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어떻게 감성을 움직이는가 (감성의 소통과 재구성)

시는 어떻게 감성을 움직이는가 (감성의 소통과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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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의 서술은 사회적 유기체인 인간이 지니는 형이상학적 소통 능력으로서 감성이 인류의 어떠한 문화 양태에서 발생했고 또 그것을 어떻게 (재)구성해왔는지에 대해 묻고 답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타고난 채 이미 익숙해져 있어서 미처 자각하지 못했거나 무작위성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알아차리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던 인류 존속의 비밀을 다시 낯설게 바라보려는 시도이다. 또는 반대로, 인식되어 해결되거나 포착되어 증명되지 못한 채 숱한 예외를 양산했던 문제들에 대해 인간 내부의 창조 영역에서 발견되는 낯선 지표들을 적용하여 새로운 이해를 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마도 그 비밀이 낯설어지는 시선은 생식과 본능, 의식과 심리, 물질과 자본, 사회문화의 구조 등 우리가 천착해왔던 학문의 영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범주를 향해 놓이되, 매개하는 렌즈를 달리 할 때 얻어질 것이다. 이 책에서는 특히, 시 텍스트의 창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감성의 소통과 그로 인해 재구성되는 감성구조의 맥락에 그 시선을 둔다.

복잡 미묘한 인간의 감성을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그것의 원리를 정초하는 작업은 행복으로부터 소외된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의 보편적 영역을 재발견함으로써 자구적으로 복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변화의 기대를 갖게 한다. 행복이 인간의 통합적 감성에 의해 무잡한 방식으로 수용되며 감성적 존재의 양상 역시 변화무쌍하다는 점은 다른 한편, 인간의 자아가 그 불안정성과 함께 변화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감성연구의 과정에, 도구적 이성과 목적 지향적 가치관에 의해 감성의 영역마저 재 영토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것은 앞의 기대에 후행(後行)해 왔다.
이 책의 서술은 사회적 유기체인 인간이 지니는 형이상학적 소통 능력으로서 감성이 인류의 어떠한 문화 양태에서 발생했고 또 그것을 어떻게 (재)구성해왔는지에 대해 묻고 답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타고난 채 이미 익숙해져 있어서 미처 자각하지 못했거나 무작위성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알아차리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던 인류 존속의 비밀을 다시 낯설게 바라보려는 시도이다. 또는 반대로, 인식되어 해결되거나 포착되어 증명되지 못한 채 숱한 예외를 양산했던 문제들에 대해 인간 내부의 창조 영역에서 발견되는 낯선 지표들을 적용하여 새로운 이해를 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마도 그 비밀이 낯설어지는 시선은 생식과 본능, 의식과 심리, 물질과 자본, 사회문화의 구조 등 우리가 천착해왔던 학문의 영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범주를 향해 놓이되, 매개하는 렌즈를 달리 할 때 얻어질 것이다. 이 책에서는 특히, 시 텍스트의 창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감성의 소통과 그로 인해 재구성되는 감성구조의 맥락에 그 시선을 둔다. 이에, 제1부에서는 시를 통해 자아와 타자의 감성이 서로 소통하는 과정으로서 시 커뮤니케이션의 사례와 그 속에서 발견되는 감성 소통의 시적 원리 또는 효용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2부에서는 정서를 통해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낯선 시도로서 시 치유 과정에 시선을 둔다. 시 치유에서는 시 텍스트의 의미구조를 분석하거나 심미적으로 향유하기보다 자아의 감성을 재구성하는 매개적 동인으로 시적 정서를 사용한다. 이와 관련하여 2부에서는 정서의 효율적 수용을 위해 설계된 시 사용 프로그램으로서 시 치유 과정이 개인의 변별적인 삶에 더욱 밀접하면서도 실효적으로 적용되기 위해 고려되어야 할 전제 혹은 기준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제3부에서는 인간의 삶을 동기화하는 정서의 에너지와 시 텍스트의 순환적 상호 작용에 시선을 둔다. 여기서 말하는 시의 정서적 환원은 한 삶의 감성적 고찰을 통해 시 텍스트가 지니게 된 심상과 정서적 의미가 새로운 감성 구조 속에서 재현되면서 또 다른 삶의 동기와 감성적 변이를 생성하게 되는 과정을 말한다. 이 3부에서는 감성의 재구성에 관여하게 되는 시 텍스트의 구조적 원리나 특성을 바탕으로 시를 독해하고 시 텍스트의 실용을 위한 구안을 함께 제시해본다.
이상의 논의들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보편적 소통 능력을 회복하고 다양체로 공존하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는 정서와 외부적 정보의 결합 원리로서 인간의 감성 구조를 이해하고 물질, 이념, 구조 등의 제한으로부터 벗어나 개인과 사회의 감성적 공생에 수긍하는 다종의 행복 공동체를 그 형상으로 삼는다. 시대의 주안점이 신, 기계, 자본, 정보와 기호에서 다시 인간의 몸으로 돌아간다면, 그래서 존엄한 생명의 가치와 상생의 행복이 저마다 자율적이면서도 이어져 관계되는 ‘느낌’에 의해 확보될 수 있다면, 그것은 가히 정서 혁명(the Emotion-based Revolution)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

최혜경

저자최혜경(崔惠景)

전남대학교호남학연구원감성인문학연구단HK연구교수.1980년광주출생.전남대학교국어교육과를졸업,같은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한국현대시전공으로석·박사학위를취득.시텍스트를매개로한감성의소통과인문학의사회적실용에관한연구를진행해왔으며공저로『공감장이란무엇인가:감성인문학서론』(2017),『범대순의시와시론』(2017),『文化人박용철』(2015)이,최근논문으로「미래주의적감성의파국과공감장의발생」(2017),「매체소비사회의감성과주체의연출」(2016),「중독행위의반(反)중독서사와상념의자구적(自救的)유효성」(2016)등이있음.

목차

서문/5

제1부/시커뮤니케이션,감성을열다
표상과감성의발현/14
감성의발화보완성/41
둔감의사회와시/70

제2부/시치유성의몇가지전제들
상징의미의스펙트럼/96
공명기제의치유적작동구조/127
정서적상황요건/162

제3부/시의정서적환원:시를쓰고(書),쓰다(用)
기억과정서의역학적구조/200
심적표상활동과정서의변전/227
시의정서분석과실용적활용/246

찾아보기/296

출판사 서평

제1부/시커뮤니케이션,감성을열다

표상과감성의발현

감성적소통의도구
삶의집합적구성원리와양태에대한숙고의식을상실해가는현대인의산발적삶을긍정적으로화합시켜나갈감성적도구의예들은무엇인가?본고의고찰은이러한연구포부의일문으로기능하고자하는희망으로시작한다.그러한고찰에이어온고지신,우리문화의가치있는재조명에기여할수있는도구의비근한적용공간을발견하는것역시같은연구과제의맥락에있다.
이러한맥락의시원은인간의집단적목적의식과이를위한감성주조의원리를가진여러행위형태에있을것이다.그중,참여집합의즉시적정서반응을유도하는목적성을가진행위형태로서의‘연희’는개인의정서변화혹은쾌락적향유에목적을두는개별적행위들과구별된다.집단적인대상과즉시적변화를가시적으로확인할수있는현장성,연행과정에직접적으로개입하여연희효과를변화시킬수있는참여성,그리고이러한과정과특성이궁극적으로이바지하는행위의집단적목적성은연희형태들이소유하는요건이자자질로나타난다.
인간의정서주조및변화의기능을가지고작동할수있는매체는문학,음악,영화,행위예술등다양하다.그중,말과동작을통해여러사람을대상으로하는재주와향연을표현하는연희는여타의정서주조매체와달리현장의집단적대상과가시적으로교류하는정서를특징으로한다.가령,문학텍스트의독서행위는텍스트기호가환기하는독자자아의감각과의미의조합을통해개별적이고잠재적인감상효과를만들어낸다.
그런데탈춤이나풍물굿등집단적대상을전제로연행되는연희형태에서는감상을통한의미조합이개인별만이아닌연행단위별로달리나타날수있다.같은연극을보고난후관객들의정서적수용효과는연행현장의분위기나관객-배우간의소통정도등에따라회차별혹은지역별로다르게평가되기도한다.
각각의연희행위의장이특정한목적을달성하며연행된다면여기에는집단적정서와감성을주조하는내용과형식이작용하고있을것이다.가령,탈춤과풍물굿,강강술래에서는연희의관중이자참여자인대상군이원무혹은원형의좌중을보이는양상이공통적으로나타난다.이때,원은연희형태에서기능하는일종으로도구로서,복합적이고고차원적인감성생성의매체가아닌형이상학적이고근원적표상의미로내재된기능성을가진것이라볼수있다.
이원이표상하는의미와형태적기능이연희과정속에주된영향력을발휘하는경우,그러한연희형태를‘원형圓形연희’로지칭할수있다.정서주조의도구로서원과인간의정서혹은감성간작동관계에대한고찰은다른도형과색채,음향등다양한정서의모티브로부터복합적생성매체까지연구초점과성과를확장할수있는가능성을짐작하게한다.
따라서본고에서주목하고자하는점은연희형태들이집단적목적성을가지고현장의대상군群과즉시적혹은가시적소통을하는가운데나타나는정서주조의도구및작동원리이다.그중에서도집단적이고긍정적인감성주조의일차적구성매제로나타나는원의표상의미와그표현양상이도출하는정서운용의원리를밝혀보는것이본고의목적이라하겠다.
이를위해집단적목적성을가진행위이자호남감성을주조하는지역연희형태의예로해남ㆍ진도의<강강술래>를들어살펴보고자한다.<강강술래>는전통연희형태중이러한집단적인기원의식으로나타난원시무용의한비근한예이다.“호남지역연희형태의원류로볼수있는백제시대무용의양상은백제무악,농경민속무용,불교가면무용으로나타나며,그중농경민속무용인농악,강강술래,탁무등은집단적의례이자대동춤으로연희되었던형태”로분류된다.예로든두지역의연희형태는호남지역농경민속무용의흐름을담은문화적양태이자현재까지다양한성격과규모의집단으로전수되는문화재의예로서,집단적연희형태의현재적인정서주조의원리를고찰하는데필요한적절한사례로볼수있다.
다음은호남지역의<강강술래>에나타난연행방식과구조,그리고연희목적과체현과정을살펴보는과정에서집단적정서운용의필요성과정서주조의도구혹은매제들의쓰임을확인하는과정이다.본고는그도구및매제의하위층위중에서도주로원의표상의미를통해집단적정서운용에관여하는원의의미작동양상을고찰하고자하였다.따라서원의표상의미가인간의의식적행위에합목적적으로쓰이는도구적매제로나타나는양상을구체적분석결과와함께의미표상혹은감성발현의방식으로정리하기로한다.

원형연희의기원과기능
조형적관점에서보았을때,원은폐쇄된공간이자정적형태이다.“시작과끝이상호흡수되어연속적인흐름으로이어지는원은폐곡선으로폐쇄된공간을가진다.또한구심력과원심력이긴장된상태로유지되는균형있는형태로,무한한움직임의순환과회전의특성을가진동적형태인동시에특정한방향성을갖지않는정적형태이기도하다.어떤방향으로도기울지않는중심대칭의원은그자체로무한한공간감과완전함을느끼게하여곡선의부드러움과단순성을보여준다”.
그런데원이집단적연희형태속에서움직임의원리와상징적의미로내재되는경우에는무한한동적개방성을가지고집단적정서변화에기능하기도한다.바로<강강술래>에서원의형태적활용양상과내재된상징의미를분석함으로써그러한예를발견할수있다.따라서이절에서는먼저원형연희의기원에대해알아보고그대표적사례로서<강강술래>의형태적기능과상징적의미에대해살펴보고자한다.
고대로부터원형은“형태상나타나는본질즉시작도없고끝도없다는속성으로인해,건축을포함한예술,철학,문학등학문의제분야에서영원성이나완성성,전체성등의이상의개념을설명하는데적절한도형으로자주인용”되어왔다.가령,폴프란츠는원을자아개념의상징으로정의하였으며플라톤은정신을원에비유하여설명하였다.“플라톤에의하면원은정신의개인적인자아세계와비개인적인비非자아세계까지도포함하여하나로합쳐지기전의정신세계의상징으로나타나있다.또한아니엘라야페는원을마음의전체를표현하는것으로서그것은항상삶의유일지상의측면인삶의궁극적인전체성을가리키고있다”고하였다.융에의해서도원은“의식과무의식사이의어느한곳으로치우치지않는즉,의식과무의식이적절히균형을이룬정신전체를의미”한다.이처럼“원은인간과자연의관계를포괄하면서다각적이고다면적인마음의전체성을상징하는데이는항상생명력을지닌것에대한완전성을의미”한다.
이러한다면적이고집단적인원의표상의미가실체적행위속에서기능적형태로나타나는한예가바로연희형태로서의춤이다.본디춤은‘우주의리듬,우주창조의에너지,신의창조행위를모방하는것,힘과감정의강화’를의도하는데,그중에서도원무圓舞는‘원의가운데성스러운공간을만들고태양의운행을모방한움직임’으로알려져있다.원형을이루는군무는원시시대의무용을소급하여나타난다.
가령,원시인들의생명에대한경외감이기원의식의형태로나타난예로“아기를번갈아안으면서추는원무,가족들이아이를받아들인다는의미로행렬을만들며추는춤의형태”가있다.또한원시무용은집단적몰입과성취의목적을달성하는데원의형태를활용하기도하였다.원시무용은“그형태가집단적이며,원형이나행렬로이루어진다.동작과리듬은반복적으로진행되어,때로는최면적인특성을나타내기도한다.
이러한과정에서엑스터시가불러일으켜지게되는데,리듬에맞춘동작을통해육체적인한계를뛰어넘어정신과영혼이하나가되는단계에이르게하는것이다.이때인간의잠재의식이자유로워지는경험을하게된다.반복적인리듬에맞춰춤을추는원시무용은신비한체험으로서의엑스터시를가져다주게되는것”이다.
우리나라의원시무용형태역시원시인류의보편적인무용형태와의식적특성에서비롯된하나의양상으로소급해볼수있다.가령,보편적인원시무용에서우리나라의집단연희로수렴되는특성들의예로,“부족구성원전체가참여하는집단무용적성격”이나“표현하고자하는대상의형상화를통하여의사를전달하고같은목적으로단합된의지의춤”을추는것,생존과생활자체를위해하늘과별,달과같은자연을신격화하는것,수렵을위한제의로서동물을형상화하는몸짓이나타나는것등을들수있다.
<강강술래>는이러한한국원시무용의집단연희적특성이원의형태와의미를표상하며나타나는원형군무의예이다.또한,‘손과팔을엇갈려잡고추는윤무輪舞는남성과여성,하늘과땅을결합시켜주는것을상징’한다.<강강술래>는원무이자윤무의형태로진행되며,원의상징적의미들을공유하는집단의목적성과이를위한구성원들의결합적연희방법을갖춘,일종의공동체문화장치로기능한다.
이러한원형군무로서강강술래는몇가지관점의기원과어원을가진다.고대농경사회의수확의례로나타난농민의원무에서유래되었다는제의설,삼한시대이후민족유희나놀이유형에서파생되었다는유희설,토속적인원무가전승되어오다가이순신장군에의해군사적인목적으로채택된것이라는군사적목적설,벽사적여성제의와관련된순례적행렬무용으로서온갖부정을몰아내는풍속으로보는벽사적제의설,인류의시작과더불어자연적민중원무에서시작되었다는자연발생적유희설등이그것이다.각관점은서로접목된것으로나타나설득력을높이기도하는데다음과같은군사적목적설과유희설의접목설이그예이다.즉,옛농경사회의파종과수확때의축제에서노래를부르고춤추던놀이형태가분화되어오다가임진왜란때이순신장군이강강술래놀이를하나의전술로활용하면서이후여성들의놀이로굳어졌다고보는것이다.
또한<강강술래>는‘강강오랑캐가물을건너온다’,‘힘내어빨리오라’,‘주의를경계하라’,‘둥글게둥글게돌자’등한자표기양상에따라다양하게해석되는어원을가지고있다.‘강강’을주위원이라는뜻의호남지역방언,‘술래’를‘돈다’는뜻으로해석하여어린이의술래잡기놀이나주위를도는행위와연관하여보는관점도있다.
이처럼다양하고오랜역사적배경을가진<강강술래>는춤과노래,사설,놀이가함께어우러진원시종합예술체이다.“단순하면서도단조롭지않은율동과기층적인정서를담고있는사설,그리고유장하면서도흥에겨운노랫가락이삼위일체를이룬<강강술래>는고대인들에향유되었던모든놀이문화의최고형태라규정할수있다.즉원시종합예술체가영위되었던부족국가시대의잔존양상을가장깊이이해할수있는놀이인것”이다.
이러한<강강술래>는엑스터시의발현형태로서참여자의집단신명이발산또는고조되는과정을보이는대표적인원무형태의전통춤이라할수있다.우선<강강술래>의진행과정에서<긴강강술래>,<중강강술래>,<자진강강술래>와<남생아놀아라>등거의모든형태구성이원형과원의변형으로이루어져있다.주목할점은,노래와함께춤을시작하며참여자를동원할때와이들의신명을발산시키는각유희놀이단위를연결할때,그리고고조된신명을풀어내며<강강술래>의마무리를할때각각원무혹은원진이쓰인다는것이다.<강강술래>에서원형은군무를성립시키는데기본적이고핵심적으로작용할뿐아니라연희의목적달성에기여하는신명의발흥을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