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끝나는이야기가아니다
공포는거창한사건에서시작되지않는다.불꺼진집안,늦은밤홀로탄엘리베이터,낯선번호로걸려온전화한통처럼너무도평범한일상이문득불안을만든다.『아직도끝나지않은무서운이야기』는바로그익숙함을서늘한공포로뒤바꾼다.눈앞에서모든것을보여주기보다독자의상상에빈틈을남기고,그빈틈은책장을덮은뒤더욱커져간다.
이책에담긴이야기들은도시괴담과심리공포,초자연적현상,인간내면의불안을촘촘하게엮어짧지만강렬한여운을남긴다.페이지는금세넘어가지만마지막장면은쉽게사라지지않는다.한번읽고끝나는이야기가아니라,문득떠오를때마다다시소름이돋는이야기다.마지막페이지를넘기는순간,공포는비로소시작된다.
책속으로
“누……누구세요?”
“미선아,나야.철승이.빨리문열어봐.”
미선은남자친구의목소리에깜짝놀라자리에서일어났다.순간주변에있던친구들이미선이를말렸다.
“미선아,안돼.열지마.형민이얘기들었잖아.저사람,아무래도수상해.”
하지만미선이듣기에그목소리는철승의것이확실했다.
“철승오빠목소리가확실해.많이다쳤는지도몰라.저렇게문을열어달라고하는데,어떻게그런말들을할수가있어!”
미선은자신을붙잡는친구들의팔을세차게뿌리치며문을열었다.눈앞에는누군가에게쫓기는듯한철승이있었다.그는다짜고짜미선의손목을꽉잡았다.
“미선아,빨리.여길벗어나야돼!”
“오빠,왜그래?그게무슨소리야?”
---「한밤의서바이벌게임」중에서
‘거울을보고놀라서비틀대다가뾰족한타일에목이긁힌거아닐까?’
그렇게잠정적으로결론을내린경비원은너무늦은시각이라A에게전화를하는대신문자를보냈다.
‘사장님,사고원인을알아냈습니다.화장실에걸려있는전신거울때문에인부들이놀라서심장마비로죽은것같습니다.목의자상은쓰러질때거울옆의타일조각에긁히면서생긴것같습니다.’
경비원은의기양양하게전송버튼을누르고화장실에들어가느긋하게볼일까지보고나왔다.얼마지나지않아A로부터전화가걸려왔다.경비원이전화를받자마자A가미친듯이소리를질렀다.
“당장,당장거기서나와요.어서빨리나와요!”
---「전신거울속의남자」중에서
형석은힘든하루를마치고,늦은밤에해우소로가보았다.아니나다를까,공다는어제와같은행동을하고있었다.형석은아래를내다보며뭔가를찾고있는공다옆으로조심스레다가가물었다.
“공다야,밤마다뭘그렇게찾고있니?”
공다는대답은하지않고옆으로비켜섰다.형석은쪼그리고앉아준비해온손전등을비추며아래를살펴보았다.그러나지독한냄새만날뿐아무것도찾을수가없었다.
“공다야,아무것도없는데?”
---「해우소의동자승」중에서
서울로올라가기전에해변에서한차례놀고짐을챙겨허기진배를채우기위해음식점에들어갔다.터미널부근이었는데,마침우리가묵은민박집앞에사는할머니가음식점안으로들어왔다.할머니는우리를보고흠칫놀란눈치였다.그리고음식점계산대의주인과조용히이야기를나누는데,주인이몰래몰래우리를지켜보았다.
“그럼저청년들이어제그방에서잔거예요?아이고.”
“쉿,듣겠어.조용히해.”
친구들은눈치채지못했지만,나는어제내가겪은오싹한일들을저할머니가알고있을것같다는생각이들었다.음식을먹는둥마는둥나는할머니에게조심스럽게다가갔다.할머니는나를보고황급히자리를뜨려고했지만,나는빠른걸음으로할머니를따라잡았다.
---「운명의잠버릇」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