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선량한 노동자가 산다 : 교육노동자 이영주의 쇼츠 에세이

우리 동네에 선량한 노동자가 산다 : 교육노동자 이영주의 쇼츠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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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영주

저자:이영주
‘교육’은‘변화시키는일’이다.세상을바꾸는일의시작은사람을변화시키는일이라고생각한다.
교실을,학교를,교육을,그리고마침내세상을변화시키려고나선초등학교선생님.
전민주노총사무총장.

목차

추천의글8

여는글17

1부.내일을만드는교육

1장|첫선생님,부모와가족
엄마는아이보다일을선택한거죠?23
무언가새로배운다는의미25
부모역할도공부가필요하다27
모든첫만남은낯설다30
부모는처음이지?처음하는일은누구나힘들어33
증상과원인은다르다36
문제는발달이야39
드디어우리아이가거짓말을했어요!42
소풍도시락은김밥이좋아,샌드위치가좋아?45
빼앗긴실패,도둑맞은성장47
천천히이야기해도돼,끝까지들어줄거야51
교사와의관계에서잊지말아야할것54
자녀와대화하기ABC56
부모와자식사이에서자를것은탯줄만이아니다60
어떤부모로기억에남고싶은가64

2장|선택한가족들
이건뇌물이야,내남편좀잘봐주라!67
주어진가족과선택한가족69
어머니,왜이혼안하세요?74
엄마의장례식과새로만난가족77
내가한첫결혼식축사80
존중과소통을원했던강아지84
고양이로부터배우는양육과교육91
뭣이중헌디100

3장|‘교육’이뭔데?
교육이뭔데?103
교육자에게가장중요한건106
불평등한사회와교육불평등108
무엇을교육할것인가111
협력을배우는미술수업113
협력창작활동:세상에하나뿐인나무곤충집게만들기115
공감과용기를배우는수업125
공감체험활동:공감과용기의별그리기129

4장|교육노동자로서의교사
어쩌다교사142
교육노동자인교사가하는일145
노자를통해살펴보는교사의성장과정148
내교실의목표는무엇인가:학급살이큰약속153
평화는결과가아니라과정이다160
몸과마음,정신은성장속도가달라요172
놀면서배우는평화175
인권과협력의삶을파괴하는교실시스템180
공교육이란무엇인가186
교실에서만드는평등교육190
학부모상담의기본레시피194
악성민원에연대로맞서기199

2부.세상을바꾸는노동자

1장|교육으로세상을바꾸다
노동자의학교,노동조합205
모든노동자는한때교실의학생이었다207
어쩌다노동자,어쩌다노동조합209
경쟁교육을반대한다:연대로만든일제고사반대투쟁214
우리는한명도버리지않는다:법외노조투쟁의시작227
전국교사결의대회투쟁사243
세월호,그날이후246

2장|세상을바꾸는노동조합
교사가왜민주노총에갔어요?254
다시민중이모이다:민중총궐기257
노동자가사회변혁의중심이되다:박근혜퇴진촛불269
모든노동자의6.30사회적총파업276
퇴근하는사람들이부러웠다:수배의시간281
단식농성3일째를맞아드리는글286
슬기로운감방생활보고:이육사(264)로살기289
사법대응:국민참여재판신청297

3장|이웃집해고노동자
드디어집에돌아오다304
언니를떠나보내다308
국가폭력피해자가상처를치유하는방법311
해고자의권리는잘버티는일318
청소년·청년노동자들에게좋은일자리를320
다시,교실에서수업하는꿈을꾸다327
복직투쟁을시작하다329
복직투쟁에연대하는목소리333

4장|선량한노동자의꿈
민주노조는어떻게사회적투쟁을하게되었나339
노동조합이만난꿈과현실의차이341
노조없는노동자들과노동조합343
노동개악을저지했던노동자들의경험346
노동자가꿈꾸는근로기준법과노동조합법349
민주노조가꿈꾸는평등세상354
불온한노동자의기도356

닫는글359

출판사 서평

‘투쟁하다가수배·구속·해직된노동운동가의이야기’라고하면,사람들은지레짐작할지도모른다.결기에차있거나무겁고딱딱한이야기일것이라고.하지만이책은아이와나눈대화와부모(엄마)역할에대한이야기들로시작한다.가족들과의이야기,학교에서만난학생들,학부모들의이야기가이어진다.그래서이책은노동운동가가누군가의가족이자엄마이고,교실의교사이고,동네에서살아가는주민이며,더나은세상을꿈꾸는한사람임을느끼게해준다.

부모로서자식과어떻게관계맺어야할지,성장발달을위한양육과교육에서유념해야할것은무엇인지,협력과공감을배우는수업과평화로운학급살이의요령을설명하는대목에서는저자의교육노동자로서의연륜이읽힌다.일제고사반대투쟁과민중총궐기를이야기하는부분에서는사회를변혁시키고한국노동운동의역사를만들어온운동가로서의힘과지혜가느껴진다.그리고이두이야기를엮는것은‘노동의문제는곧학교를졸업한제자들의문제’이기에,‘학생들이행복하게살아갈수있도록세상을바꾸는일은부모와교사가해야할AS이자책임’이고,‘세상을바꿔야교육도지킬수있다’는말이다.

서로다른분야의이야기들을붙여놓은듯한이책을관통하는주제는,바로‘교육노동자이영주’의삶과생각을보여주는것이다.이책을읽고나면가족과존중·신뢰의관계를맺는일과학생들을가르치는일,불의에저항하고세상을바꾸는일이,제각각떨어져있지않음을알게된다.


책속으로

마트사업장의노동자들이농성할때였다.지지방문을하려했는데,입구에서제지당했다.다른사람들은들어가는데왜우리만막느냐고물었다.
“저사람들은‘선량한소비자’예요.당신들은노동조합이고.눈빛만봐도압니다.”
동료의고통을외면하지않고,평등한세상을만들려노력하는사람이선량하지않다면,누가선량한사람인가!우리는선량한소비자는아닐지몰라도,‘선량한’노동자다.
-〈여는글〉,18쪽

어느날,유모차에아이를태우고산책하고있는데,갑자기너무행복한거다.완벽하게행복해서,‘이렇게나행복해도되나?이행복이깨지면어쩌지?’겁이날정도로가슴이벅찼다.이에대해서도주변사람들과이야기해봤는데,많은엄마가육아과정에서이런감정을느꼈다고한다.
아이가고등학생때,이순간에대한이야기를들려줬다.아이는듣자마자시크하게대답했다.
“포유류암컷에게일어나는호르몬작용이에요.”
푸하하~!우리는함께오래오래웃었다.모성애강요는거부하면서도,은근슬쩍나를모성애로포장하려한판타지에의욕망.그이중성은그날로박살이났다.
-〈모든첫만남은낯설다〉,31쪽

“왜샌드위치를먹지않았어?”
아이가대답했다.
“다른아이들은다~김밥을가져왔어.”
인생첫도시락.대부분의학생들이김밥을가져온다는것을몰랐던아이는김밥을선택할수없었다.나는아이의선택을존중했다고생각했지만,아이는진짜자신이원하는것을선택할수없었다.
정보가주어지지않은선택은,민주주의의절차를거쳤을뿐,진정한선택은아니다.우리는아이들에게정보를주지않고,선택과결정을강요하곤한다.그러고는말한다.‘네가선택했으니,네책임’이라고.정보없는선택은어른들의강요이자,때론폭력이기도하다.
-〈소풍도시락은김밥이좋아,샌드위치가좋아?〉,46쪽

많은사람의기대와달리,완벽한교사는드물다.완벽한사람이드문것처럼말이다.마찬가지로완벽한부모도드물다.모든사람은살면서계속배우고성장한다.
교사와갈등이생겼을때,가장먼저할일은아군과적군을구분하는것이다.교사가적군이라고확신할때와학생의발달을위해교사가보완할부분이있다고생각할때는문제해결과정이전혀다르다.
학생을교육할때,교사와학부모는한팀이다.이는학부모도유의해야할부분이지만,교사역시잊지말아야한다.
교육은신뢰를기반으로한다.그리고신뢰는시간과노력으로만들어진다.법으로만해결하려하는순간,교육공동체는무너진다.무너진교육공동체의가장큰피해자는학생이될수밖에없다.
-〈교사와의관계에서잊지말아야할것〉,55쪽

판사나교사처럼말하지않기
판사나교사라는직책의언어는대화가아니다.판단이고,결정이고,통보이며지시이다.
많은양육자들은본인들이아이보다지혜로운말을하여야한다는강박이있다.그러다보니판사나교사처럼말하는데,이런말은잘못에대한평가와처벌일뿐,문제해결을돕지못한다.더욱이관계개선에는도움이안될뿐아니라,오히려관계를최악으로만들기도한다.
부모는그냥부모이면된다.대화는그냥대화이기만하면된다.판사노릇은진짜판사에게맡기고,교사노릇은진짜교사에게맡길일이다.
-〈자녀와대화하기ABC〉,57쪽

선생님이학생들한테모든걸잘하라고요구하면,그건아동학대다.미적분못푼다고,영어좀틀린다고능력으로사람평가하면차별이다.한사람이모든걸완벽하게다잘할수없고,능력도스타일도사람마다다르다.어떻게모든걸100점받고사냐,그리고100점이뭐중요하냐.선생님이원하는대로학생이다맞춰줄수는없다.
이런유의이야기를주고받았다.밑밥이다.
“그런데부모도사람이다.엄마든아빠든완벽할수없거든.부모한테도완벽함을요구하거나모든걸잘하라고하면,이것도학대고차별이야.노력은하겠지만,100점을요구하지는마.암튼,내남편좀잘봐주라.”
요리덕분인지,정성이가상해서인지,그다음부터아이는많이참아줬다.충돌을피했다.
-〈이건뇌물이야,내남편좀잘봐주라!〉,68쪽

교육에서‘무엇을가르칠지’를결정하기위해서는,‘나는어떤사회를지향하는가’에먼저답해야한다.이는학교뿐아니라,모든교육에서의화두이기도하다.
우리의공동체가지향하는사회는어떤인간형을원하는가?어떤가치와능력,어떠한성품과역할을요구하는가?이러한질문에대한답을담은교육내용과교육활동을‘교육과정’이라고한다.
오늘의교육은사회의미래가결정되는공간이다.보수와진보의정치적입장이가장첨예하게부딪치는전선이며,양보할수없는마지노선이기도하다.
-〈교육이뭔데?〉,105쪽

한국에서교사를선발할때,착한사람,도덕적인사람등의조건을요구하는가?전혀아니다.내사례에서도말했지만,한국에서교사가되려면공부를좀잘해야한다.다른조건은없다.
한국전체인구중좋은사람의비율과교사중좋은사람의비율은거의비슷하지않을까?아마도치킨집사장님중좋은사람의비율,또는의사중좋은사람의비율과비슷할것이다.
만약교사들이다른업종보다좋은사람이많다고한다면다른업종보다좋은사람이적은업종은과연무엇일까?말로는직업에귀천이없다고하면서,특정직업에대한우리의기대는얼마나근거없는착각인가!
-〈어쩌다교사〉,143쪽

성적이좋거나낮다는것으로,또는키가크거나작다는것만으로사람을차별하던때도있었다.그러나이제는이러한차이는옳고그름의문제가아니라,단지서로다를뿐이라는인권의식이사회적으로자리잡았다.차이로차별을해서는안된다는것은이제는모두가인정하는인권감수성이다.
그런데키가크는속도가사람마다다른것처럼,마음이성장하는속도도사람마다다르다.마음이성장하는속도가느린경우에도기다림과지원이필요하다.이는발달이더디거나늦어진상태이지,도덕적으로비난할일은아니다.이또한차이를인정하고지원해야지,차별해서는안된다.
-〈몸과마음,정신은성장속도가달라요〉,173쪽

공교육제도는평등한교육권을실현하는도구이다.‘교육공공성’은‘평등하게교육받을권리’를의미한다.교육으로세상을바꾸려는노력과세상을바꿔교육을바꾸려는노력은결국하나이다.
그래서학생을교육하는모든선생들은항상스스로를성찰하며답해야한다.
“나는평등한교육권을실현하기위해노력하고있는가?”
여기에답할수있어야,공교육의교사이다.
-〈공교육이란무엇인가〉,188-189쪽

사무금융노조조합원을만났다.보험관련상담을하는노동자다.그가힘들게입을열었다.
“이런말을해도될까,많이망설였습니다.”
요즘악성민원으로고통받는공무원·교사의고통에대해누구보다공감하지만,언론과시민들이함께분노하는것을보면서,한편으로는많은자괴감이들었다고한다.‘교사와공무원은그런일을당하면안되는사람들이고,우리는그런일을당해도되는사람인건가?’하는좌절과무력감이다.
“죄송합니다.미처살피지못했습니다.”
-〈악성민원에연대로맞서기〉,199쪽

내인생에서가장소중한교육과성장은언제어디에서일어났는지생각해보면,솔직히학교는아닌것같다.나는노동자로서내가알아야할모든것을노동조합에서배웠다.
보통선생은말로가르치고,좋은선생은행동으로가르치며,훌륭한스승은삶으로가르친다고한다.노동조합에는훌륭한스승이너무나많았고,그들로부터나는자연스럽게배우고익히며깨달을수있었던것같다.
누군가는노동조합활동을헌신이라거나희생이라고표현하지만,나에게노동조합은새로운도전이고배움이고성찰이자성장의공간이었다.오늘의나를만들어준것은노동조합이다.
-〈노동자의학교,노동조합〉,206쪽

나는생태·인권·평화·노동에관해교육했고,민주주의와정의를가르쳤다.교사로서행복했으나,내교육은내교실에서만먹히는것이었다.유효기간1년짜리였다.교실밖현실에서는학생들의삶을지켜내지못했다.‘좋은선생님’이되려고노력했는데,결과적으로‘나’만좋았던것은아닐까.
그러나열심히공부시킨다고문제가해결되지는않는다.우는학생이다른학생으로바뀔뿐이다.‘의자놀이’다.좋은일자리는한정되어있고,불안정노동이판을치며,학벌이인생을결정해버리는경쟁사회에서는결국누군가가고통을겪을수밖에없다.
아동·청소년이주체적이고협력적이며평등과정의를중시하는사람으로성장하기를원한다면,그런사람들이행복하게살아갈수있는세상을만드는일에도함께해야한다.
세상을바꾸는일은,부모와교사가해야할AS이자책임이다.
교실의학생이모두노동자가되는건아니지만,모든노동자는한때교실의학생이었다.
-〈모든노동자는한때교실의학생이었다〉,208쪽

당시전교조에는전교조규약을지키며활동하다해직된조합원이9명있었다.당연히전교조는해직된조합원을지킬의무가있었다.
만약정부가원하는대로해직되는순간조합원자격을잃는다면어떤일이일어날까?정부는노조를탄압하며새집행부를계속해직함으로써아주쉽게노조를길들일수있게된다.전교조투쟁을지지하던한청소년은“동아리회원은동아리에서정한다.전교조조합원을전교조에서정하는것은당연한일”이라고했다.
규약개정을한마디로정리하면‘물에빠진친구의손을놓으면너는살려주겠지만,놓지않으면너도물속으로밀어넣겠다’는협박이었다.그런데문제는친구의손을놓으면정말나는살수있는지,아니면그뒤에는나마저죽일지알수없다는데있었다.어느새장르는누아르가되어버렸다.
인간은위기를만나면솔직해진다.손을놓고살아남자는의견과손을놓아도살아남을방법은없다는의견으로나뉠수밖에없었다.우리는어느새선택의프레임에갇혀버렸다.이제가장먼저해야할일은그프레임을깨는것이었다.
“내가물에빠진친구의손을잡을지놓을지를왜네가관여하는데!내가왜네말을들어야하는데!”
-〈우리는한명도버리지않는다:법외노조투쟁의시작〉,230쪽

그교수는보고서를만들면서촛불광장참가자를대상으로설문조사를했는데,그결과를‘선물로드리겠다’고말했다.
“촛불광장참여자가운데이전에민주노총의집회와행사또는민중총궐기에참여해본경험이있는사람은몇퍼센트일까요?”
답하기가애매했다.민중총궐기의최대참가자는13만명이었고,촛불집회의누적연인원은1700만명이었다.
“저도놀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