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을 쫓는 모험 : 상 (양장)

양을 쫓는 모험 : 상 (양장)

$13.50
Description
사회를 통제하려 하는 보이지 않는 권력과
그것의 폭력성을 그린 하루키 초기 대표작!
하루키 초기 청춘 3부작의 완결편
《양을 쫓는 모험》은 명실공히 세계적인 작가가 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 청춘 3부작을 완결 짓는 작품이다.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한 하루키의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두 번째 소설 《1973년의 핀볼》, 그리고 노마문예신인상을 수상한 《양을 쫓는 모험》을 묶어 하루키 초기 청춘 3부작이라 하는데, 이 소설들에는 주인공 ‘나’의 친구 ‘쥐’가 공통으로 등장해 ‘쥐 3부작’이라 부르기도 한다. 두 전작이 1960~70년대 일본 사회의 혼란 속에서 전공투(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에 휩쓸린 작가의 자전적 체험을 다루면서 그러한 정치적 계절이 ‘나’의 청춘에 남긴 깊은 흔적을 그리고 있다면, 이 작품에서 하루키는 아시아의 근현대사와 현대 일본의 소비사회로까지 시선을 확장하고, 거대한 힘의 지배를 받고 사는 현대인의 나약한 실체를 묻는다. 이 작품을 밑거름으로 《댄스 댄스 댄스》와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라는 대작을 엮어냈다는 점에서 《양을 쫓는 모험》은 하루키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이다.

‘쥐’가 보내온 의문의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모험
소설 속에서 스물아홉 살인 ‘나’는 지금 이곳이 정말로 지금 이곳인지, 혹은 내가 진짜 나인지 실감이 나지 않는 관념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 얼어붙은 마음을 안고 사는 ‘나’는 아내가 떠난다고 하는데도 별 감응이 일지 않고, 담배 연기와 알코올에 찌들었으며, 정크푸드를 먹고 산다.
권태로 가득 찬 따분한 삶을 보내던 어느 날, 사라진 친구 ‘쥐’가 한 장의 양 목장 사진을 ‘나’에게 보내오면서 기묘한 모험이 시작된다.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넘나드는 믿기 어려운 모험의 과정 속에서 ‘나’는 근현대 일본 사회와 역사를 재발견하고, 사회를 지배하는 듯한 권력의 배후에 있는 특별한 ‘양’의 정체를 밝히려 노력한다.

모험의 끝에서 찾아온 변화
주인공 ‘나’는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에게 개별적인 이름을 붙여줄 필요도 느끼지 못하는, “나는 나고, 당신은 당신이고, 우리는 우리고, 그들은 그들이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모든 것이 무의미한 일반론에 빠져 있는 ‘나’를 두고 친구 ‘쥐’는 “만약에 일반론의 왕국이 정말로 있다면, 너는 거기서 왕이 될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양을 쫓는 모험’을 끝마친 ‘나’는 중요한 변화를 겪는다. 평범하고 세속적인 세계가 기억과 죽음의 세계보다는 훨씬 더 낫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작가는 ‘나’의 모험을 통해 지난 시대의 지배적 관념들을 청산하고 삶이 있는 현실로 결국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루키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지배하던 관념 및 일반론의 세계와 결별하고 새롭게 태어나기로 다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주인공 ‘나’의 현실 귀환, 그 쉽지 않을 과정은 훗날 《댄스 댄스 댄스》로 이어지게 된다.
선정 및 수상내역
- 노마문예신인상 수상작
저자

무라카미하루키

1949년일본교토시에서태어나효고현아시야시에서자랐다.1968년와세다대학교제1문학부에입학했다.재즈카페를운영하던중1979년『바람의노래를들어라』로제81회군조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29세에데뷔했다.1982년『양을쫓는모험』으로제4회노마문예신인상을,1985년『세계의끝과하드보일드원더랜드』로제21회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수상했다.미국문학에서영향을받은간결하고세련된문체와현대인이느끼는고독과허무의감성은당시젊은이들로부터큰공감을불러일으켜작가의이름을문단과대중에게널리알렸다.1987년발표한『노르웨이의숲』은일본에서폭발적인반응을얻은후,일본을넘어세계적으로‘무라카미하루키붐’을일으켰다.1995년『태엽감는새연대기』로제47회요미우리문학상을수상했다.2002년『해변의카프카』를발표하여2005년영어번역본이[뉴욕타임스]의‘올해의책’에선정되면서국제적인명성을한층높였다.2006년프란츠카프카상을수상하고,2009년세계적권위를자랑하는예루살렘상을,2011년에는카탈로니아국제상을수상하여문학적성과를다시한번평가받았다.『댄스댄스댄스』,『언더그라운드』,『스푸트니크의연인』,『신의아이들은모두춤춘다』,『어둠의저편』,『도쿄기담집』,『1Q84』,『기사단장죽이기』등수많은장편소설,단편소설,에세이,번역서를발표했다.현재그의작품은45개이상의언어로번역되어전세계독자들로부터사랑받고있다.

목차

제1장─1970년11월25일
수요일오후의피크닉

제2장─1978년7월
열여섯걸음걷는것에대하여
그녀의소멸,사진의소멸,슬립의소멸

제3장─1978년9월
고래의페니스,세가지직업을가진여자
귀의개방에대하여
속續;귀의개방에대하여

제4장─양을쫓는모험Ⅰ
서장;기묘한남자에관한이야기
기묘한남자에관한이야기
‘선생’에관한이야기
양을세다
차와그운전사1
실지렁이우주란무엇인가?

제5장─쥐로부터의편지와뒷이야기
쥐의첫번째편지
쥐의두번째편지
노래는끝났다
그녀는솔티도그를마시면서파도소리에대해이야기한다

제6장─양을쫓는모험Ⅱ
기묘한남자의기묘한이야기1
기묘한남자의기묘한이야기2
차와그운전사2
여름의끝과가을의시작
5,000분의1
일요일오후의피크닉
한정된집요한사고방식에대하여
정어리의탄생

출판사 서평

‘쥐’가보내온의문의사진한장에서시작된모험

소설속에서스물아홉살인‘나’는지금이곳이정말로지금이곳인지,혹은내가진짜나인지실감이나지않는관념의세계속에살고있다.얼어붙은마음을안고사는‘나’는아내가떠난다고하는데도별감응이일지않고,담배연기와알코올에찌들었으며,정크푸드를먹고산다.
권태로가득찬따분한삶을보내던어느날,사라진친구‘쥐’가한장의양목장사진을‘나’에게보내오면서기묘한모험이시작된다.현실과비현실의세계를넘나드는믿기어려운모험의과정속에서‘나’는근현대일본사회와역사를재발견하고,사회를지배하는듯한권력의배후에있는특별한‘양’의정체를밝히려노력한다.

모험의끝에서찾아온변화

주인공‘나’는자신이키우는고양이에게개별적인이름을붙여줄필요도느끼지못하는,“나는나고,당신은당신이고,우리는우리고,그들은그들이고,그것으로충분하다”고생각하는인물이다.모든것이무의미한일반론에빠져있는‘나’를두고친구‘쥐’는“만약에일반론의왕국이정말로있다면,너는거기서왕이될수있을거야”라고말하기도한다.그러나‘양을쫓는모험’을끝마친‘나’는중요한변화를겪는다.평범하고세속적인세계가기억과죽음의세계보다는훨씬더낫다는사실을깨닫는것이다.작가는‘나’의모험을통해지난시대의지배적관념들을청산하고삶이있는현실로결국돌아가야한다고말하고있다.하루키는자신의젊은시절을지배하던관념및일반론의세계와결별하고새롭게태어나기로다짐하고있는것이아닐까.주인공‘나’의현실귀환,그쉽지않을과정은훗날《댄스댄스댄스》로이어지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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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당신의인생이따분한게아니라당신이따분한인생을추구하고있는건지도몰라.그렇지않아?”─상권72쪽

“지금당장이리로와주지않겠어?”라고상대방이말했다.긴장된목소리였다.“아주중요한이야기야.”
“어느정도로중요한데?”
“와보면알아”라고그는말했다.
“어차피양에대한이야기겠지”라고나는시험삼아말해보았다.말하지말았어야했다.수화기가얼음처럼차가워졌다.
“어떻게알고있지?”라고그가말했다.
어쨌든,그렇게해서양을쫓는모험이시작되었다.─상권82-83쪽

세계─이말은언제나내게코끼리와거북이가필사적으로떠받치고있는거대한원반을생각나게했다.코끼리는거북이의역할을이해하지못하고,거북이는코끼리의역할을이해하지못한다.그래서그어느쪽도세계라는것을이해하지못하고있는것이다.─상권176쪽

“인간을대충두가지로나누면현실적으로평범한그룹과비현실적으로평범한그룹으로나눌수있는데,당신은분명히후자에속하지.이건기억해두는게좋을걸.당신이걸어온운명은비현실적인평범함이걸어온운명이기도하니까.”─상권193-194쪽

“우리는왕국을구축했지”라고남자는말했다.“강대한지하의왕국말이야.우리는모든것을장악하고있어.정계,재계,매스컴,관료조직,문화,그밖에당신은상상도하지못할것까지장악하고있지.우리를적대시하는것까지장악하고있거든.권력에서부터반권력에이르는모든것을.그것들의대부분은장악되고있다는사실조차인식하지못하고있어.”─상권212쪽

“앞으로나아가는부분이‘의지부분’이고,앞으로나아가게하는부분이‘수익부분’이야.사람들이선생님을문제삼을때에거론하는것은이‘수익부분’뿐이지.그리고또선생님이돌아가신다음에사람들이분할을원하고몰려들부분도이‘수익부분’뿐이야.‘의지부분’은아무도욕심을내지않아.아무도이해할수없기때문이지.이것이내가말하고있는분열의의미야.의지는분열될수없어.100퍼센트계승되거나100퍼센트소멸되는것둘중하나일뿐이지.”─상권214-215쪽

“이상한말같지만,도저히지금이지금이라고생각되지않아.내가나라는것도어쩐지딱와닿지않아.그리고여기가여기라는것도말이야.언제나그래.훨씬뒤에가서야겨우그게연결되는거야.지난10년동안줄곧그랬어.”─상권255쪽

“자네는사념思念만이존재하고표현이뿌리째뽑힌상태를상상할수있는가?”라고양박사가물었다.
“모르겠습니다”라고나는대답했다.
“지옥이지.사념만이소용돌이치는지옥이야.한줄기의빛도없고한움큼의물도없는땅속의지옥이지.그리고그것이지난42년간의내생활이었네.”─하권59-60쪽

“근대일본의본질을이루는어리석음은,우리가아시아의다른민족과의교류에서무엇하나제대로배우지않았다는거네.양에대해서도역시마찬가지지.일본에서의면양사육이실패한이유는그것이단지양모식육의자급자족이라는관점에서만파악되었기때문이고,생활에서의사상이라는것이결여되어있었던거네.시간을따로떼어결론만을효율적으로훔쳐내려고한거야.모든일이그래.다시말해서발이땅에닿아있지않은거지.전쟁에지는것도무리는아니야.”─하권64쪽

“나는그양에는더이상말려들지않는것이좋다고생각하네.내가그좋은예지.그양에말려들어행복해진사람은아무도없어.왜냐하면양의존재앞에서는일개인간의가치관따위는아무런힘도가질수없기때문이네.”─하권71쪽

나는웃었다.이번에는제대로웃을수있었다.“그야그런식으로말하자면나약하지않은인간이어디있겠어.”
“일반론은그만두자.조금전에도말했듯이물론인간은누구나나약해.그러나진정한나약함은진정한강인함과마찬가지로드문법이야.끊임없이어둠속으로끌려들어가는나약함을너는모를거야.그리고그런것이실제로세상에존재하는거야.모든것을일반론으로규정지을수는없어.”─하권237쪽

“난나의나약함이좋아.고통이나쓰라림도좋고여름햇살과바람냄새와매미소리,그런것들이좋아.그냥좋은거야.너와마시는맥주라든가…….”쥐는거기서말을삼켰다.─하권240쪽

플랫폼에는아무도없었고,열차의승객도나를포함해서네사람뿐이었다.그래도오래간만에보는사람들의모습은나를안심시켰다.어쨌든나는삶이있는세계로돌아온것이다.설사그것이따분함으로가득찬평범한세상이라할지라도그것은나의세계인것이다.─하권257-2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