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우리 사회에서 어린이는 어떤 존재인가.
찬양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손쉽게 혐오당하는 어린 사람들…….
가장 약한 존재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는
모두를 위한 사회이다.
“우리 모두는 어린이였고 여전히 어린이를 품고 살아가기에.”
김지은 평론가, 서한영교 작가, 배경내 활동가, 변진경 기자……

어린이의 곁에서 어린이가 살아갈 세상을 함께 고민하고 활동하는
12명의 어른 동료들이
내 안의 어린이와 내 옆의 어린이들에게
띄우는 편지

우리 사회에서 어린이는 어떤 존재인가. 유례 없는 저출생 시대, 한편에서는 어린 존재에 대한 추앙을 늘어놓지만, 또 한편에서는 어린이들에 대한 배제와 차별이 넘쳐난다. 마음껏 뛰어 놀 여백 하나 없는 도시 환경,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 드러내놓고 아이들을 배제하는 노 키즈 존, 어린이 양육과 돌봄을 부담으로 여기는 가정과 학교 분위기…….
어린이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이중적 시선과 어린이에 대한 혐오를 넘어, 우리 모두가 경험했던 어린 시절이 조금 더 따뜻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어른들이 어린 동료들에게 띄우는 열두 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가장 약한 존재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는 모두를 위한 사회이다. 우리 모두는 어린이였고 여전히 어린이를 품고 살아가기에.”
저자

공진하,김윤일,김중미,김지은,김희진,배경내,변진경,서정홍,서한영교,소복이,

저자:공진하
특수학교에서어린이들을가르치고있다.지역사회에서멋지게살아가는오랜제자들의안부를들으며그들의어린시절에함께할수있었던것을인생의큰행운으로생각한다.장애를가진어린이가주인공인이야기,장애/비장애어린이가함께머리맞대고읽을수있는이야기를좋아한다.《벽이》,《내이름은이순덕》,《도토리사용설명서》,《우리동네택견사부》등의어린이책에글을썼다.

저자:김윤일
놀이를연구하고공부하며몸으로사유하고실험하며지속가능한사회를연구하는비영리단체‘변화의월담’을운영하고있다.과학과인문학을넘나들며세상에필요한변화를몸으로구현하는방법을고민한다.누구나위험과실패를기꺼이감수하며성장할수있는세상,곧누구에게나놀이권이보장되는사회를꿈꾼다.

저자:김중미
1987년인천에서빈민활동을시작했다.그때만난3학년아이가공부방을원해서,1988년부터‘기찻길옆공부방’을시작했다.그때의3학년아이는20년째공부방이모로함께하고있다.2000년《괭이부리말아이들》로작품활동을시작해,《종이밥》,《꽃섬고양이》등의어린이책과《조커와나》,《모두깜언》,《나의동두천》,《곁에있다는것》,《너를위한증언》,《느티나무수호대》등의청소년책을썼다.

저자:김지은
서울예술대학교문예창작전공에서학생들과함께어린이책을읽고어린이책에대한글을쓰며연구한다.평론집《거짓말하는어른》,《어린이,세번째사람》을펴냈고,그림책《나는강물처럼말해요》,《마일로가상상한세상》,《무엇이든언젠가는》,《우리집에놀러와》,《헨리에타,우리집을부탁해요!》등을번역했다.

저자:김희진
2015년변호사시험에합격하고,2021년까지아동인권옹호NGO인국제아동인권센터에서활동했다.법학적시각에한계를느끼며사회학을공부하게되었고“집에대한아동의권리”를주제로2023년졸업논문을썼다.《아동인권》저자이며,《생일없는아이들》,《우리의상처가미래를바꿀수있을까》에공저로참여했다.그밖에아동인권과관련된각종일들을하며살고있다.

저자:배경내
질문하는힘,공감하는힘,연결하는힘이이만신창이세상을조금은더살만한곳으로만들어주리라믿는다.인권교육과기록활동,어린이·청소년인권운동의매력도여기에있다.‘인권교육센터들’이삶의둥지다.《봄을마주하고10년을걸었다》,《우리는청소년-시민입니다》,《십대밑바닥노동》등을함께썼다.

저자:변진경
《시사IN》기자.사실을수집하고전달하는일의가치를믿는사람.《청년흙밥보고서》,《울고있는아이에게말을걸면》등을지었다.

저자:서정홍
모름지기자연속에서자연을따라자연의한부분으로살아가는것이가장좋은삶이란걸깨닫고농부가되었다.땀흘려일하는사람이글을써야세상이참되게바뀐다고믿으며글쓰기에도힘을기울이고있다.펴낸책으로는시집《58년개띠》,《아내에게미안하다》,《내가가장착해질때》등이있다.황매산기슭작은산골마을에서농사를지으며‘열매지기공동체’와청소년과함께하는‘담쟁이인문학교’를열어이웃과아이들과함께배우고깨달으며살아가고있다.

저자:서한영교
작가.노들장애인야학교사.2018년《동시마중》으로등단하였고,쓴책으로《붕어빵과개구멍》,《두번째페미니스트》가있다.《오늘의교육》과〈한국일보〉,〈비마이너〉등에젠더,장애,교육에관한글을쓴다.

저자:소복이
만화가이자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슬픔이멀지않은곳에서나를바라보다가어느날불쑥찾아올까봐늘조마조마하지만,이번에찾아온다면힘껏끌어안아볼래요.나에게온걱정이야기《그녀석,걱정》에도그림을그렸습니다.쓰고그린책으로《왜우니?》,《엄마말고,이모가해주는이야기》,《소년의마음》,《구백구상담소》,《만화그리는법》,《이백오상담소》들이있고,그린책으로《사자마트》,《엄마와성당에》,《오늘도학교로로그인》,《난민》,《바닷속아수라병원》,《마음버스》들이있습니다.

저자:장희숙
대안학교교사로지내다교육운동에힘을보태고자교육관련책과잡지를만들고있다.아이들곁에있는것을좋아해서틈틈이청소년들과글쓰기수업을하고,동네입양원에서아기들을돌본다.공저로《‘어른아이’를만드는사회》,《젠더감수성을기르는교육》,《재난의시대,교육의방향을다시묻다》등이있다.

저자:현유림
햇볕이만들어내는밝음과어두움을유심히바라보는사람.‘연대하는교사잡것들’모임에서활동하고있다.어린이·청소년과의평등한관계를고민하고,함께자유로울수있는세상을꿈꾼다.

목차


책을펴내며

열며
엄마는열살에,나는열살에|소복이

1부|어린이라는사상

주기만하는사랑은없다
-조건없는사랑의관계에서오는치유에대하여|장희숙

‘어린이’이야기에끼워넣고싶은내가아는어린이들
-장애를이야기할때‘어린이’를잊지않기를,
어린이를이야기할때는‘장애’도잊지않기를|공진하

품의민주주의
-경이를잃어버린세계에게|서한영교

2부|우리는어린이를품고산다

어린존재를품고,지금여기에
-나에게인권운동이란내안의어린이를옹호하는일|배경내

“당신의잘못이아니에요”
-나의어린이/청소년기를잊지않았기에|현유림

몸과놀이로만나는어린이의세계
-어린이는우리몸의과거와현재에있다|김윤일

3부|어린이와함께사는사회

말랑한어린이,딱딱한세상
-다양한지역에,다양한모습으로,다양한아이들이|변진경

아동인권이모두의인권인이유
-모두에게위로이면서,세상에온기가되는아동인권|김희진

무슨일이있으면책으로달려와!
-어린이,책과문학|김지은

함께하는그모든순간에자란다
서로돌봄의교육학|김중미

닫으며

어린이날에태어난산골할아버지가어린이들에게띄우는편지
-자연을잃어버린어린벗들에게|서정홍

출판사 서평

우리사회에서어린이는어떤존재인가.
찬양의대상이면서동시에손쉽게혐오당하는어린사람들…….
가장약한존재를배려하고존중하는사회는
모두를위한사회이다.
“우리모두는어린이였고여전히어린이를품고살아가기에.”

김지은평론가,서한영교작가,배경내활동가,변진경기자……

어린이의곁에서어린이가살아갈세상을함께고민하고활동하는
12명의어른동료들이
내안의어린이와내옆의어린이들에게
띄우는편지

한국사회에서어린이에대한담론은지나치게빈약하고납작하다.세계최초의‘어린이인권선언’이라할수있는〈어린이날선언〉이발표된지100여년이지났지만어린이보호나성장이아닌현재의어린이자체에초점을맞추는사상서나연구서는찾아보기힘들다.담론이빈약한만큼어린이라는존재를바라보는시선과인식역시형해화되어있다.
저출생이심각한사회문제로대두되면서어린이는마치대접받는귀한존재인것처럼여겨지지만정작어린이를환대하는공간은찾기가어렵다.쉼이나놀이를허용하는공간은너무나빈약하고카페나식당은대놓고‘노키즈존’을내건다.학교에서는어떨까.학생수가줄어서많은학교가문을닫거나규모가축소되고있는현실에서도학생(어린이·청소년)의인권과돌봄에대한논의는갈수록협소해지고있다.많은어린이·청소년을고통스럽게하는학습노동의심각성은날이갈수록더해질뿐이다.가정이라고다를까.어린이는한없이귀엽고사랑스러운존재이다가도때로는또한없이부담스럽거나외면하고싶은존재가된다.육아에‘독박’딱지를붙이고대상화하기십상이다.이책은오랜시간어린이의삶과문화에관심을가지고활동해온저자들의글을통해어린이에대한담론의지평을한단계깊고넓게만든다.

이책은총3부로구성되어있다.
1부‘어린이라는사상’은,어린이라는존재를어떻게바라봐야하는지에대한관점과철학을제공한다.〈주기만하는사랑은없다〉는입양원에서자원봉사를하는장희숙의이야기이다.청소년야학과대안학교의교사,입양원봉사자로서경험을연결하며돌봄은일방적으로제공하는것이아니라상호의존적인행위라고말한다.특수학교교사인공진하가쓴〈‘어린이’이야기에끼워넣고싶은내가아는어린이들〉는우리가‘어린이’를생각할때떠올리지못하는장애를가진어린이를논의의장에끌어올린다.‘어린이’에방점이찍힐때는장애라는특성이고려되지못하고,‘장애’에방점이찍힐때는어린이라는보편성이고려되지못하는현실에대한지적이뼈아프면서도우리의인식의지평을확장시켜주는기회도제공한다.〈품의민주주의〉에서서한영교작가는어린이에대한우리사회의이중적,모순적태도를꼬집으며어린이의고유함을천명한다.부모의소유물이거나보호와육성의대상이거나미래의꿈나무가아니라,동시대에‘함께’살아가는지구거주자로서‘함께’하는법을익혀나가는시민으로서‘함께’미래를만들어나가는동반자로서어린이말이다.

2부‘우리는어린이를품고산다’는우리가한때어린이였을뿐만아니라여전히어린이를품고살아가는존재임을상기시킨다.인권운동가인배경내는〈어린존재를품고,지금여기에〉에서어린이시절의경험이자신을인권운동가로성장하게만들었다며“나에게인권운동이란내안의어린이를옹호하는일”이라고고백한다.현유림은어린이·청소년으로서학교에서겪었던인권침해를잊지않고교사로서학교에돌아와어린이의옆에선스토리를전한다.〈“당신의잘못이아니에요”〉라는글의제목은,학교안팎에서여러폭력과위험앞에속수무책으로존재해야했던어린시절의우리모두에게보내는위로이기도하다.놀이/교육연구자이자변화의월담활동가인김윤일은〈몸과놀이로만나는어린이의세계〉에서어린이는우리몸의과거와현재에있다고말한다.몸이대상화,도구화되는과정에서잃어버린몸의감각을어떻게회복할수있을지,살아가는힘을기르는놀이란무엇일지에대해서제언한다.
세편의글모두어린이·청소년시절을잊지않고자란어른들이어떻게어린이곁에서든든한동료가되었는지에대한서사가인상적이다.

3부는‘어린이와함께사는사회’에대한고민을다룬다.어린이와관련한사건에대한심층기사를통해사회구조적문제를통렬히비판해온변진경기자(〈말랑한어린이,딱딱한세상〉)는“어린이의시선”에서사회의문제를바라보기를주문한다.점점더좁은섬으로어린이들이몰려들고그섬은점점더작아지는현실에서“다양한지역에,다양한모습으로,다양한아이들이”존재하는사회를상상해야한다고말한다.아동인권변호사인김희진(〈아동인권이모두의인권인이유〉)은아동기를나중의성과를일궈내기위한과정이아니라마땅히중요한삶의단계로서인정하는‘아동인권’이가진함의를강조하며가장작은존재의인권이존중되는세상은모두의인권이존중되는세상이라고말한다.아동의미래를생각할때자신이가진법률적지식을승패가있는투쟁의수단이아니라조정과협치의가치를실천하는데에쓰려고애쓴다는구절은많은사건에서우리사회가어린이들을어떻게수단화하고있는지를반성하게한다.김지은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는〈무슨일이있으면책으로달려와!〉에서독서문화생태계에서고립되기쉬운어린이독자의위치를이야기하며책과어린이의관계를어떻게회복할지이야기한다.어린이에게책은민주주의와다양성을배우는교실그자체라고말하는저자는책의자유가곧어린이의자유임을다시한번강조한다.
〈함께하는그모든순간에자란다〉는기찻길옆작은학교를통해오랜기간동안서로돌봄의교육학을구현해온김중미작가의글이다.돌봄에대한논의에서정작‘어린이’는배제되어있는현실을비판하며어린이에대한돌봄이학교담장안에갇혀서는안된다고역설한다.저자가말하는돌봄은그저어린이를안전하게보호하는것이아니라아이들이서로돕고,나누고,함께하는데서구현되는것이다.

책의시작과마무리는만화와시를매개로구성했다.이책을여는만화는어린이의마음과정서를섬세하게포착해서표현해온소복이의작품이다.나의열살적이야기와내아이의열살을교차시켜보여주는〈엄마는열살에,나는열살에〉는“더나은부모되기”를실천중인이땅의많은어른들에게보내는응원의메시지이기도하다.마지막에실린서정홍시인의글은자연을잃고살아가는어린벗들에게보내는이야기이다.〈어린이날에태어난산골할아버지가어린이들에게띄우는편지〉에서저자는돈과편리함을추구하느라우리가잃어버린가치들을상기시키며‘좋은세상’을만들기위한‘좋은상상’을〈우리가꿈꾸는세상〉의목록을통해구체화한다.

어린이에대한모순적이고이중적인시선에맞서어린이들의고유함이존중받고어린이가스스로의목소리를키울수있는현실은아직은멀어보인다.하지만,어린이에대한담론이더다양하고풍부해질수록우리사회의인식도조금씩바뀌어갈것이다.이책이그시작이될수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