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FAQ

소설 F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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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서사는 오늘날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에 기반을 둔 미디어 환경에서 더없이 중요한 구심을 이룬다. 호모 나랜스(homo narrans)라 할 만큼 사람들은 매체를 횡단하며 서사 문화의 다면을 탐색하는 일이 낯설지 않다. ?소설 FAQ?는 이를테면 호모 나랜스들을 위한 최적의 툴킷(toolkit) 같은 것이다.
가까이 소설은 물론 영화나 드라마, 게임 등에 관여된 서사 현상에 대해 여러모로 질문하고 싶었지만 묻기에는 겸연쩍었던 초보적인 질문부터, 인문학적 시야를 넓혀 줄 최신의 서사 이론에 관한 질문까지, 그 물음에 답이 될 기본 개념들과 심화 개념들에 대한 해설을 이 책에 담았다. 매체의 다변화된 종적 폭발 속에서 이론적으로 뒤쳐진 생각들을 돌이키고 서사 현상에 다가갈 단서와 비평 역량을 키울 바탕을 제공하고도 있다.
이론서의 경직성에서 벗어날 요량으로 취한 문답 형식을 통해 서사 이론을 명쾌하게 해설하였다. 적절하지 않거나 시효가 지나 낡은 개념을 바로잡아 온당한 이해의 지평에 설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문답 내용의 핵심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될 ‘해시-태그’, 개념의 이해를 확장하여 비평에 잇는 예시를 보이는 ‘헤르메스의 교신’, 이해의 확산을 제안하는 ‘지평에서, 더 나은 이해를 위하여’로 이어지는 차례를 따르며 심화된 생각의 여지를 넓힘으로써 인지적 창발과 확산적 사유를 구동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 책에서 독자들은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디지털 네트워크에 기반한 서사체 등에 자유롭고 분방하게 다가설 지적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읽는 재미에 더하여 해석하는 재미에 빠져 보자. ?소설 FAQ?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곁에 두고 들춰 보는 듬직한 사전으로서, 충직한 대화자로서, 드넓은 서사의 세계를 누빌 때 꼭 챙겨야 할 툴킷 아이템으로서, 미더운 상대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

장일구

서강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에서현대소설론을전공하여박사학위를받았다.1996년조선일보신춘문예문학평론부문에당선되어등단하였다.현재전남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이다.
최명희의소설『혼불』에관심하여저서『혼불읽기문화읽기』,『혼불의언어』,『서사+문화@혼불_α』등을냈으며,서사공간에관심하여『경계와이행의서사공간』,『서사공간과소설의역학』등의저서와다수의논문을냈다.
요즈음공간에대한관심을확장하여차원ㆍ인지ㆍ뇌ㆍ신경에관한과학적성과를공부하는데힘을쏟고있다.‘문학더하기’라는표제를걸고문학의조건과변수를탐구하는과정의일환이다.

목차

서/005
소설의개념/013
소설의구성/031
소설의인물/055
소설의시간/083
소설의공간/106
소설의담론/133
계보와전망/165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이어서]
Q역사와소설의관계라…….그러고보니역사적사실의진위를논할때이를테면‘소설쓰지마라.’는식의표현이있는가하면,믿기지않을만큼충격적인일이벌어진상황을두고소설같은일이라고하지요.역사는사실이고소설은허구인데관계에대한물음자체가어불성설은아닌가요?
A역사와소설의관계는늘상대적인관계로설정됩니다.상대적관계라면공통분모가있을때설정해야의미있는값을얻을수있을텐데요,역사와소설의공분모는서사양식이라는데있습니다.유사한양식이지만그목적이나목표효과,내용등이대비관계에놓인다고할수있는것이지요.소설을소설이라한점이실은사서나경서에비해열등한자질을안고있다는생각에서비롯되었음을고려하고보면그차이가분명해보이며둘을변별할때그위상에대한생각이어떠한지엿보기어렵지않습니다.역사는역사,소설은소설이라는것이지요.그나마소설이역사를제재로하는등,역사적사실이나진실에근사할수록그가치를인정할수있다는생각이이에서비롯되기도하는듯합니다.
그런데이와관련해서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가제기한견해에주목해볼만합니다.그가문학에대해논한책이‘시학’이라번역되는『포에티카Poetika』인데요,이책에서‘시’로번역되는말은‘문학’에상응하는것이며주요논의대상은그리스비극입니다.내용을따지자면‘비극론’쯤되는셈이지요.비극과서사시의차이에대한논의가뒤에덧붙는식으로구성된만큼이를테면서사장르에대한논의를펼친셈입니다.
이러한맥락으로문학에대한논의를펼치면서모두冒頭에서전제처럼제시한것이역사와문학의차이에관한생각입니다.바로“역사는사실을기술하고문학은사실너머를기술한다.”라고한것입니다.뉘앙스를살펴이해하자면,역사는사실을기술하는데그치지만문학은사실만으로드러낼수없는당위적세계를기술할수있다는식으로받아들여도좋습니다.아리스토텔레스는과연역사보다문학의가치를높게본것이지요.다만이를돌려생각해보면,당위적세계를기술할경우에만문학의가치를인정할수있다는생각이내포된것이기도하지요.그가다른장르보다비극에주목하였고특히소포클레스의비극에주목한것은이러한전제적생각의단서를반증합니다.
#역사#문학#역사와문학#문학과역사#아리스토텔레스#시학#비극

Q그렇다면역사보다소설이우월한양식이라고이해해도좋은지요?
A아리스토텔레스입장에서라면그러한데,구성에관한장에서더얘기할맥락이있겠지만,여하튼리얼한세계에가치의중심을둔다면소설이되려역사보다우월할수있는것이지요.사실을넘어선당위적실재의세계!실재곧리얼real한것은,실제곧액추얼actual또는팩추얼factual한것이아니라는점을유념해야합니다.아리스토텔레스철학의기본적인입장이리얼리즘의맹아萌芽일텐데요,사실을있는그대로제시하는것이아니라실체혹은본체에서멀어진현상이나개체에내재한본연의형상에상응하는실재형상을제시하여야한다는생각이그벼리입니다.
역사가현상적팩트를기술하는서사양식이라는점은이러한입장에서보건대한계로지적될수밖에없습니다.사실을기술할수밖에없는역사의양식상한계를문학은넘어설수있다고보는것입니다.사실에구애됨없는범위의것을기술할수있는문학의장점을살려,현상이나현실에서는구현되지않은실재를문학적형상으로구현할수있다고보았다고할수있겠지요.이는우열을따지려는의중이개입했다고이해하기보다역사못지않게문학이의미심장하게담당할수있는영역이있다는점을강조하려는의중에서비롯된생각이라고하겠습니다.방편적양식에불과한단말의매체를두고어느편이더우월하다는식으로이해의향배를결정해서는곤란하다는생각을앞세워하는편이온당해보입니다.다만역사와문학이각각담당하는역할이있으며그중문학이담당할역할이실재의기술이라는점만큼은분명히해둘필요가있겠습니다.
#리얼#실재#현상

Q역사와문학이서사양식이라는공분모를지니지만사실영역의세계를기술하는데쓰이느냐당위영역의세계를기술하는데쓰이느냐에따라서각각의역할이구분될수있다는얘기로정리하면되겠군요.그런데여태여기에서도그러했듯이이야기라고도하고서사라고도하는데요,서사라하면좀더폼나는말처럼느껴지는데둘을같은개념으로받아들여도좋은가요?아예외래어처럼내러티브라고도하지요.내러티브가있네없네,내러티브가약해서소설로서미흡한구석이있네하는식으로평가하는경우들이종종있던데요.
A흔히혼용해서쓰이고있으며그리해서크게문제가있는것은아닙니다.다만그용례들이현상자체에관한것이라기보다현상을어떻게이해할지방법적인전제에관한것이라고볼여지가있습니다.
말을좀어렵게했는데요,세상에는‘이야기’에관련된현상이여럿있습니다.신화,전설,민담등이야기의원형에관여된것부터오늘날소설이나영화,나아가디지털게임등에이르기까지이야기에관련된현상을확인할수있습니다.각각의현상은고정된형태의텍스트로도주어지지만유동적인변주에부쳐지는텍스트로도드러나는만큼고정불변의실체로전제하기어려운것이사실입니다.짐짓이야기에관한현상은워낙소통에부쳐질때에모습이드러나기십상입니다.이야기란혼자서할수있는것이아니라는점을재삼돌이켜볼만한것이지요.이야기현상은인간의의사소통현상가운데으뜸입니다.그만큼대화적상황을전제로그양상을살피는방편을세우는것이적절합니다.‘서사narrative’는이러한방편에관여된방법적개념으로상정되는것입니다.시쳇말의용례와는차이가있는만큼맥락에주의할필요가있는셈이지요.
이를테면서사가있다없다하는식이나서사가약하다하는식의표현은방법적개념으로쓰이는서사개념과무관한것입니다.어디에도실체적서사는없습니다.이야기에관련된현상을,이야기라는개념,서사라는개념으로이해하고자하는방편이있을뿐이지요.
서사에관한이론이특히소설을대상으로삼으면서눈에띄게진전되었는데요,이는소설을통한소통의양상에관한논의가서사개념을전제로한방법적개념항들을요구하였던까닭입니다.그만큼소설은이전의이야기장르들과사뭇다른차원들로이루어진새로운이야기양식이었던것이지요.서사는실체적개념이아니라구성적개념으로이야기현상을이해하자는방법적전제입니다.소설을다른방법적개념으로이해할수있지만서사개념맥락에넘길때에는,소설에대해소통의회로에서유동적인의미를산출할수있는텍스트로전제하고그의미망을찾는식으로해석과평가의향배를세울필요가있습니다.
#이야기#서사#내러티브#구성적개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