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박자 느려도 좋은 포르투갈

반 박자 느려도 좋은 포르투갈

$16.00
Description
조금 느리면 어때? 포르투갈이잖아
노란색 트램과 아줄레주, 에그 타르트와 커피와 와인, 그리고 파두
두 발로 직접 걷고 보고 듣고 맛보고 느끼는 포르투갈의 구석구석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로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 조지아를 소개해 주목받은 권호영 작가가 이번에는 『반 박자 느려도 좋은 포르투갈』을 출간했다. 매년 2천만 명의 여행자들이 찾는다는 포르투갈(인구 1천만 명), 대체 그곳엔 뭐가 있어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걸까. 왜 포르투갈을 살고 싶은 나라로 찜하는 걸까. 이 책은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 비행기 출발 직전 공항에서 긴급여권을 발급받는 웃지 못할 해프닝에서 시작되는 책은 문학적 에세이의 형식을 띠면서, 중간중간 놓쳐서는 안 되는 포르투갈의 포인트들을 짚어주는 안내서 역할을 하고 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느리게 달리는 노란색 트램과 주황색 지붕, 색색의 문양을 지닌 아줄레주 타일 벽화, 겉바속촉의 지존인 에그 타르트와 에스프레소, 도우루 강을 따라 와이너리 투어를 하며 맛보는 포트와인, 바다로 떠난 이들을 그리워하는 파두의 애절한 선율 등 독자의 오감을 두드려 깨우는 시간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에그 타르트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배경과 색색의 코스타노바에 줄무늬 집들이 늘어 서 있게 된 사연, 포르투갈 와인과 파두에 대한 작가만의 해석 등은 인문학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이다.
저자

권호영

타인보다조금민감한사람,어쩌면그냥조금섬세한사람.사랑을믿고,언어에감격합니다.『대체조지아에뭐가있는데요』와『한달만에블로그일방문자수1,000명만들기』를출간했으며,작가및멘토,그리고「이별은지구」대표로활동하고있어요.

1만명구독자를가진‘Erin쌤의영어와여행이야기’블로그를운영하며,영어와여행관련컨설팅을하고있다.고등학교에서영어를가르치다가지금은여행카페오픈을준비중이다.여행지에서가져온인연과추억,손으로만질수있는여행조각들을닥치는대로수집하며,포르투갈,쿠바,아이슬란드,노르웨이여행시리즈를기획하고있다.

10년간블로그를운영하며수시로바뀌는블로그로직및상위노출의비밀을직접파헤쳤다.세계여행인플루언서로활동하며여행뿐아니라영어및도서,IT분야까지섭렵,강의및클럽하우스와메이크맥플랫폼을통해기록하는법과블로그운영팁을전수한다.단지수익화모델로서의블로그가아닌,퍼스널브랜딩으로까지의확장과소통의수단이되는블로그비법을전하고자한다.여행에세이『대체조지아에뭐가있는데요』를출간했으며,작가및멘토,그리고스토어팜「이별은지구」대표를맡고있다.

목차

[프롤로그]한박자반느린포르투갈

■공항에서긴급여권을발급받다

Porto
밤에찾은상벤투역
시간을사다:포르투첫날
포르투숙소:이대로이토록낭만적인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서점이라고요?
계속걷다가멈추고관찰하는일
포르투와이너리투어,여기어때요?
포르투라는플레이리스트,도우루강이라는노래

■포르투갈여행기념품

Coimbra
비오는날코임브라기차여행
빛이출렁이는곳,조아니나도서관
돌아오는완행열차에서우리는,

CostaNova
Bonita!CostaNova!
투명한물가에만들어진줄무늬마을

Aveiro
운하가있는작은마을,아베이루

Obidos
활기차고쓸쓸하다:오비두스의여름과겨울
멀리서바라본마을풍경

Palmela
포르투갈옛성에서근사한식사와하룻밤

■티켓&영수증

Lisbon
리스본의아침,그리고오후
여름날의소리를품은상조르제성
리스본숙소이야기
정확하게아름다운
파두공연의온도차
알파마지구에서의사치
리스본에서,어느하루의취향
포르투갈의벨렘지구,에그타르트가진리!
제로니무스수도원,대항해의선물
벨렝탑노을산책
디지털노마드의천국:리스본LXFactory

■1유로포르투갈커피가맛있는이유

Sintra
로맨틱신트라!헤갈레이라별장과페냐궁전

Albufeira
겨울,포르투갈남부의하얀마을

Sagres
진짜세상의끝은호카곶이아니라고요?

Lagos
디지털노마드의천국라구스의까사망이
라구스에서의해피엔딩!

■여행지에서맛집이란

[에필로그]포르투갈과사랑에빠질시간

출판사 서평

‘직접보고느끼는그느낌이어야할것’
열한곳의도시를여행하며포르투갈의속살속으로
낮과밤을걸어도털어낼수없는여운,오늘은또어떻게길을잃어볼까

『리스본행야간열차』를읽다가포르투갈에빠진작가는‘직접보고느끼는그느낌이어야할것’이라는다짐으로포르투와리스본,코임브라,코스타노바등열한곳의도시를여행하며포르투갈의속살속으로걸어들어간다.퀴퀴한나무냄새가날것같은동네책방에서책을고르는일,비온후울퉁불퉁한돌바닥에스며든커피냄새를맡는일,가던길을멈춰서서버스커들의거리공연을구경하는일,기차안의사람들을살피며이야기를상상하는일,가로등이환하게밝혀진골목길을느리게걷는일,햇살을따라이동네저동네를기웃거리다가오늘은어떻게길을잃어볼까궁리하는일등….아무것도아닌것들이여행지에서는‘무언가’가되는순간을즐긴다.미로처럼이어지는길을걷다가길을잃을뻔한기억을떠올리며‘우리가사는1분1초가여행’이라는사실을깨닫는다.사소하지만직접보고느끼는일들이작가에게는여행의시작이고완성이다.바이러스로인해여행을멈춘시간이길어졌지만,『반박자느려도좋은포르투갈』을통해떠남의설렘과희망을품게되었으면한다.


책속에서

아침식사는커녕두시간이훌쩍지나도록물도못마신나는서러움에삐져나오는눈물을삼켰다.창밖으로이륙준비중인비행기날개만주시하고있었다.갑자기생긴여권1+1사태를되돌려보기로한다.한개가아닌두개의여권과함께시작하는여행이라니,금세기분이나아졌다.

같은길을걷고또걷는날도있었다.어느건물이나공원을기점으로둥글게걷기도하고,오르막길과내리막길을번갈아직선으로걷기도했다.그러다가잠시멈춰서는순간은주로건널목이었다.꼭길을건너야하는건아니었기때문에,오가는사람들을관찰하기도했다.상대방이나를관찰하기도했다.여행자와일상여행자둘뿐이었다.그두부류사람들의분주함과설렘의냄새가공기중에뒤섞여여행지에서만맡을수있는공기의냄새를만들었다.얇은겉옷에스며들었다.아줄레주타일벽화가새겨진성당주변을내내걸었더니파란색도함께스며들었다.

며칠째비가내리자포르투의냄새가조금달라진듯하다.오후가되니커피향이돌바닥에스며들었다.우산을쓰고한걸음,한걸음내딛는발걸음에비가묻었다.신발에묻은비를탈탈털어내느라조금은정신이없어지다가동시에웃음이났다.여행이주는마음의여유같은것이겠다.

펼쳐든우산이발걸음에맞춰흔들거릴때마다출근하는사람들과눈이마주쳤다.같은시간에같은길을걷고있지만,출근하는마음과여행하는마음은다를것이다.

수첩에이름을옮겨적는동안간간이기차안의풍경을살피기도했는데,사람들은저마다자신의이야기를가지고기차에올라탄다고생각하기때문이었다.그건일종의‘여행자라면응당해야할일’인것처럼여겨졌다.기껏해야중학생정도로보이는남자아이가오랜시간집중하여책을읽고있는모습이라든지,이어폰을꽂고창밖을하염없이바라보는갈색머리아가씨의눈빛이라든지,아무사연없이퇴근길을맞이한회사원의옷차림이라든지,그런풍경을보며나름의이야기를만들어보는건여행자만이할수있는근사한상상이었다.

어쩐지까맣게밤이내려도깜빡깜빡빛을쏟아낼것만같다.사랑하는이가돌아오기를기다리며집은고요한호흡을하고있다고느꼈다.집은내가돌아갈곳이기도했다.그제야비로소여행이완성될테니까.

내가추억하는건사진이아니라그날의기억이라는걸깨닫는다.좁은성벽길을따라둥그렇게걷다보면여행자들은서로어깨를부딪치고,눈인사를하고,미소를짓곤했다.도시를채운건적막이아니라활기였다.성벽위에서는사람들의분주한걸음걸이를따라마을전체를조망할수있다.낮에서밤이되면노란가로등불빛이켜졌다.푸르스름한공기속에서둥그렇게퍼지는빛은마치여름철아지랑이같았다.

테이블사이사이빈공간을가득메운농도짙은빵냄새는온종일내내나를따라다닐것만같았다.열가지종류가넘는크루아상이름을빠르게읽어내려가다그행위를반복한다.손가락끝이간질간질하다.무얼먹을까.

혼자여행을했던그계절에나는외롭고싶었고,동시에외롭고싶지않았다.그런이유로가끔은온세상여행자들다모이는라운지가있는숙소를고르곤했다.밤에는각자의맥주병을들고원하는자리에앉아도란도란이야기나눌수있는곳.누군가는기타를치고,누군가는그림을그리고,둘셋짝을지어대화를나누는편안한밤.그러다어느누가“오늘저기에파티있대,갈사람?”하면스쿠터를타고바다로내달리던그런날들.조금은불편하더라도나는,생기돋는그런열기를좋아하는사람이었다.

숙소로돌아오는길에숙소근처,코메르시우광장의밤바다를조금걸었다.바람은바다에가만히스며드는것같더니,이내서로를삼킬듯몸부림치고있었다.그렇게하얀파도로부서지고말았다.바위에부딪히며철썩철썩소리를내는바다는,바람과함께다른소리도데리고왔다.그리움이다.포르투갈사람들은그리움을노래한다.구불구불좁은골목에서시작된노래는세상끝까지닿을것처럼울려퍼지고있었다.
그레고리우스가체스판처럼생긴바이샤의중간에있는아우구스타거리를지나호시우광장으로갈때함께걸었고,벨렘으로가는전철안에서도시가흐르는시간을생각하고있을때나역시나는왜이도시와사랑에빠졌는지에대해골똘히생각하곤하였다.내가외국의어느도시에서삶을시작한다면포르투라고언급했지만,마음이기우는도시는리스본이었다.리스본의낮과밤을걷고또걸어도털어낼수없는여운이남아있다.

바다가가까이있다는사실만으로도가슴설레는아침이었다.바스락거리는하얀이불에서하얀파도의냄새가나는것만같았다.두번째리스본여행으로가슴은벅찬데,바스락거리는소리를파도소리로착각한탓에어김없이늦장을부리고만것이다.

나의오늘하루의취향은햇살따라걷는길로하자.벨렘지구에서는또어떻게길을잃어볼까.

아스락부서지는페이스트리는살짝탄내가나는듯하면서도버터향을풍기고있었는데,그고소함을한입베어물면구름만큼부드럽고아인슈페너위에올려진크림만큼달콤한커스터드향이확풍긴다.입안에가득찬다.“으음~!”하는감탄의신음과함께누굴보라고하는건지도모르겠지만,일단엄지를척올린다.그러니까이에그타르트는겉은바삭하고속은촉촉하다는그표현의종결자였다.취향에맞게시나몬가루나파우더슈거를소르륵뿌려서에스프레소한잔과함께먹으면갑자기행복해진다.뱃속이따스해지고,은은한미소가피어오른다.“내가이걸여태왜안먹었지?”

15E번트램에올라탔는데,사람이많다.우리가좋아하는28번트램은아니지만,리스본의현대를느낄수있는전동차트램이라또다른재미를준다.맨뒷자리에앉아두리번거리는일만으로도설렌다.왜일까.왜이토록여행지에서는아무것도아닌것들이‘무언가’가되는걸까.

작은기념품가게에들렀다.하얀마을에만파는하얀집들이옹기종기모여있었다.낯선곳을여행하고,‘이런것들’을챙기면서행복하다고느끼는사람이다,나는.포르투갈하얀마을에있는집몇채를통째로데려가는기분이다.

잠에서깨어나갸르릉거리는고양이를쫓다가발견한커다란의자에앉아바람을느꼈다.오른쪽,왼쪽으로탁트인바다를가슴에담기가버거웠다.세상의끝에서망망대해로사랑하는사람을떠나보내고부르는파두소리가들리는듯했다.오랜세월사람들의목소리와눈빛을품은바다는온통반짝거리기만할뿐이었다.

여행지에서의책방여행은작은마을에서도계속되었다.이름마저귀여운‘부엉이이야기서점’에는백발의할머니가주인공이셨다.문을열면보이는초록빛소파옆에는여행자들이되팔고간책들과시집이꽂혀있다.펭귄북스의『PortuguesePhrase』를구입했다.책냄새가가득한이런아담한공간에서는좀처럼발걸음을떼기가힘들다.문닫을시간이다되어,반가운책들의제목을읊조리는일을그제야멈추었다.

여행자라면무릇이러한기다림의시간을즐기기도한다는걸조금늦게깨달았어요.언제출발할지알수없던장거리버스,인터넷이되지않아무작정기다려야했던친구와의약속시간,며칠간줄기차게내리던비,그비가그치고반짝거리는햇살을볼수있기를얼마나기다렸나요.

여행을떠올리면입꼬리가올라가고,심장이쿵쾅댑니다.이보다더행복한일은무얼까떠올려봐요.설렘과불안은늘함께오는것같지않나요.조금은초조한마음을안고떠나는그기분을어떻게표현하면좋을까요.여행은그냥좋은것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