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이승하 시집 | 순백의 고통에서 피어난 사랑과 평화의 언어 | 양장본 Hardcover)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이승하 시집 | 순백의 고통에서 피어난 사랑과 평화의 언어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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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순백한 고통의 언어에서 건져올린 사랑과 평화의 언어
오죽했으면 죽음을 원했으랴
네 피고름 흘러내린 자리에서
꽃들 연이어 피어난다
네 가족 피눈물 흘러내린 자리에서
꽃들 진한 향기를 퍼뜨린다

조금만 더 아프면 오늘이 간단 말인가
조금만 더 참으면 내일이 온단 말인가
그 자리에서 네가 아픔 참고 있었기에
산 것들 저렇듯 낱낱이
진저리치게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을.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전문
저자

이승하

저자이승하李昇夏
경북의성군안계면에서태어나김천에서성장했다.중앙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석사학위와박사학위를받았다.10년동안직장생활을하면서《쌍용50년사》《쌍용건설30년사》《현대건설50년사》같은책을썼다.
1984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시〈화가뭉크와함께〉가,1989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소설〈비망록〉이당선되어시인겸소설가가되었다.이후로는한국문예창작학회창립멤버가되어세계여러나라를순방하며문학과시에대해발표했다.이때각나라생태환경의실태를직접눈으로보게되었고,이후한국의상황을가슴아파하면서시를썼다.
한국시인협회사무국장을역임했으며,현재한국문예창작학회회장,〈문학나무〉〈불교문예〉〈문학에스프리〉편집위원으로활동하고있다.중앙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시집《생명에서물건으로》《인간의마을에밤이온다》《나무앞에서의기도》,문학평론집《집떠난이들의노래?재외동포문학연구》《욕망의이데아?창조와표절의경계에서》,산문집《시가있는편지》《한밤에쓴위문편지》,평전《마지막선비최익현》《최초의신부김대건》등을펴냈다.
대한민국문학상신인상,지훈상,시와시학상작품상,인산시조평론상,천상병귀천문학대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아픔이너를꽃피웠다11
찬양아침12
목숨14
목숨들16
가위눌림에대한기억18
기도원의아침풍경20
그날,들쳐업다,그사내22
아파하면서자라는나무24
아들은가렵다27
짐승은자고난흔적을남긴다29
늦은귀가31
너를미치게하는것들134
폭파되길꿈꾸는자의노래36
늦으면깊어지리라39
정보에게42
손44
혀47
세번의만남50
지긋지긋한욕창54
어머니의두통약뇌신56
늙은어머니의발톱을깎아드리며58
난파일지60
빼앗긴시간63
마지막포옹65
45년은바다이다67
방을닦고나서별을보다71
모세와구급차73
지구에서숨쉬는일75
생명법77
있다79
저목련봉오리81
진혼곡84
열번의죄와백번의용서86
멍88

제2부
불모지에서93
기쁨의간조에서슬픔의만조까지95
간월도어리굴젓97
쇄빙선의마음을따라100
황지에와서토하다102
저문들녘에서부르는노래105
날아라,종種의마지막새한쌍이여107
산불111
닭을잡던날113
문명혐오자에게117
나는러시안마라토너120
호스피스병동의밤126
침묵의거리129
수술대위에놓인돼지132
나는죽어서말한다135
안락한죽음139
3월말일의해부실습141
길동무삼아서145
피라미와피라미드148
한강을건너며150
가로등아래서서153
서울에서밤다스리기155
너를미치게하는것들2157
두개골채집161
오사마빈라덴을찾아다니는미군병사의넋두리163
땅에서나서하늘로간다165
먼아프리카168
어떤유서170
지렁이괴롭히기174

작품해설·순백한고통의언어177

출판사 서평

고통의시세계
이승하의시세계는고통의기록물이다.그의시에등장하는인물들에게삶이란고통을견디는과정이다.
“조금만더아프면오늘이간단말인가/조금만더참으면내일이온단말인가”.
그러나오늘이가고내일이온다고해서세상의고통이소멸되는것은아니다.고통은현재는물론이고과거나미래에도지속적으로살아있는세계의핵심적인질료이며구성체다.세상사에서질병·전쟁·폭력·노환·장애·궁핍등이없었던시대가한시라도있었던가.우리의과거기억속공간,그중심부에는언제나고통의흔적이비석처럼놓여있다.그러나고통이아무리일상속의친숙한대상이라고해도그아픔과비극성이약화되거나무감각해지는것은아니다.고통은항상초월적이거나추상적인대상이아니라너무도생생한감각적실재이다.
세상에서살아가는것자체가이미고해의난바다를헤쳐나가는일이지만여기에서더나아가질병과폭력또한수시로우리의일상속에깊숙이침투해들어온다.우주보다더크고소중한목숨들이한순간에사라져버리는“자살테러/지뢰”등에의한살육은수시로자행되고있다.또우리에게20세기는일제강점기·전쟁·분단으로요약되는비극의연대기가아니던가.이러한역사는개인의삶속에문신처럼드러나우리의숨통을옭아맨다.파행적인역사속사건은모두추상화된역사가아니라지금까지고스란히살아있는안타까운일상의고통들인것이다.
이렇게보면,실로세상은인간삶을마모시키고학대하는가해의현장이다.가해의폭력성은그러나이시대를살아가는우리자신에게도내재되어있다.즉우리는동물적인공격성을삶의바탕으로삼고있는것이다.이승하는이런형이상학적인사유와성찰을한단계더뛰어넘어고통의실재에대한감각화에초점을두고,고통이라는철학적인대상화를허용하지않는절박하고즉자적인현실을강조하고있다.이시집에서는비유와수사의장식을배제하고산문적인서술형의언술을통해시인은그러한의도를살리고있으며,시인의‘정직한’고통마주하기는고통의구체적인사실성을배가시킨다.그리하여이시집을읽는이로하여금고통의실상을일상의층위에서체험하고환기하고공유하도록유도하는것이다.
순백한고통의언어에서사랑과평화의언어로
한편,세상이이토록고해의난바다라는인식은궁극적으로평화와안식에대한갈망을배태한다.현실의고통에대한강도는자연스럽게평화로운세계에대한열망으로표출되기도하는것이다.

저토록아름다운풍경을
렌즈에담았으니
세계여이사진만큼만
사랑스럽기를,평화롭기를.
(중략)
세상의모든갈등이멈춘
아버지가자식기저귀갈아주는시간
조화옹이미소지으며
구경하고있는시간의빛,빛살,
빛나는우주의한귀퉁이.
?〈세번의만남〉부분

이번시집에서평화를노래하고감상하는몇편안되는시들중하나다.물론이평화의시적대상은주변일상의현실세계가아니라“렌즈에담긴”사진속의풍경이다.그러나시적화자는“세계여이사진만큼”“사랑스럽기를,평화롭기를”하고염원한다.사랑과평화에대한강한열망에는현실에대한고통의인식이전제되어있는것이다.다시말해,이번시집이보여주는“내필생의화두는/‘고통의뜻을알자는것’”(〈지렁이괴롭히기〉)이란전제에대한실천과정은궁극적으로미래사회의사랑과평화에대한갈망을증대시키는동력으로도의미를지닌다.그리하여이승하의순백한고통의언어는앞으로순백한사랑과평화의언어로전이될수도있으리라는기대를가지게하는것이다.

버려지는것들,죽어가는것들에대한애정
이승하의시집은소외되는것들,버려지는것들,죽어가는것들에대한관심으로가득차있다.시인의표현을빌면“썩어가는것들”,“혀,혀가자,잘,도,도,돌아가지않는”것들이기도한이들존재에대한애정은근원적인것들,민족ㆍ민중적인것들에관한열정과맞물리면서오늘을살아가고있는독자들의양심을즐겁게고문한다.공허한관념을되씹고있는오늘의시단에서그가제기하고있는우리사회의문제의식은주목받아마땅하다.?이은봉(시인ㆍ광주대교수)

뼛속의고통에타전하는노래
이살아있는것들에대한연민을품다.그숨쉬는것들의참혹함에대해노래하다.삶이란원래매콤짭짤쌉쌀한것,지리멸렬사면초가인것.이문명의시대,하반신불구의시대여.장례비용없어죽을수없는시체가쓰레기처럼뒹구는시체안치소의만가여.나는내뼛속의고통에게타전한다.이도시의위험수위가점점숨을쉴수없을만큼차올라와.어푸어푸나는시인이야.나는난파자야.나는이승하야.
?김용희(시인ㆍ평택대교수)

고통을머금고피어나는꽃
이승하의시는끈질기게고통의도상학을그려낸다.고통은내부(질병)에서,혹은외부(전쟁ㆍ고문ㆍ기아ㆍ폭력)에서발생하고,생체에침입하고감염시키며에너지를소진시키지만,신생을위한통과의례이기도하다.“산것들저렇듯낱낱이/진저리치게아름다울수있는”것도고통의극점을통과한뒤에신생이있기때문이다.고통을넘어서야꽃은피고,고통이여물어야생의진경에도달한다.이승하의시편은고통을먹고,혹은고통을머금고피어나는꽃들이다.?장석주(시인ㆍ문학평론가)