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밀양-서울 : 밀양 탈송전탑 탈핵 운동의 이야기

전기, 밀양-서울 : 밀양 탈송전탑 탈핵 운동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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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에서 에너지 정의와 탈핵 운동의 역사를 쓴다면
그 첫 페이지에는 ‘밀양 할매’가 있어야 한다.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이 시작된 지 19년,
2014년 6월 11일 행정대집행이 자행된 지 10년.
세상은 밀양의 투쟁을 진 싸움으로 기억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진 싸움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탈핵’ 이슈를 최초로 한국 사회의 주요 의제로 등장시킨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의 의미를 짚어 보고,
그 속에서 꽃핀 ‘여성 연대’와
‘탈송전탑 탈핵 운동가’로서 ‘밀양 할매’를 재조명하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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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영희

저자:김영희

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공동체와젠더관점에서구술서사와연행을가르치며연구하고있다.누군가의말을들으려는노력이‘말할수있는장소’를만든다고믿으며,이와같은청취의연대를통해더많은‘말’과‘이야기’가세상에드러나야한다고생각한다.구술인터뷰와현지조사를통해여러겹의이야기를세상에드러내는‘서사운동’에참여하고자하며,이를통해담론장을넓고깊고두텁게만드는일에관심을기울이고있다.1993년부터밀양에서구술청취를시작했으며,2014년가을부터밀양탈송전탑탈핵운동의이야기를들었다.《구전이야기연행과공동체》,《한국구전서사의부친살해》,《밀양을듣다》,《송전탑뽑아줄티소나무야자라거라》등의책을썼다.

목차

들어가며

도시로가는전기
말해봤자알아듣나
나랏일
돈지랄
한국전력의대응매뉴얼
부서진마을
일상의폭력
포크레인아래
국가폭력
즐거운나의집
밥의무게
바느질과여성연대
나는탈송전탑탈핵운동가다

출판사 서평

밀양송전탑반대투쟁이시작된지19년,
2014년6월11일행정대집행이자행된지10년.
세상은밀양의투쟁을진싸움으로기억하지만,
“아직끝나지않았다”고,“진싸움이아니다”라고말하는사람들이있다.

‘탈핵’이슈를최초로한국사회의주요의제로등장시킨
밀양송전탑건설반대운동의의미를짚어보고,
그속에서꽃핀‘여성연대’와
‘탈송전탑탈핵운동가’로서‘밀양할매’를재조명하다!

2024년,에너지정의와탈핵운동역사를쓴다면그첫페이지에는‘밀양할매’가있다

2013년,밀양송전탑건설을반대하는데서시작된‘탈핵희망버스’는체르노빌원전사고나후쿠시마원전사고이후에도한국사회의주요의제가되지못했던‘탈핵’문제를전사회적인관심이집중되는의제로만든첫장면이었다.
2014년6월,행정대집행이후송전탑이다들어서고,문재인정부의탈핵공약이숙의민주주의실험장의이슬로스러진후,밀양의투쟁은수많은지난투쟁중하나로잊혀갔다.하지만주민과연대자들은아직손을놓지못했다.강원홍천군을비롯해전국곳곳에서제2,제3의‘밀양’이계속되고있고,탈핵과에너지정의가기후부정의의해법임을다시금확인하고있기때문이다.2024년,밀양탈송전탑탈핵운동의의미를다시짚어보는책을내는이유가여기에있다.그리고한국사회에서에너지정의와탈핵운동의역사를기술할때가장먼저호출해야할이름은바로‘밀양할매’이다.

밀양에서일어난일에대한생생한증언,
그리고운동가이자활동가로서‘밀양할매’에대한재조명

이책은총13개의이야기주제로구성되어있다.전반부에서중반부까지가주로밀양송전탑건설을강행하는과정에서일어난국가폭력과그로인한마을공동체파괴에대한이야기를담고있다면,후반부에서는송전탑건설반대투쟁속에서피어난여성연대와탈송전탑탈핵운동가로서밀양할매를재조명한다.이책에서가장많이공을들여기술한부분은국가권력과한국전력의만행에대한내용이다.‘나랏일’이라는이름으로벌어지는일들이실상어떤폭력을행사했고,한국전력이공공기관을등에업고어떤기만을저질렀는지,그리고그과정에서오랜역사와관계성을지닌마을공동체는어떻게해체되었는지에대한증언이괴로울정도로생생히담겨있다.
하지만밀양의투쟁이고통과패배의기억으로만소환되는것도아니고,‘밀양할매’가희생양이기만한것도아니다.구술자들은정부와한국전력에대한분노를쏟아내다가도천막농성장을떠올리면‘즐거운나의집’이라며그때를그리워했고,함께밥을해서나누어먹던따뜻한기억을되살렸다.밀양할매들은연대자들이있었기에싸움을계속이어갈수있었다고말하고,연대자들은자신의마음을단단히붙든것은‘밀양할매’였다고강조한다.
싸움이길어지면서남은주민들과연대자들은주로여성이었는데,저자는젠더관점에서‘밥을짓고함께먹는것의의미’를해석해내고,지금까지도이어지고있는‘바느질공방’을‘여성연대’의관점에서분석한다.저자의말처럼‘밀양할매’들은‘연대자’들과‘여성연대’를통해함께성장하였고,세상으로나가한국사회탈송전탑탈핵운동의핵심적인활동가들이되었다.

이야기를듣고말하는연대

“모르지.내살아생전에는송전탑이안뽑힐지도모르지.그래도나는괘않다(괜찮다).(……)내사살날이얼마안되고,내가죽은다음에라도뽑히면그만이지.느그가할거잖아.나는걱정안한다.그라이지는싸움도아니지.”

저자와이책의구술자로참여한이들모두는탈송전탑탈핵운동의이야기가과거를회상하는추억담이되지않기를원한다.밀양에서어떤일이벌어졌는지알지못하는사람들,희망버스를타본적이없는사람들,밀양에서그런일들이일어났을때막초등학교에입학했을만한나이의사람들이이이야기를듣고읽어주기를바란다.주민들이내살아생전에는송전탑이뽑히는걸보지못할수도있지만내뒤를잇는사람들이있다면언젠간뽑힐거라서이것이절대지는싸움일수없다고말할때바로그기대에찬눈빛이가리키던사람들,그사람들이이글을읽고이들의이야기를들었으면좋겠다고말한다.
《밀양을듣다》와《송전탑뽑아줄티소나무야자라거라》등의전작을통해밀양의목소리를듣고기록하는작업을꾸준히해온저자는,이책에서2014년부터2019년까지의구술인터뷰를바탕으로밀양송전탑건설반대운동이탈송전탑탈핵운동으로나아간과정을치밀하게기록하고의미화해낸다.이야기꾼으로서밀양의이야기를매개하는위치에선저자는자신을그자리에세운것은‘말하고자한이들’이었다고말한다.그리고‘말할장소’를갖지못한이들의이야기가다른사람에게흘러들어가고장소를확장해나가는것을‘이야기를통한연대’라고이름붙인다.
도시로가는전기는누군가의위험과폭력을지우며우리에게오고있고,우리모두는이와무관하지않다.‘나는그들과함께이땅의주인이될것인가.’밀양탈송전탑탈핵운동의이야기를듣는청취의연대는이질문과함께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