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두기 : 2024년 제4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일러두기 : 2024년 제4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15.29
저자

조경란,김기태,박민정,박솔뫼,성혜령,최미래

저자:조경란
1969년서울에서태어나서울예술대학을졸업했다.1996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불란서안경원」이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불란서안경원』『나의자줏빛소파』『코끼리를찾아서』『국자이야기』『풍선을샀어』『일요일의철학』『언젠가떠내려가는집에서』『가정사정』,장편소설『식빵굽는시간』『가족의기원』『혀』『복어』,중편소설『움직임』,짧은소설집『후후후의숲』,산문집『조경란의악어이야기』『백화점-그리고사물·세계·사람』『소설가의사물』등을펴냈다.문학동네작가상,현대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동인문학상등을받았다.

저자:김기태
2022년『동아일보』신춘문예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두사람의인터내셔널』이있다.

저자:박민정
2009년『작가세계』신인상을통해소설을발표하기시작했다.소설집『유령이신체를얻을때』『아내들의학교』『바비의분위기』,중편소설『서독이모』,장편소설『미스플라이트』,산문집『잊지않음』등이있다.

저자:박솔뫼
소설집『그럼무얼부르지』『겨울의눈빛』『우리의사람들』『믿음의개는시간을저버리지않으며』,장편소설『백행을쓰고싶다』『도시의시간』『머리부터천천히』『고요함동물』『미래산책연습』등이있다.

저자:성혜령
2021년단편소설「윤소정」으로창비신인소설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제14회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소설집으로『버섯농장』이있다.

저자:최미래
2019년『실천문학』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녹색갈증』『모양새』가있다.

목차

제47회이상문학상대상수상작선정이유

1부대상수상작그리고작가조경란
대상수상작/일러두기
수상소감/오늘은여기까지만
문학적자서전/살아가기
작품론/소설의안과밖에서퍼져나가는‘일러두기’의울림(손정수)
작가론/끝까지사랑하는일(정한아)
자선대표작/검은개흰말

2부우수작
김기태/팍스아토미카
박민정/전교생의사랑
박솔뫼/투오브어스
성혜령/간병인
최미래/항아리를머리에쓴여인

3부선정경위와심사평
심사및선정경위
심사평
-예심총평
노태훈,양윤의,이경재·워즈-와이드-웹
-본심심사평
구효서·미주알고주알구구절절이없는일러두기
김종욱·가까스로존재하는목소리들
윤대녕·존재의존엄성,그리고존엄할수있다는것
전경린·자기삶의주도권을찾으려는핵개인들의고투
권영민·‘일러두기’의서사적미학

이상문학상의취지와선정규정

출판사 서평

★대상수상작「일러두기」중에서

이혼후직장을그만두고방황하다가대도시변두리동네에서아버지로부터떠맡다시피물려받은복삿집을운영하는재서,그리고길건너편에서반찬가게를하는미용.나이대도비슷하고자주마주치는사이이지만,재서에게미용은‘모른다고도잘안다고도말할수없는사람’일뿐이다.토박이가대부분인동네사람들또한그나이에남편도자식도없고혼자산다는이유로미용을여전히석연찮은여자로여긴다.자신의감정을한사코숨기는데가진에너지를다써버리는듯한사람.의식하지않으면그존재를까맣게잊기십상인사람.

그런데어느날미용이프린트하러왔다가까먹고놓고간USB속글을읽고,재서는그제야미용이란존재에대해흥미를갖게된다.미용은이렇게썼다.나는태어나면서부터나자신을잃어버리게된사람이었다,라고.미성년인열여덟살에첫아이를낳은엄마의넷째로태어나모든불행의원인으로지목된탓에생존을위해눈에띄지않는,공손한아이가되어살아야했던미용의과거가그글들에담겨있었다.

재서가팔을다쳐일을할수없게되자미용이찾아와복삿집일을거들면서재서는미용에게더욱관심을갖게된다.재서는그녀가또실수로USB를놓고가길은연중에바란다.그러면서왜자신이그녀의글을읽고싶어하는지를깨닫는다.결국아버지와다를바없는평범하고무료한삶을살아갈터인그역시그녀와다르지않은인생이라는것을.그녀가글을쓰는이유와마찬가지로,그역시누군가와이야기를나누고싶다는간절한열망에사로잡혀있다는사실을.

재서는미용이그때USB를가게에놔두고갔던것은어쩌면실수가아니었는지도모른다고생각한다.어쩌면그녀는자기이야기를들려주고싶은사람을찾고있었고,자신이그대상으로선택된것인지도모른다고.

그런데누군가를찾아내기위해검은색복면을구입했다는미용이어느날가게문을닫고사라진다.재서는그녀의소식이궁금해서결국산비탈에있는그녀의집을찾아간다.미용은다행히집에있었다.가까이에서대면하게된두사람은더욱깊은이야기를나눈다.그녀는그동안글을썼다면서재서에게그글을읽어준다.이글을통해그녀가찾아내고자한인물이고등학교시절교련시간에자신을학대했던교련선생님이었음이밝혀진다.교련선생님을만나왜그때자기에게그렇게했는지물어보고싶었다는것이다.그런데뜻밖에도미용은자신이정말로쓰고싶었던것은교련선생님에대한이야기가아니라고털어놓는다.그리고그교련시간에창밖으로내다보았던연연한분홍꽃잎이바람에흩날리는복사나무에대해얘기한다.기가막히게아름다웠던인생의순간에대해.

미용의이야기를듣고나서,재서는책을읽을때주의사항을미리알려주는‘일러두기’에대해일러준다.사람들사이에도‘일러두기’라는것이있었으면좋겠다면서,미용은검은색복면으로얼굴을가리는대신에그아랫단을접어벙거지처럼머리에쓴다.그녀는글을통해자기내면깊이들어박혀있던상처투성이의어린미용을구할수있었던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