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콜로니

DMZ 콜로니

$18.00
Description
잊힌 역사의 시공간을 떠도는 유령/천사들을 소환하는 지정학적 시학
한국계 시인 최초의 전미도서상 수상작!
김혜순, 최승자, 이상 등 한국 시를 전 세계에 알린 번역가로 유명한 한국계 시인 최돈미의 대표작. 시, 산문, 사진, 드로잉, 수기 등 다양한 매체를 혼용하여 8막에 걸쳐 전쟁과 분단이 사람들에게 남긴 상흔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역사적, 언어적 경계를 넘나드는 시적 장치로서 번역의 힘을 보여주는 이 시집은 에드워드 사이드가 제시한 '얽히고 겹치는 역사'라는 개념을 목소리, 이야기, 시학의 혁신적인 활용을 통해 탐구하며 역사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묻고, 제국주의에 ​​대한 불복종과 저항의 서사를 새롭게 구축해낸다.
최돈미가 스스로 “지정학적 시학”이라 정의하는 ‘KOR-US’ 3부작 중 두 번째 시집인 『DMZ 콜로니』는 2020년에 한국계 시인 최초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는 영예의 주인공이 되었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W. H. 오든, 앨런 긴즈버그, 에이드리언 리치, 메리 올리버, 루이즈 글릭 등 시 부문 역대 수상자의 면면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도서상인 전미도서상 심사위원회는 선정 이유에 대해 “참혹하면서도 경각심을 일깨우는 이 시집은 생존자들의 증언, 그림, 사진, 손으로 쓴 글들을 짜깁기하여 사실과 비판적 상상력 사이의 진실을 파헤친다”고 평했다. 한국계 소설가 최초의 전미도서상 수상작인 수전 최의 『신뢰 연습』, 퓰리처상 수상작인 우일연의 『주인 노예 남편 아내』와 달리, 『DMZ 콜로니』는 외국인에게 너무도 낯선 한반도의 현대사라는 특수한 시공간을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 주변부 문학을 넘어서는 강력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이민 1.5세대 시인이 코리안 디아스포라 문학의 전통 속에서 새롭게 일구어낸 기념비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저자

최돈미

DonMeeChoi
서울에서태어나군사정권의정치적박해를우려한사진기자아버지를따라열살때한국을떠났다.홍콩을거쳐미국으로유학을떠나캘리포니아예술대학(칼아츠)에서미술을전공했으며시각자료와다큐멘터리,서정성을결합한‘KOR-US’3부작으로현대실험시단에서중요한위치를차지하고있다.특히3부작의두번째시집『DMZ콜로니』는“우리는모두역사의희생자이기에,우리로하여금역사를증언하고저항할것을촉구한다”는찬사를받으며2020년한국계시인최초로전미도서상수상의영예를안았다.또한맥아더재단,구겐하임재단,래넌재단,와이팅재단과DAAD베를린예술가프로그램의펠로십에선정되었다.“제가쓰는언어는한국어도,영어도아닌그사이의어떤것”이라고말하는그는한국시의번역,소개에도열정적이어서김혜순시집『죽음의자서전』번역으로그리핀시문학상과루시엔스트릭번역상을받았다.지금은베를린에거주하고있다.

목차

1막하늘번역

2막귀환의날개들
안학섭#1
안학섭#2
안학섭#3
안학섭#4
안학섭#5

3막행성적번역

4막고아들
고아최금점
고아허점달
고아김경남
고아김갑순
고아정정자
고아유기묘
고아이정선
고아김성례
고아9
나는누구인가?

5막그장치

6막귀환의호명

7막거울단어들
하각
당신은누구인가?
각하
?까니습있아살
눈기러기를위한하늘비유
(파란×300!)

8막(새로운)(=)(천사들)


옮긴이주
감사의말
번역후기(정은귀)
추천사(김혜순)

출판사 서평

“이천사의언어들,이미지들이DMZ로허리가잘린나라의
시간을타고날아간다.”-김혜순(시인)

“최돈미는미국실험시단에큰영향을미친차학경과
『딕테』의계승자다.”-조엘맥스위니(시인)

불복종과저항을위한다성적아카이브
DMZ에대한짧은설명과박정희/전두환독재정권의폭압을피해타국으로뿔뿔이흩어져야했던,“새들처럼살았던”가족사에대한회고로시작되는이시집은오랜만에이방인으로서돌아온시인이“날개의언어”,”귀환의언어“를찾아/번역하러역사의현장으로발을내딛는여정으로이어진다.세계최장비전향장기수인안학섭그리고페미니스트학자이자인권활동가인안김정애와의인터뷰,한국전쟁으로고아가된이들의진술,1951년산청-함양학살에관한기록등미국의지원/보호아래장기간이어진독재정권치하에대한집단적기억을통해도드라지는”나라같지않은나라“의이야기….



포획,고문,학살의언어는해독하기어렵다.거의외국어수준이다.끔찍한악몽같다!하지만나는이방인이니까아주작은떨림과고통도감지할수있다.(본문53쪽)

총8막으로구성된이시집에서단연눈에띄는것은고전적인시형태를벗어나사진,드로잉,수기와같은다양한시각매체를활용하고있다는점이다.이러한브리콜라주적구성은선배작가인차학경의『딕테』가보여준바와같이역사적텍스트와문학의구분을모호하게만들면서상호텍스트적참조,인용,병치,도치등다양한방식으로한반도의신식민주의현실속에서배제되어온목소리들을소환한다.그래서어떤평론가는이를다큐시(Docupoetry)라고명명한바있고,어찌보면정교하게구축된일종의설치작품처럼보이기도하는데,실제로2020년독일베를린에서「DMZ콜로니책전시회」가열리기도했다.

그모든것은영원하다.그것들은“무의식의영원”이다.그것들은기억을통해서,“상상의집합”과“브리콜라주”를통해서,그리고귀환의“호명”을통해서만다시이야기될수있다.(본문99쪽)

“[신식민지]이데올로기적국가장치”의폭력을증언하고폭로하는피해자들의목소리에자신의개인적경험을겹쳐서시인은전통적서사의틀에제한되지않는다성적아카이브를구축해낸다.이아카이브는현존과부재,기억과망각을넘나들면서과거와현재와미래를통시적으로연결한다.김혜순시인은「추천사」에서이렇게평가한다.“그러나최돈미도글을써나가면서재현의수치를견뎌내는듯하다.안학섭의독백은자꾸만분절된다.그러다가끝끝내몇개의모음으로남는다.지독한현실은검열과수치를건너서실험극장의언어가된다.증언과대화는최대의언어실험장이된다.리얼리즘의언어는고문과겸열과번역을건너서모더니즘의언어실험이된다.”

‘사이’를탐색하고연결하는시인/번역가의책무
최돈미는우리에게김혜순시의번역가로이름이먼저알려졌다.2022년서울국제작가축제대담에서그는“이민간뒤오랫동안나의언어가점점사라져서오랫동안말도못하고글도못썼는데김혜순선생의시를번역하는과정에서내목소리를찾아나갔다…번역은내가언어를되찾는작업이기때문에하늘을봐도,새를봐도,번역하고싶다는생각을한다”고밝힌바있다.번역에대한그의생각은한언어를다른언어로옮기는데그치지않고창작의영역에서더욱확장되어,지워진목소리와사라진기록,개인과공동체의경험/기억을되살리고다시배열하는행위가된다.그것은시인의설명에따르면,“역사에불복종하는것을포함하며…희미하게기억되는것,희미하게상상되는것,희미하게버려진것들을엮어내는”작업이다.

번역은하나의양식이다=번역은반-신식민주의양식이다.나는“우리사회에주어진명령의말들”에대한강박관념이있다.내가태어난나라를1945년에북위38도선을따라나누고자하는명령이실행되는데는30분도채걸리지않았다.명령하는단어들은전세계적으로분열,전쟁,복종을강요한다.하지만다른단어들도가능하다.반식민주의양식으로서번역은다른단어들을만들수도있다.내경우나는그걸거울단어라고부른다.거울단어는불복종과저항을하고자한다.거울단어는신식민지적국경과봉쇄를거역한다.거울단어는국경을따라나부끼며종종바다를건너,심지어은하를건너서비행한다.(본문109쪽)

외세에의해그어진38선,그리고역시외세대리전의성격을지닌참혹한전쟁의결과로그어진DMZ.한나라의허리이자분단의지점,민족이산의시작지점이자동시에접합과통일의장소로서의DMZ는“신식민주의의딸”이자“제가쓰는언어는한국어도,영어도아닌그사이의어떤것”이라고말하는시인에게‘사이’를연결하는자로서의시인/번역가의책무를일깨우는장소이기도하다.그래서시인은북위38도의하늘을날아가는기러기떼에게“번역가구함!나를고용해줘,나를”이라고말하고,번역가이자이방인으로돌아온한국땅에서“날개의언어”,“귀환의언어”를찾아나서고,학살에서살아남은소녀들의이야기를번역하기로마음먹고,“몸에새겨진모든것을다시쓰”고자노력하고,“반-신식민주의양식”으로서의번역을실천해나간다.

이시집의마지막페이지를닫으면마치우리가DMZ라는우리의몸위에새겨진상처와흉터의배치라는어떤설치작품,혹은그룹기획전을보고전시장을빠져나온느낌이든다.우리는전시장밖에서입장할때와는다른어떤정동(情動)에도착한느낌에사로잡힌다.우리는우리안에서지금껏말하지않던타자의목소리를들었다.우리는이제눈앞의풍경이다르게바뀌었음을느낀다.우리가아직‘콜로니’에있는느낌.
-김혜순,「추천사」에서

발터베냐민은번역을,끊임없이발전해나가며원작에‘사후생명’을부여하는방식이라보았다.한국전쟁에서이승만-박정희독재정권시기를거쳐광주민주화운동에이르기까지,‘KOR-US’3부작을통해시인은제국주의/신식민주의의유산을탐색하고추적하며불복종과저항을위한번역아카이브를재구축해왔다.그런그의지난한노력에세계의수많은작가와학자들이찬사를보내고있으며,특히두번째시집『DMZ콜로니』는미국최고권위의문학상을수상한데이어독일어,스페인어,스웨덴어등으로번역출판되었다.사람들의몸과마음에깊이아로새겨진집단적트라우마의잔재위에서다른세상의가능성을꿈꾸는시인/번역가로서의그의실천에우리가주목해야하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