아니라순례길에서의경험을통해한발더나아갈힘을얻게되는지도모른다는생각이들었다.

이여행기는내게풍경처럼자리잡은소중한순간의인연들을담고있다.누군가에게그인연이또다시닿길바라는마음으로.한국으로돌아와서도내가할수있는만큼누군가를도우며나누는삶을살고있다.처음에는아버지의죽음이순례길을걷도록이끌었지만,지금은풍요로운마음을나누기위해이길을걷는다.88개사찰을도는것만이순례가아니라는것을깨달았다.시코쿠는내삶의이정표가되어인생이라는길에발을딛고걷게해주었다.그리고지금발을내딛고있는일상에서도나의순례는계속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