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북소리 : 낭만과 감성이 넘치는 하루키의 유럽 여행기 (양장)

먼 북소리 : 낭만과 감성이 넘치는 하루키의 유럽 여행기 (양장)

$17.10
Description
먼 곳에서 들려온 북소리에 이끌려 시작된 여행!
어느 날 아득히 먼 곳에서, 아득히 먼 시간 속에서 울려온 북소리에 긴 여행을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하루키가 1986년 가을에서 1989년 가을까지, 3년간 유럽을 여행하며 문학은 물론 자신의 인생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한 삶의 기록 『먼 북소리』. 3년간 그리스의 외딴 섬과 로마의 겨울을 지내며 기록한, 여행의 기록이라기보다 생활의 기록에 가까운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여행을 하는 3년 사이에 하루키는 두 편의 장편 《상실의 시대》와 《댄스 댄스 댄스》를 발표했고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를 넘어 세계적인 인기 작가가 되어 있었다. 마흔이 되도록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초조와 강박을 여행으로 극복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하루키 특유의 유머와 자유로운 문체로 상세하게 기록한 이 책에서 문학과 인생, 소설쓰기에 대한 느낌을 정리한 삶의 이야기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저자

무라카미하루키

1949년일본교토시에서태어나효고현아시야시에서자랐다.1968년와세다대학교제1문학부에입학했다.재즈카페를운영하던중1979년『바람의노래를들어라』로제81회군조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29세에데뷔했다.1982년『양을쫓는모험』으로제4회노마문예신인상을,1985년『세계의끝과하드보일드원더랜드』로제21회다니자키준이치로상을수상했다.미국문학에서영향을받은간결하고세련된문체와현대인이느끼는고독과허무의감성은당시젊은이들로부터큰공감을불러일으켜작가의이름을문단과대중에게널리알렸다.1987년발표한『노르웨이의숲』은일본에서폭발적인반응을얻은후,일본을넘어세계적으로‘무라카미하루키붐’을일으켰다.1995년『태엽감는새연대기』로제47회요미우리문학상을수상했다.2002년『해변의카프카』를발표하여2005년영어번역본이[뉴욕타임스]의‘올해의책’에선정되면서국제적인명성을한층높였다.2006년프란츠카프카상을수상하고,2009년세계적권위를자랑하는예루살렘상을,2011년에는카탈로니아국제상을수상하여문학적성과를다시한번평가받았다.『댄스댄스댄스』,『언더그라운드』,『스푸트니크의연인』,『신의아이들은모두춤춘다』,『어둠의저편』,『도쿄기담집』,『1Q84』,『기사단장죽이기』등수많은장편소설,단편소설,에세이,번역서를발표했다.현재그의작품은45개이상의언어로번역되어전세계독자들로부터사랑받고있다.

목차

머리말/즐거운여행스케치14

로마
로마24
벌조르지오와카를로1986년10월4일26
벌은날다1986년10월6일일요일오후맑음31

아테네
아테네40
발렌티나41

스펫체스섬
스펫체스섬에도착하다56
비수기의섬에서64
올드하버77
티타니아극장의밤은깊어88
네덜란드인한테서온편지·섬고양이99
스펫체스섬에서보내는소설가의하루109
폭풍우125

미코노스
미코노스138
항구와반젤리스150
미코노스철수165

시실리에서로마로
시실리180
남유럽조깅사정195

로마
빌라토레코리210
오전3시50분의작은죽음214
메타마을에이르는길1987년4월222
메타마을231

봄의그리스로
파트라스에서보낸부활절주말과벽장학살1987년4월244
미코노스에서크레타섬으로가다·욕조를둘러싼공방·
술잔치를벌인101번버스의빛과그림자253
크레타섬의작은마을과자그마한호텔268

1987년,여름에서가을
헬싱키276
마로네씨네집281
아테네마라톤과티켓을다행히환불할수있었던일1987년10월11일284
비내리는카발라290
카빌라에서페리보트를타고295
레스보스299
페트라(레스보스섬)1987년10월304

로마의겨울
텔레비전,뇨키,프레트레316
로마의연말모습327
폰테미르비오시장334
깊어가는겨울337
런던342

1988년,공백의해
1988년,공백의해354

1989년,회복의해
카나리씨의아파트362
로마의주차사정373
란치아381
로도스387
하루키섬으로396
카르파토스404
선거412

이탈리아의몇가지얼굴
토스카나424
치구정(雉鳩亭)432
이탈리아의우편사정439
이탈리아의도둑사정449

오스트리아기행
잘츠부르크466
알프스의불상사475

마지막에―여행의끝492

역자의말/읽는기쁨,번역하는즐거움503

출판사 서평

줄거리

1986년,하루키는지쳐있었다.거미줄처럼짜인강연과원고청탁도문제지만,자신이이생활을끊을수없으며이렇게성큼마흔줄에들어설지도모른다는두려움이더컸다.나이를먹는것이야어쩔수없는일이라지만,어느한시기에달성해야할무엇인가를하지않은채그나이에도달할지도모른다는막연한강박관념.이것이어느날아침그가서둘러유럽행비행기에몸을실은이유다.
3년간그리스의외딴섬과로마의겨울을지내며기록한이여행에세이는사실‘여행’의기록이라기보다‘생활’의기록에가깝다.여행에세이니필시낯선곳의풍광을담고있을터이지만뜨내기여행자의기록과는달리시장과거리언저리에서작가가직접만나고겪은유럽과유럽인의이야기가주를이룬다.그는이시간동안오로지‘자신만을위한글쓰기’를유지해나갔다는데,그휴식과이완의시간을통해하루키의명작《상실의시대》가탄생했으니그의휴식은진정달콤했을것이다.

옮긴이의말중에서

읽는기쁨,번역하는즐거움,떠나는행복
《먼북소리》를손에서내려놓은지금,“내게는지금도간혹먼북소리가들린다.조용한오후에귀를기울이면그울림이귀에서느껴질때가있다.막무가내로다시여행을떠나고싶어질때가있다.하지만나는문득이렇게도생각한다.지금여기에있는과도적이고일시적인나자신이,그리고나의행위자체가말하자면여행이라는행위가아닐까하고”라는하루키의글이떠오른다.그리고내귓가에는어디선가둥둥거리는북소리가,나로하여금여행을떠나도록부추기는듯한북소리가들려오는것같다.감히하루키처럼뛰어난글을써야겠다는분수에넘치는욕심은없지만,하루키와같은이름을가진그리스의하루키섬으로훌쩍떠나《먼북소리》의여운에푹잠겨보고싶다.

책속에서

하기야토요일,일요일이라해도우리와는거의관계가없다.일본에있을때도그다지관계가없었지만그리스섬에오고나니더더욱상관없는일이되어버렸다.화요일이수요일이되든목요일이월요일이되든아무상관이없는것이다._p.77

세상에는종종그런것들이있다.동기가뚜렷하고외관이훌륭한만큼실패했을경우에는더욱비참해보이는것들이._p.113

난롯불을멍하니바라보고있으면시간은조용히,그리고기분좋게지나간다.전화도걸려오지않고마감날도없고텔레비전도없다.아무것도없다.눈앞에서타닥타닥하고불꽃이튈뿐이다.기분좋은침묵이사방에가득하다._p.97

글에는많든적든그런경향이나타난다.쓰고있을때에는너무나도자연스럽고당연하기때문에(왜냐하면원칙적으로우리들은그때의자신의마음상태에맞게글을쓰므로)자신이쓴글의온도나색채나명암을그자리에서객관적으로확인하기란거의불가능하다.그러나나는사람의마음이란때때로어쩔수없을정도로얼어붙을수도있다고생각한다.특히소설을쓰고있을때에는._p.165

매일계속해서소설을쓰는일은고통스러웠다.때때로자신의뼈를깎고근육을씹어먹는것같은기분조차들었다(그렇게대단한소설은아니지않은가,`라고생각하는사람도있을것이다.하지만쓰는쪽에서는이런느낌을갖게된다).그렇지만쓰지않는것은더고통스러웠다.글을쓰는것은어려운일이지만글은써지기를원하고있다.그럴때가장중요한것은집중력이다.그세계에자신을몰입시키는집중력,그리고그집중력을가능한한길게지속시키는힘이다.그렇게하면어느시점에서그고통은극복할수있다.그리고자신을믿는것.나는이것을완성시킬능력을갖고있다고믿는것이중요하다._p.186

언제나그렇다.언제나같다.소설을쓰면서나는죽고싶지않다.죽고싶지않다.죽고싶지않다라고계속생각한다.적어도그소설을무사히끝마칠때까지는절대로죽고싶지않다.이소설을완성하지않은채도중에죽게되는것을생각하면나는눈물이나올정도로분하다.어쩌면이것은문학사에남을훌륭한작품은되지않을지도모른다.하지만적어도이것은나자신이다.좀더극단적으로말하면그소설을완성시키지않으면내인생은정확하게는이미내인생이아닌것이다._p.215

그시기에나는지치고혼란스러웠고,아내는건강이안좋았다.글을쓸마음이생기지않았다.하와이에서돌아와여름내내번역을했다.자신의글을쓸수없을때라도번역은할수있다.다른사람의소설을꾸준히번역하는일은내게는일종의치유행위라고할수있다.이것도내가번역을하는이유중의하나이다._p.357

무력감은무력감으로서,피폐는피폐로서그대로남아있다.두마리벌,조르지오와카를로는지금도어딘가에몸을숨기고있다.그들이예언했던것처럼그저나이만먹었을뿐이고아무것도해결되지는않은것이다.하지만이런생각도한다.다시한번본래의위치로돌아올수있었던것만도다행이아닌가,훨씬안좋은상황이될수도있었다,`라고.그렇다,나는낙관적인인간인것이다._p.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