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16.00
Description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웃음과 감동을 주는 따듯한 가족 드라마
‘우리 가족은 사이보그 인간이다. 엄마는 귀에는 보청기가, 발목에는 철이 박혀있다. 아빠는 허리디스크 자리에 보형물이 들어가 있다. 나는 임플란트를 해서 구강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 나사가 살벌하게 보인다.’ 사십 대에 조기 은퇴를 하고, 퇴직금으로 땅을 사서 연로한 부모님과 함께 밭농사를 짓는 딸이 있다. 몸이 자주 아픈 그는 회사 대신 밭으로 출근한다. 밭농사를 지으며 수확의 기쁨을 누리고, 부모님과 밭에서 함께하는 시간을 행복해한다. 부모님이 밭농사를 짓는 동안 딸은 밥을 해 나르고, 비닐하우스에서 삼겹살을 굽기도 한다. 그의 말처럼 ‘시냇물 같은 인생 소풍’이다. 하지만 환자와 노인으로 이루어진 가족은 누가 누굴 보살필 만큼 건강하지 않다. 오죽하면 가훈이 ‘알아서 각자 아프지 말자’일까. 이들에겐 땀 흘린 만큼의 먹거리를 내어주는 텃밭 농사도 수월치가 않다. 애써 지은 농사를 이따금씩 고라니나 쥐가 망쳐놓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자주 아프고 혼자 사는 딸의 노후를 준비해주고픈 아버지의 깊은 마음이 숨어 있다. 읽는 이에게 눈물과 웃음과 감동을 주는 『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는 추위와 팬데믹으로 꽁꽁 얼어붙은 이 시대를 녹여주는 따듯한 가족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선사할 것이다.

작가가 선택한 1인 가족, 고양이와 함께하는 삶
삶의 고단함과 진솔함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에세이
저자는 텃밭농사를 하면서 땅에 기대어 사는 뭇 생명들과의 공존을 생각하고, 흙에 감사하는 마음과 환경을 걱정하는 마음이 생겼다. 하루하루 늙어가는 부모님을 보며 그간 서먹했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노력하고, 층층시하 농사꾼 집안으로 시집와 평생 대가족의 밥상을 차려야 했던 엄마를 안쓰러워한다. ‘엄마와 딸은 서로가 친정’이라며 엄마에게 퍼즐놀이를 가르쳐주고, 다음 생에서는 엄마의 딸로 태어나 갚아 주겠다고 다짐한다. 부모님이 걸어온 삶을 돌아보며 스스로 선택한 1인 가족의 삶은 고독하고 자유롭다. 아파서 누워있는 시간이 많지만, 그에겐 그때마다 꺼내 먹는 어린 시절의 온기 가득한 ‘4인 가족 알약’의 추억이 있다. ‘친구란 내가 선택한 가족’이라며 조심스럽게 새 친구를 만들고, 스스로의 생일을 챙기며, 또 다른 가족인 고양이와 동거한다.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자신을 아끼고 위하면서 살다 보면, 삶이 사랑스러워지는 마법의 순간이 온다고 믿으며 어떻게 사는 것이 지혜로운 삶인지를 고민하고 성찰한다. 작가의 말처럼 ‘인생은 꽃이 아닌 때가 없다. 또 다른 꽃을 피우자’ 하면서. 독거 가정이 늘고 있는 이 시대에 작가의 통찰이 때로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진지해서 마음에 쏙쏙 들어온다.
선정 및 수상내역
★ 2023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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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황승희

평범한72년생여자입니다.내세울건없지만지인들이부러워하는것이몇개있다면혼자산다는거,출퇴근안하는거,심지어저는두마리고양이집사입니다.스스로도대견하다고여기는대목은십여년다닌회사에서어느날문득각성한바가있어,한창일할사십대에자발적조기은퇴를감행한용기입니다.

나만의자유를찾아다니다가부모님의마지막소원이밭농사라는걸핑계삼아나도흙냄새나맡으며놀아야겠다생각했지요.퇴직금을털어땅을샀고,지금까지도연로하신부모님과밭농사를짓고있습니다.저질체력이라한량일수밖에없는,진짜흙냄새만맡는과년한딸과‘내가이나이에농사라니’하는팔순의엄마와밭에진심인아빠의둘레둘레밭농사풍경을글로옮기다보니책이되었습니다.

산과바다같은대서사시보다는언덕과시냇물처럼오밀조밀잔재미가있는인생여행길을사랑합니다.그리고욕심없이명랑하고한가하게사는게세상최고라는생각으로오늘도햇살에가르릉거리는고양이의,햇살보다더부드러운목을긁어주며하루를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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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엄마아빠를만나러가는날의시작

1장단짠단짠남다른텃밭일지

정붙이면어디든고향인겨
내가아는그농협?
이장님찾아삼만리
사이보그밭농사
안녕,감자!
상추예찬
깨알이눈앞에서쏟아지니
쪽파표류기
비닐하우스에서삼겹살파티를
밭을갈다,지구를갈다
퇴사하고내밭으로출근하면좋은점
바람개비허수아비와겨울을살아낸것들

2장엄마,아빠,그리고반백살의딸

빨간책의추억
음치를부탁해
인정욕구와애정결핍으로점철된
아빠의롤러코스터
엄마와딸은서로가친정이다
좌우지간인생은아름다워
나의취향은철들지않는어른
날쌔고용감한폴
그날내손을잡은아빠의용기또는사랑
엄마의퍼즐놀이
사라져가는빛에대해
엄마의보청기

3장내가선택한삶은1인가족

내인생의또다른동반자
친구란내가선택한가족
참을수없는생일의무거움
문고리펜팔
지옥을맛보다
‘4인가족온기’알약으로주세요
좌나뷔우벙벙과함께
아프다,고로나는존재한다
나는갱년기얼리어댑터
적과의동침,에어컨
나는실버댄스반
외로움의방지턱을넘어
아름다운수미쌍관
퇴사하고열심히한가하게살겠습니다

4장이보다더좋을수없다,나의고양이

나뷔와벙벙이
고양이와동반출근
어서와,저소음은처음이지?
털백반,털수면,털입술
웬통닭이나를보고있다
이제는프리다칼로처럼
나는상자페티시가있다
나의대일밴드는
야옹이의옹달샘
고양이에게팔베개를해주는시간

에필로그내년엔감나무를심어야지

출판사 서평

작가가선택한1인가족,고양이와함께하는삶
삶의고단함과진솔함을유머러스하게풀어낸에세이

저자는텃밭농사를하면서땅에기대어사는뭇생명들과의공존을생각하고,흙에감사하는마음과환경을걱정하는마음이생겼다.하루하루늙어가는부모님을보며그간서먹했던아버지와의관계를회복하고자노력하고,층층시하농사꾼집안으로시집와평생대가족의밥상을차려야했던엄마를안쓰러워한다.‘엄마와딸은서로가친정’이라며엄마에게퍼즐놀이를가르쳐주고,다음생에서는엄마의딸로태어나갚아주겠다고다짐한다.부모님이걸어온삶을돌아보며스스로선택한1인가족의삶은고독하고자유롭다.아파서누워있는시간이많지만,그에겐그때마다꺼내먹는어린시절의온기가득한‘4인가족알약’의추억이있다.‘친구란내가선택한가족’이라며조심스럽게새친구를만들고,스스로의생일을챙기며,또다른가족인고양이와동거한다.외로우면외로운대로자신을아끼고위하면서살다보면,삶이사랑스러워지는마법의순간이온다고믿으며어떻게사는것이지혜로운삶인지를고민하고성찰한다.작가의말처럼‘인생은꽃이아닌때가없다.또다른꽃을피우자’하면서.독거가정이늘고있는이시대에작가의통찰이때로유머러스하고때로는진지해서마음에쏙쏙들어온다.

책속에서

밭에가는날은엄마아빠를만나러가는날이다.애인이랑데이트하러가는날처럼좋다.이글은밭농사이야기이면서,바다보다는시냇물같은인생소풍이야기이다.

어떻게주렁주렁감자의살덩이들이만들어지는지나는알지못한다.보물창고같은땅속,대체무슨일이있었던거니?내가한것이라고는씨감자를흙에심기만했을뿐.오일장날그냥주름살이맘씨좋아보이는어르신한테서깎지않고샀을뿐.햇빛을마시고비를맞고혼자서알아서다했다.감자를심고캐본사람은안다.얼마나감사한일인지를.

자연과는먼도시생활을언제나꿈꿨다.그때는몰랐다.지금이렇게늙은딸이더늙은부모와텃밭농사를하게될줄은.꽤괜찮다.일시키는직장상사도없고지긋지긋한야근도없다.마음이편하다.땅은내가땀흘린만큼의먹거리를내어준다.솔직하고정직하다.수확을기다리는기쁨은마치지난시절,수렵채집하던구석기의본능을추억하게한다.무엇보다부모님과함께하는즐거운여행이다.이일상을내모든행복으로삼고싶다.

농사라는게식물을다루는일인데꼭그렇지만도않다.고라니도쥐도생각할일이다.생명을기르면서도생명을내치기도하는아이러니가있다.

본격적인아빠의로터리작업이시작되었다.하지감자를심을자리이다.엄마와내가배추뽑은고랑검정비닐을걷어내는일을끝내고도흙들이뒤집히는소리가한창이었다.아빠는지금지구를갈아엎고있는것이다.

나중에알았다.군산으로내려올결심을하고나서아빠는오빠에게따로한말이있다는것을.
“너는가족이있고잘벌어먹고살지만,네동생은혼자서저렇게자주아프고하니나랑네엄마가내려가서뭐라도해줄수있는건해줄라헌다.내비록늙었어도부모로서저혼자먹고살아갈가장편한길이뭔지를가서해놔야하지않겄냐.”
아빠는계획이다있었다.텃밭이다가아니었다.‘텃밭을가장한과년한딸노후대책만들어놓기’인것이었다.

점심을준비해서밭에도착하니아빠는다베어서말려놓은깨나무더미를나르고있었고,넓지막한포장위에서엄마는방망이질을하고있었다.나를보자웃는엄마아빠는한폭의그림이었다.내눈에는밀레의‘이삭줍기’나‘만종’과는급이다른또하나의명작이라고나할까.

그순간그냥이유없이감사했다.눈만봐도알수있는순하게살아온생,저여자와남자가내엄마아빠라는것이감사했다.가을황금햇살이라서감사했고,우리셋이오늘슬플일없이깨를털수있는것에도감사했다.

이제우리는공항대신푸른하늘아래우리텃밭으로간다.말하지않아도그게여행인것을우리는서로안다.텃밭이그비행기날던하늘을가지고있다.거기서나누는이야기가죄다여행인것이다.파란이파리,파란벌레,여러때깔의열매는여행볼거리로부족함이없다.원두막에서먹는밥이현지식인것이다.마침우리밭저만치에기차가지나간다.

엄마와딸은서로가친정이다.모든엄마는그딸의딸로다시태어나야한다는생각을해본적이있다.무슨말인지딸들은다안다.엄마를호강시켜드리는신박한방법에이만한게없다는것을.고생만한우리엄마,딱한번의목숨이더주어진다면다음생에는내딸로태어나기를.

“엄마,사람은무엇으로사는거같아?엄마는인생을뭐라고생각해?”
“인생이뭐가있니?목숨붙었으니사는거지.”
엄마의대답은동그라미처럼쉽고간결하다.늘같은대답이다.인생은뭐가없다는거.이상하게입에촥달라붙는다.

손바닥만큼의땅이라도남으면씨앗하나라도더심어서우리식구다못먹으면남주면된다는착한농부.그렇다고더많은수확을위해힘들여억척스럽게하는그런노동이아니라,나이들어운동삼아욕심없이재미나게한다는말씀도나는아름다운철학처럼들렸다.

층층시하농사꾼집에시집오지않았다면어쩌면이여자는아침드라마처럼다정하게『늑대를잡으러간빨간모자』를읽어주며아이를재웠을지도모를일이다.손에쥔것은엄마처럼꼬부라진호미가아니라여성잡지나백선생요리책일지도….

몇날며칠을끼우고맞추고다시세워가며완성한엄마의꽃같은표정을봤다면…손주한테도주기싫은게맞다고본다.가족을위한것말고는엄마가온전히자신의것을가져본적이있던가.비록종이쪼가리일지라도죽을힘을다해자신의것을지키는엄마였으면한다.

친구맺기에도선택과집중이필요했다.실연의감정을감당해야할우정과사랑보다는느슨한연결고리의관계를선호하게되었다.정체성이나취향을기반으로하는그힘을믿는다.어쩌면가족보다강력한팀이될수있지않을까.특히,예비무연고자즉우리비혼독거인끼리어떻게하면서로를준가족의테두리에담을수있을까를고민해보고싶다.그래서아주아주나중에는주거방식까지함께논의할수있지않을까도생각해본다.

나는늘아프다.내몸이감옥같다.나는내몸에서징역살이를하고있다.가석방도없는종신형의형벌이다.처음부터타고난약골은아니었다.학원강사였는데,천성이말소리가크고목관리에소홀하니목감기를달고다녔다.그후로도꾸준히성실하게아픈덕에어느날아침에눈을떠보니저체질에저체력의아이콘이돼있었다.

인생은언제나꽃이아닌때가없다.또다른꽃을피우자.

나와제일잘맞는사람은나자신이라서혼자있는시간을외롭다고생각해본적이없다.혼자외식,혼자극장,혼자산책,혼자노래방,혼자등산.나와마주하는내면의고요를좋아한다.생의끝자락언젠가는사랑하는사람들과즐겁게나의예비장례식을치르고혼자고독사하고싶다.바람불면날이저무는것과같이.

‘고독’과‘유대’라는양날개의균형있는날갯짓을위해서나는독거비혼을선택했다.독거비혼이야말로완전한자유가전제되기때문에,양쪽세계의장점을다누릴수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