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의 창작방법과 교육

현대시의 창작방법과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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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에서는 시인이 정서를 체험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정서란 시인이 접촉하는 세계를 해석해가는 일련의 과정에서 환기되는 특수한 경험 내용이다. 이때의 정서는 ‘실체 없는 있음’이라는 역설을 통해 발생한다. 즉, 정서는 의식을 통해 현상되지만 그 실체를 규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시는 이러한 정서를 언어로 폭로해야 하는 사명을 띤다. 이 책은 언어화된 체험 사건을 감각적이고 해석적이며, 재현적인 양상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세 가지 양상은 우선 시인이 대상 세계와의 접촉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수용하고 표현하는 순차처럼 보인다. 외부 세계를 내적 반응으로 유도하는 최초의 계기로 감각이 작용하고, 미정형의 감각 정보는 시인의 선험적 본능과 누적된 경험 정보를 참조하여 그 의미가 제출된다. 이렇게 시인의 내부에 모종의 ‘뜻’이 세워지게 되면, 시인은 언어를 매개로 그 ‘뜻’을 ‘밖’으로 옮겨 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뜻’의 상당 부분이 누락되거나 왜곡된다. 이 책은 이러한 절차척 과정에서 발생한 시인의 내적 고백을 충실하게 따라가면서 체험된 정서와 시적 정서의 간극에 주목한다. 독자가 한 편의 시에서 간취해내는 독해 결과가 그 ‘사이’에 놓여 있을 것이다. 이는 시를 쓰는 입장에서 ‘뜻’과 그것의 ‘밖’과 ‘사이’를 어떻게 건너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한다.
저자

문신

저자문신은전남여수에서태어나전주대국문학과를졸업했다.전북대대학원어문교육학과에서『정서체험의시적형상화교육연구』로교육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2004년세계일보‘신춘문예’에시『작은손』,전북일보‘신춘문예’에시『풍경끝에매달린물고기가되어』가당선되었고,2015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동시『소나기지나갈때』,2016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문학평론『발굴하는토피아(topia),복권되는생활』이당선되었다.시집『물가족북』,『곁을주는일』을펴냈다.

목차

1장시창작교육의관점과방향
1.시창작교육의필요성
2.시창작교육의전개와방향

2장정서체험의시적형상화와창작교육
1.정서체험의시적형상화교육의전제
1)예술의본질과시창작활동
2)정서체험대상으로서의‘사건’
3)정서체험의인지과정
2.정서체험과세계해석의방법
1)사건해석의귀속과정으로서의정서체험
2)사건해석의순환과정으로서의정서체험
3)귀속과순환의절차를통한사건해석의한계

3장정서체험의시적형상화양상
1.체험사건의감각적형상화
1)체험사건의인식과전이
2)체험사건의정서적맥락과조절
2.체험사건의해석적형상화
1)체험사건의해석과은유적변용
2)체험사건의계열관계화
3.체험사건의재현적형상화
1)체험사건의상상적서사화
2)체험사건의조정과구조화

4장정서체험의시적형상화교육실제
1.정서체험의시적형상화교육의목표
1)심적거리조정을통한세계해석능력신장
2)해석맥락의차이에서발생하는개성의인식
3)의미의구성을통한존재의의발견
2.정서체험의시적형상화교육방향
1)세계발견을위한유비추리의인지체계
2)체험정서의구성을위한세계해석
3)의미부여를통한세계해석의지평확장
3.정서체험의시적형상화교육내용
1)체험사건의감각적인식
2)체험정서구성을위한세계해석
3)체험정서의지평확장
4.정서체험의시적형상화교육의의
1)세계해석활동을통한공감능력신장
2)체험된정서의구성능력신장
3)체험사건의변형을통한창조적상상력신장

■보론(시창작교육의새로운방향/청소년들의자기표현방법교육연구)

출판사 서평

시가무엇인지오래고민해왔다.더러시론서를참고삼기도했다.그러나시와날것으로마주하는날이훨씬많았다.모르긴해도수천편의시를대했을것이다.기억에남는시도있지만그렇지않은시가더많다.무슨인연처럼시간을두고또만난시도있고다시보지못한시도있다.그럼에도예약해둔것처럼마주해야할시가저렇게남아있다.
무턱대고시를읽어댄것은시를쓰고싶은욕구의허무맹랑함을막음하기위해서였다.시간이흐른탓에시를쓰기로마음먹었던때가언제인지는기억나지않는다.그러나문학의세계를들여다본계기는당장어제일처럼생생하다.그무렵걸프전이있었다.이라크가쿠웨이트를침공한것을계기로1991년1월17일부터2월28일까지미국영국프랑스등33개다국적군이이라크를상대로벌인전쟁이었다.
사실남의전쟁에별관심은없었다.하지만걸프전은개인적으로두가지면에서충격을안겨주었다.하나는CNN에서송출하는뉴스를동시통역사가우리말로전해주는장면이었다.동시통역의세계도낯설었지만,말과말이교차하면서교묘하게구성되는미지의의미세계는하나의사건이었다.무엇보다도발화과정에서적절한낱말을찾기위해말과말사이에간격을두는침묵의순간이인상적이었다.침묵도발화라는사실을그때어렴풋이느꼈던것같다.

또하나의사건은전쟁의풍경이었다.나에게전쟁은군인들이총을쏘고피를흘리며죽어가는이미지로학습되어있었다.그러나CNN을통해목격한걸프전은전혀낯선모습이었다.밤하늘을날아가는섬광탄의질주가있었고포탄에명중하여연기를피어올리는건물들이있었다.그러나화면속어디에서도총을든군인들은보이지않았다.비디오게임을하듯군인들은화면밖에배치되어있었다.오직전투기와미사일과포탄들만전쟁터에있는듯했다.그래도사람들은끊임없이죽어갔다.
그겨울내내나는세기말의기이한전쟁을참관했다.그동안보지못했던세계가보이기시작했다.실재너머의실제와실재이면의부재를생각했다.한번도가본적없는나라사람들과내가동일한시간속에존재한다는것,그러나죽이고죽는사람중나는어느편에도속할수없다는사실을깨달았다.나는끝내관찰자이자방관자였다.그해겨울방학의끄트머리에서나는노트에알수없는낱말들을끝없이써댔다.나는그때이방의언어처럼혼란스러웠던내내면의말들을어떻게든표준화된화법을통해스스로에게동의를구하고자했던것이다.

이렇게나의시쓰기는시작되었다.그것은‘뜻밖의일’이었다.그렇다,뜻밖의일.나는지금까지시를쓰고읽는동안시를둘러싼모든맥락과지향이뜻밖의일이라는사실을몰래다짐해왔다.알다시피뜻이란나의안쪽에거처가놓이고,그것을발화하는일은나의바깥에다시금뜻을일으켜세우는일이다.그러니그옛날동시통역사의곤혹스러움을새삼떠올리게된다.분명내안의언어와내밖의언어가다름을알기에,내안에서생성된뜻과내바깥으로발화된뜻이일치하지않음을알기에시쓰기를통해뜻을세우는일은곤혹스러웠다.
이곤혹이야말로모든시쓰는사람들의전쟁터에다름아니다.그곳에서시인들은뜻이아니라뜻밖의어떤것을겨냥한다.시인들의펜끝이조준하고있는저편에는하이데거가말한바,존재가있다.“시짓기는낱말에의한존재의수립”이라는그의말대로시인들은자기의뜻바깥에시라는존재를세우는창조자이다.신의이름을명명하고모든사물의내부에존재하는그본질을끄집어내폭로하는이들이시인인것이다.수천년동안시인들은시대와존재를마주한채예외없이뜻밖의일들로그들을놀라게했다.

이책은시쓰는사람들이어떻게뜻밖의일에관여해왔는지다양한사례를보여주고있다.시인들은자신이체험한사건이내면에서구체화되는양상을고백한다.그고백속에서뜻밖의일로창조된시와그것이창작되는과정을만날수있다.이러한방식은창작된시의구성과표현방식에국한하여진술할수밖에없었던그동안의시론이나시작법의한계로부터벗어나고자한무모한시도일수있다.그러나시를쓰는역량이결과물로서의시보다는시를쓰는과정에서시인의내면에구축되는섬세한의식활동이어야한다는점을감안하면,뜻안의일이어떻게뜻밖의일로전환되는지실례를살펴보는것만큼실제적인것은없을것이다.

특히이책에서는시인들이정서를체험하는방식에주목하고있다.정서란시인들이접촉하는세계를해석해가는일련의과정에서환기되는특수한경험내용이다.이때의정서는실체없는있음이라는역설을숙주로삼아발생한다.즉정서는의식을통해현상되지만그실체를규정할수없다는말이다.시는이러한정서를언어로폭로해야하는사명을띤다.이책은언어화된체험사건을감각적이고해석적이며재현적인양상을중심으로논의하고있다.세가지양상은우선시인이대상세계와의접촉에서발생하는사건을수용하고표현하는순차처럼보인다.외부세계를내적반응으로유도하는최초의계기로감각이작용하고,미정형의감각정보는시인의선험적본능과누적된경험정보를참조하여그의미가제출된다.이렇게시인의내부에모종의‘뜻’이세워지게되면시인은언어를매개삼아그‘뜻’을‘밖’으로옮겨오게되는데,이과정에서‘뜻’의상당부분이누락되거나왜곡되어버린다.이책은이러한절차적과정에서발생한시인들의내적고백을충실하게따라가면서체험된정서와시적정서의간극에주목한다.독자들이한편의시에서간취해내는독해의결과가그‘사이’에놓여있을것이다.이는시를쓰는입장에서‘뜻’과그것의‘밖’‘사이’를어떻게건너갈것인지고민하게만든다.

그러나이미많은시인이뜻밖의일을잘도모해왔다는사실을우리는알고있다.조준된지점(뜻)과탄착된지점(밖)이일치할수없다는것도잘안다.그러므로의도의오류를회피할것이아니라제대로활용할줄알아야한다.불일치혹은오류의방식은시적대상의본질이시인의내부에감각되는과정에도적용된다.우리가규정하는시적대상의본질은실제가아니라현상을감광한결과이기때문이다.결국시인들은감각대상을수용하는과정에서도대상의‘뜻밖의일’을자기의‘뜻’으로세우고,그것을언어로표현하는도중에또한자신의‘뜻’을상실한다는것이다.이런점에서시는오직‘뜻’과‘밖’의‘사이’에서발생하고그곳에서존재할수밖에없다.문학적인식의저변에비유적상상력이버티고있는이유가여기에있다.

시인들의체험고백속에숨어있는시쓰기의방법적지향점을눈여겨본후,이책은시인들에게내면화되어있는시작법을어떻게교육내용으로삼아야하는지함께고민하도록했다.여기서정신적이고심리적인시창작과정이실체를갖춘교육대상이될수있는가하는문제가발생한다.낭만주의자들이주장하는것처럼예술적영감과재능은천부적일지도모른다.숱한시도와노력에도끝내도달할수없는경지가존재한다는사실을우리는경험적으로잘안다.특정분야에국한되지않고노력한것이상의지경에이르는소수의사람이분명히존재한다.그들은해당분야에남다른감각과자질,재능을갖춘사람이다.이책은그와같은개인의독자적인소양을교육내용과대상으로삼지않는다.외부세계와접촉하는과정에서발생하는감각정보를수용하고,그것에자신의개성과윤리혹은삶의지향을반영한‘뜻’을세우며,최종적으로자신의뜻을언어로표현하는인간의보편적인자기소통방식에관심을둔다.거기에덧붙여그러한일련의과정을‘시적’인식과‘시적’해석과‘시적’재현에방점을찍어둔것뿐이다.

그럼에도여전히시를쓰는방법과그것의교육활동은난망한과제처럼남아있다.시쓰기에는상수보다변수가많고,그변수를통제가능한규칙으로추상하는일이쉽지않기때문이다.그렇다고해서시쓰기교육을마냥개인의소질이나취향으로치부하고말수도없다.오래전부터표현활동은인간의생존에직결된문제였고,문자가보편화되면서쓰기활동은지식을축적하고정보를공유하는거의유일한방법이었다.게다가표현하고자하는것은이미보편적인인간의욕구이기도하다.그런데우리는표현하는데그치는것이아니라아름답게,개성적으로,남다르게표현하고자한다.이같은미적범주에대한필요와갈망을어떻게가르칠수있을까하는고민에이책의많은부분을할애했다.인간의정신과영혼에조금이라도긍정적인영향을줄수있는것이라면,그것들은마땅히교육내용으로구성되어야하고또가르칠수있어야한다.최적의방법을찾는일이난제지만,이책에서시도하고있는것을구체화한후그반응을살펴보는것도나쁘지않을것이다.

이책은시가탄생하는과정가운데핵심적인장면을짚어낸후그것들을시인들의체험고백속에서자세하게설명하고있다.따라서일차적으로시쓰기에도전하는사람들에게실제적인도움을줄수있을것이다.이책을읽어가는동안독자들의머릿속에다양한영감이떠오를것이라고확신한다.시쓰기에대한열망을꺼뜨리지않고계속살려나가기를희망한다.또하나,이책은시쓰기를가르치는선생님들의고민도덜어줄수있을것이다.실제로시를써나가는시인들의경험정보가제시되어있고,시쓰는과정에서핵심적으로짚어주어야할내용과그것을극복해가는방법들까지교수-학습활동내용으로담아냈다.

시인이라는종족은따로존재하는것이아니다.시를쓰는순간우리는누구나시인이된다.이책은바로그‘누구나’를위해준비되었고,‘시인’과‘누구나’의‘사이’에서한편의시가탄생한다면그소임을다한것이될것이다.

이책은2013년도에제출했던박사학위논문을근간으로한다.단행본으로내기에적절하지않은내용들과충분히성숙하지못했던부분은과감하게덜어내고그사이새롭게떠오른생각을덧대었다.당시와비교해서내학문적폭과깊이가달라진것같지는않지만,우리시를둘러싼담론과창작방법은지속적으로새로운영역을탐색하고있는형편이다.시류에영합할일은아니지만굳이낙오하여민망해할일은없어야겠다는생각이다.

물론이책에서밝히고있는뜻밖의일이전적으로나혼자만의성취라고말할수는없다.엉성한생각과표현을꼼꼼하게바로잡아주신전정구교수님의따뜻하지만단호한시선이이책곳곳에담겨있다.무턱대는나를오롯한연구자로다듬어주셨다.이제고백하는일이지만,교수님의지도를받는내내교수님을향한어떤질투의힘이나를사로잡고있었다.감성적이면서도논리적인글쓰기,시를분석하는독특한관점과폭넓은이론,개성적인비평방법론과적확한표현등전정구교수님의그늘이버거웠던것이다.그래서교수님의비평문을이겨보고자밑줄을그어가며읽고또견뎌야했던무수한밤이있었음도밝힌다.그덕분에어쭙잖지만문학평론가의길로들어서기도했으니,이또한전정구교수님의그늘이다.
문영진교수님께는연구자가지녀야할엄격함과염결성을배웠다.공부하는일에삐딱한마음이들무렵,교수님께서여러모로용기를주셨다.작품을읽고내생각의조각들을글로써내는일이세상에둘도없을정도로매력적이라는사실을깨닫게해주셨다.교수님을통해문학교육의지평에첫발을올려놓을수있었다.
이책의원고가만들어질수있도록격려해주신원광대학교강연호교수님과우석대학교김남희교수님께도고마운마음을전해드리고싶다.강연호교수님은개인적으로내게시적영감을주는시인이기도하다.교수님의시들을읽으면서오랫동안시쓰기를해왔다는점을이자리에서말할수있어기쁘다.김남희교수님은연구과정과결과를어떻게정리해야하는지꼼꼼하게짚어주셨다.원고를읽고성심을다해조언해주시던교수님의목소리가지금도생생하다.더불어김승종교수님과이희중교수님께도감사의말씀을드리고싶다.두분은내문학의근원이되어주셨다.

그러나이책은시와고투하고있는시인들의영감이있었기때문에쓰일수있었다.그들이아니었다면밤새워시읽을일도없었을것이다.좋은시를읽고는어떤흥분과시샘으로쉽게잠들지못했던밤들이떠오른다.그런날은새벽녘희붐하게창밖이밝아올때까지시를읽고또읽었다.그러면서혼자생각했다.좋은시를향한건강한질투야말로우리시의경계를넓혀가는거의유일한방법이라고.성질고약한독자에게기꺼이질투의대상이되어준고귀한시인들이다.

이모든분이계셨더라도한국문화사김진수사장님이아니었다면이책은뜻밖의일로존재할수없었을것이다.독자없는시대에책만드는일만큼고독한일이또있을까.그렇더라도무용(無用)의쓸모를우리는기다려보아도좋을것이다.책없는시대보다는그래도독자없는시대가조금은덜쓸쓸하고덜외로운일이기때문이다.그럼에도이무용의쓸모에동참하고자하는우리시대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