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싯적내가경험했거나내주변에서경험했을법한그시절추억을이야기꾼친구의입을빌어풀어낸것같다.청춘의날들을날것그대로써내려간글을읽다보면누군가의일기장을훔쳐보는재미를느끼게된다.이제는공개된일기장이니숨죽여킥킥거리지는않아도될것같다.크게웃으며보시라.”_황찬욱(북리뷰어)
“단어사용하나가민감한이시대에작가는타인을비난하는용어가아닌자신을표현하는용어로불편한언어들을유쾌하게나열하며지난날들을이야기한다.지나치게말조심하느라소통에어려움이많은지금,작가의솔직한표현속추억을따라가다보면언어감수성이전에타인을향한관심과애정,따뜻함이소통에얼마나소중한것인지깨닫게해읽는내내충만했다.요즘발견하기힘든통쾌한표현들이답답한마음을시원하게해주고,정이넘친다.”_장누리(작가)
책속에서
우리나라사람들이하는욕은묘한특징이있다.그딴짓을어디서배웠느냐?(사교육의출처를묻는다).네부모가그렇게가르쳤냐?(가정교육의수준을묻는다).너지금뭐라고했어?(단박에말귀를알아듣지못한다).야,이양반아!(상대의신분을높여준다).개같은놈!(비유법을즐겨사용한다).153
선생님에게조차따돌림을받던녀석이새로온나에게살가워하는건당연했다.그와몇마디를나누다보니그에게서특출한재능을발견했다.녀석에겐성능좋은안테나가있었다.동급생은물론선후배들에대한많은정보를알고있었다.누가어디서자주흡연을하며,누가연애를하고있고,누가갈등관계에있다는등의고급정보였다.159
이제제자로부터걸려오는전화가두렵다.돈이아까워서가아니다.열심히가르치고나름애정으로돌봤던제자에게배신의칼을맞기가싫어서다.사랑했던제자가그런모습으로살고있다는게끔찍해서차라리모르고싶다.선생님에게사기치지말자,제발!세상물정모르는선생님은사기그릇과같다.치면깨진다.171
그녀는확실히좋은사람이맞았다.하지만지난2년은정말힘들었다.만날사고치는학생들보다도교감때문에출근하기가싫었으니까.갱년기의실상을보고나니사춘기보다더무섭다는말이실감났다.사실갱년기교감에대처하는방법은딱히없다.교감이바뀌기를기다리거나갱년기가끝날때까지버티거나.188
선생님들은툭하면인성부교사를찾았다.“선생님,저기누가담을넘고있어요.가보세요.”헐레벌떡달려온중년의여교사가나를재촉했다.달려가봤자담넘은놈은어디론가가버렸겠지.나더러어쩌라고.달려올시간에지도하지,월담하는놈은인성부교사만지도하나.그렇게속앓이를하는수밖에없었다.190
부모님의고생을외면하고마냥공부만하기엔1년은너무길었다.별수없이사립학교구인광고를훑기시작했다.몇군데지원서를넣어봤지만,소식이없었다.내정자가있고구인광고는요식행위일거라는말이있었다.어느학교로부터는공개수업과면접의기회를얻을수가있었지만학교가요구하는상당액을충당할길이없어포기하고말았다.그러던와중에희소식이들려왔다.5월에교원임용시험을추가로실시한다는것이었다.단군이래처음있는일이었다.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