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찻잔 (허충순 시집)

오래된 찻잔 (허충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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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80세 나이에 아직도 귀감이 될 만한 수준 있는 작품을 계속 선보이는 한국 시단에 보기 드문 시인으로, 맑고도 높은 음색과 도드라진 선율을 빚어내는 솜씨가 남다르다. 시와 생을 돌아보는 마음의 영역은 결코 작지 않아 독자들의 눈을 밝히고 마음을 넓히기에 충분하다. 낮은 목소리로 보여주는 ‘망설임의 흔적’은 삶의 안간힘의 자취이며, 낮은 발소리 속에는 ‘상처 입은 슬픔’이 도사리고 있다. 시인의 슬픔이 고요로 깊어지는 과정을 이번 시집은 입증하고 있으며, 우물처럼 스스로를 앉아주는 내면 풍경은 아름답다.
저자

허충순

1945년부산동래출생.2005년〈문학예술〉로등단했다.시집으로『꽃그림자찻잔에담아』『화문(花紋)』『꽃화엄』『77편의시와茶席花』가있다.청향회회장,부산차인연합회창립및명예회장이며발견문학상,부산차인문화상,부산꽃예술대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1부/늦은전차가수를놓듯지나가는

흰눈은장독대에내리고
이브닝
봉래산길에사투리처럼매미가운다
빚진것은눈물
오월의수채화
늦은전차가수를놓듯지나가는
유숙하다
산문(山門)의틈으로
구포
한생에한번인데
우리의지난시간은여름을지나가네
김밥한줄

2부/그러고싶었겠나보내도보내지지않는사람

미싱바늘같은시간이지나가고
뒷모습
오늘또내일
하얀꽃
잡풀
실루엣
여기는지상
적막만흐르게
오래된찻잔
씨와시
해인사소림선원
통도사무위선원


3부/조용한진선미

청수국
미안하다
조용한진선미
가을에그냥입을맞추라
분바르는소리
가느른길에서
범어사에내리는눈
절은절
오륙도
서부시외버스터미널
해파랑길
철새의걸음새


4부/전전반측빗줄기만세고

초겨울의시
차를마시며
그래도멜로디
홍매화
전전긍긍
모과한알
백룡암
무슴슴하게걸어가자
공터
망각곁에서
설레는이별
어린것들이피어잘자랐으니
꽃의절
시인의산문
꽃을보는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