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부력 : 2021년 제4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마음의 부력 : 2021년 제4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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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간 사회 속 끊임없는 비교와 선망과 상처 주기와 상처 받기
그리고 이 불가피한 불균등성들을 감싸 안으며
함께 사는 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색의 이야기

소설가 이승우, 2021년 제 44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한 해 동안 발표된 중단편소설을 결산하는 ‘이상문학상’의 44번째 작품집이 출간됐다. 2021년 이상문학상 심사위원회(권영민ㆍ윤대녕ㆍ전경린ㆍ정과리ㆍ채호석)는 만장일치로 이승우의 〈마음의 부력〉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작품집에는 대상 수상작 〈마음의 부력〉과 이승우의 자선 대표작 〈부재 증명〉 외에도 5편의 우수작이 수록돼 있다. 이들 모두가 각각 개성적인 목소리를 지니고 있고 그 구성이 단단하다는 특징을 보여 준다. 특히 일상적인 소재와 내용에도 불구하고 주제 의식을 깊이 있게 추구하는 힘이 돋보인다. 우수작은 다음과 같다.

ㆍ 박형서 〈97의 세계〉
ㆍ 윤성희 〈블랙홀〉
ㆍ 장은진 〈나의 루마니아어 수업〉
ㆍ 천운영 〈아버지가 되어주오〉
ㆍ 한지수 〈야夜심한 연극반〉
저자

이승우,박형서,윤성희,장은진,천운영,한지수

1959년전남장흥군관산읍에서출생하였으며,서울신학대를졸업하고연세대학교연합신학대학원을중퇴하였다.1981년[한국문학]신인상에『에리직톤의초상』이당선되어등단하였고,현재조선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로있다.1991년『세상밖으로』로제15회이상문학상우수상을,1993년『생의이면』으로제1회대산문학상을수상했고,2002년『나는아주오래살것이다』로제15회동서문학상을수상하여...

목차

제44회이상문학상대상수상작선정이유

1부_대상수상작그리고작가이승우
대상수상작|이승우마음의부력
자선대표작|부재증명
문학적자서전|데뷔작쓸무렵
수상소감|또,할일이주어졌습니다
작가론|소설이라는부력정용준
작품론|사랑에대해우리가말하지않는것들박혜진

2부_우수작
박형서97의세계
윤성희블랙홀
장은진나의루마니아어수업
천운영아버지가되어주오
한지수야夜심한연극반

3부_선정경위와심사평
심사및선정경위
심사평
-안서현계속되는소설의질문들
-장두영삶의비의를향한탐색
-윤대녕한恨을녹이는방식―두마음이하나됨에
-전경린가족사이에생긴부채감을섬세한결로풀어낸중후한작품
-정과리한국소설의심줄혹은문장의가치
-채호석해체된세계너머로의한걸음
-권영민주제의관념성을극복한감동의깊이

이상문학상의취지와선정규정

출판사 서평

〈마음의부력〉에대한심사평

대상작〈마음의부력〉은소설적구도와성격의창조라는관점에서만이아니라그치밀한내면묘사와섬세한문체에서단편소설양식의전형을잘보여준다.이작품은일상적현실에서흔히볼수있는소재를다뤘지만,주제의관념성을감동의깊이를통해극복하고있는소설적성취를높이평가할만하다.
―권영민·월간《문학사상》편집주간,문학평론가

작가특유의관념적서술로구조화된이소설은,마지막대목에이르러‘나’를형으로착각하는어머니에게내가형인‘성준’이되어응답하는장면이곡진한울림을남긴다.그러므로‘마음의부력’이란어머니가큰아들에게느끼는‘죄책감(회한)’이기도하겠지만,독자에게는이순간의포화상태를뜻하는게아닐까.
―윤대녕·소설가

작가가오랫동안천착해온종교적세계관과부조리구조의핵심을응축해지금,여기,지극히일상적인이야기에편안하게녹여냈다.담백한서술속에서말과내용은한몸인듯자연스러워문장의외피없이진솔한내용만다가오는느낌이다.슬프게도인간의사랑은편애다.애도를통해거듭자신을부정하는탈각의과정은,어머니와의통화에서죽은형의음성이되는결말과조응하며두사람의마음을짓누르던바위를가뿐히들어올린다.
―전경린·소설가

〈마음의부력〉의최종적인미덕은독자에게삶의복잡성을깨닫게하는동시에옹골찬사색속으로끌어당기는유인력에있다.그덕분에독자는평생을고민하면서살수도있으리라.그러나그고민으로인해독자의정신은거듭드높아질것이다.
―정과리·문학평론가

〈마음의부력〉은죄와죄책감에관한이야기다.살아있다는것은죄일까?그럴지도모른다.존재자체의죄.그러나죄짓지않은사람은없다거나모두가죄인이라거나하는말은의미가없다.왜냐하면중요한것은어떤죄인가고,그보다더중요한것은죄책감이기때문이다.죄책감은나아닌다른사람을헤아림에서온다.〈마음의부력〉은그헤아림의갈피들을세세하게뒤적인다.그래서무엇이가능한가는다음의이야기고,우선중요한것은나의존재가능성을되돌아보는일이다.〈마음의부력〉은그자리에있다.
―채호석·문학평론가


대상수상작

이승우,<마음의부력>소개
〈마음의부력〉은소설적구도와성격의창조라는관점에서만이아니라그치밀한내면묘사와섬세한문체에서단편소설양식의전형을잘보여준다.이작품은일상적현실에서흔히볼수있는짤막한가족이야기를담아내고있다.일인칭화자로등장하는아들과시골에서혼자지내는어머니의관계가관심의초점이되고있지만,소설속의이야기는노모가며느리에게걸어온한통의전화에서부터시작된다.아들내외는주말에어머니가살고있는고향마을을찾는다.이귀향을통해작중화자는자신이성장해온과거의시간속으로회귀하면서이미세상을떠난형의존재를드러내고어머니에게일어나는변화의낌새를알아차리게된다.어머니는죽은큰아들에게한번도제대로그가하자는일을밀어주지못했다는죄책감에시달리고있다.그리고그안타까움때문에자신도모르는사이에며느리에게전화를걸어큰아들에게줘야할돈을돌려달라고요구한것이다.구약성서에등장하는야곱형제의이야기가일종의패러디방식으로녹아들어있는이작품에서어머니가걸어온전화는어머니의가슴속깊이묻어둔한스러움인동시에치매의단계에접어들어있는어머니의의식상태를암시한다.소설의결말에서는다시걸려온어머니의전화와아들의이야기가더욱깊은감동을일으킨다.큰아들의이름을부르며심중의말들을털어내는어머니의말속에소설적주제가집약된다.특히큰아들인것처럼전화를받는작중화자의모습에서도짙은감정의파문을느낄수있다.이작품의제목에서쓰고있는‘부력’이란물속에가라앉은물체를수면위로띄우는작용을말한다.어머니와아들의마음속깊이숨겨졌던안타까움과아픔이되살아나면서그치유의방식까지암시해주는접근법이인상적이다.

우수작(5편)소개
1.박형서,〈97의세계〉
〈97의세계〉는97초마다반복되는무한루프에갇힌인물의이야기다.이야기는딸을향한부성애에서출발하지만그틀에갇히지않고,오히려딸을살리기위해선온몸을던져부성애의틀을깨고나가지않을수없다는깨달음으로향하고있어인상적이다.끝까지다른아이를살리려한딸을통해그러한전환을만들어낸다.이무한의이야기속에서나오지못하는독자가느끼는것은재난사회를살아가는,아니그안에갇혀버린어른들의절망감이다.하지만그런독자에게작가는가족애를재발명해야한다는실마리와함께,아직은뭐라도해볼수있는시간이라는아슬아슬한희망을건넨다.

2.윤성희,〈블랙홀〉
가족의이야기면서마음에구멍하나씩을지니고사는누구나의이야기다.쉽게단락을맺지못하고꼬리에꼬리를물고이어지는문장들로채워진윤성희의〈블랙홀〉은그것을꼭닮은,서로끊임없이연결되며자꾸어디론가흘러가는우리네삶의이야기를들려준다.우리가다정한마음으로서로연결된다고말하는일은쉽다.하지만누구나마음속에하나씩가진커다란구멍,그시커먼어둠을통해서도우린서로연결될수있을까?이질문에답하기는결코쉽지않다.황급히떠올린다정한얼굴뒤에감춘불우와불의의표정을엿보는‘블랙홀의순간들’에관한이야기를이토록능란하게이어갈수있는작가는윤성희뿐이다.

3.장은진,〈나의루마니아어수업〉
장은진은외로움,추억,사랑같은추상적소재를손에잡힐듯생생히펼쳐보이는마술을부린다.그러한과정을통해평소너무나평범해눈에잘띄지않았던존재를향해말을건네고손을잡아주고이름을불러줌으로써,작고연약하기만하던그존재가하나의거대한세계로도약할수있었다.여기에현실적인이유로접어둬야만했던문학을향한열정이배경처럼펼쳐져있어아련함은증폭된다.비록꿈은이루지못했지만가을을닮은그녀의눈동자를추억하고겨울의한파주의보를견뎌냈기에,마침내봄의눈동자를발견하게되는결말은희망의가능성을노래한다.

4.천운영,〈아버지가되어주오〉
천운영의〈아버지가되어주오〉에는아버지를부정하는딸과,아버지의‘아버지’로서살아온어머니라는서로다른지향이존재한다.소설은딸에의해부정된어머니의세계를재구성해내는데,그것은딸이보는것과는전혀다른세계다.어머니에게‘폭언과폭력’을일삼은인물로만여겨지는아버지때문에딸은어머니의삶을‘희생과고통’으로점철됐다여긴다.그럼에도어머니는부친으로부터받았던‘내리사랑’을실천했던자신의삶을온전히수용하는태도를보인다.이소설은부정적이기만했던아버지를견뎌낸어머니의삶이아니라사랑을받아보지못해사랑을할수없는존재를보듬을수있게했던,말하자면‘한세상을키우며’살아온어머니의이야기로수렴된다.이를테면어머니는딸에게‘내가살아온삶을내가해석할권리’에대해말하고있는것인지도모른다.

5.한지수,〈야夜심한연극반〉
한지수의〈야夜심한연극반〉은자신을버렸다고믿었던아버지를찾아가는인물이그여정을통해자신,아버지,그리고세계를재발견하게되는이야기다.주인공이자주구사하는영화기법인크로스디졸브는이제부재하는것에대한방어가아니라누군가를지켜내기위해자신의존재전부를건모험을기꺼이감행한사람에대한기억이된다.‘사라지는’것이아니라‘옮아가는’장면이되는것이다.무엇보다이이야기의배경은‘우토로마을’이다.우토로마을을‘사라지는’것이아니라소설적기억으로‘옮아가는’것으로그려낸작가의마음을생각하지않을수없게하는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