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고 흐느끼고 견디고 (양장)

미치고 흐느끼고 견디고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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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미치고 흐느끼고 견디며 산 내 인생에게 상을 줍니다.
그래 잘 미쳤다, 잘 흐느꼈다, 잘 견뎠다.”

신달자 문학과 인생 80년의 총결산
80세 바구니에 담은 시리고 저린 인생 고백록
“희로애락으로 가득한 인생의 사계절을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견뎌내야 하는지
저자 자신의 절절한 체험을 바탕으로 들려줍니다.”
-이해인(수녀, 시인)

저자

신달자

경상남도거창에서태어나숙명여자대학교국문학과및동대학원을졸업했다.1964년『여상』여류신인문학상을수상했고1972년박목월시인추천으로『현대문학』을통해재등단했다.『봉헌문자』를시작으로『열애』『종이』『북촌』『전쟁과평화가있는내부엌』등열일곱권의시집을펴냈으며정지용문학상,김달진문학상,대산문학상,서정시문학상,만해대상,석정시문학상등을수상했다.문화예술발전에기여한공적이뚜렷한이에게주어지는은관문화훈장을수훈했고대한민국예술원회원이다.“여성특유의심미감을감각적으로드러내는시”(권영민)를발표하여폭넓은독자층을확보해왔으며“상처를넘어서는사랑과헌신의서정적정화”(유성호)를꽃피우며한국여성시를개척한선구적시인으로평가받고있다.또한수필집『백치애인』과소설『물위를걷는여자』가책의인기에힘입어영화와드라마로만들어지는등당대최고의밀리언셀러작가로서도많은사랑을받았다.

목차

1장80세바구니에담는열매
내인생반성문의문을열다
내가지금부를수있는이름
내마음내가안아주기
열매는왜귀한가?80세바구니에담는열매
80층의계단앞에서
내가나의손에수갑을채웁니다
오빠,그리고남자를그리워합니다
내가먹은밥이키워온외로움
오솔길에서별을보다
내손에게상을줍니다
미소와음악안에서
평화로움의얼룩

2장내마음에게미안합니다
미치고흐느끼고견디고
우리마음속에지어올리는파라다이스
내마음에게미안합니다
견디는무게가사랑의무게입니다
삶이원하는것은무엇일까요
대모산을홀로오르다
우리들의우울증을위하여
내인생에힘이되어준말들
나의첫제자들
여자의일생에붙는명칭들
우리의소중한자산
‘차라리’와‘그래도’

3장인생이무엇이냐고물었다
사과한알속에태양이있다
여성은집이다
여성,우리에게나이는무엇인가
1992년,그눈부신날들
눈빛에담긴생의그늘
행복론과다행론
하느님의계산법
내삶에서놓친것은무엇인가
저샘을향해천천히걸어가겠다
자녀에게줄말의유산은무엇인가
인생이무엇이냐고물었다
이스라엘명상

4장용서를빕니다
이고난도의생에감사합니다
책은정신의자연입니다
성경은우리생의내비게이션
정진석추기경님
뒤돌아서서다시발자국을찍고싶은곳
집은사랑이다
세상에서가장좋은집,고회지가
설악무산스님,어디에계십니까
내안에울고있는아이
새벽이라는시간
무명의성인들을위하여
용서를빕니다

출판사 서평

한국여성시를개척한대표적시인이자베스트셀러작가로많은사랑을받아온신달자가팔순을맞아마지막이라는심정으로자신의문학과인생을총결산한묵상집.에세이집으로는『신달자감성포토에세이』에이어8년만에펴낸신작이다.지금까지발표한천편이넘는시중에서182편을정선한시선집『저거리의암자』와동시출간한이묵상집에서저자가지난팔십년의세월을요약한단한마디의말은바로이것이다.

팔십년을한마디로축소하면어떤말을할수있을까요.
“잘못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단연1위의말은참담한후회의고백이며반성의축대라고할수있는이한마디일것입니다.이한마디는아마도이책한권을채울수있는축약된지도일것입니다.팔십년을단한마디로요약할수있는말이있다면이말을빼놓을수없을것입니다.“잘못하였습니다”에는‘미안합니다’,‘죄송합니다’라는말도섞여있으니까요.(본문에서)

누구보다도화려하고성공적인이력뒤에여성으로서,아내이자엄마로서겪어야했던저자의순탄치않은삶을생각할때다소의외의고백이아닐수없다.그는21세의젊은나이에등단했지만학업및결혼으로인해펜을놓고있다가서른살이되어서야첫시집을낼수있었고,아이셋을낳아행복한가정생활을이룬듯했지만남편에이어시어머니까지쓰러져오랜세월병수발을하며보따리장사등으로가정생계를꾸려야했으며,남편이병석에누운지24년만에세상을뜨자이번에는자신도유방암판정을받고한동안투병생활을해야했다.그토록바랐던대학교수의꿈도우여곡절끝에50세가되어서야이룰수있었다.책제목처럼말그대로미치고흐느끼며견뎌온삶이었다.그럼에도잘못했다니?무엇을그리잘못했다는것일까?
저자는자신에게온생의상황들을받아들이기가어려웠다고말한다.흔히운명이라부르는생의질곡들앞에서그는누구보다도강해져야했고강해지고싶었다.복싱을배워강펀치로,유도를배워메치기로그운명이라는것을녹다운시키고싶었다.그리하여늘지나친욕심과과분한욕망으로자신을채찍질하며하루하루를살아왔지만,그렇게뭐든잘해보겠다고덤비는과정에서주위사람들을힘들게하고스스로도마음과몸을많이다칠수밖에없었다.부족하고모자란주제에운명과싸워이겨보겠다고아등바등했던자신에게,주위사람들에게허리굽히고온몸을낮게낮게엎드리며잘못했다고말하는것이다.

“내게얼마만큼의시간이허용되어있는지몰라이렇게용서를빕니다.
잘못하였습니다.그리고감사합니다.”

어느덧팔순에접어들어“모든게아슴하고피가얼듯한고독도없고눈알이터질듯한슬픔도없”고“온몸을쥐어짜면서통곡하는울음도없”는지금,그는이제편안하다고말한다.그리고자신과함께해준모든사람,모든자연에감사하고사랑한다고말한다.

저기저기쯤에내생의마지막이있을수있다는데,거기도착하기전에나는내가장깊은집에서거짓말없이연기없이화장도지우고가지런히나를놓고맑게밝게만나고싶습니다.이짧은글들은세상을관조하고사람을즐기고느긋하게남은생을살겠다는다짐이기도합니다.(본문에서)

세상부러울것없는성공한시인으로서,사회명사로서이제모든것을내려놓고편안한노년생활을즐길법도하지만,저자는팔순에이른지금도시를써서시집을내고산문을기고하고문예지를만들면서각종사회활동도왕성히벌이고있다.육신의쇠약은쾌락으로인한과오에서멀어지게하며정신과영혼에더욱힘을쏟게한다는키케로의말처럼,“느긋하게남은생을살겠다는”겸손한다짐과달리그의문학인생은여전히현재진행형이다.
정호승시인은저자에대해“소담한눈꽃의언어로삶을그려내는사람”이라고평한바있는데,이묵상집에는낮게엎드려자신의인생은물론이시대보통사람들의눈물과고통,외로움과쓸쓸함을살갑게어루만지고안아주는한층원숙한마음그릇의너비와깊이가오롯이드러나있다.지난시절의과오를통렬히반성하는고백이자교만과아집을버리고겸허히스스로를낮출줄아는노년의지혜를통해저마다의이유로지금의삶에힘겨워하는이들에게따듯한위로의메시지를전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