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사랑을 못 한 열등감(2022) (시인의 아티스틱 라이선스 | 문정희 에세이)

치명적 사랑을 못 한 열등감(2022) (시인의 아티스틱 라이선스 | 문정희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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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치명적 사랑을 못 한 열등감』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시인에게 시적 영감을 준 예술가, 즉 뮤즈들과의 노마드nomad적 체험을 3개의 테마로 나눠 펼친다.

1부는 세계적 명작을 탄생시킨 예술가들에게서 받은 영감을 시인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과정에 주목한다. 문정희 시인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예세닌과 이사도라 덩컨, 조지프 브로드스키 등 한 세대의 신드롬을 일으키고 트렌드를 선도한 거장들의 발자취를 좇는다. 그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은 도시, 거리, 집을 찾아가 그들의 작품 세계를 골몰하고, 시적 소재가 될 오브제를 가져왔다. 바로 그 오브제가 시에 차용되어, 때론 처절하고 때론 기쁨에 찬 시대의 희극과 비극을 정의한다.
2부는 한국문학으로 시대를 풍미하고 한국 문단의 주축이 된 스승들에게서 받은 영감을 고백한다. 삶을 대하는 진실한 태도를 온몸으로 보여 준 지식인, 부당한 권력에 맞서 투쟁한 시인 김지하, 시 산맥의 절정 미당 서정주 등. 문학이 나아갈 올곧은 길을 개척한 스승들과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김지하 시인은 문정희를 ‘시 귀신’이라 부르며 시인의 시정신을 찬미했고, 서정주 시인은 문정희의 첫 시집 『꽃숨』의 제목을 지어 주기도 했다. 이들의 열정을 이어받은 문정희 역시 현재 많은 문인들의 선배로서, 스승으로서 한국문학의 밝은 미래를 천착하고 있다.
3부는 시인과 어깨를 나란히 한 동료들, 이 나라의 빼어난 여성 시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작품에 내포된 의미를 되짚는다. 엄혹한 시대와 사회적 제도 탓에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여성 시인들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 기녀들의 작품을 해체하기까지 이른다. 성에 국한되어 빛을 보지 못한 작품들의 ‘텍스트’를 파헤치며, 텍스트 자체가 내포하는 ‘인간의 보편적 감성’을 다룬다. 여성으로서, 여성이기에 같은 수식으로 설명할 필요 없는 세상을 간절히 바라며, 작품과 시인이 동등한 자격으로 설 수 있는 미래를 꿈꾸면서 말이다.
저자

문정희

1947년전남보성에서태어나서울에서성장했다.진명여자고등학교재학중한국여고생최초로시집『꽃숨』을발간했다.1969년『월간문학』을통해등단한후지금까지50년넘게작품활동을이어오고있다.시집『오라거짓사랑아』『나는문이다』『모든사랑은첫사랑이다』『찔레』『다산의처녀』『아우내의새』『한계령을위한연가』『카르마의바다』『작가의사랑』『양귀비꽃머리에꽂고』『내몸속의새를꺼내주세요』『응』『오늘은좀추운사랑도좋아』,시선집『지금장미를따라』등을펴냈으며,영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등10개언어로출판된14권의번역시집이있다.현대문학상,소월시문학상,정지용문학상,육사시문학상,목월문학상,한국예술평론가협회최우수예술가상,대한민국문화예술상,마케도니아세계시인포럼에서수여하는‘올해의시인상’(2004),스웨덴노벨상수상시인하뤼마르틴손재단이수여하는시카다Cikada상(2010)을받았다.

목차

작가의말
작품출처

1부
시인의아티스틱라이선스
슬픈떠돌이별의카르마karma
완벽한언어의체위,“응”
파리에서노르망디에브뢰까지
생生의허무와사랑의유효기간
아버지가물려준광기와폐허
성가족聖家族의딸이잠자는거실

2부
치명적사랑을못한열등감
나약한지식인과초대받은시인
오직시인이었던나의뮤즈
탐미주의자의미의식
죄수복을보내준친구에게

3부
길위에서Ontheroad
우드스톡에서의아침
하이퍼그라피아에빠진글창녀
나의펜은페니스가아니다
빼어나고슬픈이땅의딸들
젊음은인동초다

출판사 서평

사랑이점령한관능적시혼,
시의귀신을깨우다

“시는항복을요구한다.
진실이무엇인지말해주는언어,
범인凡人들을위해성스러운일을해주는언어를요구한다.”
-파멜라스파이로와그너

여기,당신을시인으로만든것이무엇이냐는질문에주저없이소매를걷어팔목의피를뽑으라한예술가가있다.“나의피는절반의비트와히피에빚지고있다”며찰나의순간에도시인으로살아가는,시인문정희다.시를쓸수만있다면언제든무너질준비가된시인은언어를날것자체로끌어안는다.극단의표현속에서한편의시를피워내며누군가는말해야할,그리고누군가는들어야만하는성스러운언어의나열을구사한다.“시는항복을요구한다”고말한어느작가처럼,시인문정희는시앞에서기꺼이항복을자처하고,시의근간이되는사랑앞에서한없이나약해진다.디아스포라처럼떠돌던젊은날의방황과무자비한시대를겪으면서도내밀한시세계를구축해온시인의이야기가,지금까지의시인의행방을하나씩되짚어나갈것이다.

시인의아티스틱라이선스
모든시인은‘시적허용’을뜻하는아티스틱라이선스artisticlicense를가진다.시인은시가부르는곳,펜이이끄는곳이라면망설이지않고질주한다.시인은그저쓰면된다.시로목소리를내고,시로사랑을말하고,시로자유를갈구하는것만이시인의업,즉카르마이기때문이다.문정희시인은여러종류의사랑이낳고기른시혼을깨워시와에세이로풀어썼다.비록언어도단의막막함을실감하고,단단한시세계가흔들리는한계에부딪칠때도있겠으나,시인은멈추지않는다.누군가시인의앞을가로막는다면,시인은핸들을꺾는대신아티스틱라이선스를꺼내흔들어보일것이다.시인으로서의자격이아닌,시의가치를존중받는것.그것이바로이시대의모든시인에게부여된아티스틱라이선스다.

예술가들과함께한노마드적체험
『치명적사랑을못한열등감』은총3부로구성되어있다.시인에게시적영감을준예술가,즉뮤즈들과의노마드nomad적체험을3개의테마로나눠펼친다.

1부는세계적명작을탄생시킨예술가들에게서받은영감을시인의세계로끌어들이는과정에주목한다.문정희시인은보리스파스테르나크,예세닌과이사도라덩컨,조지프브로드스키등한세대의신드롬을일으키고트렌드를선도한거장들의발자취를좇는다.그들의흔적이고스란히묻은도시,거리,집을찾아가그들의작품세계를골몰하고,시적소재가될오브제를가져왔다.바로그오브제가시에차용되어,때론처절하고때론기쁨에찬시대의희극과비극을정의한다.
2부는한국문학으로시대를풍미하고한국문단의주축이된스승들에게서받은영감을고백한다.삶을대하는진실한태도를온몸으로보여준지식인,부당한권력에맞서투쟁한시인김지하,시산맥의절정미당서정주등.문학이나아갈올곧은길을개척한스승들과의이야기로이루어져있다.특히김지하시인은문정희를‘시귀신’이라부르며시인의시정신을찬미했고,서정주시인은문정희의첫시집『꽃숨』의제목을지어주기도했다.이들의열정을이어받은문정희역시현재많은문인들의선배로서,스승으로서한국문학의밝은미래를천착하고있다.
3부는시인과어깨를나란히한동료들,이나라의빼어난여성시인들의작품을소개하고작품에내포된의미를되짚는다.엄혹한시대와사회적제도탓에소외될수밖에없었던여성시인들의작품을소개하면서,시대를거슬러올라가조선시대기녀들의작품을해체하기까지이른다.성에국한되어빛을보지못한작품들의‘텍스트’를파헤치며,텍스트자체가내포하는‘인간의보편적감성’을다룬다.여성으로서,여성이기에같은수식으로설명할필요없는세상을간절히바라며,작품과시인이동등한자격으로설수있는미래를꿈꾸면서말이다.

『치명적사랑을못한열등감』은이렇듯시를사랑하고한국문학사를이어나가려는문정희시인의오랜연구가스며들어있다.

도발적이고파괴적인언어들의공생
문정희의시를보면다소파멸적이고치기어린시어들이눈에띈다.특히‘글창녀’나‘매문’,‘얼음번개’,‘하이퍼그라피아’등의시어는독자로하여금구체적이미지를연상시키기보다,이질적이고낯선분위기를느끼게한다.문정희의시는장면의연쇄성보다서사적구성이주를이루기때문인데,그렇기에단편적인이미지에만집중해서는시의메시지를온전히받아들일수없는것이다.거칠고생경한언어에쉽게다가가기어려울지도모르지만,사실그속을들여다보면“온몸으로뛰어들어온생애를불같이태우는그런치명적인사랑을못한열등감”의의미를알수있다.사랑을욕망하는동시에사랑하지못한부끄러움을후회할수있다니.과연시어의확장성을이보다더다정하고애틋하게목격할수있을까.“나의펜은페니스가아니다.나의펜은피다”라는시인의말을빌려,도발적이고파괴적인언어가공생하는이유를설명해본다

시인의언어가탄생시킨

문정희시인의에세이『치명적사랑을못한열등감』은2016년문예중앙(현중앙북스)에서출간된도서의개정판이다.이미독자들에게한번소개되었던책이나,신간으로새롭게선보이는만큼책의구성과흐름을달리했다.이책의가장큰특징은여러에세이와시가묶여하나의작품으로완성되는것이다.독자는에세이를읽은다음시를감상함으로써,비로소이야기의마침표를찍고흩어진상념을그러모을수있다.이를효과적으로나타내기위해,책은시집처럼좁고긴모습이다.에세이는시처럼,시는에세이처럼자연스럽게이어져독서의호흡이고를수있도록고려했다.또한,수록된에세이의순서를재배치하여세개의테마로나누었다.앞서언급했듯1부는예술계의거장들로부터받은영감,2부는시인의스승들로부터받은영감,3부는시인자신과이땅의여성들로부터받은영감으로이뤄진다.무엇보다시인의시세계를내밀하게파고들고자,응축된텍스트에만집중할수있도록여타디자인적요소는최소화했다.가장콤팩트하게,텍스트와그의미로‘치명적사랑을못한열등감’이가닿기를바란다.

『치명적사랑을못한열등감』은문정희시인으로부터시작되어시인에게로귀결된다.이렇게시인이딛고선땅아래로펼쳐진언어가땅을이루고,언어가기둥이되어무대를세우고,언어가풀과꽃과하늘이되는‘언어의평행세계’가구축되었다.그평행세계에서시인은,언제나시인의강보를둘러쓰고계속해서시쓰기에몰두할것이다.시인의발걸음이닿는순간마다한편의시처럼꽃이피어나기를,새로운길이펼쳐지기를응원한다.

-편집자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