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해석학 (문화교육의 조건)

문화해석학 (문화교육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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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문화위기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류가 삶의 위기를 감지하는 순간 누구나 문화위기를 직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화위기(cultural crisis)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학문과 연구의 대상으로 된 것은 “문화연구culture studies”라는 개념이 세간에 등장하면서부터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 우리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던 “문화연구(culture studies)”는 주로 ‘문화비판(culture critics)’에 편중되어 왔다. 한마디로 “비판이론으로서의 문화연구(cultural studies as critical theory)”(Ben Agger, 1992)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비판연구의 대명사격인 마르크스주의가 득세하면서 문화비판은 “마르크스주의적 사회비판”의 맥락에서 이루어져 왔다. 물론 문화위기에 대한 문화비판은 소위 ‘사회비판’과 맥을 달리할 수는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화교육 역시 문화비판교육으로 일관되어 왔다. 그러나 사회비판과 문화비판은 동일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엄밀히 말하면 ‘사회’라는 개념과 ‘문화’라는 개념은 결코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르크스 식의 사회비판의 논리를 가지고 일상적인 ‘문화비판’의 영역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지나친 무리다.
가장 중요한 한계는 문화연구에서 ‘문화’라는 개념에 대한 공유된 정의(定意)도 부재한다. 또 다른 한계는 문화연구를 하면서도 이들에게는 연구 관점의 공유나 특히 ‘연구방법’에 대한 합의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문화위기 속에 놓여 있다. 따라서 지금도 문화비판은 정당하며 더욱더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지속되는 문화위기의 현실 앞에서 버밍엄 학파(Birmingham School)의 문화연구조차 좌초됨으로써 이제 어느 연구자도 섣불리 문화연구를 계속할 엄두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진정 문화위기를 제대로 비판하고 문화위기의 해법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문화본질을 파악해 내고 이해하는 ‘문화해석(culture interpretation, Hermeneutik von Kultur)’의 작업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문화해석(학)만이 진정한 문화교육의 조건이 될 수 있다.
저자

이상오

연세대학교졸업
독일튀빙겐대학교졸업(사회과학박사:교육학전공)
연세대학교교육대학원교수
연세대학교미래융합연구원창의인성연구센터장
논문:「교육인식론의성립조건에관한탐구」외60여편
저서:『상상력과교육:인간과테크놀로지의만남』,『지식의탄생』,『학습혁명』외50여권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제I부문화의본질

제1장‘문화’의개념
1.탈脫선사시대의유산-‘문화文化’의탄생
2.문화의발생학:인간학적이해

제2장문화의조건
1.문화본능과상징성
2.가치의현실화

제3장문화의구조
1.삶의구속성
2.삶의기준성
3.삶의객관성

제4장문화와사회시스템
1.삶과문화소유
2.문화권력과인간지배
제II부비판적문화연구와문화해석
제5장사회과학과문화비판
1.사회비판이론과문화위기
2.문화연구culturalstudies:대중사회와문화산업

제6장정신과학과문화이해
1.두개의문화론
2.문화변동과삶
3.문화와해석

제7장포스트모던과문화
1.문화해체의동역학
2.문화현상의차연과공존
3.문화이해의다원주의

제8장생태학적문화시스템
1.생태학적패러다임
2.생태계와문화시스템
3.생태학적문화이해


제III부문화교육의성립조건문화해석학
제9장문화교육의학문적기초
1.문화철학과문화과학그리고정신과학
2.문화와교육:문화교육학의태동

제10장해석학과문화
1.문화의해석학
2.해석학적문화:‘정신과학적해석학’에대한평가를토대로
3.문화해석의목표:삶의이해-슈프랑어의?삶의형식들?을중심으로
제11장문화의해석학적순환
1.문화만남과문화체험
2.문화표현과문화이해

제12장문화교육의해석학
1.문화재와도야재
2.문화양심과문화각성
3.문화책임과인격도야

■에필로그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프롤로그]

우리는지금문화위기의시대를살고있다.중요한것은문화위기가바로삶의위기로직결된다는사실이다.물론과거에도그랬고지금도문화위기는여전하다.위기의내용과강도만달라졌을뿐이지,예나지금이나우리는문화위기의끝없는중병을앓고있다.과거의문화위기가근대모던사회가형성되는과정에서파생된사회적-정신적-도덕적위기였다면,지금의문화위기는포스트모던과함께찾아온복잡하고다양한차원의융복합적위기이다.이에사이버문화의위기까지부가되면서위기의범위와차원은실로상상을초월할만한수준으로확대재생산되고있다.
문화위기의역사는매우오래되었다고할수있다.왜냐하면인류가삶의위기를감지하는순간누구나문화위기를직감할수있었기때문이다.그러나문화위기culturalcrisis의개념이본격적으로학문과연구의대상으로된것은“문화연구culturestudies”라는개념이세간에등장하면서부터였다고할수있다.“문화연구”의학문적성립은1964년호가트RichardHoggart(1919-2014)에의해설립되고나중에홀StuartHall(1932-2014)에의해운영된[버밍험현대문화센터]에서비롯되었다.
물론문화위기에대한최초의학문적연구는“문화란무엇인가”라는질문부터였다고할수있다.아마도이는무엇보다도문화의본질,정체성,특성등에대하여연구한소위“문화과학scienceofculture”내지“문화이론culturetheory,culturology”의아버지로불리는타일러EdwardBurnettTylor(1831-1917)를위시해서보아스FranzBoas(1858-1942),말리노프스키BronisławKasperMalinowsky(1884-1942),레드크리프-브라운AlfredReginaldRadcliffe-Brown(1881-1955)등소위초기구조주의문화연구자들의공으로돌려야할것이다.이들이시작한문화이론은비록한계는있었지만,훗날문화비판,문화연구의초석이될수있었다.

“문화이론은스스로제약을받는다.문화이론은중층적기술이제공하는직접성과분리될수없기때문에자체의내부논리로서이론화될수있는자유는다소제한적이다.문화이론이이룩하려는일반성은미묘한차별성으로부터나오는것이지추상화로만되는것은아니다.”(클리퍼드기어츠,1973/문옥표옮김,2009:40)

한편,최근까지우리에게깊은영향을주었던“문화연구culturestudies”는주로‘문화비판culturecritics’에편중되어왔다.한마디로“비판이론으로서의문화연구culturalstudiesascriticaltheory”(BenAgger,1992)였다고할수있다.특히비판연구의대명사격인마르크스주의가득세하면서문화비판은“마르크스주의적사회비판”의맥락에서이루어져왔다.물론문화위기에대한문화비판은소위‘사회비판’과맥을달리할수는없다.이런차원에서본다면,사회진화론적관점을가진마르크스주의자들에의해주도된문화비판은한편으로는문화에대한연구를비판적안목에서바라볼수있는세상을열어주었지만,여전히아쉬운점은문화위기에대한비판이“문화자체에대한명암”을조명하는가운데서이루어지지않았다는사실이다.

“전통적마르크스주의문화론이이후의문화론들에자리를내주고비판받는이유가몇가지있다.첫째,문화에대해지나치게기계적인도식을견지했다는점이다....토대/상부구조라는도식으로상부구조에해당하는문화가토대의반영물로나타난다는단순화를범한것은두고두고비판의대상이된다.둘째,그기계적인도식을따르다보니자연히마르크스주의에서알파요오메가인것처럼여겨지던경제적구조만각광을받게되었고,문화는부수적인것으로여겨졌다.셋째,문화를단순히(사회)계급의수단으로만간주했다는점이다.지배계급은지배수단으로피지배계급은저항과혁명의수단으로문화를이용하거나이용할수있다고밝힌다.”(원용진,1996:105-106)

결국사회비판과문화비판은동일한것이아니라는점이다.물론사회비판과문화비판은동일한맥락에서접근이가능하다.왜냐하면사회(또는사회구조)와문화는빛과그림자와같이상호불가분의개념이기때문이다.사회가있는한문화가존재하며,문화가있는한사회가발생한다.물론사회는있지만문화가소멸된경우도있으며,문화는남아있지만사회가없어진경우도있다.이럴경우우리는역사연구를통하여당시의사회와문화의상관관계를규명해내고있다.

“문화와사회구조의관계는무엇인가?여기에답하기위해서는우선문화와사회구조를명확히구별해야하고,그런다음종래의이론들이이둘의관계를결합시켜왔던다양한방법들을기술해야한다.그러나문화개념에포함된그어떤것도분명하게재단할수는없다.요컨대문화/문명을서로바꿔사용하는여러담론에서와마찬가지로,문화/사회/사회구조도반드시혼동해서사용하는것은아니지만,서로대체해서사용되기도한다.”(크리스젠크스,1993/김윤용옮김,1996:44)

그러나엄밀히말하면‘사회’라는개념과‘문화’라는개념은결코동일하지않다.따라서마르크스식의사회비판의논리를가지고일상적인‘문화비판’의영역에직접뛰어드는것은지나친무리다.물론마르크스가사회와문화를구별했다는시각도있다.그러나마르크스에게서문화는사회구조에서발생하는이데올로기와동일시된다(크리스젠크스,1993/김윤용옮김,1996:101).따라서마르크스와그의사상적토대에근거하는네오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사회와문화의관계는거의동일선상에서다루어지고있다고할수있다:“문화자체는그사회의특정한이해관계의집합과연관된복잡한것이다.”(크리스젠크스,1993/김윤용옮김,1996:48)즉,마르크스에게서문화는사회구조의연장일뿐이다.달리말하면,마르크스주의자들이문화를보는관점은마르크스의‘역사유물론’이“유물론적문화론”(크리스젠크스,1993/김윤용옮김,1996:94)으로그대로이식되었다고할수있다:“이데올로기는문화유물론의전통내부의여러기능들에봉사해왔다.”(크리스젠크스,1993/김윤용옮김,1996:101).
이데올로기Ideology란말그대로이데아Idea,즉이념理念과논리logy의합성어로서‘이념의논리’를의미한다.이렇게본다면이데올로기란개인에게나사회에있어서나모두해당되는말이다.즉,개인들도자신만의이념논리를가질수있으며,국가사회도저마다의이념논리를가질수있다.이러한이념논리가개인들간에다를수있으며국가사회역시다를수있다는사실이다.달리말하면,이데올로기는일상속에서부단한실천과사회와의관계를통하여사고하고행위하고이해하면서끊임없이재생산되고재구성되는동적인과정으로이해된다.따라서이데올로기의차이때문에발생하는삶은엄청난혼란속으로들어갈수밖에없다.이데올로기의차이로인해삶은갈등과모순으로인하여개인적-심리적차원과사회적차원의긴장을야기하게되어마침내삶자체가붕괴될수도있다.결국삶의질서를규합하고통합할수있는이데올로기가요청된다.따라서이데올로기는삶을위한요청으로서의이데올로기로발전하게된다.그것이바로우리가말하는이데올로기로서이는다분히사회정치적이고사회심리적인차원또는사회과학적차원이다.

“한사회의가장보편적인문화적정향定向도,또는가장실제적이고‘실용적인’지향도모두정치과정에타당한이미지를부여하는데에충분치못할때이데올로기는사회정치적의미와태도의원천으로서결정적인중요성을지니기시작한다.”(클리퍼드기어츠,1973/문옥표옮김,2009:261)

사회과학자인마르크스가말하는이데올로기는바로이러한이데올로기를말한다.즉,이데올로기는사회심리적차원그리고이를넘어서문화적차원의긴장을포함한다.

“이데올로기적활동이가장직접적계기가되는것은일종의방향감각의상실,즉자신들이그안에놓여있는공공적권리와의무의세계가이용가능한모델의결여로인해서이해불가능하게되는것이다.분화된정체(또는그러한정체속에서내부적분화의지속)의발달은심각한사회적분열과심리적긴장을야기시킬수도있으며흔히그렇게되어왔다.그러나그것과더불어나타나는것은정치질서에대한기존의이미지가부적절해져버리거나평판이나빠질때의개념적혼란이다.프랑스혁명이‘진보’건‘반동’이건간에적어도그당시까지의인류사에서극단적인이데올로기의최고양성소가될수있었던것은이전의어느시대보다도당시에개인의불안이나사회적불균형이더깊었으며또한만연되어있었기때문이아니라-충분히깊었고만연되어있기는했지만-왕권신수설같은정치생활의핵심적인조직원리가파괴되었기때문이었다.사회심리적긴장과이긴장을이해할만한문화적자원의결여가합류되어서로를약화시킬때체계적(정치적,도덕적또는경제적)이데올로기의등장무대가준비되는것이다....분명히이데올로기는문제있는사회현실이보여지는지도이며,집합의식의창출을위한모체이다.”(클리퍼드기어츠,1973/문옥표옮김,2009:261-262)

결국마르크스에게서‘문화비판’은‘이데올로기비판’이다.왜냐하면이데올로기는문화를정당화하고변명해주는차원이기때문이다(클리퍼드기어츠,1973/문옥표옮김,2009:274).따라서마르크스에게이러한이데올로기는모순적사회내재사회구조(생산관계,생산양식의소유)에서발생한다.

“마르크스는역사의각단계가특정한생산양식modeofproduction으로규정된다고보았다.사회가생존에필요한것들을생산해내는방식,즉생산양식으로역사의단계를정의할수있다고생각한것이다(노예사회,봉건사회,자본주의사회등).각생산양식에서는우선생활에필요한물건들을각기다른방식으로만들어낸다.그리고더욱중요한것은각생산양식에서는노동자와비노동자간의관계도다르게규정된다.이렇듯마르크스의분석에서중심이되는것은생산양식과그의결정력이다.즉,생산양식이궁극적으로그사회의정치적,사회적,문화적형태를결정하고앞으로의발전도정하게된다는것이다.그러므로생산양식의변화는정치,윤리,문화를변화시킨다.”(원용진,1996:107)

결국이렇게본다면그의관점에서시도될수있는문화비판은사회비판의연장선상에서이루어질수밖에없는것이다.한마디로그는사회와문화를구분하는것같지만명백한상像을만들지는못했다고할수있다.
한편,‘비판critique’이란개념은동서고금을막론하고‘반성과성찰reflection’의개념을전제한개념이었다.그러나사회진화론적관점을가진마르크스주의에서는‘(사회)비판’과‘자아비판’을분리하여사용함으로써,비판과반성(성찰,반추)의개념을양분화하고있다.따라서이들이말하는‘비판’은마치누구나자신의기준에서또는자기관점에서상대방을비판한다고해도,논리적으로문제가없다면그것은정당한비판이될수있다는논리까지허용했다.그러나그것이바로오해였다.
이를테면,과연누가누구를그렇게비판할수있을까?그렇다면그비판은과연정당한가?우리가누군가를비판한다고했을때비판의조건은일단두가지로나타난다.하나는‘비판의대상’을명확하게하는일이다.다른하나는그‘비판의기준’이정당하고타당해야한다.그러나이두가지비판의조건이마르크스주의에서는불명확하다.첫째이들에게비판의대상은‘개인의소유권인정’으로이는궁극적으로는‘자본주의’라는‘사회’가된다.그러나사회란실제로존재할수도있지만명목상으로만존재할수도있다.누가실제로‘사회’를본사람이있는가?즉,사회란실재實在한다고주장하는사람이있는가하면,사회란이름뿐이지실제로는세상에없다고보는사람들도있다.이런연유로베버MaxWeber는사회를‘사회실제론realism’과‘사회명목론nominalism’으로구분하여설명했다.특히사회란실제로가능한것이아니며만약그것이가능하다면‘개인과개인의관계’이외에아무것도아니라는견해도있다.한마디로사회란실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