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 2 (양장)

해변의 카프카 2 (양장)

$17.75
Description
“너는 지금부터 이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살 소년이 된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너는 새로운 세계의 일부가 되어 있다.”

하루키 스타일의 묘미를 오롯이 살린 16년 만의 전면 개정판!
인간 삶의 원형을 탐구하는 정신분석학적 매직 리얼리즘
저자

무라카미하루키

저자:무라카미하루키
1979년『바람의노래를들어라』로군조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데뷔했다.1982년『양을쫓는모험』으로노마문예신인상,1985년『세계의끝과하드보일드원더랜드』로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수상했다.1987년『노르웨이의숲』을발표하고기록적인판매고를올렸다.1996년『태엽감는새연대기』로요미우리문학상을수상했고,2005년『해변의카프카』가당시아시아작가의작품으로는드물게<뉴욕타임스>‘올해의책’에선정되었다.2009년『1Q84』가한일양국의서점가를점령하며또다시베스트셀러가되었다.2017년『기사단장죽이기』,2023년『도시와그불확실한벽』등신작을발표할때마다큰화제를일으키며독보적인거장의면모를보여주고있다.그의작품들은50여개이상의언어로출간되어전세계독자들에게사랑받고있다.2006년체코의프란츠카프카상,2009년이스라엘최고의문학상인예루살렘상,2016년한스크리스티안안데르센문학상을수상하며문학적성취를인정받았다.

역자:김춘미
이화여자대학교영문학과및한국외국어대학교대학원일본어과를졸업했다.고려대학교대학원에서국문학과박사과정을수료하고,일본도쿄대학교비교문학연구실객원교수,일본국제문화연구센터객원연구원을역임했다.현재고려대학교일어일문학과명예교수이자글로벌일본연구원일본번역원장이다.옮긴책으로는『일요일오후의잔디밭』『손바닥의바다』『물의가족』『밤의거미원숭이』등이있다.

목차


제24장~제46장
까마귀라고불리는소년
제47장~제49장
작품해설:무의식의폭력과삶에대한책임을탐색한대작(권택영)
옮긴이의말:작가적성숙을실감케하는무라카미하루키의탁월한작품(김춘미)

출판사 서평

한세계의끝으로나아가는열다섯살소년의성장서사
“하루키처럼우리가꿈을꾸고있다고느끼게해주는작가는드물다.”
―로라밀러(뉴욕타임스칼럼니스트)

무라카미하루키가“내가지닌모든것을쏟아부은작품이며지극히만족스러운작품”이라고표현한『해변의카프카』의주인공,다무라카프카가15세소년이라는점은의미심장하다.15세소년은‘아이의종점’이자‘어른의출발점’에선인간의순수한원형을상징하기때문이다.인간의원형이란프란츠카프카가말한,세상의상식과궤도에맞춰진‘다스만(dasMan,세상사람)’이아닌,세상의때가묻지않고부조리에물들지않은‘다스젤프스트(dasSelbst)’,즉‘본래의자기’라고볼수있다.

도쿄나카노구에서나고자란다무라카프카는열다섯살이되는생일에집을나온다.아버지를죽이고누나,어머니와육체관계를맺게될것이라는예언으로부터도망치기위해서.한번도가본적없는시코쿠로향하는여정에서카프카는어릴적어머니와함께집을떠난누나또래여성사쿠라를만나고,잡지에서보았던고무라도서관을찾아간다.도서관에는부드러운미소를띤오시마와우아하고아름다운관장사에키가있다.나이를속이고호텔에머무르며도서관에서책을읽거나체육관에들러규칙적으로운동을하던평화로운일상은집을떠나온지8일째되던새벽,무너지게된다.의식을잃고피투성이가된채깨어난카프카는그로부터얼마지나지않아아버지가살해되었다는소식을듣는다.그는전후가기억나지않는그날밤옷에묻어있던피가아버지의것임을의심한다.모래폭풍처럼휘몰아치는저주와도같은예언이소년을조금씩짓눌러온다.

소설의주인공다무라카프카는현실과환상사이를오가며복합적인형태로삶을살아가는인물이다.그동안이십대에서삼십대에이르는젊은남성을주요인물로설정해이야기를써왔던무라카미하루키는『해변의카프카』에서가치관이나생활방식이굳어지지않은열다섯살소년을화자로내세워삭막하면서도근사한,있는그대로의세계를그려냈다.체코어로까마귀를뜻하는단어카프카를자신의새이름으로정한주인공은까마귀처럼무리에서떨어져혼자살아갈수밖에없지만그만큼강한몸과마음으로삶을마주하고있다.소설의중간마다독백형태로등장하는‘까마귀라고불리는소년’은그의조력자이자내면의목소리를들려주는또다른자아다.

소년과노인을중심축으로시공간을교차하며서술되는정신분석학적매직리얼리즘은독자를환상적인모험의길로끌어들인다.하루키특유의상상력을자극하는문장과세밀한내면묘사로막힘없이전개되는서사에동서양의고전과그리스비극을원형으로한메타포가깊이를더한다.저주와같은예언을따라세계의끝에닿은뒤이전과는다른단계로나아가는소년카프카는하루키자신이자소설을읽는독자들이기도하다.크고작은하나의경계를넘어본이라면누구나현실과맞닿은꿈속에서지독한성장통을겪는소년의여정에완전히빠져들것이다.

꿈과상상력의가운데에서시작되는책임
“진정한페이지터너이자형이상학적환각제다.무라카미하루키는네거티브스페이스의화가다.”―존업다이크(소설가)

소설에는시코쿠를경유하는두인물이등장한다.아버지의저주를피해가출한열다섯살소년다무라카프카와어릴적사고로지능장애를갖게되었으나고양이와대화할수있는육십대노인나카타사토루가그주인공이다.표면상아무런접점이없어보이는둘은본능적인이끌림에따라각각도쿄에서다카마쓰로이동한다.카프카와나카타는미로처럼복잡한숲,바다를건너는거대한다리로이어진연결통로를거쳐사에키에게당도한다.고무라도서관을운영하는사에키는그들이필연적으로만나야하는인물이자이묘한여행의종착지다.비슷한경로를거쳤지만실제로는한번도만난적없는그들은물리적거리를초월해꿈을통해연결된다.

하루키의전작에서와마찬가지로『해변의카프카』또한꿈으로표현된환상성과초현실성이전개에주요한역할을한다.꿈은단순히잠을자는동안체험하는정신현상에그치지않는다.내면의무의식이반영된사건이며,현실세계와직접적으로연결되어있기에그에따른책임도부여되는것이다.나카타는소년시절겪은사고이후2주동안의식상실을경험하고깨어나‘보통’의자신을잃어버렸다.남들보다짧은그림자를가진그는자신도모르는사이고양이살해범조니워커를죽이고,하늘에서물고기와거머리가떨어지는기현상을일으킨다.한편카프카는옷에피가묻은채깨어났던날,특별한꿈의회로를통해도쿄에있던아버지를죽였을거라는가설을세운다.

모든것은상상력의문제다.우리의책임은상상력가운데에서시작된다.그말을예이츠는이렇게쓰고있다.Indreamsbegintheresponsibilities.그말대로다.거꾸로말하면,상상력이없는곳에책임은발생하지않을지도모른다.(1권,273쪽)

상상력이결여된인간에대한오시마의비판은공허한사회를살아가는현대인들이잊어가지만‘절대로망각할수없는것’에대한질문을던진다.무심코저지른폭력,무감각과몰이해,비관용성은현대사회에서형태를바꿔끝없이되풀이된다.인생을바꿀만큼커다란사건을겪고도어떤이는그것을쉽게잊고,다른이는그에얽매여평생을살아간다.현재를벗어날수있는이상적공간을꿈꾸기도한다.소설은제2차세계대전이끝난뒤상처가채아물지않은일본을배경으로개인이경험한상실과폭력을그려내고있다.예술과사랑,시간의경계에서명확한진실을가늠하기어렵게하는작품속환상성은결국현실과이어진다.꿈을꾸는것같은메타포의힘을빌려우리는상처를입기전평화로운시절로돌아갈수있을까?

나카타와호시노는입구의돌을찾아힘겹게문을열었다.그럼에도눈앞에보이는세계는변하지않았다.한세계의끝에닿는다고해도이미일어난일은돌이킬수없다.그럼에도삶을포기할수없는것은직접해보지않고서는알수없는일들이있기때문이다.어디에나있을법한평범한돌이사실은비밀의문을여는입구였듯이,눈에보이지않는복잡한규칙들이세계를움직이고있는지도모른다.매일달라지는세계를완전히이해하기는불가능하다.누군가를만나고,사랑하고,기억하며살아갈뿐이다.고된하루의끝에서우리는눈을감는다.

“너는이제잠을자는것이좋겠어”하고까마귀라고불리는소년이말한다.“잠을자고다시눈을떴을때,너는새로운세계의일부가되어있을거야.”
이윽고너는잠이든다.그리고눈을떴을때,너는새로운세계의일부가되어있다.
(2권,496-497쪽)

『해변의카프카』를집필한뒤진행했던인터뷰에서무라카미하루키는“몇번읽어도읽을때마다새로운의미와재미,그리고깊은뜻을느낄수있는소설을쓰고싶다”고했다.초고마감이후6개월여에걸쳐퇴고를이어갔다는그의열정만큼이나작품에는공들여읽지않으면놓치기쉬운요소들이숨어있다.
작가의의도와문체,서술기법을최대한원형에가깝게되살려낸전면개정판으로하루키의대표작을다시읽어야할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