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미술관 :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조선 미술관 :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16.80
Description
“세상에 없던 전시회,
조선 미술관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문화 절정기 조선의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를 한 권에 담아낸 전무후무한 책의 탄생! 기획하는 전시마다 대박을 터트리고 매 강연 청중의 감탄을 자아내는 고미술 최고 해설가 탁현규의 신간 『조선 미술관』이 출간되었다. 신윤복, 정선, 김홍도를 비롯한 조선의 천재 화가들 7인의 작품과 더불어 태평성대를 누린 숙종과 영조대의 기록화첩도 소개하고 있어 보는 즐거움이 배가 되는 특별한 미술책이다.

저자는 조선시대 화가들의 뛰어난 연출력을 현대의 기준으로 재해석해 새롭게 들려준다. 신윤복 그림에서 ‘붉은색과 푸른색 옷의 대비, 담장 바깥 높은 곳에서 집 안 들여다보기, 열린 방 안과 마당을 이어주는 마루를 무대로 삼기, 눈빛으로 심리 상태 연출하기’ 등 현대 영화나 드라마에 적용해도 손색없는 특유의 연출법을 발견해내는가 하면, 정선과 김홍도 그림에서 ‘다 그리면 재미없다’는 진경산수화 제1법칙을 찾아내기도 한다. 저자의 예리한 해석으로 옛 화가의 가치가 새로이 드높아지는 순간이다.

그림은 사진이 도입되기 전부터 시대를 읽어내는 중요한 단서이자 좋은 사료(史料)였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태평성대를 누렸던 조선 후기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 그림 50여 점을 선별해 이 책에 수록했다. 백성의 다채로운 일상을 담은 풍속화부터 왕실과 상류사회의 경사스러운 행사를 그린 기록화까지, 아름다운 옛 그림을 감상하는 동시에 생생한 역사도 만날 수 있는 『조선 미술관』으로 지금 입장해보자.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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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탁현규

기획하는전시마다대박을터트리고매강연청중의감탄을자아내는고미술계최고의해설가.사진기의역할을대신했던옛그림속에서과거의특별한순간들을발견해내기를즐긴다.박물관한구석잊힌유물이었던옛그림도탁현규의예리한해석,그리고재치있는입담과만나면한편의역사드라마가된다.

서강대학교사학과를다니던시절간송미술관을찾았다가한국미술에흠뻑빠졌다.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학대학원에서미술사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고간송미술관연구원으로일했다.지금은동덕여대,경인교대,한성대등에서한국미술사를가르치고있다.저서로『삶의쉼표가되는옛그림한수저』,『아름다운우리절을걷다』,『그림소담』,『고화정담』,『사임당의뜰』등이있으며KBS에서펴낸『천상의컬렉션』을감수했다.

목차

들어가는글

1관.궁궐밖의사사로운날들

제1전시실.풍류로통하던조선양반들
놀이에빠진선비들_<현이도賢已圖>,조영석
벼슬없는선비의풍류_<포의풍류布衣風流>,김홍도
조선선비들에게최상의놀이,매사냥_<귀인응렵貴人鷹獵>,김홍도
절문에서도롱이를벗다_<사문탈사寺門脫蓑>,정선
말위에서꾀꼬리소리를듣다_<마상청앵馬上聽鶯>,김홍도
몰래투전을즐기다_<밀희투전密戱投錢>,김득신
수풀아래에서투호놀이를하다_<임하투호林下投壺>,신윤복
무더운여름철,시원함을느끼며흥에취하다_<납량만흥納{凉漫興>,신윤복
기방에서는아무일도없었다_<기방무사妓房無事>,신윤복
기생집에서술을기다리다_<홍루대주紅樓待酒>,신윤복

제2전시실.가부장제아래의조선여인들
자애로운엄마가아이를키우다_<자모육아慈母育兒>,신한평
빨래하던여인이욕을보다_<표모봉욕漂母逢辱>,신윤복
과부가봄빛을즐기다_<이부탐춘?婦探春>,신윤복
종소리들으며절을찾아가다_<문종심사聞鐘尋寺>,신윤복

제3전시실.하루하루에충실한서민들
어부와나무꾼이묻고답하다_<어초문답漁樵問答>,정선
밤배에서달빛에취하다_<야주취월夜舟醉月>,김희겸
소타고나뭇짐지다_<기우부신騎牛負薪>,김홍도
길가운데서서로만나다_<노중상봉路中相逢>,신윤복
비구니가기생을맞이하다_<니승영기尼僧迎妓>,신윤복
길거리탁발하는스님과지나가던기생들_<노상탁발路上托鉢>,신윤복

2관.궁궐에서열린성대한잔치

제1전시실.숙종임금이기로소에들어가다_《기해기사첩己亥耆社帖》
기로신들이어첩을가지고기로소로행차하다_<어첩봉안도御帖奉安圖>
경덕궁숭정전마당에모여임금에게축하인사를드리다_<숭정전진하전도崇政殿進賀箋圖>
임금이경현당에서기로신들을위한잔치를베풀다_<경현당석연도景賢堂錫宴圖>
기로신들이술잔을받들어기로소로돌아오다_<봉배귀사도奉盃歸社圖>
기로신들이기로소에서한번더잔치를열다_<기사사연도耆社私宴圖>
화첩에실린기로신들의반신초상중에서

제2전시실.영조임금이기로소에들어가다_《기사경회첩耆社慶會帖》
영수각감실에어첩을봉안하다_<영수각친림도靈壽閣親臨圖>
숭정전에서기로신들로부터축하문서를받다_<숭정전진하전도崇政殿進賀箋圖>
경현당에서기로신들에게술을내리다_<경현당선온도景賢堂宣?圖>
기로신들이음악과찬을가지고기로소로돌아오다_<사악선귀사도賜樂膳歸社圖>
임금이기로소에잔치를내려주다_<본소사연도本所賜宴圖>
화첩에실린기로신들의반신초상중에서

제3전시실.궁궐밖에도잔치는있었다
겸재정선,한양경로잔치를그리다_<북원기로회도北園耆老會圖>
단원김홍도,개성경로잔치를그리다_<기로세련계도耆老世聯契圖>

나오는글
도판목록

출판사 서평

궁궐담장을사뿐히넘나드는조선미술이야기!
백성의다채로운일상부터왕실의경사스러운행사까지
그시절‘진짜’조선을만나다

고미술최고해설가탁현규가문화절정기조선의풍속화와궁중기록화를한권에담아낸책『조선미술관』을새롭게선보인다.겸재정선,단원김홍도,혜원신윤복등조선의천재화가7인의작품과숙종과영조대의궁궐행사를그린기록화를함께소개함으로써균형감있는시선으로조선사회를바라보게돕는특별한미술책이다.

가장‘우리다운’모습,진짜조선의모습을담고자했다는점에서『조선미술관』은또한번특별하다.저자는책에실을작품으로조선후기의그림들을선정했는데,그이유는17세기에이르러서야그림속에‘진짜’조선인을그렸기때문이다.이전까지는그림속주인공이중국인인경우가많았다.17세기에접어들며그림속중국물소가조선의‘황소’로(정선,<사문탈사>),중국나무꾼이쓰던멜대가조선나무꾼고유의‘지게’로(정선,<어초문답>)바뀌었고,비로소가장조선스러운그림이되었다.

저자가선별한50여점의작품은문화가꽃피던조선후기사회를읽어내는중요한단서이자좋은사료(史料)가된다.태평성대를이루었던조선후기풍경이궁금하다면지금당장『조선미술관』에입장해보자.

시선의맞춤.화면의분할,등장인물설정은기본?
그림속모든요소에는‘의도’가있다!
뛰어난관찰력으로감각적인연출을해온조선시대화가들

고미술계스타도슨트탁현규.그의강연이인기를끄는데는여러이유가있지만그중하나는조선시대화가들의뛰어난연출력을현대의기준으로재해석해새롭게들려주는데있다.한예로그는신윤복을‘드라마연출가이자다큐멘터리감독,로드무비연출의대가’라고소개하는데,길위에서벌어지는사건을생동감있게포착해내는것은물론인물의눈빛과시선으로이야기를만들어내는특유의연출법때문이다.‘붉은색과푸른색옷의대비,담장바깥높은곳에서집안들여다보기,열린방안과마당을이어주는마루를무대로삼기,담장을꺾어무대를양쪽으로나누기’등현대영화나드라마에적용해도손색없는연출법을발견한것은덤이다.

신윤복뿐만이아니다.정선과김홍도그림에서‘다그리면재미없다’는진경산수화제1법칙을찾아내는가하면,김득신과조영석이놀이를즐기는선비들의승부싸움을각기다른손짓과표정을통해설득력있게연출한점에도주목한다.

‘옛사람이그린옛그림,옛이야기’로만치부되기엔어쩐지아까운작품들.K-컬처,K-아트의힘은수백년전조선에서이어진것이아닐까?저자는지금껏우리가눈치채지못했던그림속연출을하나씩찾아내옛화가와그들작품이지닌가치를새로이드높인다.

모자두개를겹쳐쓰는유행이있었다?
스님들은생계를유지하기위해길거리에서버스킹을해야했다?
그림속숨은이야기로읽는조선후기사회상

숙종부터영조,정조를거치는조선후기,문화절정을맞이했던이시기의특징은그림에도고스란히드러난다.평민들은노동하며보람을느끼고양반들은호사스러운놀이문화를즐기는장면이그러한데,주로일하는것은평민이고기생과어울리거나매사냥을하거나투전을즐기는건사대부나중인이라는점이흥미롭다.

한편비슷해보이는그림에서신분의특징을읽어내는것도고미술에서얻을수있는즐거움중하나다.저자의그림해설에따르면조선후기사대부남성들은사방관,탕건,낙천건등여러종류의관(모자)을썼는데,갓과복건을함께쓰는등모자를이중으로쓰는유행을즐기기도했다.평민이하남성이패랭이를쓴모습과대비되는지점이다.사대부여성들은외출시어여머리에너울이라는쓰개를썼고,과부들은머리위에개두라는머리덮개를착용했다.같은성별이라고해도옷의종류나모양,착용법이모두달랐으니다채로운의복생활을살펴보는것도또하나의재미다.

책에는이밖에도조선후기사회상을짐작게하는장면이여럿등장한다.유교에밀려불교계힘이약해진시기길거리탁발을하도록내몰린스님들을그린장면이나재가할수없는사대부여인이봄날마당에서짝짓기하는동물들을바라보는장면,궁궐안팎에서성대하게열렸던경로잔치를담은장면등이다.아름다운옛그림을감상하는동시에생생한역사를만날수있다는점이이책의가장큰매력이아닐까.

철저한기록사회,조선의공공생활을엿보다
궁중기록화로들여다본성대한잔치풍경

조선사회는임금이주인인군주제국가였고노인을우대한경로사회였다.나이70이넘은정2품이상의고위문관들을예우하기위해설치한기구인‘기로소耆老所’도있었다.왕의경우60세가되면들어갈수있었는데태조이후19대임금인숙종이두번째로기로소에입소했으니숙종의기로소입소사건은그야말로국가경사였다.이를기록한것이《기해기사첩》이다.

책에서는숙종대에그려진《기해기사첩》과영조대에그려진《기사경회첩》,두화첩속궁중기록화를소개한다.둘은각각숙종과영조임금의기로소입소를축하하며열린잔치장면을담았는데,같은성격의기록화첩이다보니두왕조의문화수준차이등여러가지를비교해볼수있어더욱가치가높다.특히화첩에는모든등장인물과물건이빠짐없이기록되어있을뿐만아니라숙종과영조를도와한시대를이끌었던명신들의초상도함께들어가있다.조선이철저한기록사회였음을보여주는것은물론,어떤역사자료보다현실감있게그시절을증언한다고볼수있을것이다.

『조선미술관』에서는풍속화를통해조선사람들의사생활을살피고,궁중기록화를통해왕실과상류사회의공공생활을들여다봤다.궁궐안팎의다채로운풍경을모두만날수있으니이보다조선사회를생생히전달하는미술책이또있을까?옛그림이품은놀라운이야기와색다른재미를새롭게만끽할시간이다.

책속에서

“풍속화가사생활이라면기록화는공공생활이고풍속화가드라마라면기록화는다큐멘터리다.그래서『조선미술관』에서는궁궐밖의사생활을담은1관과궁궐안의공공행사기록을담은2관으로나누어전시를기획했다.뛰어난관찰력과묘사력을갖춘화가들이펼쳐낸조선후기문화절정기사람들의삶속으로들어가보자.”
<들어가는글>중에서

<밀희투전>은김득신풍속화첩에서사건장소가실내인유일한그림이다.역시대부분의한국인들은야외에서놀이를즐겼고이런도박만이남의눈을피해실내에서몰래이루어졌다.방안벽에는창문틀만그리고바깥은막아놓아창문으로남이엿볼세라조심하는은밀한광경이되었다.
이날방에모인노름꾼네명은모두집에서편하게쓰는모자인탕건을썼는데투전놀이판의유니폼같다는생각이든다.모자는같은것으로썼지만두사람은옥색도포,한사람은흰색도포,마지막한사람은흰색도포에옥색덧옷을입었다.
안경쓴이가패하나를내놓는순간방안에깊은긴장감이감돈다.맨왼쪽인물은다음이자기차례인지패를고르고있다.패를고르는사람의오른쪽인물은오른손을무릎위에놓았고맨오른쪽인물은두손으로패를감추었다.네명모두의손짓이다르니이것이화가의연출력이다.같은자리에앉았지만각자다른마음속을각자다른손짓으로보여주었다.모두도박판에서상대방의돈을따야하는상황.도박은협업이아닌제로섬게임이라는것을보여주는장면이다.
몰래투전을즐기다_<밀희투전>(김득신)중에서

담장바깥에서안으로가지를늘어뜨린벚꽃나무가흐드러지게핀이때는모든여인들의마음이흔들린다는봄날의한가운데다.좋은날바깥출입을못하는과부가몸종과소나무둥치에걸터앉아봄빛을즐기며신세한탄을하던이때,담장개구멍으로들어온개한마리가과부가키우던개와짝짓기에들어가니과부에게벚꽃은관심밖으로밀려나버렸다.이는과부의춘정에불을지핀사건이니반쯤풀어져게슴츠레한과부의저눈빛을보아라.
신윤복화첩속에서선비와기녀가여러번나왔어도항상볼썽사나운모습으로나온것은선비였는데이장면에서그법칙이깨지고말았다.더군다나사대부여인을이렇게민망하게만들고말았으니감정표현을더욱절제할수밖에없었던사대부여인들의‘진솔한감정’을드러내기위해평민과부가아닌양반과부를주인공으로택한것이아닐까?그러니까화가는조선시대‘열녀이데올로기’에과감히반기를들었다고봐야겠다.열녀수절이라는명분으로자연스런욕망을억압하는것은결코바람직하지않다는것을말하기위해극단의연출을꾀한것이다.
과부가봄빛을즐기다_<이부탐춘>(신윤복)중에서

이들기로신의행차를길양쪽에서백성들이구경하고있어임금의기로소입소가백성모두의경사임을보여준다.숙종시대가장생생한풍속화의한장면으로남녀노소가모두모였다.성인남자들은모두검은갓을썼고여인들은머리를쪽져올렸으며서거나앉거나하며말과망아지나소를끌고나와구경하는이도있다.그런데저소는다름아닌황소다.지금까지전하는조선그림속소가운데가장이르게나타난황소로숙종시대에이미그림속소가황소로바뀐것이다.이는앞서본정선의<사문탈사>속황소보다36년이빠른것으로중국물소를조선황소로바꾸는혁신은도화서화원들이먼저이루어냈다.이렇게해서첫째날기로소어첩봉안행사는마무리된다.
기로신들이어첩을가지고기로소로행차하다_<어첩봉안도>,《기해기사첩》

잔치등장인물의마지막은마당좌우에서잔치를구경하는사람들이다.옷차림으로봐서는모두사대부들같으니아마도기로신들친인척들일텐데여인이한명도없어잔치모임에여인들은참석이불가했다는사실이드러난다.이런면에서조선사회를남녀유별男女有別사회라고부르는것이틀린이야기는아니다.푸른두루마기를입은인물이양쪽에지팡이를짚고있어서무대마당과구경하는사람들사이에자연스럽게경계를만들었다.
그런데이경계를무화無化시키는두명의인물이있다.오른쪽에저고리와바지만입은백발의두노인이다.왼쪽노인은어깨춤을추며오른쪽노인을쳐다보고오른쪽노인은신발도안신고지팡이에의지해꾸부정하게몸을흔드는데두노인얼굴에는즐거움이가득하다.백발의두노인이흥겹게춤추는이장면이야말로이날기로소잔치의백미白眉가아닌가싶다.당위의무동춤과기막힌대응을하며숙종치세45년이태평성대였음을한화면으로이야기하고있다.이날잔치에서연주된마지막음악이‘여민락與民樂(백성과함께즐기다)’이었으니음악이뜻하는내용이두할아버지춤사위에고스란히담겼다.
기로신들이기로소에서한번더잔치를열다_<기사사연도>,《기해기사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