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은영화감독,조민석건축가,한은화중앙일보기자추천
“왜현관문은집바깥쪽으로만열릴까?”
익숙한일상건축물의재발견!
집현관에서떠나는‘3코스교양건축여행’
“런던에살았던5년의시간동안나는그저수단이고배경인줄알았던건축과도시가내삶의방식에적지않은영향을미친다는사실을깨달았다.뼛속까지스미는습한추위와함께내뇌리에사무치게새겨진그경험은,그저익숙하기만했던한국의도시와건축에대해다시금생각하는계기가되었다.”_프롤로그중에서
우리는집이라는건축속에매일살고있다.하지만건축으로서의집에대해얼마나알고있을까.예를들어현관문이어느쪽으로열리게설계되는지생각해본적이있는가?우리나라는현관문이십중팔구집바깥쪽으로열린다.안쪽으로열리면현관바닥에신발을놔둘수없기때문이다.신발을벗고집에들어가는문화권이라는점이현관문이라는건축의디테일에반영된것이다.(집에신을신고들어가는영국같은곳은문이집안쪽으로열린다!)
이처럼나라와문화별로건축디테일이달라지는점은매우흥미로운발견이다.이러한차이는집뿐만아니라동네,도시의건축에도적용된다.집중앙에똬리를튼거실이나물을뿌려청소하는습식화장실,주차장이되어버린동네골목길,광활한차도와비좁은보도의대도시등우리에게너무나자연스러운건축풍경이다른나라에도적용되는것은아니다.서울대학교에서건축을공부하고유학과실무를위해영국으로떠난저자는,낯선도시런던에서5년간살며발견한일상건축물의디테일차이를이책에가득담았다.
“나의집,동네,도시라는느낌은어디서오는가?”
낯선도시런던이알려준것들
시야가넓어지는‘스물네가지건축견문록’
이책《익숙한건축의이유》가안내하는건축여행은별도의준비가필요없다.집에서가볍게떠나기때문!본문은크게세부(집,동네,도시)로나뉘고,총스물네가지일상건축물을대상으로한다.저자는먼저거실,창과문등집안의장치들이사용자를위해어떻게설계되었는지,외국의것과는어떤점이다른지작지만중요한디테일을잡아내유쾌하게들려준다.집을둘러본다음에는동네(길,카페,도서관등)를탐방하고,마지막에는도시(도로설계,부설주차장,호텔등)의구석구석을집요하게관찰한다.
어느외국의멋진건축물이나가기어려운낯선공간에대한건축이야기가아니라,내가살고들르고지나는집,동네,도시의친숙한건축물을소재로하여누구나와닿고공감할수있는이야기를들려준다는점이이책이특별한이유중하나다.본문곳곳에저자가직접그린근사한드로잉31컷이수록되어런던으로건축여행을떠난것만같은경험까지선물한다.숨은설계의도나문화적차이등새로운지식을배우는기쁨을만끽하다보면건축과공간,도시에대한교양이자연스럽게쌓일것이다.
저자의런던유학에피소드로건축이라는어려운분야를쉽게풀어낸방식도매력적이다.일주일짜리렌트방만잡은채날아간런던에서부동산발품을팔며알게된한국-영국집의디테일차이,부엌이있는집을구해한국음식을마음껏요리해먹으며알게된내집이라는느낌의근원등낯선도시에서분투하면서체득한생생한건축이야기가거침없이펼쳐진다.
“어떤집이살기좋은가?이도시에서나는행복한가?”
너무당연해서무지했던삶터를향한질문!
지금껏만나지못했던‘나를위한건축과도시이야기’
이책이들려주는‘익숙한건축의이유’,예를들어우리나라는왜보도는비좁고차도는넓은지,건물마다꼭주차장이있는이유가무엇인지,왜작은도서관이별로없는지등에대해궁금해하고탐구한경우는많지않을것이다.말그대로너무익숙하기때문에.그리고이렇게불확실하고힘든시대를사는우리에게,그이유를아는게뭐가중요하냐는의문을가질수도있다.하지만내가오랜시간을보내고경험하는공간인데,그의미를제대로한번들여다볼필요가있지않을까?저자는건축과도시는우리가살아가는데많은영향을준다고말하며,정말사용자인우리를위해설계된건축이맞는지계속질문하는태도가매우중요하다고강조한다.
서울과런던이라는두대도시를오가며,사용자에대한배려가없는건축이어떤문제점을갖고있는지,살기좋은도시란어떤모습인지뾰족하게묻는저자의글을읽다보면,“내가사는집에서,집앞거리에서,이도시에서나는행복한가?”라는,우리의매일을나아지게할물음을품게된다.그동안당연하게지나쳐온일상의건축과도시풍경을새롭게바라보고,독자여러분을지적인도시인으로거듭나게만들어줄건축여행에오르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