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쟁이 중년아재 나 홀로 산티아고

소심쟁이 중년아재 나 홀로 산티아고

$17.50
Description
무조건 떠나라, 떠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아지기 전에
은근 소심한 중년아재의 나 홀로 떠난 46일간의 산티아고 순례길
『소심쟁이 중년아재 나 홀로 산티아고』는 한 편의 로드무비 같은 책이다. 저자는 공기업에서 34년을 일하고 은퇴했다. 오랫동안 꿈꾸어오던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길 떠나는 일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퇴직하고 바로 떠나고 싶었으나 팬데믹 때문에 하늘길이 막혔고, 그다음은 항공권까지 예매했으나 아내의 수술이 발목을 잡았다. 마침내 떠날 준비가 되었을 땐 자신의 지병인 허리 디스크가 악화되었다. 이번에도 미루면 영영 떠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무조건 떠났다. 떠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아지기 전에.
그때부터 그의 일생을 통틀어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 시작된다. 순례길 첫날부터 세 명의 낯선 여성 순례자들과 한방에서 잠을 자고, 피레네 산 중턱 알베르게에서는 16명의 다국적 순례자들 앞에서 서툰 영어로 자기소개를 한다. 처음 만난 순례자들로부터 질문 세례와 아낌없는 격려를 받는다. 그들은 때로 길동무가 되어 함께 걷기도 하고 앞서 걷거나 뒤처져 혼자 걷기도 한다. 험하다고 알려진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 피레네 산을 두 발로 걸어서 통과하고, 로그로뇨의 빨래방에서는 스페인어를 읽지 못해 반려동물 전용 빨래통에 옷을 넣고 세탁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감기몸살로 힘들었던 날, 산토도밍고에서 6.7km 남은 그라뇽까지 버스를 탔는데, 잘못 내려 예약한 알베르게까지 5.5km를 다시 걸어야 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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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관

공기업에서34년을근무했다.퇴직후2022년가을,오랜버킷리스트인산티아고순례길(프랑스길)을걷기위해홀로떠났다.프랑스와스페인의국경마을인생장피에드포르에서출발해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를거쳐세상의끝피스테라까지35일동안900km를걸었다.길위에서다양한나라에서온다양한사람들을만나고함께걸으며교류했다.걷고,먹고,자는단순한여행이었지만행복했다.인생의특별하고아름다웠던시간을잊지못해언젠가다시순례길을걷기를꿈꾼다.
blog.naver.com/leegener

목차

Prologue-무조건떠나라!떠나지말아야할이유가더많아지기전에

00일차순례길출발지생장피에드포르로이동|계탔네!
01일차본격적인순례길첫날|알베르게보르다,16명앞에서자기소개를하다
02일차비내리는피레네산을넘다|프랑스와스페인국경을걸어서통과하다|무례한프랑스여성
03일차인종차별은그냥넘길수없지!|왕비가되는북마크|초강력코골이여성
04일차까미노에서만나기힘든중국인순례자피터|까미노를걷기위해준비할것은
05일차용서하기힘들었던용서의언덕|약국에서선글라스구입
06일차Hola!BuenCamino!|한국인끼리만같은방에서묵다
07일차와인을맛보지못해살짝섭섭했던이라체수도원|BTS인기를실감하다
08일차9월말까미노에서초겨울가을여름을동시에만나다|반려동물전용빨래통에빨래를돌리다
09일차까미노순례길첫미사참석|나의후미에는뭘까?|독립을선언하다
10일차가성비갑리오하와인|감기에몸살에외로움까지
11일차혹시코로나…?|순례길중처음으로버스를타다|난감한상황이계속되다
12일차순례길에도좀도둑이|눈물이나올뻔했던신라면|영화「TheWay」
13일차나만의물집방지법|메세타구간을걸을까,점프할까?
14일차까마귀고기를먹었나?|메세타구간을점프하기로하다
15일차구글정보를맹신해서는안된다|투머치토커우크라이나여성
16일차가우디선생!만나서영광입니다!|스페인에서안마를받다
17일차어느덧9월에서10월로|HairCutFree타이완여성
18일차이번에는안경까지분실|물마시는순례자상|대단한70대자유영혼한국인
19일차순례길바에서만난태극기|산티아고순례길에한국인이많은이유
20일차순례길대표적상징물‘철의십자가’|집나갔던안경이돌아왔다
21일차친절한알베르게피에드라여주인|아담하고예쁜마을비야프란카
22일차순례길의‘로버트드니로’|티토와까미,알베르게의천사들
23일차갈리시아지역에들어서다
24일차안개자욱한사모스코스를걷다|사리아에서과음하다
25일차산티아고까지이제100km|너무도착한스페인지방도시물가
26일차비를맞으며길을걷다|알베르게의황당한조치와전화위복
27일차술을부르는맛뿔뽀요리|점점진화하는요리(?)실력
28일차신대륙발견기념일유감|사람은쉽게변하지않는다
29일차헤드랜턴을비치며가는순례자뒤를따라|몬테도고조언덕의제주올레조형물|마침내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도착!|산티아고대성당향로미사
30일차종교적무례를저지른호기심|HairCutFree서비스|순례길의노란화살표
31일차한달넘는객지생활에잔머리만늘다|교포3세일본순례자미쿠
32일차너거기서뭐하고있니?|순례자의한일관계는화기애애
33일차바다를만나다|퇴직후나는어떻게살것인가?
34일차대서양땅끝마을피스테라에도착|순례길중가장마음에와닿았던미사
35일차버스타고무시아로이동|순례길대장정마무리

순례자아닌여행자이야기

■파리시티투어
■파리자유여행
■포르투첫날
■포르투시티투어
■포르투마지막날
■귀국

Epilogue내인생의특별하고아름다운시간

출판사 서평

오랜버킷리스트,은퇴후에야떠난산티아고순례길
종일먹고걷고자는일밖에없는삶의특별하고아름다운휴식같은시간

길위의삶은매우단순하다.먹고걷고자는날들의연속이다.오직나만을위한시간이다.그동안가장으로서,사회의일원으로서열심히달려온그에게자신만의속도로걷는일은휴식과도같았다.모든것이낯설고,매일매일이새로웠다.처음가보는장소,처음만나는사람,처음먹어보는요리….때로거센비바람속을홀로걸으며‘내가여기서뭐하는거지?’라는생각이들기도했지만,내인생에서이렇게특별한순간이또있을까.

어느날은선글라스를잃어버리고,어느날은배낭커버를,양말한짝을,안경을잃어버리기도했지만,그래도괜찮았다.길위에서천사들을많이만났기때문이다.5유로를넣어둔택배봉투를누군가잘라가버려배낭을잃어버린줄알았다가알베르게주인의도움으로다시찾았을때,백파이프연주를들으며길동무들의축하속에마침내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대성당에도착했을때,순례길에만난여성순례자로부터무료헤어컷서비스를받았을때,그들옆에는천사가있었다.아니,그들이천사였다.땅끝마을피스테라와무시아에도착했을땐정말이지감사할것들로넘쳐났다.길위에서특별히깨달은것은없지만,그는알게되었다.산티아고순례길이전과이후의삶은분명똑같지는않을거라는것을.

독자대상
-혼자여행이두려워망설이는사람
-스스로를여행쫄보라고생각하는사람
-나이들었는데산티아고순례길을떠나도될까걱정하는사람
-내향적이고소심해서사람을잘사귀지못한다고생각하는사람
-혼자순례길을걸으며삶을뒤돌아보고싶은사람

책속에서

정말이지나에게산티아고순례길은이래저래험난했다.그럼에도불구하고출발하기로했다.이번에도떠나지못한다면,다시는도전하기어려울것같았기때문이다.설령디스크악화로완주하지못하고중간에귀국하는일이있더라도,아예시도조차하지못한다면평생후회로남을것같았다.

알베르게에서의첫번째숙박을감안해4인실로예약했었는데,나빼고3명이모두여성이었다.아내에게여성세명과동침하게생겼다고카톡을보냈더니“계탔네!”란짧은답이왔다.

조선시대왕비의상북마크.책을읽다책사이에끼워두면네가왕비가되는것이라고뻥을섞어말해줬더니,환한웃음과함께너무좋아했다.

까미노길을걷다보면자연스럽게세계각국에서온순례자들과만나게된다.길을걸으며마주치는사람마다서로“올라(Hola!)”또는“부엔까미노(BuenCamino!)”라고인사를나눈다.스페인어로‘안녕!’‘좋은순례길되세요!’란뜻이다.그리특별하다고할수없을것같은이인사말은힘이들때마다묘하게큰힘과위로를준다.

몸은고단하지만,까미노길을걸으며소소한행복이느껴지는이유는뭘까?그것은아마도평소일상과는전혀다른경험을하기때문이아닐까.더군다나한달반이라는긴시간을낯선타국에서혼자보내는경험은처음이다보니더그런것아닐까싶었다.어쨌든산티아고순례길은힘들지만소소한행복이있고,그소소한행복으로인해힘든순간을거뜬히넘길수있는것같다.

빨래가거의끝나갈무렵그스페인여성이나에게다가와서는다시뭐라고말을했다.이번에도알아듣지못하자왈~왈~개짖는소리를흉내내는것이아닌가!아!이런~그때야비로소내빨래를넣은빨래통이반려동물전용임을깨달았다.자세히보니빨래통앞에작지만,개와고양이그림도그려져있었다.

나의후미에는뭘까?실제로는결코그렇지못하면서주변사람들에게젠틀하고정의롭다는평가를받고싶었다.마초근성이가득하면서도페미니스트처럼보이고싶었다.가끔불쑥튀어나오기도했지만,나의본성과는다르게행동해야했던것.그런위선을통해가당찮게괜찮은사람이란평가를받고싶은인정욕구가강했던것.바로그게내가밟아야할나의후미에가아닐까?

부르고스에도착해서야메세타구간을건너뛰고산티아고도착후다시피스테라까지걷는걸로결정했다.끝없이고독한황무지길이자침묵속에자신을들여다볼수있다는메세타대평원길보다는,생장에서산티아고까지걸었던길을반추하며걷다가대서양바다를만나는피스테라길이더끌렸다.

숙소에서배낭을정리하던중,잃어버린줄알았던안경을발견했다.배낭속침낭칸사이에끼어있었다.마치집나간며느리라도돌아온것처럼무지하게반가웠다.늘잃어버리기만했는데,이렇게돌아오는것도있구나.아니,돌아온게아니라안경은그자리에있었을텐데,눈어두운내가보지못한것이었다.하물며나도모르는사이에놓치고사는것은또얼마나많을까.

어느덧집을떠나온지한달가까운시간이흘렀다.순례길을걷기시작해처음에는모든것이낯선여행자였다면,이제는익숙해져원래부터방랑생활을해온순례자가된것같은기분이들었다.

순례길을완주하기위해서는자신만의속도로걷는것이무엇보다중요하다.또모든것이낯설고매일매일이새롭다.처음가보는장소,처음만나는사람,처음먹어보는요리….내인생에서이렇게특별한순간이또있을까.

이제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까지40km도채남지않았다.순례길을걷기시작할때만해도산티아고까지남은거리가줄어들때마다은근히쾌감도느껴졌는데,200km가남은순간부터쾌감보다는아쉬움이더커졌다.특히100km지점을통과한후에는빨리걷고싶은마음조차사라져점점줄어드는남은거리표지석이쳐다보기도싫어졌다.왜일까?산티아고에도착하게되면내인생에서가장특별하고비현실적인시간이끝나고다시평범한일상으로돌아가야한다는생각때문인지도모르겠다.

오후3시경에탈수해널어둔빨래가식사를마치고돌아온6시경에는바짝잘말라있었다.스페인의햇살이강렬함을새삼확인했다.내급한성질머리도스페인의햇살에널어말리면바짝마를까.

순례길을걸으며행복한순간이참많았다.하지만그순간행복하다고느끼기보다는지나고나서행복이었음을깨달았던경우가훨씬많았다.살아가면서행복을그순간에바로감지할수있다면인생은훨씬풍요로워질것같은데말이다.모든일정을마치고귀국하면작은일에도즉각행복을느낄수있는사람으로변할수있을까?오늘의내모습을보면여전히회의적이다.

돌아보니내가순례길을걷는동안정말많은천사가찾아와주었다.이제는내가천사가될시간이었다.지금이바로그때다싶어기꺼이일행을위해저녁값을계산했다.

그녀는생장피에드포르에서출발해산티아고까지걷는동안20여명의머리를잘라줬다고한다.힘든순례길을걸으며자신의재능을기부하는모습이참아름다웠다.까미노순례중헤어컷서비스를받는것은아주특별한체험이었다.

순례길곳곳에서만날수있는노란화살표는산티아고순례길의생명선이라고할수있다.그길에노란화살표가없다면그건산티아고순례길이아니라그냥길일뿐이다.이노란화살표덕분에내가어디를향해가야하는지가명확했다.세계각국에서모여든순례자들은노란화살표를따라자신이이곳에온의미를되새기며묵묵히걷기만하면된다.인생을살면서어떤선택을해야할지고민이될때마다,순례길의노란화살표처럼갈길을알려주는그런존재가나에게도있다면얼마나좋을까.

??대서양과마주한항구마을피스테라까지는63km밖에남지않았다.비가워낙세차게내리다보니고어텍스신발안으로까지흠뻑물에젖었다.약3시간동안을거센비바람을맞으며아무도없는길을혼자걷는느낌은특별했다.외롭고,처량하고,춥고,배고프고….누군가홀로걷고있는나에게이렇게묻는것같았다.너거기서뭐하고있니?

“요즘뭐하면서지내?”
“산티아고순례길을준비하고있어.”
이제순례길도끝나가고있으니한국으로돌아가면무어라대답할수있을까.고작산티아고순례길을걸었다고뭔가큰깨달음을얻는다던가,인생이달라지진않을것이다.하지만퇴직후삶의버킷리스트중하나를이루어낸나는적어도산티아고이전과이후의삶이같지는않을거라는확신은들었다.

설렘과걱정이공존하며시작했던은근소심한중년아재의나홀로46일간의산티아고순례길….제법많은실수와시행착오가있었고,또전혀힘들지않았다면거짓말일것이다.하지만내인생에서이렇게특별한순간이또있을까싶을정도로행복한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