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제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말해보라)

결혼·제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말해보라)

$20.00
Description
〈2022 작업노트〉

내가 발견한 풍경들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자발적으로 선택한 고립 속에서 그림의 주제도 자연스레 변화해 왔다. 그 변화라는 것은 생활환경에 따른 것이기도 하고 그림 작업을 향한 나의 마음 상태와 태도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책이 놓인 풍경과 텍스트 드로잉, 제주 자연환경, 우리 집 정원 풍경으로 작업에 나름의 변화를 거듭해 오며 비로소 뚜렷이 알게 되었다. 그림 속의 이미지와 색들은 변주를 계속해 왔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모두 공통된다는 것을. 내가 발견한 혹은 발굴한 풍경들 속에는 언제나 내가 있었고, 사랑하는 이가 있었다. 제주의 변화무쌍함과 때로는 적막한 풍경에 시간이 덧칠해질수록 소중한 것들에 대한 애정은 더욱 깊어 간다. 다시금 나는 다짐한다. 그것들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그림으로 말해보기로. 이번 작업의 키워드는 사랑하는 사람, 우산과 고양이, 하늘색 풍경, 천사의 초상 등이 될 것이다.
저자

정인희

1986년대구에서태어나자라고배웠다.
대구에서작품활동을하다2018년결혼과함께제주도로이주해제주,대구,서울을왕래하며개인전,그룹전뿐아니라화랑미술제,아트페어등에출품하며활발한작품활동을했다.
2023년4월,급성심근병증에의해37세의안타까운나이로세상을떠났다.

목차

인사말을대신하여/김신혜(리알티대표)
내가발굴한풍경들-2022작업노트
나의천사를위하여-2022작가노트
환상정원/김윤경(화가)
마당산책자의어느맑은오후/이병률(시인,여행작가)
정원,적막과고요,환상-2021작업노트
오래도록바라볼수있는풍경을앞에두고-2020작업노트
나와타자의시간이함께흘러가는방식으로-2020작업노트
책과의춤-2019작업노트
완벽하지않음을완벽히재현한역설/윤규홍(예술사회학)
이일은처음의행위속에모두포함되어있었네/황석권(〈월간미술〉수석기자)
독백,진정한출발점/윤규홍(갤러리분도아트디렉터,예술사회학)
작가약력
작품
작품목록

출판사 서평

환상정원

김윤경(화가)


이탈리아작가안토니오그람시(AntonioGramsci)에게서영감을얻어‘옥중수고(PrisonNotebooks)’,즉작업실안에서마음의행로를따라내적세계로의침잠을추구하며자신을발견하고자했던작가는이제대자연속에서새로운화법을발견해나가며무언가자신보다훨씬큰존재에이끌리는듯작업을이어나간다.새그림들속에는바람에나부끼는갈대의색,담팔수색,하얀눈의색등보다자연적인색이있다.고요한가운데갖가지빛과그늘이끊임없이형상을만들다작가의캔버스위에안착된것만같다.바쁜도시의환경과네모난작업실안풍경이익숙했던작가에게제주는변화무쌍한자연의경이로움그자체로다가왔을것이다.언제나똑같은것만같은마당구석구석을오래도록바라보다화폭에옮기자고결심한순간사라져버리고이내다른풍경으로변해있는것을경험했다는작가는오래된것,변하지않는것,그러면서도새로운것,변화하는것등이질적인요소들사이에서‘사이의색’,혹은‘사이의형태’를찾았다.즉이전의원색이나짧은막대혹은책의형상,그리고조형요소로서의글자가사라지고보다은은한색,동심원,빗방울이나고양이의형상등보다유기적인형태로자연을표현하고있는것이다.많은시인과화가등의예술가들이경험했다는대자연앞에서의숭고미는젊은작가의캔버스속에서제목처럼‘적막환상’의세계로다소고요하고아득하게표현된다.작가가매일보는마당의풍경,점점이이어진징검돌,신비스러운고양이,푸른식물들위에쏟아지는하얀달빛등일견소소한일상의풍경인듯하지만시시때때로그모양을달리하는자연의변화를여지없이보여준다.


〈해설2〉



마당산책자의어느맑은오후


이병률(시인,여행작가)


맑지않다면농담이될수없는세계를정인희작가는꼭움켜쥐고있습니다.
마당산책자는세상에줄을설필요도없고가진것의숫자를셀필요도없습니다.정인희작가가마당에서발굴한보물들은동시에자기안에서캐낸보물이기도한것이므로자신만의이야기를더선명하게옮길수있었을거라확신합니다.
첫감각을잡아챈서정의목소리를이토록맑게펼쳐놓은정인희작가의세계앞에서우리는자꾸둥글어집니다.마당에바람이불고,비가오고,눈이쌓이고,고양이가지나갔을뿐인데우리는자꾸만둥글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