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 근대와 한국인의 정체성 (양장본 Hardcover)

감성적 근대와 한국인의 정체성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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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공동총서가 소개하는 대안적 근대성에 관한 다양한 논의들은 공통의 어떤 것을 지향하면서도 그 논의들의 층과 결 사이에는 내적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 논의들은 단 하나의 근대(성)으로 수렴되기보다는 서로 간의 차이를 유지하면서도 서로 중첩되고 교차하며 횡단하는 방식으로 ‘복수적 근대성들(multiple modernities)’로서의 새로운 보편성, 아니 자신의 본성에 부합하는 보편성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에 상응해서 공론장에 관한 논의들은 이전보다 확장되고 심화되고 있으며, 감성적 주체에 관한 논의들 또한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총서는 근대의 혼란스러운 유동성이, 특히 디지털 기술공학이 시공간의 변형을 야기했고, 그 결과 지리적 경계가 흐려지거나 중첩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문화적 혼종성과 새로운 정체성에 관한 논의들을 소개한다.
이 논의들은 우리 시대가 “감성적인 것과 일상적인 것이 교착된 시대”, “지역적인 것과 전지구적인 것이 중첩된 시대”로서의 “감성적 근대(emotional modernity)”라는 것을 직시한다면,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다시 물을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이 총서는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감성인문학연구단이 출범하고 지금까지 걸어온 10년 여정의 끝자락을 매듭짓는 진중한 발자취로 남게 될 것이다.
저자

김기성

저자김기성은전남대호남학연구원HK교수,사회비판이론/현대유럽철학

목차

머리말/4

제1부
제1장감성적근대와새로운주체성의동인/김기성/23
제2장라틴아메리카탈식민적전회와트랜스모더니티/김은중/55
제3장촛불맹자:중층근대의망탈리테,에토스,에피스테메/김상준/87
제4장연민중심의동아시아적근대성의가능성에대해/나종석/115

제2부
제5장참요,감성적근대성의한징후/조태성/163
제6장한국유교와식민지근대성의그늘,너머/김경호/189
제7장해방직후민주주의공론장의안과밖/김봉국/225
제8장문혁은대안근대성과어떻게조우했나/이희경/273

제3부
제9장감성적주체로서의능동적관찰자/심혜련/299
제10장탈근대적주체는어떻게가능한가?-들뢰즈의경우/신지영/327
제11장다중의명인(名人)되기와‘예술인간-예술체제’/조정환/361
제12장감성적근대와연출적주체/최혜경/401

제4부
제13장입이없는누이(여성)들:남성적망탈리테의기원/정명중/439
제14장지역화와타자화사이,전지구화시대한국인의청각적정체성/최유준/473
제15장경계횡단하기의수행적실천과사이정체성/문재원/499
제16장중국의한국인디아스포라와정체성/김창규/529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이어서]

감성적근대의도래

근대성개념의경험적사태및역사적정당성이변경되어온것처럼그에관한담론의지형또한변화되어왔다.서양근대성이론의출발은18세기계몽주의와자본주의의영향아래전개된부르주아의가치체계와생활방식을대변하는경향이지배적이었다.
그것이유럽제국주의의발흥및팽창을정당화하는데일조했다는것은결코부인할수없는사실이다.하지만19세기중반무렵유럽지식인들사이에서유럽중심의보편사나세계사에대한회의가움트기시작했고,특히예술가들사이에서이성적합리성과기술적진보에입각한부르주아적근대에맞서는“미적근대성moderniteesthetique”담론이전개되었다.미적근대성담론의선구자로보들레르C.P.Baudelaire(1821-1867)를꼽을수있다.
그가말하는미적근대성은일시적인것과영원한것,새로운것과오래된것이서로겹치거나교차하는지점,즉생성의순간으로서의‘현재present’를주시함으로써고착화된현재를거부하는자유,또한진보의신화를뒤흔드는자유를실천하는삶의태도다.
이와같이관습화된현재의테두리안에서‘충만한현재성’을발굴하려는자유의실천이보들레르가역설적으로정형화한“현재의재현”이다.

이재현의주체는단순히부르주아적근대의인식주체가아니다.그것은“인간성격의본질과세계의모든정신구조에대한섬세한이해력을포함하고”있는인간,“세계를이해하고세계전체가돌아가는데있어서신비스러우면서도정당한이유들을이해하는인간”,“죽음의어두운세계로부터살아돌아”와“삶의모든향기와본질들을열광적으로숨쉬는”“회복기의환자”,“모든것을새롭게”보면서“인생의어떤면도무디어지지않은채로받아들이”는“어른아이”와같은“댄디dandy”였다.
미적근대성담론을‘사회적인것dasSoziale’과결합해서논의한최초의철학자는짐멜G.Simmel(1858-1918)이다.그는1896년베를린에서최초로개최되었던산업박람회에서산업적생산방식이“미학적이상으로전환”하면서생산물의“유용성너머의유혹적인외양”을강조하는분위기,그리고“사물의외적매력과객관적목적성사이에새로운근본적인종합”이진행되고있는경향을목도한다.이러한경향속에서그는산업화된화폐경제가생산해내는“상품의[심미]적잠재성과가능성을지각하고,또한그것을적극적으로자기자신의주관적-개인적생활세계를구조화하고질서화하는데사용하는의지와능력을갖춘주체”의탄생을감지한다.

짐멜이볼때,개인의심미적체험이순수예술의자율적영역에서일상적삶의영역으로확대되는문화변동과정은계몽주의에의해탈마법화된세계가다시심미적으로재마법화되는새로운현상이었다.
이현상은유럽부르주아적근대의위기이면서동시에자본주의적화폐경제에토대를둔양적개별성및질적개별성에자양분을제공하는“심미적근대asthetischeModerne”가개시될수있는기회이기도했다.
다시말해미적근대성은한편으로“순수한운동”자체이자“운동하지않는모든것을완전히제거해버리는운동의담지자”인‘돈Geld’이라는역사적현상과교착됨으로써삶이마치“영원한현재ewigeGegenwart”인것처럼현상하는심미적근대로의이행이구체적으로가시화되었다.
다른한편으로그것은현재를부정하지도않고현실을도피하지도않으며현실적삶의내용에가장적합한예술적양식을부여했던예술가들의인격속에서심미적근대성의본질로구현되었다.이본질이란영원한현재,즉“저어둡고몰아대며지칠줄모르고스스로를갈망하는”현재라는삶에충실하려는파토스이자에토스다.짐멜은사회적인것과심미적인것이결합된현상,달리말해개인들간의상호작용의심미화현상은비록빛과그림자를지니고있을지라도개인의질적개별성을극대화시킬것이라고예견한다.
하지만그의사후시대적상황은그의예견과달리전개되었다.1929년발발한세계경제공황과2차세계대전이후사회적인것과긴장관계를유지했던심미적인것은자본주의적생산력의가장핵심적인수단으로포섭되었다.이것이심미적근대가감성적근대로이행하는결정적인전환점이된다.
이전환점을미국망명중이었던아도르노Th.W.Adorno(1903-1969)는국가차원에서추진되었던문화산업의전개과정에서목도한다.문화산업은심미적인것을이윤창출을위한수단으로삼아자본주의“사회의구조법칙들”을개인의충동과욕구,그리고감성의가장내밀한영역에까지이식시키는장치이자은밀한메커니즘의기능을담당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