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페이스

옐로페이스

$18.00
Description
20대 중반의 나이에 네뷸러상, 로커스상, 영국도서상 등을 수상하며 영미권에서 가장 핫한 젊은 작가로 떠오른 R. F. 쿠앙이 자신이 반짝 스타가 아니라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차세대 작가임을 전 세계 독서계에 강렬하게 각인시킨 문제작, 『옐로페이스』.
이 소설이 말 그대로 문제의 작품인 이유는 작가의 인종적, 문화적, 정치적 배경과 신념을 넘어 성역 없는 모두까기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R.F.쿠앙

저자:R.F.쿠앙
1996년중국광저우에서태어나네살때가족과함께미국으로이주했다.조지타운대학에서중국사를전공한후마셜장학생에선발되어케임브리지대학과옥스퍼드대학에서중국학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예일대학에서동아시아어문학박사과정을공부하고있다.
스물두살때펴낸첫소설『양귀비전쟁』이네뷸러상,로커스상,세계판타지상최종후보에오르며화려하게데뷔했다.스물여섯살때펴낸네번째소설『바벨,혹은폭력의필요성』이《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1위에오른데이어네뷸러상,로커스상,영국도서상등을휩쓸면서영미권에서가장핫한스타작가의대열에합류했다.작가가“경쟁이치열한출판업계내의외로움에관한공포소설”이라고자평한『옐로페이스』역시아마존올해의책,《타임》선정2023년꼭읽어야할책100권,굿리즈초이스어워드2023년최고의소설,굿리즈독서챌린지:‘2024년에가장많이읽은책’1위,리즈위더스푼북클럽추천도서에선정되는등자신이반짝스타가아니라대중성과문학성을겸비한차세대작가임을전세계독서계에강렬하게각인시켰다.

역자:신혜연
어릴때부터책과언어,아름다운것들에관심이많았다.성균관대학교에서영문학석사학위를취득하고바른번역글밥아카데미를거쳐전문번역가로활동중이다.옮긴책으로는『나는그녀를모른다』『웃음』『최면술사:마크트웨인단편집』『악몽』『나는내가먼저입니다』등이있다.

목차


옐로페이스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그녀의소설은베스트셀러가되었다.문제는,그녀가그책을쓰지않았다는것이다.
“쿠앙은어떻게최근의모든책스캔들을풍자스릴러로바꾸었는가?
『옐로페이스』는시대정신으로의출발이자도약이다.”(LA타임스)

준(주니퍼)은같은예일대학출신에작가라는공통점때문에아테나와친하게지내지만,둘은달라도너무나다른처지였다.중국계인아테나는탁월한글쓰기재능에마치앤해서웨이처럼큰키과가느다란체구,발레리나처럼우아한자태덕에단숨에출판계의스타로떠오른작가였다.반면에준은아무리애써도작가로주목받아본적이없는데다갈색눈,갈색머리카락을가진평범한백인여성에지나지않았다.준은별볼일없는자신의처지에한탄하면서아테나를질투한다.

그런데아테나의넷플릭스판권계약을축하하는둘만의술자리에서,아테나가팬케이크를먹다가그만질식사를하고만다.엉겁결에아테나의미발표소설초고를집으로들고온준은유혹을이기지못하고초고를고쳐자신의이름으로발표하기로한다.제1차세계대전당시유럽전선에서복무한중국인노동자들의이야기였다.

중국인이야기를백인여성작가가발표할경우여러문제(문화적전유,착취등)가발생할수있다는출판사의권유에따라,준은아시아인을연상시키는‘주니퍼송’이란이름(과인종적으로모호해보이는작가사진)으로소설『최후의전선』을출간한다.그동안준이한번도경험해보지못한출판사의대대적인지원과마케팅에힘입어『최후의전선』은‘여름에읽기좋은최고의책10권’에선정되는등화제를모으며즉시베스트셀러가된다.

그러나준은책이인기를얻을수록혹시나자신의비밀이밝혀질까봐전전긍긍하기시작한다.게다가중국인이야기를백인이썼다는이유로악평또한늘어나는가운데,트위터에준이아테나의작품을훔쳤다는폭로글이떠돌면서준의위기가본격화한다.

창조와표절,예술의상품화,인종차별/역차별,SNS문화전쟁에관한문제제기
“범죄,풍자,공포,편집증,문화적전유,소셜미디어의홍수까지…
그러나무엇보다엄청난이야기다.”(스티븐킹,소설가)

이소설의가장큰매력은특정한주의/주장을지지하고내세우는이슈제기를넘어전복적인역할바꾸기게임이자사고실험이라는데있다.중국계작가인쿠앙이굳이백인여성‘빌런’을주인공으로내세운이유이기도하다.백인인준이중국인을주인공으로내세운역사소설을발표한것이,작가가백인을주인공으로한소설을발표한것과아이러니하게맞물린다는점에주목한다면더욱흥미진진하고깊이있는독법이가능하다.

#문화적전유혹은진정성
백인여성이중국의민감하고아픈역사를썼다는이유로준은온라인상에서엄청난비난에시달린다.영화계의‘옐로페이스’와마찬가지로,펄벅의『대지』와마찬가지로문화적전유/착취라는것이다.(실제로준은백인여성의시각에서아테나의원고를보편적휴먼드라마로만들기위해중국노동자들에대한유럽인의인종차별등여러부분을각색했다.)이에대해준은반문한다.그럼아테나는어떤가?아테나는한국인도아니면서한국전쟁을다룬소설을써서상을받은적도있었다.과연역사를이야기할자격은특정한인종적/민족적/문화적배경과입장을가진사람에게만있는것인가?작가는작품을쓸때자신의경험만을토대로해야하는가?그뿐이아니다.아테나는중국계라는‘다양성’을어필하여스타작가가되었다.그러나아테나는중국어도잘못할뿐더러중국에가본적도별로없고영국과미국에서서구식엘리트교육을받았다.그런그녀가아시아계미국인을대표하는작가로꼽히는것이야말로기만아닌가?

#창조와표절,허구와실재의경계
준은친구인아테나의초고를몰래가져다가고쳐서자신의이름으로(아시아인을연상시키는이름로바꿔서)책을출간한다.그러나이원죄에대한죄책감을희석시키기위해점차자기합리화의수렁에빠져들기시작한다.준은초고라고보기도힘든아테나의미완성원고를대부분뜯어고쳐서각고의노력끝에다이아몬드로탈바꿈시켰다고주장한다.“미켈란젤로가시스티나성당의벽화를미완성상태의어마어마한덩어리로남겨뒀다고상상해보라.라파엘로가그걸이어받아서나머지작업을해야했다면어땠겠는가.(…)책표지에내이름이들어가지못할이유가뭐지?”(준이원저자를밝히고공동저자로이름을올렸다면아무런문제도없었을것이다.)게다가준이아니었다면아테나의그조잡한초안은책이되지못한채창고에묻혀버렸을것이다.

게다가아테나는어떤가?아테나야말로남의이야기를훔쳐쓴도둑이었다.아테나는한국전쟁참전용사와의인터뷰내용은물론이고남자친구와의대화내용,심지어친구인준의아픈개인사마저작품에그대로갖다썼다.“아테나는늘자기가한건상대에대한선물이라고생각했다.트라우마에서정수를뽑아내영원한것으로,즉‘고통과상처를다이아몬드로만들어준다’는것이었다.”최근몇년간한국문학계에서여러차례벌어진스캔들을자연스레떠올리게하는대목이다.

#예술의상품화
출판업계에서는매력적이고젊은,게다가‘뭔가조금다른’작가를찍어서그에게돈과자원을아낌없이투자한다.업계는예일대학을졸업한엘리트인데다앤해서웨이처럼아름답고게다가유색인종이라는희소성을가진아테나라는상품을선택했다.그결과아테나는시작부터남다른스타작가가될수있었다.그러나준은자신이평범한외모의백인여성이기때문에(역차별)아무리열심히쓰고아무리잘써도아테나리우처럼될수없다는콤플렉스에시달려왔다.(아테나가실은업계의강요로흥행공식에끼워맞춰진상품이었다는것,아테나도그걸적극이용했다는것,아테나의성공은백인주류사회에서‘다양성’이란이름으로포장되는예외적인소수자신화라는것을나중에알게되지만말이다.)

친구의원고를훔친것도모자라이름도외모도아시아인인것처럼꾸며서아테나의흥행공식을따른결과,준은그토록열망했던베스트셀러작가가되어돈과명예를거머쥔다.준은그제야깨닫는다.“작가의노력은책의성공과아무관련이없다.베스트셀러는선택되는것이다.당신이무엇을하든그건중요하지않다.”시작은잘못되었지만준은중간에얼마든지사기극을멈출수있었다.그러나성공의단맛을본준의선택은그냥지금의이혜택을계속즐기는것이었다.진실을묻어둔채참회는커녕점점더‘흑화’해가는준의빌런적행태에치를떨고답답해하는게당연한독자반응이겠지만,이점이오히려이소설에푹빠져끝까지읽어내게만드는매력포인트일지도모른다.그리고사실,원래현실이그렇지않은가.

#SNS난투극과문화전쟁
준의소설『최후의전선』에대한논란은SNS생태계에서시작되어점차작품이아닌작가를둘러싼문화전쟁의양상으로증폭된다.아시아계활동가들이지적한백인작가의문화적전유/착취문제가SNS를통해퍼져나가면서준에게인종차별주의자,옐로피버(아시아인에대한왜곡된선호)환자라는비난이쏟아지기시작한다.여기에친중파와반중파가끼어들고,급기야이불쌍한앵글로색슨족작가를보호하기위해보수대안우파가참전한다.그결과《폭스뉴스》진행자가준을편들고나서는가하면수천명의트럼프지지자들이학대받은중국인노동자에관한책,『최후의전선』을사는기이한상황이연출되기도한다.(준은트럼프와공화당을싫어하는바이든지지자인데말이다.)준은아테나가단지백인남자와사귄다는이유로‘인종반역자’라는비난을받고심지어살해협박까지받았던상황을떠올리며진저리를친다.그러나곧이는유명작가라면누구나한번쯤거치는통과의례이고오히려책판매에는이런논란이큰도움(공짜마케팅효과)이된다는사실을깨달으며,준은SNS난투극에서살아남는법을터득하기시작한다.진실과관계없이“의혹이이리저리난무하고,모두의명예가무너지는”SNS생태계에대한작가의소름끼치도록생생한묘사가압권이다.

우정과질투,배신이얽힌강력한스토리텔링의힘
“라이벌간의우정에대한이야기가섬뜩한복수멜로드라마와일종의유령이야기로변모한다.올해읽은그어떤것보다더열렬하게이책을읽었다.”(가디언)

『옐로페이스』는물량공세로스타작가와베스트셀러를만들어내는메이저출판계의현실,기획및편집에서홍보와광고마케팅까지출판계내부의내밀한작동방식을대리체험하게해준다는점에서책덕후들이열광할만한요소들을확실하게갖추고있다.출판계에대한공격을받아줄리없다며에이전트를비롯한모든관계자들이만류했으나작가가뜻을굽히지않아간신히출판계약을따낼수있었으며,계약이성사된이후에는하퍼콜린스직원들이처우개선을요구하며파업에돌입하자출간일정에지장을줄게뻔한데도작가가노조를위한파업집회를공동주최하기도했다.이에대한그녀의입장은“모두가노조를결성했으면좋겠다”였다.

작가는이소설에대해무엇보다“경쟁이치열한업계내의외로움에관한공포소설”이라고자평한바있다.작가지망생시절부터우정을나눠온두주인공,준과아테나가출판계에서두각을나타내기위해경쟁하면서벌어지는질투와배신의파노라마를따라가다보면글쓰기의의미,현실과문학적재현의문제,예술본연의가치와상품가치,작가와독자의관계에대한근원적인질문에맞닥트리게된다.

준은과연욕먹어마땅한빌런인가?아테나는그저가련한희생양일뿐인가?막바지에가서야정체를드러내는제3의인물,‘아테나의유령’은또어떤가?그들의속사정이하나씩하나씩드러날수록섣부른판단을주저하게된다.단지이야기를백인대아시아인,주류대소수자,혹은선과악,혹은좌파대우파의구도로몰아갔다면분명이런독특하고복잡미묘한캐릭터들은만들어지지못했을것이다.독자들을실망시킬지도모를지극히현실적인결말은이런맥락에서는어쩌면당연한것이다.작가는한인터뷰에서백인인준의입장에서글을쓰기가어렵지않았다면서,준은자신이출판을통해경험한모든부정적인에너지가응축된캐릭터이자자신의목소리가내면화되어있는캐릭터이기때문이라고밝혔다.어쩌면이소설은일정부분‘다양성’옹호라는시대트렌드에힘입어큰성공을거두었지만,그한계에갇히지않으려는문학적열망의소산인지도모른다.

“스토리텔링의핵심은무엇보다자신의실제경험이외의것을상상하고,다른사람들과공감하며,연민을가지고다양한캐릭터를진실하게그리는것이다.그렇지않으면우리가출판할수있는것은회고록과자서전뿐일텐데,그런걸원하는사람은없다.(…)‘말할수있는권리’는,소외된작가를위한지원수단이되기도하지만소외된경험만을쓰도록만드는양날의검으로작용하기도한다.”(《가디언》과의인터뷰에서)

2023년을뜨겁게달구었던『옐로페이스』의인기는굿리즈독서챌린지:2024년에가장많이읽은책1위,틱톡2024올해의책최종후보,오디(오디오북)어워즈2024올해의소설최종후보에오르는등지금도현재진행중이다.판타지로작가경력을시작했으나점차장르의벽을허물어나가고있는쿠앙의문학적모험이어디까지뻗어나갈수있을지몹시기대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